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
많은 시니어들이 강사나 코치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고개를 젓는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자격증도 없다”는 걱정이 앞선다. 또 “말을 잘 못해서”, “요즘 방식은 너무 빠르고 복잡해서”라는 말도 따라온다. 가르침은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믿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가 원하는 강사는 달라졌다. 이제는 정보보다 경험, 지식보다 공감, 그리고 이론보다 삶을 살아본 이야기가 중요하다. 강의의 주인공은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식보다 공감이 필요한 시대
지금의 교육 현장은 ‘정보의 홍수’ 속에 있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수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영상과 챗봇이 설명까지 대신해준다. 하지만 이런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실패도 포함된 진짜 경험, 함께 헤매며 길을 찾은 사람의 언어를 더 원한다.
시니어는 바로 이런 언어를 가진 세대다. 30년, 40년간 현장에서 부딪히며 체득한 지혜, 시행착오 끝에 얻게 된 깨달음, 누군가를 도우며 얻은 성찰. 이것이 바로 강사가 되어야 할 이유다.
그리고 기술은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다. AI가 교안 정리, 자료 요약, 피드백 수집까지 대신해주는 시대다. 진심으로 가르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나머지는 도와줄 수 있다.
공감으로 가르치는 시니어 강사의 등장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우기 위해 복지관 수업에 참여한 한 70대 시니어가 있었다. 그는 배우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소소한 팁들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버튼은 항상 오른쪽에 있다." "실패했다고 당황하지 말 것." 직접 체험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 블로그를 본 복지관 담당자가 제안했다. "이 내용 그대로 수업해 보시겠어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그는 실제로 수업을 열었고, 수강생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선생님도 우리처럼 어려워했어요." 이 한마디가 수업의 핵심을 잘 보여주었다. 가르침은 정보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것임을 일깨워주는 경험이었다. 지금 그는 실습 중심의 디지털 생활기술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복지관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와 협동조합에서도 초청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AI의 조력: 강사 준비도 혼자서 가능하다
디지털 강사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도움은 대부분 AI가 제공할 수 있다.
- “이 블로그 내용을 강의안으로 바꿔줘"
- “줌 강의용 30분 구성안을 짜줘"
- “수강생 질문 모음을 요약해줘."
또한 줌 수업 녹취를 받아 정리해주는 기능, 실습 자료 자동 배포, 수업 평가 요약까지 가능한 도구도 많다. 시니어가 콘텐츠와 공감을 제공하고, AI가 구조와 흐름을 돕는 협업 구조가 가능하다.
전문성은 자격보다 전달하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강사의 핵심은 자격이 아니다. 오히려 얼마나 쉽고, 따뜻하고,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시니어는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기억하며 설명할 수 있고, 실패를 인정하며 유쾌하게 나눌 수 있다. 그 말은 듣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행동하게 하는 힘이 된다.
강의란 지식을 나누는 일이기도 하지만, 용기를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 “나도 잘 못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다”는 말은 젊은 강사가 할 수 없는 진짜 가르침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되는 건, 당신의 두 번째 직업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신이 살아온 시간은 교재보다 깊고, 현장보다 생생하다. 누군가에게는 당신의 이야기가 배움의 첫걸음이자, 삶의 힌트가 될 수 있다.
강의는 당신을 다시 ‘현역’으로 만드는 무대이며, 다른 사람에게 길을 밝혀주는 불빛이다. 오늘, 당신의 이야기를 가르쳐보자. 당신이 걸어온 길이 누군가의 방향이 된다.
디지털 강사는 선택이 아니라, 시니어에게 주어진 새로운 소명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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