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mmary
1️⃣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질문을 던질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2️⃣ 기술은 ‘빠름’이나 ‘정확함’보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따라 방향이 달라집니다.
3️⃣ 질문은 전문가의 것이 아니라, 일상을 다시 보려는 모든 이의 감각에서 시작됩니다.
대학생 시절,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하신 말씀 중 아직도 종종 떠오르는 얘기가 있어요.
“너네가 지금은 주어진 문제를 풀고 있지만 사회에 나가면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때는 문제를 푸는 능력보다 제대로 된 문제를 찾아아내는 게 더 우선일거야.”
리서처로 지내며 교수님의 얘기가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더더욱 이 말이 진리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우리는 학교에 다니면서, 회사에서 업무를 배우면서, 문제를 푸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익숙했습니다. 문제를 읽고 어떤 유형인지 빠르게 파악해 그 유형의 문제를 푸는 공식을 떠올리는 것이 우리가 배워온 방식이죠. 하지만 지금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대답은 AI가 해줄 수 있잖아요. 이런 시대에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많은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의구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진다면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어요.
오늘 당신에게 던지는 inspireX의 질문입니다.
지금 당장 당신이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것들은, 정말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 걸까요?
감정을 시각화하게 만들어 준 질문
얼마 전 inspireX 오픈카톡방에서 시무룩한 튜브님이 흥미로운 디자인 사례를 공유해주셨어요.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을 새롭게 디자인 한 프로젝트였죠[1,2]. 어마어마한 양의 컨텐츠가 쏟아지고 빠르게 영상의 퀄리티가 올라가고 있는 요즘, 자막은 여전히 이 발전의 바깥에 서있었습니다. 그저 똑같은 하얀 텍스트가 흘러갈 뿐이었죠.
이 프로젝트가 던진 질문은 이거였어요.
“자막의 역할은 단순히 대사만을 전달하는 것일까요?"
"만약 자막이 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리고 진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면 어떨까요?”
이 질문은 곧 디자인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말하는 사람은 자막의 컬러 변화로, 감정은 흔들리는 애니메이션으로, 음량은 자막의 크기로 느낄 수 있게 했죠. 단순히 잘 보이게 만드는, 혹은 더 상세한 정보를 텍스트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새롭게 표현한 자막이었어요.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자막은 정적인 텍스트라는 전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질문. 그리고 그 질문은, 누군가의 영화 경험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도달 가능성을 경로의 기준으로 만들어 준 질문
새로운 곳에 갈때면 지도 앱부터 켜죠. 지도 앱이 없었을 때 대체 길을 어떻게 찾았었나 몰라요. 이렇게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던 지도 앱에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최적 경로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걸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최적 경로는 항상 가장 빠른 길, 가장 짧은 거리가 기준이었어요.하지만 그 ‘최적 경로’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최적일까요? 유모차를 끄는 부모에게,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다리가 불편한 노인에게 계단은 단순한 지형 정보가 아니라 벽에 가깝습니다. 저도 아기를 키워보기 전엔 몰랐어요. 이제는 지하철에서 내렸을 때 목적지에서 가까운 출구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엘리베이터가 있는 출구로 나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죠.
이와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 것이 구글맵의 ‘계단 없는 경로(Wheelchair accessible route)’ 기능입니다. AI는 단순한 거리 계산을 넘어, 보도 폭, 경사도, 계단 유무, 엘리베이터 위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더 빠른 길’이 아니라, 교통 약자들이 실제로 ‘도달 가능한 길’을 안내합니다. 기존 지도가 가진 상세 데이터에 사용자들의 제보를 더하고, 일부는 스트리트뷰의 이미지에서 보도 폭, 단차, 경사로 존재 여부 등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데이터를 풍부하게 만들어요.
누구나 사용하는, 그리고 너무나도 자주 사용하는 지도 앱이지만 이 정보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에 새로운 질문을 던져 많은 이들이 ‘본인에게 최적인 경로’를 찾을 수 있게 된거죠.
사라지는 언어를 기록할 수 있게 만든 질문
브라질 상파울루 인근에는 과라니(Guarani)족이 살고 있어요. 과라니족은 부족의 언어인 과라니 Mbya라는 언어로 대화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 정규교육에서 배우는 언어는 포르투갈어에요. 결국 이들은 자신이 입으로 내뱉는 말을 손으로는 쓸 수 없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어요. 이 불편함은 너무나 오래되었고 너무 익숙해서 그들조차도 일상에서 그 불편함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질문을 던진 사람들이 있었죠.
“우리가 목소리로 표현하는 이야기를 글로도 쓸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IBM과 브라질 대학 연구진은 이들을 위해 Linguistic Assistant라는 AI 언어 도우미 앱을 개발했어요. [4] 자동완성 및 교정 기능을 갖춘 이 앱은 모국어로 문장을 쓰기 시작하면 AI가 다음 단어와 표현을 제안하여 자연스럽게 더 긴 문장을 작성하도록 도와줍니다. 과라니족 마을의 학생들은 이 앱으로 모국어 쓰기 수업을 시작했고, 불과 한 학기 만에 스스로 문장을 끝까지 써내는 능력이 향상되는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고 해요. 그 결과 학생들은 이제 모국어로 자신들의 이야기와 문화를 글로 기록하기 시작했고, 점차 사라질 뻔했던 토착 언어의 맥을 잇는 주인공이 되었죠.
이 프로젝트는 기술이 문화적 소외를 해소하고 젊은 세대의 공동체 참여를 이끌어낸 사례로, 보이지 않던 필요에 공감한 AI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은 존재하지만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하죠. 이 질문은 단순히 과라니족에게 편의를 제공해준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생존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좋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르게 보는 시선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inspireX도 일상을 바라볼 때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시선을 구독자님들께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많은 것들에 끊임없이 의구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진다면, 우리의 질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대답해주는 AI와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기술을 더 잘 쓰기 위해서도, 그리고 사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도, 질문하는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뉴스레터를 읽고 새로운 질문을 던져보는 한 주 보내보시길 바래요! 그리고 좋은 답을 얻으셨다면 저희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아래 오픈카톡방으로 들어오셔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길 기대하며, 다음 주 수요일에 또 다른 질문과 함께 만나요!
[inspire X 오픈카톡방]
https://open.kakao.com/o/gBHmseah
Reference
[1] https://campaignsoftheworld.com/digital-campaigns/caption-with-intention/
[2] https://youtu.be/32xvvhtn1uA?si=FsJATPi3g6N6ROma
[3] https://blog.google/products/maps/wheelchair-accessible-places-google-ma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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