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여행 3호] '느려도' 괜찮아

1.5배속의 인생으로 사는 것보다는

2023.09.28 | 조회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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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재발견.코앤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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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난주. 핸드폰을 들고 놓칠 못했어. 재미있는 영상이 참 많더라.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면 릴스가 있고, 유튜브를 들어가면 쇼츠도 있잖아. 재미있거나, 좋은 정보를 짧게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손가락을 몇 번 움직이고 고개를 들었거든. 그랬더니 딱 3시간이 지나있었어. 시간 낭비를 했다는 생각에 나에게 화가 나더라고. 시간이 곧 자원이니 말야.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주제는 바로 [속도]야.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에세이

 

1.5배속의 인생으로 살고 싶진 않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 오늘날. 강박증이 생긴 사람처럼 새로운 콘텐츠를 흡입하기 시작했어. 사람들이 봤다는 영상은 다 봐야할 것 같았어. 사람들은 자연스레 묻거든.

- '나는 솔로' 봤어?
- 아니, 아직 안 봤어.
- 그거 꼭 봐야해. 인간의 습성을 이해할 수 있다니까.

 

추천해 준 영상, 보고 싶었던 영상을 다 보고 싶었어. 그래서 내가 한 선택은 1.5배속으로 보기. 빠르게 들으며 다음 영상 볼 준비를 했지. 몇 개의 영상을 몰아보기 하고 나서 '내가 뭘 봤더라?'하고 가만히 생각했어.

 

많은 영상을 봤는데, 남는게 없었다면.
많은 영상을 봤는데, 남는게 없었다면.

 

"내가 본 영상 중에 계속 생각할 만한 주제 같은 게 있었나?"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어.
손가락으로 부지런히 넘기며 많은 정보를 습득했다 하지만, 실상 남는게 없었지. 

 

최근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을 참 재미있게 봤어요. 강풀 작가님의 웹툰을 영상화 한 작품이야. 강풀 작가님이 많은 OTT 서비스 중에서도 디즈니플러스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라고 해.

"디즈니+를 편들자는 게 아니라 저는 디즈니+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 다른 OTT나 유튜브에서 1.5배속이 되는 게 싫다. 디즈니는 안 된다. 창작자의 의도도 중요하지만 구독자 의견이 중요해진 부분인다. 저는 집에서 OTT를 8개를 구독해서 다 본다. 가끔 1.5배속으로 보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

강풀 작가 <무빙> 인터뷰 중

 

정보 전달 영상이든, 드라마든 상관 없이 기본 1.5배속으로 보는 게 습관이 되었어. 내 없는 시간을 쪼개어 영상을 본다는 생각. 일종의 강박관념 같은 것 말야.

 

1.5배속이 아닌 일반 속도로 보면서 느낄 수 있던 점은

 

1. 임팩트 있는 장면에서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2. 감정선에 적절한 배경음악이 귀에 들어온다.
3. 맥락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4. 복선을 파악할 수 있다.

 

빨리 감기에 익숙해지다보면 결국 맥락을 놓치기가 참 쉬워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맥락은 연결되고 얽혀있는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파악하게 만들어줘. 그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한 학습력이 생기지. 그 과정에서 메타인지를 통해 내가 다음으로 공부해야할 걸 학습하는 과정을 스스로 만들게 돼.


인생도 마찬가지같아. 내 삶을 빨리 감기는 할 수 없잖아. 찬찬히 걸으면서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깨닫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어렴풋이 이해하고 나자, 내 삶도 1.5배속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더라.

 

인생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른데 그걸 헤아리지 못했어. 20대 땐 빠르게 따라가본다고 온갖 애를 썼어. 새로운 기회, 좋은 기회가 있으면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갔거든.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기회를 찾아봤던 것 같아.

 

가끔, 왜 이렇게 꼬불꼬불 거리며 인생을 살아야 하지 할 때가 있어.
가끔, 왜 이렇게 꼬불꼬불 거리며 인생을 살아야 하지 할 때가 있어.

 

지금의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느 정도 속도를 낼 수 있는지 생각해봐. 멈춰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사고하는 과정에 있으면서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엔진을 정비하는 과정이라면?

 

이제 조급하기 가지 않으려 해. 놓칠 수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더라. 내 인생에 임팩트 있는 장면, 그 당시 좋았던 대화, 사진으로 담고 싶었던 풍경, 흐름에 따른 맥락들. 1.5배속의 속도로는 전혀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이니까. 

 

 

 


자연스레 미소 짓게 되는 소식들 

 

뉴스를 틀면 힘들고, 어렵고, 나쁜 소식들만 많이 나오는 것 같은 느낌. 나만 드는 걸까? 생각보다 좋은 소식도, 따스한 말들도 참 많아. 일주일 간 본 좋은 이야기를 전달해 볼께!

 

김혜수님은 그녀의 속도를 '느리다'고 말했다. 항상 눈에 띄는 자리에 있음에도 겸손한 그녀. 본인보다 훨씬 역량 좋은 배우들이 많기에 "좋은 강의 정보에 늘 귀가 열려 있다."는 말과
"자격을 갖추고 했나?" 같은 질문을 통해 '속도보다는 0.1mm의 성장을 추구한다'는 그녀.

"그런데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란 걸 알았어요. 최선이라는 건 내가 선을 정해놓고 거기까지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 이후로 스스로 최선을 갱신하는 내적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죠."

 

초개인화 시대를 넘어, 핵개인화 시대가 된 요즘. 조직 안의 '나'라는 사람보다, 가족 안에 존재하는 '나'의 존재보다는 한 사람으로의 '나'가 중요해졌어. 모두가 퍼스널브랜딩을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지. 그래서 각자에게 '고유성'이 중요해졌다고 송길영 대표님은 말씀하셔.

“희귀함이 쌓이면 고유성을 갖습니다. 그러나 고유성이 진정성까지 가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이 다시 요구될 수 있습니다. 고유함은 나의 주장이고, 진정성은 타인의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유성과 진정성의 단서가 내가 오랫동안 쌓아둔 내러티브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필수 전제가 됩니다.”

*이 원문은 (목)요일 당일에만 보실 수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 됐지! 바삐 걸었던 일상을 잠깐 내려놓고 이번주는 쉬어가는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어. 각자의 속도가 어땠는지, 그 속도 때문에 버겁진 않았는지, 나를 한 번 다독여주는 시간이 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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