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1️⃣ AI 덕분에 이제는 앱을 설치하는 대신 필요한 기능을 말로 설명하면 그때그때 맞춤형 도구가 만들어지는 시대가 열리고 있어요.
2️⃣ 메이커 문화가 ‘직접 만드는 즐거움’이었다면, 최근의 AI 도구들은 복잡한 과정 없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싶은 욕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3️⃣ 소프트웨어는 점점 오래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라 필요할 때 생성되고 목적이 끝나면 사라지는 ‘휘발성 도구’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저는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갔었는데, 제가 들어간 까페에 앉아있는 손님 대부분이 중국인이었어요. 곧 중국 출장이 예정되어 있어 옆에 앉은 중국인에게 말을 걸어 이런 저런 추천을 받았는데, Alipay와 A map을 꼭 다운받아 가라고 하더라구요. 평소같았으면 다운받은 앱은 폴더 안에 넣어두는 편인데, 이 두 앱은 출장 후엔 더 이상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폴더링을 하지 않고 그냥 두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한 번만 쓰고 지워버릴 앱들을 굳이 다운로드 받아야만 하는걸까?
요즘은 이렇게 간단하고 짧은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형태의 앱을 제안하는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오늘은 개인화의 관점에서 우리의 앱 사용 행태가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스타트업 사례를 공유해드리려 합니다.
Wabi, '최초의 개인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인의 요구사항에 맞는 앱을 쉽게 만들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 Wabi의 포지셔닝은 '최초의 개인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이에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우리가 요즘 챗지피티와 이야기하듯 말로 내 요구사항을 설명하고, Wabi가 제안하는 앱을 다시 말을 통해 수정하고 검증하여 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생성형 AI와도 비슷하고, 어떻게 보면 바이브 코딩이라는 개념과도 비슷해보이죠. 그런데 Wabi는 그들과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챗지피티나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는 나의 요구사항에 딱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보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럴듯한 대답을 해주죠. 바이브 코딩은 코딩을 잘 모르는 사람도 코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기본 개념 자체가 코딩을 바탕으로 합니다. 하지만 Wabi는 코딩이라는 개념과는 다르게 일반인의 사고 흐름을 따라가며 이야기와 상황을 중심으로 솔루션을 제안합니다.
다음주에 있을 사진 촬영 전에 타이트하게 일주일만 식단관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볼까요. '일주일동안 식단 관리를 하고 싶어. 내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들이랑, 회사 식당 식단표를 조합해서 일주일동안 3kg 감량할 수 있는 식단을 매일 아침 7시에 알려줘.' 이렇게 자연어로 나의 요구사항을 이야기하면 Wabi는 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미니앱을 만들어줍니다. 그럼 사용자는 이 앱을 일주일만 사용하겠죠. 그런데 사용하다보니 매우 만족스러워서 이 앱을 사람들에게 공유합니다. 그럼 유사한 요구사항을 가진 사람들이 이 앱을 '리믹스'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어요. '나는 3주동안 5kg를 감량하려고 해. 그런데 매일 오전에 5K 러닝을 할 예정이라 러닝 전에 적합한 아침 식단과 러닝 후에 좋은 점심 식단을 구성해줘.' 그럼 처음 사용자가 만든 앱을 조금 수정해서 새로운 앱을 만들어 줄 수 있어요.
Wabi는 이렇게 '모두의 요구사항이 다르고', '요구사항은 휘발성이 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개인화 소프트웨어 플랫폼입니다.
모두가 메이커가 되는 시대
꽤 오래 전, '모두가 메이커가 되는 시대'가 화두였던 적이 있습니다. 3D 프린팅, 아두이노 등 하드웨어를 일반인들이 다룰 수 있는 수준의 툴들이 생겨나면서 모두가 자신의 요구사항에 맞는, 본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이 열풍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우리가 사용자 리서치에서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흔히들 이야기하죠.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생각보다 본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만들기 위해 그리 수고를 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그 행위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기도 합니다. 내가 꼭 필요로 하는 것이 있어서 만든다기 보다는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하드웨어 메이커스 열풍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이렇게 사람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생각없이 해결하고 싶은 시대
하드웨어 메이커스의 열풍과 Wabi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가 '만들어 내는 과정'이냐 아니면 '그 결과물'이냐라고 생각됩니다. 하드웨어 메이커스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과정'의 즐거움을 원했다면 Wabi는 그 과정은 내가 대신해 줄테니 사용자는 빠르고 쉽게 '그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바쁜 현대인들은 최소한의 생각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얻고 싶어 합니다. 직접 배우고 해결하기 보다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원하는거죠. 그래서 Wabi와 같은 서비스들은 '앱'을 만들어준다기 보다는 '도구', '솔루션'을 만들어준다고 이야기합니다. 무겁고 안정적인 '앱' 보다는 즉각적인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죠. 소프트웨어가 더이상 '제품'이 아니라 순간적인 '해결책'의 모습을 띠게 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는 사용자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개인화에 대해 아직까지는 회의적인 편이에요. Wabi의 사례를 보면서도 특별히 만들어보고 싶다는 기능이 떠오르질 않았거든요. 오늘 뉴스레터를 읽으시면서 Wabi에게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은 앱이 혹시 떠오르셨나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앱이 있다면 아래 오픈카톡방에 들어와서 이야기 나눠 주세요. 개인화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구독자님들과 이야기해보고 싶네요.
[inspire X 오픈카톡방]
https://open.kakao.com/o/gBHmseah
Reference
[1] https://wabiai.ai/index.html
[2] https://make.co/maker-mo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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