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PM은 ‘이 숫자’부터 봅니다 (Ft. 나의 첫 데이터 감각훈련 노션 키트)

숫자에 약한 PM도 ‘핵심’을 꿰뚫어보게 만드는, 실전 데이터 훈련 키트

2025.10.21 | 조회 1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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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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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B2B SaaS PM으로서 겪은 생생한 경험과 관점을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채원입니다.

 

"이 기능을 만들면 고객이 좋아할 거야."

"왠지 이 마케팅은 잘 될 것 같아."

 

PM으로 일하며 이런 '감'에 의존해 중요한 결정을 내렸던 적, 혹시 없으신가요? 솔직히 고백하면, 저 역시 수없이 많았습니다. 특히 사업 초기, 데이터는 부족하고 시간은 없을 때, 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경험에서 오는 '직감'뿐이니까요.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감만으로는 팀을 설득할 수도,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도 없다는 것을요. 데이터라는 나침반 없이 항해하면, 열심히 노를 저어도 결국 제자리를 맴돌게 됩니다.

오늘은 당장 맨손으로 시작할 수 있는 '데이터 감각 강화 훈련'과 '최소한의 데이터 시스템 구축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Part 1. 데이터 감각 강화 훈련: 숫자로 생각하는 근육 키우기

 

데이터 감각은 지식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매일 아침 헬스장에 가듯, 꾸준히 숫자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1) 핵심 지표(KPI)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

 

수십 개의 데이터 앞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우리 회사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하는 단 하나의 지표, 북극성 지표를 정해야 합니다.

 

제가 맡은 B2B SaaS의 북극성 지표는 '거래액'이었습니다. 저희 비즈니스의 본질은 '고객이 우리 솔루션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활성 사용자 수나 신규 가입자 수도 중요했지만, 결국 '거래액'이 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의미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거래액' 같은 최종 결과 지표(후행지표)는 수많은 변수가 섞여 있어, "어제 왜 올랐지?"라는 질문에 바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이 '왜?'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선행지표'입니다. 선행지표는 최종 결과인 거래액을 '미리 예측하고 만들어내는' 과정 지표입니다.

 

  • 예시: '거래액'을 이끄는 선행지표는 다음과 같을 수 있습니다.
    • 신규 고객의 온보딩 완료율
    • 고객사의 활성 상품 수
    • 영업팀의 데모 요청 수

 

 

➡️ 그렇다면 당신의 북극성 지표는 어떤가요?

 

1. 먼저, 당신의 북극성 지표가 '결과'인지 '과정'인지 판단해보세요. 가장 쉬운 질문은 이것입니다: "오늘 우리 팀이 특정 액션을 한다고 해서, 이 지표를 당장 움직일 수 있는가?"

 

  • No라면? (후행지표): '월 매출', '고객 이탈률', '거래액'처럼 과거의 활동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 지표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지표는 비즈니스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지만, 우리가 직접 컨트롤하기는 어렵습니다.
  • Yes라면? (선행지표): '회원가입 수', '데모 신청 수', '콘텐츠 조회수'처럼 우리가 특정 행동(예: 광고 집행, 이벤트 진행)을 통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과정' 지표입니다.

 

2. 만약 후행지표라면, 고객의 여정을 거슬러 올라가 선행지표를 찾아보세요. 당신의 북극성 지표(후행지표)가 달성되기까지, 고객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핵심 행동들이 무엇인지 역으로 추적하는 겁니다. 그 행동들이 바로 당신의 선행지표가 됩니다.


  • 예시: 만약 당신의 북극성 지표가 '월간 반복 매출(MRR)'이라면,
    • MRR이 발생하려면 → 고객이 '유료 구독을 시작'해야 한다. (선행지표 후보 1)
    • 유료 구독을 시작하려면 → 고객이 '무료 체험을 완료'해야 한다. (선행지표 후보 2)
    • 무료 체험을 완료하려면 → 고객이 '핵심 기능을 3회 이상 사용'해야 한다. (선행지표 후보 3)

 

이렇게 찾아낸 선행지표들을 매일 관리하는 것이, 결국 최종 목표인 MRR을 움직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지거나, 어떤 지표를 봐야 할지 감조차 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있습니다.

 

 

2) 선행지표를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 당신의 '고통'에서 시작하기

 

때로는 위의 과정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당신과 회사를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문제에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그 감정적인 '고통'을 측정 가능한 숫자로 바꾸는 순간, 그것이 바로 당신이 지금 당장 관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선행지표'가 됩니다.

 

과거에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문제들을 숫자로 바꿔보세요. 감정적인 어려움이 명확한 개선 지표로 바뀝니다.


  • 고객 설득의 고통 → '고객 온보딩 성공률', '설득에 걸린 평균 시간'
  • 돈이 안 벌리는 고통 → '고객 획득 비용(CAC)', '고객 생애 가치(LTV)'

 

➡️ 채원의 경험

저희는 한때 '돈 되는 큰 고객'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데이터를 보니 'LTV가 높은 고객일수록 설득에 걸리는 평균 시간이 길다'는 패턴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게 함정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패턴만 믿고 오랜 시간을 들여 고객을 설득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팀 전체의 리소스가 소모되면서 '고객 획득 비용(CAC)'이 위험할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공들여 계약한 고객 중 일부는 LTV가 예상보다 낮아, 결국 투여 대비 아웃풋이 나오지 않아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죠.

이 고통을 통해 저희는 깨달았습니다. LTV와 CAC는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있는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요. 진짜 중요한 것은 LTV/CAC 비율', 즉 '우리가 이 고객에게 쓴 돈(시간)을 회수하고도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는가?' 였습니다.

이제 "이 고객에게 쓰는 시간이 우리의 CAC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를 고민합니다. 이 질문 하나가, 무작정 큰 고객만 쫓던 영업 전략에 '효율성'이라는 중요한 브레이크를 걸어주었습니다.

 

 

3) 모든 업무를 '가설-실험-검증' 사이클로 돌리기

 

직감을 데이터로 바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모든 일을 '가설'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 나쁜 예: 이 기능을 만들면 고객이 좋아할 것이다.
  • 좋은 예: 만약 우리가 A 기능을 출시하면, 활성 사용자 수가 10% 증가할 것이다.

 

이렇게 가설을 세우면, 기능 출시 후 반드시 데이터를 측정하여 가설을 검증하거나 기각하게 됩니다.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 당신의 머릿속에 그 어떤 시스템보다 강력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엔진이 구축됩니다. 이 부분은 이전 뉴스레터인 ‘레고인가, 통나무집인가: B2B SaaS 제품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법’ 와 연결됩니다. 

 

 

➡️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움'입니다.

가설 검증의 진짜 목표는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확인하는 게 아닙니다. 가설이 틀렸을 때야말로, 우리가 몰랐던 진짜 고객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가장 값진 '배움'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 ‘가설-결과-배움’ 노트 만들기: 가설을 이 세 가지 항목으로 기록해보세요.
    • 가설: 우리는 A를 하면 B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 결과: 실제로는 C가 일어났다. B는 변하지 않았다.
    • 배움: 우리는 고객이 A에 대해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D를 시도해봐야겠다.

 

실패한 가설은 비용이 아니라, 더 좋은 다음 결정을 위한 '학습비'입니다. 이 관점을 갖는 순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은 더 이상 두려운 과제가 아닌, 성장을 위한 즐거운 실험이 될 것입니다.

 

 

Part 2. 최소한의 데이터 시스템 구축: 맨손으로 시작하는 데이터 환경

 

데이터 감각을 키우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감각을 유지하고 팀 전체로 확산시킬 최소한의 '환경'이 필요합니다. 거창한 시스템이 아니라, 맨손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1) 개발자 없이 '단 하나의 대시보드' 직접 만들기

과거 저희 팀의 데이터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간단한 지표 하나를 보려고 해도 개발자에게 요청하고 기다려야 했죠. 이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저는 개발자 도움 없이 직접 KPI 대시보드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 채원의 무기: Appsmith 같은 로우코드 툴과 Google Sheets, 그리고 제가 직접 만든 'GPT 쿼리봇'이 전부였습니다. 필요한 핵심 지표 20여 개를 뽑아내어 하나의 대시보드에 모았습니다. 대시보드를 구축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비개발자인 내가 팀을 위해 SQL 비서를 만든 이야기‘편을 참고해주세요.

처음부터 완벽한 툴을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Google Sheets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입니다.

 

2) 데이터를 '회의실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데이터 시스템의 진짜 목적은 평가가 아니라, '우리 팀의 대화 기준을 바꾸는 것'입니다.

  • (Before) 과거 저희의 회의는 '제 생각에는...', '왠지 ~인 것 같아요' 같은 직감과 경험이 난무하는 자리였습니다.
  • (After) 공유 대시보드가 생긴 후, 모든 회의는 "데이터를 보니, 지난달 대비 거래액이 10% 적네요. 원인이 뭘까요?"라는 숫자 기반의 질문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팀의 공동 목표(KPI)가 숫자로 명확해지면, 누가 그 목표에 기여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됩니다. "이번 분기 영업팀 목표는 '고객 설득 평균 시간' 20% 단축입니다"라는 목표가 대시보드에 공유되면, 사내 정치나 목소리 큰 사람이 아니라, 숫자를 움직이는 사람이 인정받는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마무리] 정답이 아닌, '올바른 질문'을 찾으셨나요?

 

오늘 이야기한 것처럼, 데이터 감각의 핵심은 거창한 시스템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우리의 진짜 북극성은 무엇인가?", "우리의 고통을 어떤 숫자로 봐야 하는가?", "이 가설이 틀렸다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처럼요.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던져야 할 첫 질문들을 노션 실전 워크시트에 모두 담았습니다.

 

복잡한 툴 없이, 이 한 장의 워크시트에 빈칸을 채우는 것만으로도 막막했던 머릿속이 정리되고, 데이터로 생각하는 명확한 첫걸음을 뗄 수 있을 겁니다.

👇 '나의 첫 데이터 감각 훈련 노션 키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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