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파트너 비즈니스의 모든 것

일본시장에서의 파트너의 필요성에서부터 파트너의 종류까지

2025.11.10 | 조회 9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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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Insight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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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본진출을 하는 전세계의 SaaS스타트업으로부터 가장 많이 문의를 해오는 일본의 파트너 비즈니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 글은 제가 근무하는 PE펀드와는 별도로, 제가 창업한 Nihonium의 블로그글을 바탕으로 재구성 및 가필하였습니다. Nihonium은 미국과 유럽의 SaaS기업들의 일본진출을 지원하며, Gymdesk, SplitMetrics, Artlist, CrazyAntLabs등 폭넓으면서도 니치한 기업들의 일본의 로컬라이징, 영업, 마케팅을 돕고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영업방식은 여러번 설명드렸듯이 매우 독특합니다. 자료 다운로드라는 CTA라던가, 엔터프라이즈 영업을 위해 고객의 품의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잘 이해해야 하죠. 일본진출시 초기 성장 단계에서는 맨땅에 헤딩하듯 Product-led Growth를 해야 하겠지만, 일본에서의 판매 경험이 있는 분들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많은 해외 스타트업들이 일본진출을 할 때 파트너전략이 유효하다는 소문을 듣고 초기단계부터 열심히 파트너를 개척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역할에 따라 대리점, 리셀러, 디스트리뷰터(유통업자) 등 다양하게 불리지만, 이런 파트너와의 협력은 장기적인 성공에 필수적입니다. 이들은 서비스 제공업체를 대신하여 제품을 판매하고 수익의 일부를 가져갑니다. 이들은 일본 영업에 필수적이지만, 이것이 반드시 일본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파트너를 확보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편의상 대리점, 리셀러, 디스트리뷰터(유통업자) 등을 통틀어 파트너로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IT시장에서의 파트너판매 비중

좀 오래된 통계이지만, 일본 중소기업청이 2019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의 IT구매 중 24%가 직접 판매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43%는 "IT 관련 미디어/벤더"와 "지역 IT 공급업체"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4%~26%는 이른바 "지원 기관"(은행, 회계 법인, 법률 사무소, 무역 단체 등)과 "대기업"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나머지 7%는 컨설팅 회사, 벤처 캐피털 회사, 프리랜서, IT 코디네이터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가 중소기업에 접근하는 방법 (출처: 중소기업 IT구매보고서)
클라우드 서비스 벤더가 중소기업에 접근하는 방법 (출처: 중소기업 IT구매보고서)

"IT 관련 미디어와 지역 IT벤더"의 43%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는 가장 큰 구매채널입니다. 리뷰 사이트에 등재되고 지역 IT벤더와 협력하는 것이 일본 중소기업에 진출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겠죠. 직접 판매는 두 번째로 큰 구매채널이며, 결과적으로 일본의 많은 SaaS 기업들또한 파트너 판매와 직접 판매를 위한 두 개의 별도 영업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SaaS 기업들은 파트너십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파트너 판매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연간 수익률(ARR) 기준 상위 20개 퍼블릭 SaaS 기업 중 18개가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의 중소기업 IT구매보고서가 발표된 것이 2019년이니 지금은 통계치가 많이 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일본기업들의 기존 거래처로부터 구매하는 습성이 기반이기에 새로운 SaaS제품을 구입할 때도 가능하면 기존 거래를 했던 대리점(파트너)에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지 물어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일본고객이 직접 SaaS벤더에 찾아왔을 때도 일본국내에 판매대리점이 있는지를 가장 처음 물어봅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급변하는 IT기술로 인해 대리점이 없다고 해도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은 다이렉트로 구매하게 되는 비율도 체감적으로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파트너 판매 전략을 실행해야 하는 타이밍은?

유명한 기술 혁신 수용 곡선(Technology Adoption Curve 또는 Life Cycle)로 설명하자면, 직접 판매는 "혁신가(Innovators)"와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s)"를 유치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들은 제품-시장 적합성(PMF) 검증을 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PMF가 검증되면 파트너는 캐즘을 극복하고 "초기 다수자(Early Majority)"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파트너는 일정 수준의 PMF를 확보한 기업들이 "초기 다수자(Early Majority)"와 "후기 다수자(Late Majority)"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제품 성숙도에 따른 파트너의 커버리지 (출처: PartnerSuccess사의 파트너전략 백서)
제품 성숙도에 따른 파트너의 커버리지 (출처: PartnerSuccess사의 파트너전략 백서)

PMF가 확립되면 파트너를 통한 판로개척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파트너가 주로 "초기 다수자(Early Majority)"와 "후기 다수자(Late Majority)" 구매자(전체 구매자의 68%)에게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매출에서 파트너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파트너는 이런 제품이 "캐즘"을 극복하도록 돕는 데 효과적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파트너들은 PMF를 확보한 스타트업과만 협력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 수수료와 수익 배분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판매하는 제품에 PMF가 없으면 수익이 감소합니다.

💡너무 극초기부터 파트너를 찾아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나라에서는 PMF를 찾고 굵직한 성장을 했다고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듣보잡입니다. 초기에는 직접 시장을 탭핑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간혹 시너지 등 전략적인 핏이 맞는 곳이 있다면 파트너십을 통해 빠르게 진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만큼의 인지도가 최소한 해당 산업이나 영역에서 형성되어 있어야 가능한 얘기겠죠.

 

파트너 영업에 대한 오해

일본의 파트너 영업에 대한 많은 오해와 추측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Myth) 다섯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좋은 파트너를 골라잡을 수 있다

파트너가 특정 제품을 선택할 확률은 약 10%입니다. 파트너는 판매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품만을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합니다. 판매되는 제품은 강력한 잠재력을 가져야 합니다. PMF 수준은 잠재적 수익을 측정하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PMF가 없으면 파트너는 회사의 협력 요청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트너 또한 해당 제품이 자사의 제품 카탈로그 및 전반적인 판매 전략과 어떻게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궁극적인 결정은 서비스 제공업체와 파트너 간의 인센티브 조정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부익부 빈익빈도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SaaS제품의 경우는 파트너들이 판매권을 달라고 너도 나도 다투어 연락을 합니다. 그때는 골라잡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런 스타트업이 전세계에 몇 곳이나 될까요?

2. 리드와 수익을 즉시 만들 수 있다

인센티브는 파트너십을 통해 창출될 수 있는 최종 리드와 수익의 핵심 요소입니다. 수익과 협업 인센티브가 일치하지 않으면 파트너는 제품 판매를 꺼릴 것입니다. 한편으로 인센티브가 높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PMF가 맞지 않거나 인지도가 낮다면 아무리 좋은 파트너를 만난다고 해도 갑자기 날개 돋힌 듯 팔리지도 않습니다.

운이 좋아 직접 팔겠다고 다가오는 소규모 부티크 파트너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인 것만큼 실제 실적을 만드는 능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스타트업 중 일본의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큰 기대를 안고 시작했지만, 결국 1~2년 동안 단 한 건의 딜을 클로징하지 못한 사례를 수없이 보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열심히 대형 파트너사를 오랜동안 설득해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제품을 파는 것은 파트너사의 영업사원들입니다. 이 파트너사의 영업사원들은 기존에 잘 팔리던 제품에 집중하기 바쁩니다. 중요한 조언을 드리자면, 초기에 다이렉트로 들어오는 안건도 일부러 파트너사 경유로 판매하여, 영업사원들이 실적과 인센티브를 가져가도록 하세요. 그래야 영업사원들이 돈냄새를 맡고 움직여주시 시작합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진출 초기에 팔리는 제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파트너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3. 파트너십 계약만 하면 끝!

인센티브가 일치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기술 제품의 경우, 파트너는 서비스 제공업체에 데모 참여를 요청할 것입니다. 직접 데모까지 진행할거면 직접 영업을 하지 왜 파트너 계약을 맺었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파트너 팀에 대한 교육 및 역량 강화에는 정기적인 주기가 필요합니다. 파트너는 특정 영업자료와 상세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요청합니다. 기업은 비즈니스 요구 사항 외에도 파트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관계유지 비용을 어느정도 지불해야 합니다.

4. 파트너십 계약후 바로 영업 파이프라인을 빌드할 수 있다

파트너 판매는 다른 영업 파이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취급해야 합니다. 파트너와 바로 협력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영업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육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파트너는 특정 제품이 자사 프로세스에 어떻게 적합한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제가 거래하고 있는 한 일본 대형 파트너사의 경우는 내부 영업심사 프로세스가 너무 복잡하여 혀를 내둘른 적이 있습니다. 이러다 언제 제대로 하나 팔지 라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었습니다. 딜을 손 안에 쥐어줘도 계약 클로징까지 몇달이 걸리기까지 합니다. 완전히 구축된 파트너 판매 활동을 갖추는 데는 2~3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5. 대기업과 협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초대형 일본 유통사는 협력하기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듯이, 인센티브가 일치한다면 대형 유통사라도 PMF를 모색 중인 스타트업과 손을 잡습니다. 대형 유통업체가 추구하는 일치는 재정적 인센티브 외에도 시너지 효과(기존 판매 중인 제품에 대한 서비스 보완)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업계의 지각변동도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사례를 들면 Adobe가 Figma 인수를 발표했을 때 큰 지각변동이 있었습니다. Figma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Adobe 자체가 가지고 있는 프로토타이핑 툴인 Adobe XD가 Figma로 인해 이용이 불가능해 질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대형유통사들이 경쟁 프로토타이핑 툴에 대한 탭핑을 하기도 했습니다. Figma는 파트너 비즈니스를 안하기로 유명했기 때문입니다. 

파트너로 선정되기 위한 열쇠

인센티브, 인센티브, 인센티브

파트너를 활용하는 회사가 매출을 늘리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센티브를 조정해야 합니다. 리셀러는 일반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여러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제품 판매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특별히 제공해야 합니다. 리셀러의 82.5%는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경쟁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44%는 2~5개의 경쟁업체와 거래합니다. 리셀러의 17.5%만이 특정 카테고리에서 단일 제품을 판매하므로, 리셀러는 특정 제품 하나만 판매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파트너가 취급하는 경쟁 제품 수(n=200) (출처: SAIRU사의 파트너 비즈니스에 대한 실패조사)
파트너가 취급하는 경쟁 제품 수(n=200) (출처: SAIRU사의 파트너 비즈니스에 대한 실패조사)

대부분의 리셀러가 한 카테고리 내에서 여러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센티브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경쟁 제품을 판매할 의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너지

시너지는 차별화를 위한 또 다른 방법입니다. 카탈로그에 있는 다른 제품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리셀러는 특정 제품을 더 쉽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시너지 효과는 해당 분야의 경쟁사보다 차별화되는 방법입니다. 이는 직접적인 통합이나 보완적인 도구로서 명확한 가치 제안을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재정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대형 유통사의 경우는 항상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의 다른 제품과의 세트로 판매하는 방법을 항상 고심하고 있으며, 그런 제품들을 묶어 웨비나 등의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기도 합니다. 좋은 파트너 중 하나인 SI업체의 경우도 기존의 자사 서비스나 오퍼링과의 시너지는 필수조항입니다. 

💡일본진출을 기획하면서 파트너를 운좋게 찾았을 때 파트너계약서에 호기롭게 경쟁사 판매금지 조항을 넣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대부분의 대형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당연스레 해당조항을 뺄 것을 요구합니다. 경쟁사에 정보가 유출되는 것이 무서우시다면 다른 파트너를 찾으시면 됩니다. 대형 유통사의 경우는 부서별로도 너무 다양한 제품을 다루는 경우도 있어 경쟁사 제품을 취급한다고 해서 부서간 정보가 공유되는 경우도 드물고, 고객들의 다양한 제품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카달로그를 늘려야 하는 입장이라 점도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물론 파트너 측에서도 너무 정면으로 경쟁인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것은 알아서 피하기는 합니다.
💡커미션 또는 Revenue Share라고도 말하는 인센티브의 비율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초기스타트업의 경우는 직접 팔면 전부 자기 매출이자 수익인데 한 푼도 주고 싶지 않은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영업을 아웃소싱하는 개념이니 그만큼의 투자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제품에 따라서 인센티브 비율은 사실 천차만별입니다. 제 경험상 20~30%를 중간치로 갖고 수%~50% 정도의 범위입니다. 조금 놀라셨나요? PMF도 찾지 못한 상황이라면 매출의 50%를 떼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추가로 마케팅 펀드를 투자하기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20% 이하의 커미션은 거의 기대를 안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도비처럼 그냥 등록만 해놓아도 알아서 팔리는 제품에게만 적용됩니다. 커미션 비율에 예외가 있다면, 구축이 필요한 제품으로 SI업체가 파트너가 될 경우 라이센스보다는 구축비용을 통한 매출이 더욱 규모가 크고 매력적인 경우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구축비용 매출이 훨씬 크기 때문에 커미션에는 크게 관심 없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일본에는 어떤 파트너사가 존재하는가?

일본의 IT업계 지도 2025년판 (출처: Pokepre사 블로그)
일본의 IT업계 지도 2025년판 (출처: Pokepre사 블로그)

부티크 파트너

부티크라고 제가 일방적으로 명명하긴 했지만, 제가 위에서 몇 번 언급한 소규모 파트너들을 칭합니다. 한국스타트업 같은 경우에는 한국분들이 일본에서 운영하시는 업체들도 종종 이 카테고리에 속할 것 같고, 아니면 관련 업종에 대한 노하우를 가져 나름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업체들입니다. SaaS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곳도 있고, 그 중에는 이미 여러 회사와 계약해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다만, 판매보다는 진열상품을 늘리고자 함이 목적이거나, 실제 SaaS의 판매노하우나 고객베이스가 적은 경우도 많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실적이 없더라도 현지 파트너가 한 곳이라도 생기면 나쁠 것은 없지만, 계약 전에 실제 proven record가 있는지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계약을 맺어도 구색을 갖추기 위해 억지로 몇몇 미팅을 성사하지만, 실제 고객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곳만 줄줄이 만나다가, 결국 몇 달지나 관계가 소원해 지는 경우도 흔히 봅니다.

🚨주의점으로는, 현지법인이 있어야 한다는 감언이설로 합작법인설립을 종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SaaS의 경우는 실제 초기에 시장반응 등을 명확하게 확인하기 전에는 무리해서 법인부터 설립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으며, 짧은 기간의 만남만으로 합작법인(JV; Joint Venture)을 만들었다가 나중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유통채널 (Distributor)

위의 IT업계지도에서 가운데에 위치한 기업들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이와보우 정보시스템(ダイワボウ情報システム;아래는 줄여서 DIS)과 SB C&S가 있습니다. SB C&S는 이름에서 알아챌 수도 있겠지만 소프트뱅크의 유통계열사입니다. 

사실 서구에서는 유통단계가 심플해 Distributor와 Reseller를 크게 구분하지 않는데, 유독 한국과 일본에서는 Distributor 개념을 강조해서, 계약서 이름도 Reseller Agreement를 Distributorship Agreement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Distributor로서 재판매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Reseller Agreement에서도 그게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과거부터 HP, Oracle, CISCO등의 총판을 하던 Etevers(구 영우디지탈)과 같은 업체를 떠오르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이런 하드웨어나 전통적 소프트웨어 총판들이 SaaS 판매대리점으로 전환해 온 것으로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어찌됐던 이들은 직접판매가 아닌 아래에 다양한 판매파트너를 거느린 대형 유통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실제 DIS는 약19,000사, SB C&S는 약15,000사의 판매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표하고 있습니다. 판매파트너는 위의 표에서 화살표로 연결되어 있는 대형 또는 중견 SI업체부터 제조사와 각 지역의 판매대행사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다루는 제품도 천여개가 넘을 정도로 다양합니다. 어떤 제품들을 판매하는지 궁금하시다면 DIS는 이 취급제품 리스트를, SB C&S는 IT-Exchange라는 취급제품 소개사이트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의점으로는, 이런 곳과의 계약은 일본 파트너 계약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만남에서부터 계약에 이르기 까지도 쉽지 않고, 계약이 맺어져도 실적을 만드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저는 SB C&S와 리셀러 계약을 몇 번 해보았는데, 이미 관계가 형성되어 있음에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계약을 맺는데 1년반 정도 공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판매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라기 보다는 자사 사이트에 등록하고, 뉴스레터 등을 통해 취급하게 되었다는 안내를 하는 정도에 그칩니다. 실제 영업은 판매파트너들이 고객으로부터의 요청이 들어왔을 때 움직이는 정도입니다. 

추가로 이들 유통사들은 규모도 크기 때문에, 파트너계약을 맺는 기준 중의 하나로 계약 단가가 큰 제품을 선호합니다. 보편적으로 한 계약에 연간 수만달러가 넘는 제품이라면 관심을 끌기에 조금 유리합니다. 

SI업체 (SIer)

위의 IT업계지도에서 왼쪽편에 위치한 업체들입니다. 한글로 몇몇 다시 적어보면, NTT데이터, 후지쯔, NEC, 히타치솔루션즈, SCSK, 후지소프트, 오오츠카상회 등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아무래도 고객과 조금 더 가까이 있다보니 좀더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이들도 직접판매만 하는 것이 아닌 위의 유통채널과 같이 자회사나 지역 판매파트너를 통한 비즈니스도 합니다. 

한국스타트업들이 초기에 눈여겨 봐야 할 파트너 후보군이 여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 높은 수 있고, 고객의 니즈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물론 파트너 계약 맺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 입니다. 위의 유통채널처럼 비교적 높은 단가의 제품을 선호합니다. 

실제 위에 일부러 언급한 곳들은 한국스타트업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실제 판매실적까지 이루었던 경험이 있는 곳들입니다. 허락을 받지는 않았으니 한국기업의 업체명을 하나하나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실제 실적을 만든 곳들은 다들 데모나 기술지원부터 영업사원 교육까지, 오랜동안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세요.

복합기 제조사 

위의 IT업계지도에서 중간 하단에 붉은 계열의 박스에 있는 기업들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꼭 눈여겨 봐야하는 곳이라 따로 설명을 드립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지도에 표기된 리코재팬(Ricoh Japan; 우리나라는 신도리코로 친숙한 이름이죠?), 후지필름 비즈니스 이노베이션(Fuji Film Business Innovation), 캐논 마케팅 재팬(Canon Marketing Japan), 그리고 지도에는 없지만 ScanSnap이라는 스캐너브랜드와 HappyHackingKeyboard라는 키보드 브랜드로 유명한 PFU라는 회사도 있습니다. TMI이지만, PFU는 후지쯔의 계열사였지만 올 3월에 리코가 80% 지분을 인수하면서 리코재팬의 자회사가 되었습니다. 

눈여겨 봐야할 이유는, 이런 복합기나 스캐너 제조사들이 일본에서는 전국구 판매대리점으로 급성장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10여년 동안 하드웨어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제조사들은 제2의 캐쉬카우를 발굴해야 했고, 오랜 시행착오를 통해 자사제품에 대한 전국 유통 및 유지보수 인력이라는 무기를 활용해 타사제품의 판매를 통한 성장을 꾀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현장에서 수리기사로 뛰어 다니는 이른바 Field Engineer를 통해, 고객방문시 영업활동을 통한 업셀을 유도해 왔습니다.

🚨단, 주의하실 점으로는, 자사제품의 전문인력이기에 고도로 복잡하거나 설명을 요하는 제품보다는 한장짜리 리플렛(즉, 1 Pager나 찌라시) 정도로 설명이 가능한 제품을 선호합니다. 그러다보니 위에서 언급했던 기업들보다는 단가가 낮은 제품도 소화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동안 실적이 꽤나 좋았던 분야는 보안(Security)관련 제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무리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은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은 다른 판매 과정만큼이나 복잡합니다. 따라서 일본 스타트업들은 대개 파트너십 전담팀을 두고 있습니다. 파트너에게 실질적인 선택지가 되는 것은 과제의 일부일 뿐입니다. 또한, 파트너와 관계가 형성되면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윈윈(win-win)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에서 아직 PMF를 찾지 못한 글로벌 스타트업들은 파트너를 통해 일본에 진출할 때 종종 실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파트너에만 의존하며 짧은 기간 내에 높은 매출 기대치를 설정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또는 한국에서 PMF을 찾았을지라도, 일본 시장의 검증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재팬 인사이트 뉴스레터에서는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5명이 각자의 관심분야를 공유드리려고 하며, 저희도 더욱 공부하고 성장하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이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KH: 일본 VC 관점에서의 스타트업 시장, 투자, IPO 시장에 대해
  • KU: 일본 스타트업 업계 뉴스의 소개와 배경소개,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내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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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W: 일본을 중심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글로벌SaaS에 대해
  • SA: 일본 채용, 일본 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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