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트렌드

구글의 윌로우:
오류를 증명하는 양자컴퓨팅 시대를 열다

매주 수요일, 주목해야 할 IT 트렌드를 전달해 드립니다!

2025.11.05 | 조회 287 |
0
|
from.
뱁새
잇이즈 ITis의 프로필 이미지

잇이즈 ITis

데일리 뉴스클리핑부터 핫한 IT 트렌드와 마케팅 레퍼런스까지, IT 이슈의 모든 것을 전하는 잇이즈입니다.

첨부 이미지

요즘 제일 핫한 IT 트렌드, 놓치고 싶지 않다면?
 수요일마다 주목해야 할 트렌드 소식을 전달해 드립니다!

 

"보통 컴퓨터가 수십 년 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몇 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답이 정말 맞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양자 관련 분야에서 이는 양자컴퓨터가 직면한 가장 큰 딜레마였습니다. 아무리 빨라도, 그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면 실제로 사용할 수 없으니까요.

2025년 10월 22일, 구글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양자칩 '윌로우(Willow)'와 '퀀텀 에코스(Quantum Echoes)' 알고리즘을 통해 세계 최초로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는 거죠.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이 연구는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실 구글 윌로우는 2024년 12월에 이미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었어요. 슈퍼컴퓨터로 10셉틸리온년(우주 나이의 72조 배)이 걸릴 문제를 5분 만에 풀면서 30년간의 오류 문제를 해결했다고 발표했죠.

 

그런데 이번 2025년 10월 발표는 그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속도뿐 아니라 정확성까지 검증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윌로우의 등장은 양자컴퓨팅 기술을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지금부터 구글의 윌로우가 무엇을 해냈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양자컴퓨터, 도대체 뭐가 다른 건가요?

먼저 기본부터 이해해보겠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왜 일반 컴퓨터와 다른 걸까요?

이미지 출처=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미지 출처=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일반 컴퓨터의 세계는 명확합니다.

CPU·GPU 기반 컴퓨터는 정보를 0 또는 1의 비트로 저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나씩 순서대로 계산해요. 스위치가 켜짐(1) 또는 꺼짐(0), 딱 두 가지 상태만 존재하죠. 3개의 비트가 있다면 000, 001, 010, 011, 100, 101, 110, 111 중 한 가지 정보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의 세계는 다릅니다.

'큐비트(Qubit·양자비트)'라는 연산 단위를 사용하는데, 이것은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어요. 마치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과 뒷면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를 '양자 중첩(superposition)' 상태라고 하죠.

3개의 큐비트가 있다면? 앞서 말한 8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동시에 표현할 수 있습니다.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이 차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죠. 50개의 큐비트면 2의 50제곱, 즉 약 1000조 가지 경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엄청난 잠재력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의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 양자컴퓨터의 두 가지 난제

문제 1: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도 늘어난다

큐비트는 극도로 예민합니다. 온도, 진동, 전자기파, 심지어 우주에서 쏟아지는 우주선(cosmic ray)까지, 모든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아요. 여러 명이 동시에 줄넘기를 할 때 사람이 많아질수록 실수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큐비트를 늘릴수록 오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죠.

더 심각한 건, 오류를 수정하려고 큐비트를 추가하면 그 큐비트들이 또 다른 오류를 일으킨다는 점이었어요. 악순환이죠. 이 때문에 "양자컴퓨터는 영원히 실용화될 수 없다"는 회의론도 존재했습니다.

1995년, 수학자 피터 쇼어(Peter Shor)가 이론적으로 '양자 오류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핵심은 '임계값(threshold)' 이하로 오류율을 낮추면, 큐비트를 늘려도 시스템 전체의 오류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론이었습니다. 30년 가까이 아무도 이를 실제로 구현하지 못했어요.

이미지 출처=KB금융그룹 (그림으로 배우는 양자 컴퓨터(미나토 유이치로, 2021.10 발췌)
이미지 출처=KB금융그룹 (그림으로 배우는 양자 컴퓨터(미나토 유이치로, 2021.10 발췌)

 

문제 2: 계산 결과가 맞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빨리 특정 계산을 해냈다고 했을 때, '빠른 속도'는 곧바로 증명되지만, 계산 결과가 정확한지를 확인할 수 없었어요.

슈퍼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풀었다면, 그 답이 맞는지 어떻게 확인할까요? 슈퍼컴퓨터로는 답을 못 구하는데 말이죠. 이게 바로 양자컴퓨터의 '검증 불가능성' 문제였습니다.

 

 

💫 구글의 긴 여정: 2012년부터 2024년까지

구글은 2012년 '구글 퀀텀 AI(Google Quantum AI)' 연구소를 설립하며 이 도전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목표는 명확했어요. "자연의 '운영 체제'라고 할 수 있는 양자 역학을 이용해 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하고, 사회의 가장 큰 난제들을 해결하는 유용한 대규모 양자컴퓨터를 구축하는 것."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AI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AI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AI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AI 유튜브 영상 캡처

2018년: 브리슬콘(Bristlecone)

구글은 72큐비트 양자칩 브리슬콘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큐비트 수만 늘렸을 뿐, 오류 문제는 여전했고 양자 우위 달성에는 실패했죠.

 

2019년: 시카모어(Sycamore)의 돌파구

53큐비트의 시카모어 칩으로 구글은 역사를 썼습니다.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릴 문제를 200초(약 3분)에 풀면서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를 최초로 달성했다고 발표했어요.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출처 = 구글

하지만 논란이 있었습니다. IBM은 "그 문제를 슈퍼컴퓨터로도 2.5일이면 풀 수 있다"고 반박했고, 무엇보다 시카모어가 푼 문제는 실용성이 없는 '무작위 샘플링' 문제였죠. 성능을 측정하기 위한 벤치마크일 뿐, 실제 활용 가치가 높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받았어요.

 

2021년: 양자 AI 캠퍼스 공개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 세계 몇 안 되는 양자컴퓨터 전용 제조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여기서 양자칩 설계부터 제작, 테스트까지 모든 과정이 이뤄져요. 구글은 "2029년까지 오류 문제를 해결하고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2024년 12월: 윌로우 공개

드디어 윌로우(Willow)가 등장합니다. 구글이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의 양자 AI 캠퍼스에서 제작한 이 칩은 105개의 초전도 큐비트로 구성되어 있어요.

 

 

🍫 윌로우: 초콜릿 한 조각 크기의 핵심 기술

이미지 출처=구글 퀸텀AI (구글의 105큐비트급 최신 초전도 양자 칩 '윌로우(Wiliow)')
이미지 출처=구글 퀸텀AI (구글의 105큐비트급 최신 초전도 양자 칩 '윌로우(Wiliow)')

윌로우 칩은 겨우 4cm² 크기입니다. 초콜릿 한 조각만 하죠. 하지만 그 칩은 105개의 초전도 큐비트가 정교하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 칩이 특별한 이유는 크기나 큐비트 수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큐비트를 늘릴수록 오류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한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했기 때문이에요.

 

윌로우 칩의 핵심 기술

1) 초전도 방식의 큐비트

윌로우는 '초전도 큐비트' 방식을 사용합니다. 절대온도 0도에 가까운 극저온(-273°C 근처)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상태를 만들어, 전기 회로의 에너지 수준을 0 또는 1로 양자화해요. 마치 영하 273도의 냉동고 안에서 작동하는 초정밀 컴퓨터 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미지 출처=로이터 (양자 컴퓨팅 칩을 냉각하는 초저온 냉장고 이미지)
이미지 출처=로이터 (양자 컴퓨팅 칩을 냉각하는 초저온 냉장고 이미지)

2) 격자 구조의 큐비트 배열

105개의 큐비트는 격자(grid) 형태로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 배열이 중요한 이유는 오류 수정 때문이에요. 큐비트들이 서로 '양자 얽힘' 상태를 만들어 하나의 큐비트에 문제가 생겨도 주변 큐비트들이 이를 감지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죠.

 

3) 물리적 큐비트 vs 논리적 큐비트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윌로우에 있는 105개는 '물리적 큐비트'인데요. 하지만, 실제 계산에 사용되는 건 '논리적 큐비트'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안정적인 논리적 큐비트를 만들려면 약 1,000개의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해요. 왜냐하면 나머지 물리적 큐비트들은 오류를 감시하고 수정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마치 실제로 일하는 직원 1명을 위해 품질 검사하는 직원 999명이 필요한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윌로우의 105개 물리적 큐비트로는 아직 실질적인 비즈니스 응용이 어렵습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수천 개의 논리적 큐비트, 즉 수십만~수백만 개의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하죠.

 

 

💫 윌로우가 이룬 두 가지 혁신

2024년 12월, 구글은 105큐비트 윌로우 칩으로 두 가지 획기적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첫째, 큐비트 그리드를 3x3 → 5x5 → 7x7로 확장할 때마다 오류율이 정확히 절반씩 감소했어요.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AI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AI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AI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AI 홈페이지

구글 연구팀은 큐비트 그리드를 단계적으로 확장하며 테스트했고, 오류율이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게 왜 대단한 걸까요? 지금까지는 큐비트를 늘리면 오류도 함께 늘어났지만, 윌로우는 반대였기 때문입니다.

  • 3x3 (9개 큐비트): 오류율 X
  • 5x5 (25개 큐비트): 오류율 X/2
  • 7x7 (49개 큐비트): 오류율 X/4

이처럼 그리드를 확장할 때마다 오류율이 정확히 절반씩 감소했어요. 큐비트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더 안정적이 된 거죠.

이것이 바로 피터 쇼어가 1995년에 제시한 '임계값(threshold) 이하' 달성을 의미합니다. 30년간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것을 현실로 만든 거예요. 쉽게 말해, 이제 큐비트를 늘려도 시스템이 망가지지 않는다는 거죠.

 

❓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일반 컴퓨터는 비트를 복사해서 오류를 잡아냅니다. 하지만 큐비트는 '양자 중첩' 상태라 측정하는 순간 상태가 붕괴돼버려요. 복사나 측정이 불가능하죠.

윌로우는 이 문제를 '양자 얽힘'으로 해결했습니다.

  1. 데이터를 담은 큐비트 주변에 '감시 큐비트'들을 배치
  2. 이들을 서로 얽힌 상태로 만듦
  3. 데이터 큐비트를 직접 건드리지 않고, 감시 큐비트만 측정해서 오류 확인
  4. 큐비트가 많아질수록 감시망이 촘촘해져 오류 감지·수정 능력 향상

이는 마치 CCTV가 많아질수록 범죄자를 더 잘 잡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둘째, 슈퍼컴퓨터로 10셉틸리온년이 걸릴 문제를 5분 만에 해결했습니다.

이미지 출처=구글
이미지 출처=구글

10셉틸리온년은 10,000,000,000,000,000,000,000,000년으로, 우주 나이 138억 년의 약 72조 배에 달하는 시간이에요.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는데요. 바로 계산 결과가 정말 맞는지 '검증'할 방법이 여전히 없었죠. 속도는 증명됐지만,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존재했습니다.

 

 

🧮 초전도 방식의 강점: 구글은 왜 이 길을 선택했나?

두번째 혁신에 대해 설명하기 이전에,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잠깐 알아보겠습니다. 구글의 윌로우는 초전도 방식이고, 경쟁사인 아이온큐(IonQ)의 경우 이온 트랩 방식을 사용해요.

이미지 출처=머니투데이
이미지 출처=머니투데이

아이온큐는 항상 "큐비트 수보다 품질이 중요하다"고 주장해왔어요. 개별 큐비트의 안정성에서는 이온 트랩 방식이 우수했거든요.

 

초전도 방식의 강점 - 큐비트 수를 대규모로 늘리기 쉬움 - 빠른 연산 속도 - 반도체 공정 기술 활용 가능 초전도 방식의 약점 (과거) - 큐비트가 많아질수록 불안정 (오류 증가) - 극저온 유지 필요 (비용 증가)

 

그런데 윌로우가 이 약점을 극복하면서 게임이 바뀌었어요. 큐비트를 늘릴수록 오히려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초전도 방식의 약점이 장점으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초전도 방식이 큐비트 수 확장과 안정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되며, 이로 인한 경쟁 우위를 확보했습니다.

 

 

🌟 퀀텀 에코스의 발표 -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

이제 그 미해결 과제인 '검증'을 해결한 2025년 발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얼마전 2025년 10월 22일, 구글은 네이처에 새로운 논문을 게재했습니다. 제목은 "양자 에르고디시티 경계에서의 건설적 간섭 관찰(Observation of constructive interference at the edge of quantum ergodicity)."

핵심은 '퀀텀 에코스(Quantum Echoes)'라는 알고리즘인데요.

이미지 출처=구글 블로그
이미지 출처=구글 블로그

 

퀀텀 에코스는 마치 산에서 메아리를 들을 때처럼 작동합니다. 정밀하게 조율된 신호를 양자 시스템(윌로우 칩의 큐비트)에 입력한 후, 그 진화 과정을 역방향으로 되돌려 다시 돌아오는 '메아리(에코스)'를 감지하는 방식이에요.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 구현 방식)
이미지 출처=구글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 구현 방식)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1. 양자칩이 계산을 수행해 특정 답을 도출
  2. 이 알고리즘에 따라 연구진이 계산 과정을 역으로 되돌림
  3. 역계산해서 나온 상태가 계산 전 첫 상태와 같다면? → 계산 과정에서 정보 손실이나 오류가 거의 없었다고 추정

이처럼 마치 '검산'을 한 셈이죠.

 

🧐 OTOC: 시간 비순서 상관함수

이미지 출처=Observation of constructive interference at the edge of quantum ergodicity, 2025
이미지 출처=Observation of constructive interference at the edge of quantum ergodicity, 2025

기술적으로는 'OTOC(Out-of-Time-Order Correlator, 시간 비순서 상관함수)'라는 복잡한 양자 상관관계를 측정하는 실험입니다. OTOC는 양자 입자들이 시간에 따라 얼마나 얽히고 퍼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양자 혼돈의 정도를 평가해 양자컴퓨터의 성능 한계와 안정성을 측정하는 핵심 도구예요.

 

첨부 이미지

일반적으로 양자 입자들은 서로 얽혀 상호작용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보가 점점 퍼져나가 초기 상태를 복원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번 연구에서 구글이 관측한 것은 '양자 에르고디시티 경계', 즉 양자계에서 일어난 특정 사건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단계를 포착한 거예요.

양자 정보가 사라지는 과정을 제어하거나 늦출 수 있는 단서를 제시한 것이죠.

 

 

🎖️ 퀀텀 에코스의 성과

슈퍼컴퓨터 대비 1만3,000배 빠른 속도

윌로우 칩에서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을 실행한 결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프론티어의 최고 성능 알고리즘보다 1만3,000배 빠른 처리 속도를 입증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이 결과가 다른 양자컴퓨터로도 동일하게 재현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게 바로 '검증 가능한(verifiable)' 양자 우위의 의미예요.

 

정밀도의 비약적 향상

2019년 시카모어 때는 0.1%의 데이터만 정확해도 성과로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를 위해서는 오류 데이터가 0.1% 미만이어야 한다고 구글은 설명했어요. 정확도가 거의 1,000배 향상된 거죠.

구글은 연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10인년(연구자 10명이 1년 동안 집중적으로 테스트한 수준의 검증 과정)에 달하는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했고, 알고리즘 최적화를 위해 총 1조 회에 달하는 측정을 수행했습니다.

 

노벨상 수상자의 기여

이번 성과는 2025년 노벨 물리학상으로 이어진 초전도 큐비트 기술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세계적 석학이자 구글 퀀텀 AI 수석 과학자인 미셸 드보레(Michel Devoret)는 윌로우 양자 칩을 포함한 구글의 통합적인 양자컴퓨팅 접근법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어요.

미셸 드보레는 존 클라크(John Clarke), 존 마르티니스(John Martinis)와 함께 1985년 처음 '거시적 양자 효과'를 실험적으로 확인한 이후 40년에 걸쳐 발전시킨 연구로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이미지 출처=노벨위원회 X
이미지 출처=노벨위원회 X

 

 

🧪 실제 과학 연구에 투입되다: UC 버클리와의 분자 구조 분석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 Berkeley)와 협력해 퀀텀 에코스 알고리즘을 실제 과학 연구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진은 15개 원자로 구성된 분자와 28개 원자로 이루어진 분자의 구조를 계산했는데, 그 결과는 기존 분석과 정확히 일치했어요. 특히 이번 실험에서는 기존 방법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세부 분자 구조 정보까지 도출됐습니다. 양자컴퓨터가 과학 연구의 정밀 측정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실제로 보여준 거죠.

 

'분자 눈금자'라는 새로운 도구

원자 간 거리와 각도를 안다는 것은 분자가 어떤 성질을 가질지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예요. 신약 개발, 신소재 과학, 배터리 기술 등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가능성을 제시한 거죠.

구글 퀀텀 AI 총괄 하르트무트 네벤은 "이번 실험은 세계 최초의 검증 가능한 양자 우위 사례"라며 "이를 통해 양자컴퓨터가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분자·자성체·블랙홀 등 복잡한 물리 시스템의 구조를 학습하고 예측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 양자컴퓨팅으로 가능해질 미래

양자컴퓨팅이 상용화되는 미래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1. 의료 혁명: 신약 개발이 10년에서 2년으로

구글은 윌로우를 이용해 분자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톨루엔과 디메틸비페닐이라는 분자의 수소 원자 간 거리와 각도를 예측했는데, 이는 실측값과 정확히 일치했어요.

이게 왜 중요할까요? 원자 간 거리와 각도를 안다는 것은 분자가 어떤 성질을 가질지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는 신약을 개발할 때 "이 물질을 조합하면 어떤 효과가 날까?"를 일일이 실험으로 확인해야 했어요.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니 신약 개발에 평균 10년 이상, 수천억 원이 들었죠.

이때 양자컴퓨터로 분자 구조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된다면, 실험 전에 결과를 컴퓨터로 먼저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A와 B를 이렇게 조합하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물질이 나온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는 거예요. 신약 개발 기간을 2~3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MRI 영상을 원자 수준으로 분석해 조기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2. 전기차 혁명: 꿈의 배터리가 현실로

현재 전기차의 가장 큰 고민은 배터리입니다. 충전 시간이 길고, 주행거리가 짧고, 무겁죠. 더 나은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자 단위의 신소재 개발이 필요한데, 이 역시 양자컴퓨터의 영역입니다.

배터리용 신소재를 개발하는 연구자를 상상해보세요. A, B, C 원자를 결합해 새로운 분자를 만들었는데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A와 B의 거리가 너무 멀었나?", "A와 C의 결합각이 너무 컸나?" 하며 추정하며 다음 실험을 설계해야 해요.

양자컴퓨터는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원자 배치에 따른 전자적 성질과 화학 반응을 미리 계산할 수 있으니까요. 1회 충전으로 1,000km를 달리고, 10분 만에 완충되는 배터리가 더 빨리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3. AI와의 시너지: 학습 데이터의 새로운 차원

구글 퀀텀 AI 설립자 하르트무트 네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급 AI는 양자컴퓨팅의 지원으로 큰 혜택을 받을 것입니다."

현재 AI는 학습할 데이터가 점점 부족해지고 있어요. 인터넷에 있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을 거의 다 학습했거든요.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데이터를 생성해 AI에게 새로운 학습 소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폴드가 좋은 예시인데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이 AI는 양자역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했고,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죠. 양자컴퓨터가 만들어낸 데이터로 AI가 학습한다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패턴을 발견할 수도 있게 됩니다.

 

4. 기후변화 대응: 탄소포집부터 에너지 효율까지

양자컴퓨터는 복잡한 기후 모델링을 가능하게 합니다. 대기 중 탄소를 효율적으로 포집하는 신물질 개발, 핵융합 에너지 실현 가속화 등이 기대되는 분야예요.

에너지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전 세계 에너지의 약 2%가 비료를 만드는 데 사용돼요(질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과정). 양자컴퓨터로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면 훨씬 적은 에너지로도 이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키움투자자산운용(2024.12)
이미지 출처=키움투자자산운용(2024.12)

🌏 구글 어스와 결합한 미래

또한, 구글은 양자컴퓨팅을 구글 어스와 결합해 활용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AI를 결합한 '어스 AI'처럼, 양자컴퓨터의 강력한 계산 능력으로 기상 데이터, 인구 밀도, 위성 영상 등을 분석해 자연재해 예측, 환경 변화 모니터링 등에 활용할 수 있죠.

예를 들어 허리케인 경로를 예측하거나, 콜레라 확산 지역을 추적하는 등 실시간으로 복잡한 환경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 여전히 남은 과제들

윌로우105개의 물리적 큐비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류를 수정하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논리적 큐비트 1개를 만들려면 약 1,000개의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해요. 오류 수정 기술이 더 발전하면 이 숫자가 200개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죠.

실질적인 비즈니스 응용을 위해서는 수천 개의 논리적 큐비트가 필요합니다. 물리적 큐비트로 환산하면 수십만에서 수백만 개예요. 윌로우는 이 여정의 첫 단계를 뗀 것입니다.

또한, 윌로우가 5분 만에 푼 RCS 문제는 아직은 실용성이 없습니다. 성능 테스트를 위한 벤치마크일 뿐이에요. 구글도 이를 인정하며, "5년 내 응용 사례를 선보이겠다"고 자신 있게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큐비트를 늘릴수록 오류 관리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어요. 하지만 윌로우는 정반대를 증명했습니다. 큐비트 수 확대에 따라 오류율이 줄어드는 긍정적 경향을 보였죠. 이는 양자컴퓨터 대규모 확장 속도가 앞으로 훨씬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구글 양자 AI의 하드웨어 책임자 줄리안 켈리는 "5년 내 상용 양자컴퓨팅 앱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르트무트 네벤 부사장도 "15년 이상 걸릴 것이라던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기가 조금 앞당겨졌다"고 자신 있게 말했어요.

 

이미지 출처=구글코리아 블로그
이미지 출처=구글코리아 블로그

 

🔐 보안 문제의 우려

윌로우 발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4% 하락했습니다. 양자컴퓨터가 현재의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상황과 겹쳤기 때문이에요.

현재 인터넷 보안의 근간인 RSA 암호화는 '큰 수의 소인수분해가 어렵다'는 원리에 기반합니다. 기존 컴퓨터로 2,048비트 암호를 깨려면 약 300조 년이 걸리는데, 충분한 큐비트를 가진 양자컴퓨터라면 이론적으로 몇 초 만에 풀 수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첫째, 현재 윌로우는 105큐비트만 보유하고 있는데, 실제 암호를 깨려면 수백만 큐비트가 필요해요.

둘째, 이미 '양자내성암호(PQC)'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가표준기술원(NIST)은 양자컴퓨터 공격에 저항할 수 있는 알고리즘 표준을 마련했고, 구글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이를 실험하고 있죠.

구글 대변인은 "윌로우는 최신 암호화를 해독할 수 없으며, 실질적 위협이 되려면 5~15년 이상 걸릴 것"이라 밝혔습니다. 암호 기술과 양자 기술이 함께 발전하고 있는 셈이에요.

 

첨부 이미지

양자컴퓨팅은 이제 국가 경쟁력의 문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3년까지 15.3억 달러를 투자했고(미국의 4배), IBM, AWS, 마이크로소프트도 적극 투자 중이죠.

맥킨지는 2040년까지 양자컴퓨팅 시장이 1,3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사이버 보안 시장이 현재 2,000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5,000억 달러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돼요.

 

 

⭐️ Editor’s Point

구글 퀀텀 AI 연구 과학자 토마스 오브라이언은 "검증은 응용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이라며, "데이터가 정확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구글은 망원경과 현미경이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듯이, 이번 실험이 지금까지 관찰할 수 없었던 자연 현상을 측정할 수 있는 '퀀텀스코프(quantum-scope)'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밝혔죠. 여러분은 양자컴퓨팅이 가장 먼저 혁신을 일으킬 분야가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5년 후, 10년 후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요?

또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서는 윌로우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30년간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문제도 포기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는데요. 미래를 만드는 것은 오늘,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을 시작하는 용기가 아닐까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잇이즈 ITis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5 잇이즈 ITis

데일리 뉴스클리핑부터 핫한 IT 트렌드와 마케팅 레퍼런스까지, IT 이슈의 모든 것을 전하는 잇이즈입니다.

뉴스레터 문의ITis@maily.so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