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플렉션AI를, 아마존은 어뎁트를, 구글은 캐릭터AI를 "인수"하지 않고 창업자와 기술만 가져갔다. 규제 당국은 그때마다 뒤늦게 조사에 들어갔다. 이번엔 엔비디아 차례다.
엔비디아는 Groq을 사지 않았다. 창업자와 핵심 엔지니어를 데려오고, 기술은 "비독점 라이선스"로 빌렸을 뿐이다. Groq은 법적으로 그대로 남지만, 예전처럼 경쟁할 힘은 사라졌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5년 12월, 엔비디아는 AI 추론 칩 스타트업 Groq과 계약을 맺었다. Groq은 자체 개발한 LPU(언어처리장치) 칩으로 엔비디아 GPU보다 훨씬 빠른 응답 속도를 내세워온 회사다.
엔비디아는 이 기술을 비독점으로 쓸 수 있는 라이선스를 얻고, 창업자 조너선 로스를 포함한 핵심 엔지니어들을 채용했다.
계약 규모는 로이터 약 170억 달러, 다른 매체는 200억 달러로 보도했다. — 라이선스료와 인력 영입 비용을 어떻게 합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얼마짜리 딜인지조차 매체마다 다르게 센다는 사실 자체가, 이 계약이 얼마나 복잡하게 짜였는지 보여준다. Groq은 법적으로는 계속 존재하고, 이후 약 6억 5천만 달러를 새로 모아 재건에 나섰다.
계약 후 9개월이 지난 지금 이 얘기가 새삼 뉴스가 된 건, DOJ가 최근 엔비디아에 정식으로 정보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정식 인수 심사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기술 라이선스+인재 채용’ 구조를 택했는지가 핵심이다.

쉽게 말하면
인기 축구팀을 통째로 인수하는 대신, 에이스 선수와 감독만 빼오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말로 하면, 구단 이름과 선수단은 그대로 남는다. 하지만 우승을 다툴 힘은 이미 빠져나간 뒤다.
속사정
이해관계
엔비디아가 얻는 건 명확하다 — Groq의 추론 칩 기술과 핵심 인재를 손에 넣으면서도, 회사를 통째로 인수할 때 드는 규제 심사의 시간과 위험을 아꼈다.
타이밍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의 이 방식은 이미 각각 규제 조사를 받았다. 그 선례를 뻔히 알면서도 엔비디아가 같은 구조를 골랐다는 건, "조사받을 위험"보다 "지금 이 기술과 인재를 놓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경쟁구도
이건 엔비디아만의 방식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도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는 대신, 창업자와 핵심 인력을 데려오고 기술은 라이선스로 확보했다. 회사는 법적으로 남지만, 경쟁력은 사실상 사라지는 구조다.
이 방식이 퍼진 이유는 반독점 심사를 피하기 쉽기 때문이다. 인수라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기술 라이선스’와 ‘인재 채용’은 각각 일반적인 거래로 보일 수 있다. DOJ가 들여다보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형식은 라이선스와 채용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인수와 다르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음에 볼 것
DOJ가 이걸 "사실상의 인수"로 보고 사후에라도 제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한 줄 결론
회사를 사지 않고도 경쟁자를 지우는 법을, 이제 엔비디아도 안다.
DOJ가 이걸 진짜 제재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조각조각 뜯어보면 다 합법이라 결국 못 건드릴까요?
참고한 소스
- Bloomberg — DOJ probes Nvidia's license deal with Groq on antitrust concerns
- The Next Web — The Justice Department is investigating whether Nvidia structured its Groq deal to avoid antitrust review
- DIGITIMES — US Justice Department probes Nvidia-Groq deal over antitrust concerns
- The National Law Review — Reverse Acqui-Hires Raise New Antitrust Questions in AI Mark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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