7월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AI 테마 강세가 교차하며 결과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월초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 통과와 7월 9일 관세 유예 시한을 앞둔 투자심리 관망세, 그리고 IT·커뮤니케이션 업종의 초반 조정으로 혼조 출발한 시장은, 엔비디아 시총 4조 달러 돌파와 AI 관련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점차 상승 모멘텀을 구축했다. 특히 브라질, 베트남, 일본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이 연일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를 협상용 카드로 해석하며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전략에 베팅했다. 실제로 일본·EU와의 무역 합의가 연이어 타결되면서 관세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해소되었다. 여기에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AI 투자 확대와 클라우드 성장을 바탕으로 시장 기대를 상회하면서, S&P500과 나스닥은 월말까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시장은 미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AI 기술혁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금융 버블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있다 판단된다. 킨들버거-민스키 모델에 따르면 향후 1-2년간 이러한 구조적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신용 매수 비율 44% 등 객관적 지표들이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하고 있다. 금번 Advisor Letter에서는 이러한 시장환경에 어떻게 선별적 접근을 할지에 더불어, 적절한 리스크 관리 체계까지 다루고자 한다.
1) 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재정정책 시대의 개막: 통화에서 재정으로
“코로나19 이후 시장의 주도권이 연준에서 백악관으로 완전히 이동했으며, 바이든 행정부의 7-8조 달러 재정지출이 연준의 3년간 통화 공급량을 1년 만에 초과했다”
2025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정책 주도권의 근본적 이동이다. 과거 수십 년간 시장을 좌우했던 연준의 통화정책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대신 재정정책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을 이해하려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과정을 돌아봐야 한다. 과거 금융위기 때 연준이 3-4조 달러를 찍어내는 것이 엄청난 일이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연준이 3년간 공급한 규모를 초과하는 7-8조 달러를 단 1년 만에 재정지출로 집행했다. 이는 소요 추정량 대비 80배에 달하는 과다 지출로, 미국 국가부채의 수직적 상승을 초래했다.
이 변화의 의미는 단순히 돈을 많이 풀었다는 것을 넘어선다. 시장을 움직이는 주도권 자체가 바뀐 것이다. 과거에는 제롬 파월의 한 마디가 시장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트럼프의 주말 트위터 한 줄이 월요일 시장을 결정한다. 연준의장은 조연으로 밀려났고, 백악관이 주연으로 올라섰다.
이는 단순한 정책 믹스의 변화가 아니라 통화정책의 시대에서 재정정책의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케인즈주의가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 분석에 있어서도 금리와 통화정책 중심에서 재정지출과 정치적 결정 중심으로의 접근법 전환이 불가피한 이유다.
트럼프 정책의 시장 지배력 확대
“엔비디아 중국 매출 15% 특별세, 애플의 1천억 달러 투자 압박, 특허 수수료 10배 인상 등 전례 없는 '글로벌 강탈' 방식의 정책이 시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해하려면 그의 정치적 뇌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트럼프는 역사상 최고의 파퓰리스트 중 한 명으로, 앤드류 잭슨과 비교될 정도다. 그의 모든 정책은 경제적 합리성보다는 지지층에 대한 가시적 성과 제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인 정책 사례들을 보면 그 파급력과 의도가 명확해진다. 엔비디아에 대한 중국 매출 15% 특별세 부과는 기존에 없던 세금을 신설한 것이다. 애플에 대해서는 1천억 달러 미국 내 제조업 투자를 압박했는데, 이는 팀 쿡이 백악관을 찾아가 약속할 정도의 강압적 수준이었다.
특허 수수료 정책 변화는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은 건국 이래 260년간 유지해온 정액 수수료 체계를 비례 수수료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법안이 실제 시행된다면 한국 기업이 보유한 미국 특허 23,000건에 대한 연간 수수료가 3,750억 원에서 3조 7,500억 원으로 10배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하워드 러트닉이 공언한 대로 "특허 관련 수수료만으로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발상의 현실화다.
케이토 연구소의 스콧 린시컴은 이를 두고 **“의심할 여지 없는 글로벌 강탈"**이라고 표현했다. 전통적인 경제학 관점에서는 설명되지 않지만, 파퓰리즘 정치학 관점에서는 완벽하게 합리적인 정책들이다. 트럼프에게 있어 이러한 정책들은 자신을 지지해준 층에게 "내가 약속을 지켰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는 수단이다.
경제연구기관들은 이러한 정책들이 2027년까지 글로벌 GDP에 2조 달러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실효관세율 18%**에서 추가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1930년대 대공황을 촉발한 스무트-홀리 관세법(평균 59%, 최고 400%)과의 비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이 정책들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의 목적은 경제 효율성이 아니라 정치적 생존이기 때문이다.
2) 금융 버블의 과학적 진단
킨들버거-민스키 모델의 현재 위치
“현재 시장은 킨들버거-민스키 금융 버블 5단계 중 3단계(유동성 및 신용 확대)에 진입했으며, 신용 매수 비율 44%는 역사적 버블 국면 100% 대비 상당한 여력을 보여준다.”
킨들버거와 민스키가 정립한 금융 버블의 5단계 발전 과정은 변위(기술혁신) → 호황 → 광기 → 이익실현 → 붕괴의 순서로 진행된다. 현재 시장을 이 모델에 적용하면, 우리는 명확히 3단계인 '광기' 초입에 위치해 있다.
1단계(변위)는 이미 완료되었다. AI 기술혁신으로 인한 구조적이고 낙관적 충격이 발생했으며, 이는 몇십 년에 한 번 나타나는 진정한 변화다. 2000년 인터넷 혁명 이후 25년 만에 나타난 수준의 기술적 격변이다.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생산성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2단계(호황)도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 투자자들이 이것이 구조적 호황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이 현실화되면서 "이번은 다르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AI 기술은 디플레이션을 동반하는 특성이 있어, 동일한 서비스를 훨씬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게 만든다.
현재 우리가 진입한 3단계(광기)가 가장 중요하다. 유동성과 신용 확대가 동반되면서 자산가격 버블이 본격화되는 구간이다. 여기서 핵심은 **"모종의 이유로 인한 금리 인하"**가 버블에 불을 지피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신용 매수 비율을 보면 현재 44% 수준이다. 이는 역사적 버블 정점인 **100%**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으로, 상당한 여유가 있다. 과거 1929년과 1999년 버블에서는 신용 매수가 2년 저점 대비 90% 이상 증가했으나, 현재는 44%에 머물고 있다. 이는 아직 버블의 중간 지점에도 도달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모종의 이유"다. 1929년에는 금본위제 복귀 불가능으로 인한 영국 경제 보상 차원에서, 1999년에는 LTCM 파산 방지를 위해 금리 인하가 단행되었다. 모두 정상적인 경기 부진이 아닌 다른 이유였다. 현재도 마찬가지로 관세로 인한 순환적 경기 둔화 속에서 금리 인하가 논의되고 있어, 과거와 동일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의 역사적 촉매 효과
“1927년과 1998년 사례에서 확인되듯 금리 인하는 버블의 결정적 촉매 역할을 했으며, 현재 CME에서 80%이상이 9월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어 과거와 유사한 패턴 반복 가능성이 높다”
과거 두 차례 대형 버블에서 나타난 금리 인하의 촉매 효과를 정량 분석하면 놀라운 유사성이 발견된다.
1927년 사례를 보면, 금리 인하 이전 주가는 13% 상승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고용 증가폭은 둔화했지만 역성장까지는 가지 않았고, 생산·소비 모멘텀은 나빴다. 하지만 주도 산업(당시 전기, 자동차)은 강력한 실적을 발표했다. 지금과 완전히 동일한 패턴이다. 금리 인하 이후 주가는 30%로 급등했고, 이후 몇 년간 지속되다가 1929년 대붕괴로 이어졌다.
1998년 LTCM 사태 때는 더욱 극명했다. 금리 인하 이전 1년간 주가는 10% 상승했는데, 금리 인하 이후 2년간 50% 상승으로 가속화되었다. 당시에도 고용시장은 견고했고, 구경제는 둔화했지만 신경제(IT, 통신)는 강력한 성장을 보였다. 금리 인하가 불을 지피는 역할을 했다.
현재 상황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지난 1년간 주가는 16% 상승했고, 이전 2년간 40%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신규 고용이 19만명, 14만명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실업률은 2.3-2.4% 안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순환적 지표는 둔화하고 있지만 AI 등 주도 산업은 강력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헤드라인 2.7%, 코어 3.11%**로 나타나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 블룸버그의 링리더는 "이것이 연준에게 금리 인하 명분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고, CME에서 80%이상이 9월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연준 내부의 변화다. 지난 FOMC에서 금리 인하를 반대했던 크리스토퍼 월러와 미셸 보우먼조차 최근 입장을 바꿨다. 메리 데일리, 수전 콜린스, 닐 카시카리, 리사 쿡 등이 모두 금리 인하 쪽으로 돌아서면서, 아드리아나 쿠글러가 사임하고 스티브 마이런이 들어올 경우 찬성 5명까지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거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었던 대형 투자은행들도 입장을 바꾸고 있다. 이런 전향적 변화가 일어나면 연준의 정책 변화는 기정사실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8월 말 잭슨홀 미팅에서 구체적인 힌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3) 시장 주도 세력과 투자 기회
개인 주도 vs 기관 관망: 헤이티드 랠리의 지속
“현재 시장은 개인투자자와 자사주 매수가 주도하고 있으며, 기관투자자의 54%가 향후 QE나 YCC 정책을 예상한다고 답해 추가 버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시장의 독특한 특징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고 기관투자자는 관망하는 **'헤이티드 랠리'**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1999년 IT 버블과 2020년 팬데믹 버블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으로, 버블 진행 과정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미국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두 기둥은 개인 매수와 자사주 매수다. 기관들은 충분히 주식을 담아놓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고평가됐다", "과대평가됐다", "너무 오버밸류됐다"며 경계론을 펴고 있지만, 개인들의 적극적 매수로 시장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알고리즘 매매와 휴먼 트레이더 간의 극명한 대조도 흥미롭다. 시스템틱 트레이딩(컴퓨터 기반)은 아주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반면, 휴먼 트레이더들은 지속적으로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 이런 다이버전스는 시장에 대한 해석이 완전히 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기관들도 버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기관투자자의 54%가 향후 QE나 YCC 정책을 연준이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는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예상이다. 코로나 같은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QE나 YCC를 예상한다는 것은 결국 인위적인 버블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암호화폐 투자 현황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관투자자의 75%가 아직 암호화폐에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다. 이는 향후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될 여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개인이 먼저 움직이고 기관이 나중에 쫓아오는 패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수급 구조는 조정 국면에서도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이 발생하면 그동안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이번이 기회다"라며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세와 죄수의 딜레마: 인플레이션 전이 지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죄수의 딜레마' 현상으로 인해 기업들의 가격 인상보다는 비용 절감 대응을 유도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은 제한적이나 고용 시장에는 부정적 영향이 지속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죄수의 딜레마' 현상으로 인해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월마트는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반면 홈디포는 가격 동결을 발표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월마트는 고객을 잃어갔고, 홈디포는 버텨내면서 월마트 고객까지 뺏어왔다. 이런 사례가 다른 기업들에게 교훈이 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단 버텨보자"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죄수의 딜레마다. 모든 기업이 동시에 가격을 올리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만, 먼저 올리는 기업은 경쟁에서 밀린다. 그래서 서로 눈치를 보며 가격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도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 "조금만 참으면 트럼프가 기분 좋을 때 관세를 낮춰줄지도 모른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관세 부담을 감당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비용 절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용 축소다. 실제로 최근 고용지표에서 신규 고용이 19만명, 14만명으로 크게 감소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는 관세를 그대로 전가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67%를 미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이 과정이 즉시 나타나지 않고 시간차를 두고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
클라우디아 샴의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그녀는 고용 수치 악화가 수요 감소 때문이 아니라 노동 공급 축소 때문이라고 본다. 이민 제한으로 인한 외국인 노동자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임금 상승률(ECI)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일반적인 경기 침체 패턴과는 다르다. 침체가 오면 임금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인데,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것은 노동 공급 부족이 더 큰 요인임을 시사한다.
4) 핵심 투자 테마와 전략
버티컬 AI: 산업별 특화 AI의 부상
“피그마가 6개월간 20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시가총액 2배 증가하며 기존 강자 어도비의 마진율 40%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어, AI 진화가 기존 산업 구조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AI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동일한 AI 관련주들 사이에서도 명확한 승부가 갈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AI라는 키워드로 묶여서 함께 오르던 시기는 끝났다. 이제는 실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버티컬 AI는 특정 산업이나 업무 분야에 완전히 특화된 AI를 의미한다. 범용 AI 기능을 특정 업무에 적용한 수준을 넘어, 해당 분야에서 기존 강자들을 위협할 정도의 완성도를 갖춘 것들이다.
가장 극명한 사례가 팔란티어 vs 엑센츄어다. 둘 다 컨설팅 회사지만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엑센츄어는 EBITDA 마진이 40%에 달하는 전통적 강자였지만, 최근 주가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반면 팔란티어는 급속히 성장하면서 엑센츄어를 추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비교 대상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시가총액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디자인 분야의 피그마 vs 어도비도 마찬가지다. 6개월 전만 해도 어도비가 200억 달러에 피그마를 인수하려고 했었다. 크기 자체가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피그마의 시가총액이 400억 달러로 2배 증가했다. 어도비는 계속 하락하고 있고, 피그마는 흑자 전환을 단기간에 이루며 마진율 40%인 어도비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컨설팅 업계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맥킨지는 10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인 직원 10%(5,000명)를 감축하면서 동시에 12,000개 AI 에이전트를 배치했다. 이는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사업 모델 자체의 변화다. 페이팔 마피아들이 예전에 "컨설팅 업계가 가장 빨리 AI에게 정복당할 것"이라고 했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의 속도와 규모다. 과거라면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났을 시장 점유율 변화가 몇 개월 만에 일어나고 있다. 기존 강자들의 해자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다.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의 가속화
“8월 7일 401K 퇴직연금의 암호화폐 투자 허용은 제도권 편입의 결정적 전환점으로, 안정적이고 대규모 자금 유입 채널 확보를 의미하는 구조적 변화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8월 7일은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 401K 퇴직연금에 암호화폐 투자가 허용된 것은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암호화폐가 투기적 자산에서 제도적 인프라로 전환되는 결정적 계기다.
401K의 규모를 고려하면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401K 전체 자산 규모는 수십조 달러에 달한다. 이 중 일부만 암호화폐로 유입되어도 현재 암호화폐 시장 전체를 뒤바꿀 수 있는 수준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자금이 장기 투자 성격이라는 점이다. 단기 투기 자금과는 완전히 다른 안정성을 제공한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 3법을 보면 그 전략적 의도가 명확해진다. 첫째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금지법이다. 기축 통화국인 미국이 자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포기한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둘째는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 육성이다. 셋째는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다.
이 3법을 종합하면 트럼프의 진짜 의도가 보인다. CBDC 대신 스테이블 코인을 달러 패권 유지의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에 연동되어 있어, 글로벌하게 확산될수록 달러의 영향력이 강화된다. 전통적인 달러 패권 시스템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암호화폐 투자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관투자자의 75%가 아직 미투자 상태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엄청난 잠재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401K 편입으로 제도적 정당성까지 확보되면서, 이들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5) 리스크 관리와 투자 전략
조정 가능성과 대응 방안
“유동성 장세에서도 트럼프의 추가 관세 발표와 개인 투자자 과열 신호에 주의가 필요하며, 이러한 조정은 구조적 상승 트렌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재의 강세장이 지속가능하다고 해서 조정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동성 장세에서도 중간중간 조정은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트럼프라는 변수의 이중성을 이해해야 한다.
트럼프가 시장을 끌어올리는 동력인 동시에 조정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그의 관세 정책은 현재 시장 상승의 근본 동력(재정확대, 유동성 공급)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언제든 충격을 줄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관세 발표 조건을 보면 그의 패턴을 알 수 있다. 첫째, 미국 증시 신고가 달성. 둘째, 감세법안 통과. 셋째, 핵심 타겟 국가와의 관세 협상 타결. 넷째, 금리 인하 힌트. 현재 1, 2번은 충족되었고, 3, 4번이 남아 있다. 8월 말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하 힌트가 나오고, 중국이나 유럽과의 협상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면 8월 말이나 9월 초에 추가 관세 발표 가능성이 높다.
개인 투자자 과열 신호도 모니터링해야 한다. 현재 신용 매수 비율 44%는 안전한 수준이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이미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 메타버스 열풍 때 관련주가 1,499% 급등했던 것처럼, 국소적 버블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런 조정들은 구조적 상승 트렌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유동성 장세에서는 조정이 오히려 추가 매수 기회를 제공했다. 2020년 팬데믹 초기 급락, 2021년 테이퍼 탠트럼, 2022년 인플레이션 쇼크 등 여러 조정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상승 트렌드는 유지되었다.
조정 시 대응 전략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첫째는 분할 매도를 통한 리밸런싱이다. 전체를 팔고 타이밍을 맞추려 하지 말고, 일부 고평가 구간에서 부분 매도 후 조정 시 재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둘째는 업종 순환을 활용한 대응이다. 조정 초기에는 성장주가 먼저 타격받지만, 후반부에는 가치주나 방어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패턴을 활용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
“신용 매수 비율 44% vs 역사적 100%, 기관의 암호화폐 투자 75% 미참여 등 지표들이 현재 상승 국면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며, 선별적 접근과 리스크 관리 병행이 필요하다”
현재 시장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취해야 할 핵심 전략은 **'구조적 변화의 수혜자를 선별하되, 유동성 사이클의 특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주요 지표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는 아직 이 상승 국면의 중간 지점에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잣대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다. 현재 미국 시장의 P/E는 22.5배로 고금리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저금리 시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 관점에서는 분명 "비정상적" 수준이지만, 이것이 AI 사이클과 개인 투자자 주도 시장의 특성상 쉽게 정상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 장세의 핵심은 "합리적 가격까지 기다리겠다"는 접근이 오히려 기회 상실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1999년 IT 버블과 2020년 팬데믹 버블이 각각 7년 이상 지속된 것처럼, 현재의 "비합리적" 수준이 생각보다 오래 유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버티컬 AI 분야에서는 '대체하는 기업'과 '대체당하는 기업'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피그마가 어도비를, 팔란티어가 엑센츄어를 위협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AI라는 키워드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존 산업 강자들의 해자를 무너뜨릴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을 발굴해야 한다. 반도체 지수보다는 버티컬 AI 지수가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둘째, 암호화폐는 이제 투기가 아닌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401K 편입이라는 제도적 변화는 이 자산군이 '선택'에서 '필수'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패권 유지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전통적인 위험 자산과는 다른 속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기관의 75%가 아직 미투자 상태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엄청난 잠재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관리는 전체 매도가 아닌 부분 조정으로 접근해야 한다. 유동성 장세에서는 전체를 팔고 타이밍을 맞추려는 시도가 오히려 더 큰 기회비용을 초래한다. 대신 과열 구간에서 일부 이익실현을 하고, 조정 시 재진입하는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나가는" 전략이 더 유효하다.
중요한 것은 이 특별한 시기에 방관자가 되지 않는 것이다. 적절한 리스크 관리 하에 구조적 변화의 수혜를 누리되, 시장의 과열 신호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유지해야 할 때다.
- 본 내용은 2025년 8월 19일에 진행된 인모스트투자자문의 시황세미나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