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인 몬하잇 인터뷰 전문 🎙

재즈피플 4월호에 싣지 못한 이야기들

2025.04.07 | 조회 1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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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도슨트의 뉴스레터

재즈도슨트가 전해주는 재즈계 소식과 추천 음악, 사는 이야기

인터뷰를 준비하며

재즈 공연 기획사 '재즈브릿지컴퍼니'에서 오는 5월 내한하는 Jane Monheit의 인터뷰어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해오셨습니다. 인터뷰 원고는 재즈피플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었구요. 20대 초반에 그녀의 앨범을 많이 찾아 들었던 저로서는 수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렇긴 하더라도 저는 영어에 완전히 능통한 편은 아니라서, 질문들을 적고 그것을 번역해 수차례 소리내어 읽어보는 준비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미국 현지시간에 맞추어 아침 일찍 진행했는데, 새벽에 일어나서도 여러번 원고를 읽어봤죠. 사실 줌 인터뷰는 현장 인터뷰보다는 영어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 대상이 Jane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죄송하지만 작년에 Cyrille Aimée도 이렇게는 준비 안했습니다...)

인터뷰는 저와, 재즈브릿지컴퍼니의 김현종 PD님과, 제인까지 이렇게 셋이서 진행되었습니다. PD님은 공연 준비나 추가적인 궁금증 같은것을 물어보셨지만 결과적으로 그녀의 삶을 이해하는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재즈피플에는 지면상의 한계로 싣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혹시나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 편집 없는 전문을 실어둡니다.

제목과 서문, 소제목과 인터뷰어 소개까지 모두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사실 인터뷰 자체보다 원고 퇴고에 더 많은 시간이 듭니다. 
제목과 서문, 소제목과 인터뷰어 소개까지 모두 직접 작성해야 합니다. 사실 인터뷰 자체보다 원고 퇴고에 더 많은 시간이 듭니다. 

음악적 여정

효진 : 만나뵙게 되어 기쁩니다. 개인적으로 10여년 전 즈음에 저는 냇 킹 콜 스타일의 밴드를 리드하는 연주자였기에 많은 보컬 편곡 아이디어가 필요했는데요. 그때 당신의 음악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많은 뮤지션들과 학생들이 당신의 ‘Taking Chance on Love’를 연주하곤 했죠.

Jane : 오, 정말 감사하네요. 그 레코드는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죠. 무척 감사한 일이에요.

효진 : 최근에 유럽투어를 마무리하셨죠? 그리고 미국 투어를 준비중에 계신데, 지금까지의 여정은 어떠셨어요?

Jane : 이번 유럽 투어는 굉장히 성공적이었어요. 지금까지 가진 여러번의 투어 중에서도 최고의 여정이었던것 같아요. 멋진 베뉴들에서 연주했고, 좌석은 늘 매진이었고, 밴드는 엄청났죠. 미국 투어도 분명 재밌을거에요. 제가 애정하고 여러번 연주했던 곳들을 방문하거든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이 밴드와 함께하구요. 

효진 : 5월에 방문하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구성과 셋리스트로 연주하실 예정이신가요?

Jane : 맞아요. 정말 놀라운 트리오 멤버들과 함께 갑니다. 저의 새 앨범 <Jane Monheit>의 곡들도 연주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오래 된 곡들도 연주할 예정이에요. 저는 언제나 ‘Taking a Chance on Love’ 같은 곡들도 연주하려고 해요. 관객분들이 좋아하신다는 사실도 잘 알고있고, 저 역시도 즐겁거든요. 참 감사한 일이죠.

제인의 2004년 라이브. 이 영상에서 드럼을 치고 있는 Rick Montalbano는 그녀의 남편이 되었습니다.

효진 : 멋지네요. 최근의 음악적인 여정에 대해서도 살짝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티스트로서의 성장 같은거요.

Jane : 저는 특히나 노래하는 가수이기 때문에 가사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잘 전달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나이를 먹어가고, 삶이 저에게 많은 것들을 선사하면서 아티스트적으로도 성숙해져 가고 있다고 느껴요. 확실히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죠. 저는 이제 40대 후반이거든요. 결혼을 하고, 꽤 오랜시간 아이들을 키워왔고, 많은 노래를 불렀죠.이제 저는 더이상 스무살 때처럼 노래할 필요가 없어요. 삶은 계속되고 있고, 그 안의 많은 것들이 우리를 더 좋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재즈뮤 지션이라면 우리는 언제나 공부해야 하고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하죠. 저는 여전히 여러 부분에서 좋은 뮤지션이 되고자하고 있어요. 특히 즉흥연주에 있어서요. 더 좋은 임프로바이저가 되고싶죠. 계속 성장하고 싶어요. 아무튼 음악에 있어서는 제가 나이를 먹어가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어른이 되어가고 있죠.

효진 :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음악적인 환경 안에서 자라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즈에 깊이 빠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Jane : 글쎄요. 말 그대로 제가 태어난 순간부터 재즈와 함께였거든요. 재즈 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음악을 항상 들으며 자라왔죠. 아마 꼭 재즈가 아니라 그중에 한 길로 갔을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저에게 중요했던 외부의 요인을 꼽자면 아마 저의 조부모님 덕분일거에요. 가까이에 살았기 때문에 그분들과 함께 한 시간도 굉장히 많았죠. 재즈를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것은 정말 행운일거에요. 아마 그분들의 존재가 저를 재즈로 이끌지 않았나 싶네요. 제 남편도 드럼을 치고, 제 아들도 뮤지션이죠.

효진 : 데뷔 이레로 최소한 한 곡의 스탠다드 튠을 앨범에 꼭 삽입하셨어요. 당신에게 “스탠다드 재즈”란 어떤 의미인가요?

Jane : 음.. 좀 복합적인데요. ‘그레이트 아메리칸 송북’이라고 불리우는 노래들도 스탠다드긴 하지만, ‘재즈 스탠다드’의 영역도 있다고 생각해요. 뛰어난 연주자들이 작곡한 노래들 말예요. 그런 음악에도 굉장히 영향을 받았죠. 그래서 그 두가지를 합쳐서 “스탠다드”라고 봐야 할거 같구요. 제 경우에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송’들과 친밀한 편이었죠. 제가 뮤지션으로서 살아온 곳이구요.이후로는 조빔의 음악처럼 많은 브라질 음악들도 스탠다드가 되었어요. 또 한편으로 말하자면… 스탠다드 재즈는 모두가 알아야 할 곡들이라고 생각해요. 만일 알고 있는 스탠다드가 스무개도 되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긱을 할 수 있을까요? 또 누가 당신을 고용해줄까요? 

효진 : 혹시 다른 장르로의 전개를 고려해보시진 않으셨나요? 펑크나 퓨전, R&B같은 장르요.

Jane : 다 제가 좋아하는 장르에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다른 길로 갔을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해요. 제가 워낙 ‘재즈 싱어’라는 범주 안에서 많은 것을 해왔기에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최근에는 팝이나 브라질리안, 포크 음악 등을 종종 꺼내고 있어요. 저와 함께 많은 작업을 했던 Mark O’Connor 는 블루그래스 피들을 연주하는데 그와 함께 할때면 뮤지컬 음악의 역사와 같은 쪽으로 마음이 기울곤 해요. 만약 제가 완전 다른 장르를 연주해야 한다면… 그건 아마 블루그래스 레코드가 될 것 같네요.

현종PD : 어릴적에 뮤지컬 싱어나 배우가 되는 것을 꿈꾸기도 하셨나요?

Jane : 네, 그랬죠. 학교에서 연극을 하곤 했었고 지금도 극장에 가는걸 좋아해요. 만약 저에게 극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건 매우 멋지고 흥분되는 일일거에요. 그 길을 가는 것도 여러 가능성 중 하나였겠죠.

현종PD : 아까 말씀하신 부모님의 영향 아래에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틴 팬 앨리 곡들도 있을 것 같아서요.

Jane : 아주 많이요. 실제로 브로드웨이 쇼나 뮤지컬 영화들에서 ‘그레이트 아메리칸 송북’이 탄생한거잖아요. 저는 뉴욕 도심과 가까운 롱아일랜드에서 자랐는데, 부모님은 늘 브로드웨이에 저를 데려가주셨어요. 정말 많은 쇼들을 봤죠. 그러니 저를 만든건 극장들과 재즈, 블루그래스 같은 음악들이네요. 저희 아버지가 밴죠 연주자였거든요. 거의 모든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학교 친구들과는 팝과 R&B 음악을, 가족들로부터는 클래식의 영향도 받았으니까 굉장히 운이 좋았죠.


스탠다드와 레이블

효진 : 흔히 우리가 ‘스탠다드 재즈’를 말할 때에, 누군가는 과거의 것이라고 보는가 하면 누군가는 끝없이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죠. 당신의 시각은 어떠신가요?

Jane : 제가 집에 있을 때에는 굉장히 고전적인 음악을 들어요. 고전적인 해석이 담겨있는 음악들이요. 왜 그러냐면, 그냥 제 집에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 하지만 저는 언제나 현대의 아티스트들이 연주하는 스탠다드에도 귀기울여요. 멋진 연주자들이 해내는 엄청난 연주와 편곡, 리하모니, 새로운 해석이 담겨있는 레퍼토리들에요. 제 경우에도 무대에서는 약간 모던하게 해석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어요. 비록 집에서는 트레디셔널한 스타일의 음악을 듣지만요. 둘 다 좋아요.

효진 : 매 앨범마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편곡이 가미되어 있어요. 그렇게 하는 것은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가요?

Jane : 맞아요. 아마 이 노래들은 수 천 번도 더 불리워졌을텐데, 약간의 편곡을 더해 새로운 방식으로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재미있어요. 그리고 그것들은 스토리텔링과 연관이 있어야 하죠. 이유 없이 힙하기만 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연결되어야 하죠. 스토리나 가사 또는 필요한 다른 무엇과요. 이런 것들이 제가 밴드와 함께 만들어가는 지점이에요. 최근에는 좀 더 모던하게, 또는 약간 다르게 만들어가고 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텔링과 연결되려고 하고있죠.

효진 : 그런 과정 속에선 수많은 결정을 해야만 할텐데요. 결정은 주로 혼자 하시는 편이세요? 아니면 프로듀서나 동료들과 논의하면서 만들어가시나요.

Jane : 저는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려고 해요. 만약 해야 한다면 제 남편과 주로 하죠. 거의 모든 저의 앨범에서 드럼을 연주했고, 공동으로 프로듀싱 하기도 했어요. 20여년간 거의 함께 음악을 만들어왔다고 볼 수 있죠. 음악적으로는 하나의 브레인이에요. 다시 말해서 그가 저의 음악적인 결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그것은 곧 제 스스로 하는 것이기도 하죠.

레이블 또한 저를 믿어주고 있어요. 그들은 제가 어떤 음악적인 결정을 하든 크게 간섭하지 않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노래해라 하는 매니저나 에이전트를 두고 있지 않아요. 모든 결정은 제 스스로 하는거죠.

저 또한 그들을 신뢰하고 있어요. 그들은 정말 좋죠. 그리고 이것은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사실 레코드 레이블을 운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어떤 경우는 그들이 계속해서 일정한 음악을 만들어내길 원하지만, 때로는 다른걸 원하기도 하죠. 

현종PD : 이 시점에서 한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희 회사(재브컴)의 모토가 "Trust in Jazz" 거든요. 사람들이 저희의 선택을 믿고, 저희가 소개하는 아티스트와 음악들을 믿게 하는게 가장 큰 비전이에요. 계속해서 그 과정을 쌓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다시 한번 한국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Jane : 아 정말 감사하네요. 기뻐요. 10년이나 되었는데, 굉장히 기대됩니다.

효진 : 2016년도에 <Songbook Sessions : Ella Fitzgerald>을 발매하셨을 때는 직접 만드신 레이블을 통해 발매되었다고 되어있어요. 왜 그런 방식을 택하셨으며, 레이블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Jane : 제가 다른 레이블을 통해서 앨범을 발매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금전적인 이유가 커요. 그렇게 함으로서 저희에겐 좀 더 여유로운 예산과 상황이 주어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여전히 그 레이블을 소유하고 있구요. 어느때고 음악을 릴리즈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죠.

효진 : 지금은 독일의 레이블 ‘Just Jazz’에 소속되어 있으시죠. 굉장히 멋진 아티스트들이 많은 레이블이에요. 좋은 레이블과 그렇지 않은 레이블에 대한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Jane : 제 생각에 좋은 레이블은 아티스트를 아티스트적이게 내버려두는 레이블이에요. 당신이 아닌 다른 어떤 모습으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 레이블요. 좋은 회사는 당신이 아티스트로서, 인간으로서 그대로 존재하게 만들어줘요. 이유 없이 무언가를 요구하지도 않구요. 그래서 제 생각엔 좋은 레이블은 당신이 진짜 누구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미 그것을 서포트할 준비를 하고 있을거에요. 지금 저는 그런 곳에 있고, 환상적이죠. 사실 그 외에 모든 것은 비즈니스적이죠. 페이를 지급한다거나, 다른 일들을 처리한다거나 하는 것들요.

그리고 좋은 레이블은 프로모션에 돈을 많이 써요. 프로모션은 굉장히 중요하죠. 암튼 당신을 바꾸려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보스가 당신의 음악 주변에 개입하지 않는것. 중요해요.

효진 : 음악인으로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 자신의 음악을 팔고 프로모션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당신만의 의견이 있다면요.

Jane : 글쎄요. 저는 한번도 제 스스로의 프로모터가 되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도 늘 어려운 일이죠. 소셜미디어를 잘 다루는것도 아니고… 특히나 저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해요 ㅎㅎ 

현종PD : 오, 제인, 내성적인 성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간 유튜브나 영상을 통해 본 당신은 외향적인 성향일거라고 생각했는데요.

Jane : 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다른거같아요. 누군가 손에 마이크를 쥐어준다면 곧바로 무대에 올라가긴 하겠지만 다른 때에는 긴장할거에요. 저는 집에 있는 시간도 많구요. 제가 키우는 고양이랑 비슷하죠. 그런 점들이 소셜미디어를 어렵게 하는거 같아요. 사진을 막 그렇게 올리고 하는게.. 좀 희한해요.


커리어

효진 : 좋아요. 다음으로 넘어갈게요. 작년에 나온 앨범 <Jane Monheit>은 처음으로 당신의 이름을 타이틀에 넣은 앨범이죠.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Jane : 엄청 큰 이유가 있어서 그랬던건 아니구요. 그냥 그럴 때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음반을 작업하면서 정말 재미있고 좋았어요. 그래서 셀프 타이틀 앨범을 만들자고 했죠. 이 앨범이 저 자신을 정의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효진 : 당신의 모든 커리어 내내 참 다양한 조합으로 연주하셨죠. 콤보, 오케스트라, 빅밴드까지요. 어떤 조합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Jane : 음.. 오케스트라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오케스트라 앞에 설 때의 기분은 정말 황홀하거든요. 매우 높은 수준의 연주자들이 꼼꼼히 준비해주고 함께 일하는 순간에… 정말 마법같은 일이 벌어지죠. 놀라운 경험이에요.

그렇지만 트리오와 연주하는 것도 좋아요. 작고 타이트하지만 서로 소통하는 재미가 있죠. 피아노 한 대만으로 연주하는 것도 좋아해요. 조용하고 특별하고, 오직 둘만의 연주니까요. 다 좋아하지만 그래도 최고는 오케스트라라고 말할 것 같네요.

실제로 오케스트라가 잘 어울리는 목소리이기도 합니다.

효진 : 나중에 다른 밴드 세팅으로도 연주해보실 계획이 있으세요?

Jane : 포크나 블루 그래시 한 음악을 연주해보고 싶어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해보게 되지 않을까요. 말했듯이 뮤지컬 음악도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브로드웨이 음악을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해보고 싶기도 하네요. 또는 스페셜 게스트를 여럿 초대해 작업해보고도 싶어요.

그리고 저는 송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을 좋아해요. 저에겐 굉장히 특별하게 다가오죠. 지금도 송북을 소개하고 더 많은 청중에게 다시 소개하는 멋진 가수들이 많거든요. 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되고 싶어요.

효진 : 항상 당신의 이력에 써있는 ‘셀로니어스 몽크 컴페티션’에 대해 궁금했어요. 그때는 어떤걸 준비하셨나요.

Jane : 대학교때였는데.. 그때는 여러 일을 한번에 하고있어서 정신이 없었어요. 긱도 하고, 학교도 가야했고, 여러가지 일들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죠. 그냥 제가 편안하게 느끼는 곡들을 가져갔어요. 그래서 컴페티션이 끝나고 2등을 수상했을 때 정말 놀랐어요. 저보다 나이 많은 가수들과 경쟁했었는데요. 그래서 놀라우면서도 좀 이상했죠. 하지만 덕분에 많은 기회들을 잡을 수 있었어요. 

효진 : 그 이후에 13장의 앨범을 발매하고 25년간 활동하는 재즈 싱어가 되리라고 예상하셨나요?

Jane : 항상 어린시절부터 꿈꿔온 일이었죠. 어릴적 누군가 저에게 물어볼 때마다 이렇게 된다면 참 좋겠다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 제 꿈이 뭐였냐고 물었다면 이렇게 대답했을거에요.

효진 : 놀랍네요. 무엇이 당신을 계속해서 뮤지션으로 살아가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세요?

Jane : 그냥 단지 이것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직업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구요. 보람있는 직업이죠. 왜냐면 세계 곳곳의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여행하고,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일하는 것 보다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구요. 특히 아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좋았어요.

효진 : 누군가가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한다면. 아드님의 사례처럼 강추 하시겠군요.

Jane : 아, 제 아들은 재즈 뮤지션은 아니지만요(웃음). 그래도 재즈 뮤지션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첫째로는 클럽이나 잼세션 처럼 음악이 있는 곳에 스스로를 던져야 한다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연주할 수 있는 곳이나, 들을 수 있는 곳에요. 많은 경우 이는 도시를 옮겨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죠. 그래도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음악이 있는 곳에 당신을 내보여야 합니다.

또 다른 조언은, 많이 들으라는거예요. 레코드를 듣고, 공연을 보고, 들으면서 배워야 해요. 제 학생들에게도 주로 얘기하는 중요한 지점들이에요.

효진 : 25년 동안 보컬리스트로서, 아티스트로서 변화된 부분들이 있으신가요?

Jane : 제 커리어의 방향성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서 확실히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어요. 커리어의 초반에는 다른 사람이 원하는 방향대로 끌려다녔거든요. 왜냐면 그때는 그런 식으로 비즈니스가 전개되었거든요. 매니저와 계약하고, 에이전시와 계약하고, 레코드 레이블과 계약하고, 모두가 제가 하는 모든 일을 컨트롤하려고 하고. 처음에는 그랬어요. 지금은 제가 모든걸 컨트롤하지만요. 이건 정말 큰 변화였어요. 

효진 : 당연히 당신의 커리어를 가까이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당신에게도 Up & Down 이 있었겠죠?

Jane : 모든 사람에겐 당연히 업 앤 다운이 있겠지만 저는 그래도 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해요. 오랜 시간 튼튼한 길을 지나왔죠. 분명 맨 처음에는 큰 업이 있었어요. 그건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그 다음부턴 조금씩 다운이었지만요. 지금은 적당한 장소에 오래 머물면서 안식을 누리고 있는것 같아요. 멋진 베뉴에서 연주하고, 저의 삶의 길에 대해 행복해하고 있죠. 일과 삶의 조화도 잘 누리고 있구요.


내한 공연에 대하여

효진 : 한국에 방문하신지 10년만에 다시 오게 되셨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Jane : 굉장히 기대되요! 한국에서 멋진 관객분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기 때문에요. 10년이라니, 오래 되었네요. 사실 투어를 만드는 일이 쉽진 않아요. 특히 펜데믹때는 더 어려웠죠. 그래서 더 기대되네요. 밴드도 정말 좋을겁니다.

효진 :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투어를 함께 하나요?

Jane : 아뇨, 한국에만 방문해요. 그보다 좀 더 나중에 인도네시아에 가긴 하지만 이번 투어는 온전히 한국의 관객분들만을 위한 것입니다. 

효진 : 어떤 음악들을 저희가 기대할 수 있을까요?

Jane : 이번에는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피아노 트리오와 함께 해요. 사실 과거의 제 연주들은 다소 젠틀하달까요. 지금보다는 조용한 면이 있었거든요. 요즘은 더 익사이팅하게 하고 연주하고 있어요. 스윙이나 발라드는 물론 브라질리안이나 큐반처럼 많은 종류의 음악을 들으실 수 있을거에요. 심지어 발라드에서도 높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겁니다. 감정적인 에너지요.

효진 : 셋리스트를 조금 더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Jane : 완전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새 앨범의 곡들과 과거의 좋아하는 곡들을 많이 연주할거예요.

현종PD : 많은 뮤지션들이 셋리스트를 스테이지 위에서 정하기도 하는데요. 당신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Jane : 저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다 정해요. 하지만 가끔은 중간에 바뀌기도 하구요. 항상 계획은 있지만 완벽하게 지키진 않을거에요. 계획을 미리 세우는 이유는, 이게 정말 좋은 쇼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다음엔 뭐하지?’ 하는 순간의 정적이 오래 가는것도 싫구요. 그래서 무대의 준비를 솔리드하게 하는 편입니다.

현종PD : 물론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서 약간의 변경은 있을 수 있겠죠?

Jane : 물론이죠. 발라드를 부르려다가도 이들이 스윙을 선호한다 싶으면 바꿔낼 수 있죠. 때로는 누군가로부터 스페셜한 요청을 받기도 하는데, 그럼 마지막 순간에라도 넣곤 해요. 항상 열려있죠. 항상 미리 준비하는 이유는 밴드가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에요.

효진 : 무대에서 노래하실 때에는 어떤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Jane : 관객들과 연결되는 것이죠. 제가 원래 하려던 생각과 계획을 바꿔서라도 말이죠. 관객들을 무언가로 가득 차게 만드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왜냐면 관객들은 비싼 돈과 시간을 지불하고 오잖아요.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을 들으러 시간을 들여 오는 일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죠. 그분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싶고,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들도 듣고싶어하죠. 그러니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 연결되는 것이에요.

효진 : 더 잘 연결되는 뭔가 기술적인 방법이 있나요?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잖아요 ㅎㅎ

Jane : 맞아요, 저는 영어밖에 못하니까 쉽진 않죠 ㅎㅎ 그래도 최대한 많은 말을 하려고 해요. 그리고 음악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고자 많은 노력을 하죠. 그들이 원하는게 있으면 그 방향으로 쇼를 조정할 수도 있구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할거에요.

효진 : 이 질문은 제가 늘 인터뷰 때 하는 마지막 질문인데요. 당신의 제자가 마지막 레슨을 마치고 갈 때 한가지 조언만 해주실 수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Jane : 무슨 일이 있어도 너 자신이 되어라. 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저 자신으로 돌아오는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거든요.

효진 :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Jane : 특히 재즈 보컬에 있어서는,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고정관념 같은게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그 고정관념을 고수하곤 하죠. 그게 저를 꽤나 힘들게 했어요. 만일 사람들이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면,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될거에요. 그건 비즈니스적으로도 좋은 일이죠. 분명 더 좋아질거에요. 나 자신이 될 수 없다면, 그것은 오래 갈 수 없어요.


첨부 이미지

후기

인터뷰 중간에 제인은 자신이 '내향형'의 사람이라고 이야기 했는데요. 저와 PD님은 믿을 수 없었습니다. 여지껏 영상으로 보아왔던 그녀의 퍼포먼스 모습과, 인터뷰 중에 보여준 텐션은 절대 내향형은 아닐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의 내한 소식을 접하고 들었던 생각은 '그동안에 뭐하고 사셨지?' 였습니다. 분명 과거에는 빛나는 영광을 가진 스타였지만 그 이후로는 이렇다할 뉴스를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준비하며 자료와 음악들을 찾아보니, 자신이 좋아하는 스탠다드와 스윙 재즈 안에서의 앨범을 계속해서 꾸준히 발매하고 있었고, 코로나 이후로는 다시 투어를 비롯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은, 그녀는 과거의 모습과는 상관없는 지금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편안한 영역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 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잡지사에 보내는 이 원고의 제목을 '행복으로 가득 찬 25년의 커리어' 라고 붙였습니다.

작년 말에 발매한 이 앨범에는 역동적인 브라질 리듬도 많이 수록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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