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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여전히 인간의 문장을 찾을까

서울의 한 카페에서 발견한 세 가지 시선

2026.06.17 | 조회 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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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eX

 

1️⃣ 인간 생산자의 시선은 무엇을 더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지에 집중해 있습니다.

2️⃣ 구독자의 시선은 자신의 언어가 될 문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3️⃣ AI 시대에도 사람들이 찾는 것은 정보보다 인간의 시선인지도 모릅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제가 뉴스레터를 쓰면서 구독자 분들을 만날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어요. 어떻게 계속 꾸준히 쓸 수 있었어요? 

정말 신기하게도 다들 제일 먼저 이걸 궁금해하시더라구요. 그럴때마다 좀 더 멋진 이유를 말하고 싶었지만 솔직하게 대답하고는 합니다. 두 명이 함께 써서 가능했다고, 그냥 썼다고. 

지난주에 또 이 질문과 답변을 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전 뉴스레터에서 커피챗 하자고 썼던 거, 기억하시나요? 목요일 저녁 서울 카페의 테라스에서 구독자님과 커피챗을 했어요.

대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그 시간동안에는 3가지의 시선이 있었습니다. AI가 자연스런 글을 쓰는 시대에서 매주 뉴스레터를 만드는 인간 생산자의 시선, 그걸 메일이라는 이제는 클래식한 방식으로 읽는 구독자의 시선, 고민의 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의 시선. 오늘은 그날의 시선들이 겹쳐서 어떤 생각을 만들어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ChatGPT
ChatGPT

인간 생산자의 시선

뉴스레터를 만드는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건 뭘 남겨야 입니다. 나누고 싶은 생각은 많은데 그걸 다 쓰면 메시지가 잘 읽히지 않습니다. 사용자 경험 설계를 하다보면, 기능을 더하는 것보다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기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실제 일을 해보면 그게 참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뉴스레터를 쓸때도 같은 어려움을 느낍니다. 꼭 필요한 하나만 남기면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들거든요.

뉴스레터를 만드는 인간 생산자인 저의 시선은 딱 하나 어떤걸 남겨야 하나에 집중해 있어요. 지금 시대에서 우리가 원하는 건 완벽한 시선이 아니라, 이렇게도 세상을 해석할 수 있구나라는 날 것의 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뉴스레터를 기획할때도 한 주간 누군가의 일상과 대화에 영감이 될 수 있는 생각거리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커피챗을 시작하고 구독자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밀려서 볼 때도 많지만, 그래도 챙겨서 보는 몇 안 되는 뉴스레터 중 하나예요.

AI 시대에도 인간 생산자의 시선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 그냥 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말 뒤에는 사실 이런 기대가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이 inspireX의 문장을 자신의 언어로 가져가 주기를.


구독자의 시선

구독자의 시선은 자기 언어가 될 문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고 너무 영감을 받고 주변에도 막 말하는게 어느 레터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디자이너는 틀을 깨는 사람이되어야한다라는 문장을 보고, 아 했어요. 그래 이게 내가 하고싶은 말이야. 그래서 주변에도 늘 그 문장을 많이 써먹었어요. 회사에서도요. 

뉴스레터를 쓰면서 이번주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영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문장이 누군가의 언어가 된다는 걸 몰랐습니다.

회사에 최근에 신입 주니어 디자이너가 왔어요. 저한테 어떤 디자이너가 되어야하냐고 묻길래, 디자이너는 틀을 깨야하는 사람이야 라고 말해줬어요. 

수많은 콘텐츠가 있다는 말조차 진부한 시대에, 매주 메일함에서 시간을 내서 글을 읽는다는 건 꽤 능동적인 행동입니다. 그 시간 동안 구독자의 시선은 정보를 찾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느끼고 있었지만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생각을 대신 말해주는 문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디자이너의 시선 

디자이너의 시선은 만들고 고민하는 과정의 가치를 지키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디자인을 사랑해요 그래서 요즘 슬퍼요. 절망적이라기보다는 슬퍼요. 디자인을 사랑하고 가치있다고 믿어서 이 길을 가고 있어서요.

솔직히 AI로 디자인과 마케팅 다해 보고서 든 생각인데요, 클로드를 보고 놀라다가도 다 해본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 실험을 넘으면 인간 디자이너가 필요한 시점이 더 명확하게 올 것이라고 봐요. 

저는 디자인을 사랑해요 - 커피챗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이에요. 구독자님은 UX 디자이너였습니다. AI를 직접 써보면서 누구보다 가능성을 체감하고 있었고, 디자인을 사랑한만큼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구독자님이 지키고 싶었던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이었습니다. 디자인은 정답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과정이라고요. 디자이너의 시선은 결과보다 사람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보여드린 세 가지 시선, 어떠셨나요?

저는 최근 뉴스레터를 쓰면서 한 가지 고민을 했습니다. 생산자의 시선과 구독자의 시선은 과연 같은 곳을 보고 있을까?

그래서 지난주에는 구독자님께 조금 사적인 편지를 보내드렸고, 커피챗도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작은 참외보다 더 반가운 응원 메시지와 커피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을 사랑해서 슬프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만날 수 있었고요. (작은 참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난주 뉴스레터를 확인해주세요.)

자신의 시선을 드러내는 일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누군가가 그 시선을 평가할 것이라는 마음이 먼저 앞서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AI도 제가 만든 것들을 평가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AI의 평가는 평가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아마 맞고 틀림보다, 나의 시선과 AI의 시선이 어디서 겹치고 어디서 다른지를 살펴보기 때문일 겁니다.

이 뉴스레터가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만드는 사람의 시선과 읽는 사람의 시선이 만나고, 서로의 생각이 겹치기도 하고 어긋나기도 하면서 새로운 생각거리가 생기는 공간.  생산자는 무엇을 남길지 고민했고, 구독자는 자기 언어가 될 문장을 찾고 있었고, 디자이너는 과정의 가치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시선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모두 사람을 향하고 있었어요. 시선은 결국 누군가를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시선을 빌려 세상을 다시 바라보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오늘의 뉴스레터를 쓸 수 있도록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신 썽킴 님, 그리고 커피챗에서 열정을 나눠주신 성우 님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커피챗을 신청해주세요. 다음에는 구독자님의 시선도 들려주세요.

다음주 수요일에 만나요!

 

[inspire X 오픈카톡방]

https://open.kakao.com/o/gBHms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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