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싶은 너에게

[내면여행] 정리 잘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무엇일까

2023.10.19 | 조회 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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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재발견.코앤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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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싱숭생숭한 요즘. 가을이 물씬 다가왔어. 나 역시 유독 마음이 추워. 올해 11월이면 3년 동안 운영하던 카페의 문을 닫아. 그래서 지금은 열심히 공간을 정리하고 있어. 하루하루 나가서 가게의 물건들을 치우고 있어. 정말 정리하는 건 어렵더라.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친구들이 참 존경 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를 잘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참 궁금했어.
복잡할 때, 넌 어떻게 정리를 하는 편이야?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에세이

물건을 정리하면서 우리 사업을 돌아본다



3년 동안 운영한 카페의 문을 닫으면서 참 많은 것을 버린다. 커피 마시는 머그컵, 디저트 담던 그릇, 그리고 테이크아웃에 필요한 일회용컵까지. 직접 빵을 만들었던 8개월 정도의 시간도 있었기에 빵 만드는 도구들도 참 많다. 


부지런히 물건을 다 찍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었다. 일례로 당근마켓을 활용하면 쉽게 중고로 판매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기도 전에 지레짐작 걱정이 앞섰다. 중고 거래를 하는 사람이 진상이면 어쩌지? 요구 사항이 많을수도 있잖아.

 

다시 생각해보면 그들 역시 질문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물건을 들인다는 건 내 공간 뿐만 아니라, 시간 또한 함께 쓰는 행위다. 

 

먼지 쌓인 책을 다시 털고, 중고로 내 놓을 준비 중입니다.
먼지 쌓인 책을 다시 털고, 중고로 내 놓을 준비 중입니다.

 

1. 조급함이 눈 앞을 가리면 일어나는 일 

 

가게 손님이 조금씩 줄어드는 게 매출로 실감이 날 시기였다. 다시 손님을 끌어와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겼다. 충분히 이유를 생각하지 못한 채, 마음만 조급했다. 더 새로운 거,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시각적인 것에 치중했다. 


테이크아웃하는 손님의 구매를 위해 '큰 유리병'을 샀고, 우리 가게의 가치와 맞아야 한다며 친환경 봉투도 구매했다. 큰 유리병은 한두개 정도 쓴 채 그대로 박스에 남아 있고, 친환경 봉투 역시 몇장 소진하지 못했다.


빨리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조급함이 시야를 뿌옇게 만들었다. 서두르면 꾸준하게 할 수 있을지 나의 지구력을 생각할 여력이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본질을 놓쳤다. 본질을 놓치게 되면 사람들은 쉽게 이 공간의 컨셉을 잊는다.  

오늘, 사진으로나마 쉬어가세요!
오늘, 사진으로나마 쉬어가세요!

 

2. 창고에 그대로 쌓아둔 창작물들


몇 해 동안, 만들었던 출판물이 재고가 되어 쌓였다. 당시 200부를 소진 했던 첫 매거진 출판물인 INCH는 또 그만큼의 출판물 재고가 남아있다. 그 외에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소소하게 출판한 소책자가 곳곳에 숨어있었다. 

 

그대로 남아있는 책자 사이에서 '버리지 못한 것들'에 대한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 왔다. 더 잘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 그리고 미련 같은 것들. 창작물에는 보이지 않는 이들의 피땀 눈물이 서려있다. 책에 남아있는 온기를 무시하지 못하고 버리지 못해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출판물 앞에 섰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짧으면 4개월, 길면 1년이라는 시간이 투입된다. 매거진 형식으로 추진되는 출판물이 많았다. 먼저 사업을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정리 및 회고를 위해 출판물을 만드는 작업을 마무리하면 평균 1년이라는 시간을 소요한다.

물건을 보면서 사업이 얼마나 '심플'하지 못했나 돌아본다.

 

당시에 구매할 때는 '당장' 그 물건이 필요했다. 그리고 없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곁에 있던 남편은 몇 차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사'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아예 귓등으로도 들어오지 않았기에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버리게 되었다.


물건의 종류 만큼이나 진행하던 사업은 너무 복잡했다.
하나의 줄기로 충분히 우리 가게를 설명하기 정말 어려웠다. 

 

쌓아둔 쓰레기를 버리며 '미니멀 라이프'를 생각했다. 미니멀 라이프, 정리의 신인 '곤도 마리에'는 미니멀 라이프의 필요충분조건이 바로 버리기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그녀의 정리 원칙 6가지를 공유하고 싶다.

 


1. 정리의 90%는 마인드다.
- 정리스킬이 아무리 좋아도 마음의 준비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시작하면 다시 지저분해지기 쉽다.

2. 이상적인 생활상을 그려라.
-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뚜렷해지면 정리가 끝난 후에도 말끔한 상태를 자연스럽게 유지할 수 있다.

3. 우선 버리기부터 끝내라!
- 물건을 수납가구에 넣으면 깔끔해보일지 몰라도 불필요한 물건을 전부 관리할 수 없어 다시 지저분해진다.

4. 정리는 물건별로!
- 정리의 핵심은 어디부터가 아니라, 무엇부터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총량을 파악하기 위해 물건별로 정리하라.

5. 올바른 순서로 정리할 것!
- 의류 > 책 > 서류 > 소품 > 추억의 물건 순으로 정리해야 남길 것이나 버릴 것에 대한 판단도 빨라지고 방도 깨끗해진다.

6. 설레는지 아닌지는 만져봐야 안다!
- 물건을 만져보면 확실히 감이 온다. 설레는지 여부에 따라 몸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다.

* 출처: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가게를 정리하며 모든 걸 싹 다 처분하는 상황에서 100%로 맞을 순 없는 이야기지만, 여기서 제일 놀라웠던 건 첫 번째다. 

 

"정리의 90%는 마인드다."

 

가게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마음 때문에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매일 가게에 들어가 서랍장을 열어봤지만, '뭐 부터 정리해야 하는지' 생각할 수 조차 없었다. 

 

남편이 가게에 발을 딛자 마자 창고에 있는 물건부터 하나씩 꺼내왔다. 이제 정말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해야 한다는 마음의 준비가 된 남편 덕분에 가게 정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가게 정리를 하며 집 정리도 차례대로 하게 된다. 아쉬움이 많은 만큼 물건이 많이 쌓여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를 추억하며, 미처 풀지 못한 문제집을 둔 걸 다시 본다. '결국 풀지 못할 숙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결국 '내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다. 지금의 나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를 확실히 아는 사람. 그리고 빠르게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수 있는 실행력이 있는 사람.

이 말을 다시 정리하면 '본질'에 맞닿아 있는 사람이 잘 정리할 수 있는 것이다. 

초반, 심플했던 기억을 잊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초반, 심플했던 기억을 잊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아쉽다고 남기지 말고, 본질에 맞는 질문을 해 보는 습관을 들이자. 

 

 


자연스레 미소 짓게 되는 소식들 

 

뉴스를 틀면 힘들고, 어렵고, 나쁜 소식들만 많이 나오는 것 같은 느낌. 나만 드는 걸까? 생각보다 좋은 소식도, 따스한 말들도 참 많아. 일주일 간 본 좋은 이야기를 전달해 볼께!

 

📰 신문
지난해, 유독 속상했던 순간을 꼽자면 엄마의 투병이야. 물론 완쾌 하셨지만 그 당시를 떠올렸을때 무엇보다 속상했던 시간이 있어. 나아지고 있는 엄마를 계속 '환자' 취급하던 사람들이 있어. 한 번 아프다고 계속 환자라고 이들을 낙인찍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건강해지고 나아지고 있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

Lifedoesn’tendtheminutewegetdiagnosis. Westillhavesomelivingtodo.”
(인생은 암 진단을 받는 순간 끝나지 않는다. 아직 살아야 할 날들이 있다)

정미경, 동아일보, 2023.10.14

 

 

📰 신문
내가 좋아하는 여자이자 사업가 중 하나인 송은이. 송은이님을 존경하는 이유가 있어. 나를 찾지 않는 시장에 '내 길'을 만든 사람이라는 거야. 좋은 이야기에 대한 결핍이 그녀를 만들었어.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의 시그널을 준 덕분에 끊임없이 함께 도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그녀의 행보를 한 번 다시 따라가보면 좋겠다,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

불황의 영화판에 뛰어든 동력도 이런 장기적 안목과 애정이다. ‘오픈 더 도어’도 제작비 4000만원짜리 단편이었으나 송은이의 지원 덕분에 장편으로 완성됐다. 그는 “영화제작을 혹독하게 배우고 있다. 좋은 이야기를 만들고 좋은 콘텐트가 되고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언제나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재미난 걸 만드는 창작자가 되고 싶어요.” 영화제작자 송은이를 기대한다.

나원정, 중앙일보, 2023.10.18

 

 

📽️ 영상
뜻대로 풀리지 않는게 인생이라고 하죠. 나를 거절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계속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나아지는 게 인생이라고 뇌과학자 장동선 선생님은 말씀하십니다. 불안하긴 해도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두뇌'는 보이지 않게 성장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렇다고 하면 저는 3년 전보다는 성장한게 맞나봅니다.

두려움과 불안은 고통을 높일 수 있어요. 하지만 자신감 있게 도전에 직면하면 장기적으로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만성 불안은 해로울 수 있어요. 인생의 도전은 두뇌를 성장시키는 중요한 기회고, 우리는 복잡하고 어려운 삶을 풀기위한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야 해요.

장동선, 2023.10.16, 세바시

 


 

오늘 몇 달간 열어보지 못했던 서랍장을 한 번 열어봐.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던 볼펜, 포스트잇이 줄줄이 따라 나올거야.
정말 필요하지 않겠다 싶으면 과감하게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자.


비 오는 목요일 아침이야. 
🎤 선우정아 '비온다'를 추천하며 오늘 이 글을 마무리해.
다음주에도 함께 내면 여행 가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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