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사실 결과와 과정은 모두 중요하죠

진짠데

2025.05.23 | 조회 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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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새벽에는 축구를 봤습니다. 원래 해외축구를 보긴 하지만, 일상에 지장 생기는 건 원치 않아서 새벽 경기까지 챙겨보는 일은 잘 없거든요. 게다가 제가 응원하는 팀과 라이벌 관계인 손흥민 선수의 팀이 대회 결승을 치르는 날이었습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원수처럼 상대팀을 증오하지만, 저는 로컬 팬도 아니고 열성 팬도 아닌데 알게 뭐예요.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로서 꿈꾸기 어려운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득점 왕을 차지하기도, 팀 내 최고 선수상을 받기도 했지요. 그가 이루지 못한 건 메이저 대회 우승이었어요. 그 사실로 그와 그가 소속된 팀은 놀림의 대상이 되곤 했는데요. 마침내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10년을 뛰고 주장 완장을 차고 우승컵을 들었습니다. 이번 시즌 그는 기량이 좋지 않았고 실제 득점이나 도움 기록도 현저하게 줄었지만, 그런 게 중요한가요? 이건 결과에 관해서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는 팀에 헌신하는 선수로 유명합니다. 늘 팀과 동료를 우선시하는 것으로요. 그가 팀에 기여하는 순간은 차고 넘치게 많았으니 어떤 때에는 다른 선수들에 기대어 함께 나아가기도 하는 것이죠. 그런 게 팀 아닐까요?

누군가는 그리도 염원하던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고나니 마치 축구라는 스포츠가 끝난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또 누군가는 17년 무관이었던 그가 해낸 것처럼 나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전에는 배송을 다녀왔습니다. 온라인으로 소가구를 판매하는 호호호작담은 택배로 제품을 배송합니다. 그러다가 배송지 주소가 공방에서 멀지 않으면 직접 가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기재된 연락처로 메시지를 한통 보내둡니다. 별 내용은 아니고요. 거리가 가까워 직접 배송을 하려고 한다. 택배 송장이 안 붙어있어 의문스러우실까 하여 메시지 드린다고요.

제가 만드는 건 소가구지만, 포장해서 박스에 담아두면 생각보다 부피가 큽니다. 한 건당 택배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서 놀라기도 해요. 꽁꽁 포장했음에도 배송 과정에서 탱탱볼처럼 던져지는 경우가 잦아서 왕왕 파손된 채로 고객의 품에 안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택배 배송을 시작하고 한동안은 그런 일이 잦아서 우는 날도 많았습니다. 택배 보낸 날이면 그렇게 심장이 뛰어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또 뭐가 부서져서 도착했을까.', '성난 목소리가 고막을 찢어발기겠지.' 같은 생각이 불쑥 들어 큰 숨을 가다듬곤 했습니다.

여러 사고를 겪으며 지금은 배송 중 사고가 많이 줄었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배송지가 있으면 택배 비용도 아끼고 안전할 수 있는 직접 배송을 선호합니다. 내내 공방에만 있다가 바깥바람도 쐬어 좋고요.


 

 

지난 작담이 통신에도 썼듯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호작담은 6월 성수동 팝업을 준비와 지원 사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요. 호호호작담은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소가구 만들고요. 김용호는 책 작업의 필진으로 인터뷰와 사진 촬영을 나갑니다. 그리고 이웃에 있는 행사 기획하는 사장님의 요청으로 행사 스텝으로 출동하기도 합니다. 몇 주 전에는 경기도 시흥에서 열린 책 관련 행사 스텝을 했고, 다가오는 주말에는 인천 아트북 페어의 스텝을 합니다. 적어놓고 보니 뭘 되게 많이 하네요? 어쩐지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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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줄어들면 정신이 맑아질 거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요. 그것보다는 이런 분주한 흐름이 익숙해지면 정신이 맑아질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게 좋겠어요. 일이 없는 건 또 다른 마음에 흔들릴 테니까요. 어느 날 미친 듯이 습도가 높더니 여름에 접어들었어요. 저는 여전히 감기를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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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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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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