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뉴스레터가 이벤트라고요?
네, 그게 바로 저의 뉴스레터입니다(엣헴). 1월 17일 금요일 저녁 8시, 혜화역 근처 JCC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Antoine Boyer & 김여레 <You and I> 공연에 구독자 여러분을 초대하는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이벤트 내용은 뉴스레터 말미에 적어두었구요, 그에 앞서 이 공연은 제가 직접 에이전트가 되어 아티스트를 위한 공연 전반적인 준비를 담당한 콘서트였기에 그 과정을 여러분과 공유해보려 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2022년 여름...
코로나의 절정을 지나던 시기에 사람을 일일이 만나기 어려웠기에, 저는 재즈에비뉴의 인터뷰 콘텐츠 제작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Zoom을 통한 화상 인터뷰였고, 이것을 녹화해 영상을 제작했죠. 그런데 온라인상으로라면 시공간의 제약을 훨씬 덜 받게 되니까, 아예 지구 반대편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도 담을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때 떠올랐던 사람이 프랑스에 살고있는 하모니카 연주자, 김여레님이였습니다.
여레님을 인터뷰 대상으로 섭외하겠다 생각했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는데요. 하모니카 연주자라는 독특한 악기 포지션, 연고도 없는 프랑스로 이주해 결혼 생활을 하고 계셨다는 점, 코로나로 인한 유럽의 상황을 듣고자 했던 점 등이 그 이유였습니다. 7월 마지막날에 했던 인터뷰는 편집을 거쳐 두 편으로 재즈에비뉴에 업로드 되었는데요. 낯선 땅에서 고독한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내면의 성장을 거치고 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크리스마스 in 통영 ⛄️
그러니까 22년 11월 즈음. 여레님에게 DM이 왔습니다. 연말에 가족 여행으로 경주에 갔다가, 남편과 둘이서 통영 여행을 가도 되겠냐구요(저는 21년 겨울부터 통영에 거주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풀어볼게요!). 알고보니 이 부부는 매해 말미가 되면 인도나 다른 나라들을 거쳐 한국에 들어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안될게 뭐 있나요! 12월 23일부터 25일까지,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때의 기록은 여기에...
이 시간이 정말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이제는 말을 놓기로 한)여레의 남편 Antoine Boyer를 처음 만난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제작하며 유튜브로 앙투안의 연주를 듣긴 했지만 실제로 듣는 연주, 잼을 하며 나눈 이야기, 인터뷰를 통해 들려준 그의 철학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날 함께 먹을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남는 시간에 30분가량 촬영했던 인터뷰는 제 스스로에게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던 소중한 장면입니다.
연주를 함에 있어서 '무의식'의 중요성은 피아니스트이자 학자인 케니 워너Kenny Warner 가 <완전한 연주>라는 책을 통해 토로하기도 했었는데요. 재즈에비뉴에서 번역했던 영상에도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우리는 이미 (기계적인)연습을 통해 무엇을 쳐야하는지 알고 있는 상태이기에, 그저 무의식으로 흘러나오는 연주를 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우리의 의식이 자꾸만 '방금껀 좋았어, 그건 구려, 어서 연습한 릭을 연주해봐'라는 식으로 개입하면서 무의식의 흐름이 끊기고 몰입에 방해를 받는다"는 것이죠.
이론으로는 그렇다해도 그걸 실제로 눈 앞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앙투안의 인터뷰 영상의 5분 20초부터 시작되는 '내면의 소리를 표현하는 방법'의 기타 연주를 꼭 들어보세요. 한 음 한 음, 내면의 소리를 표현하는 과정은 10만원 짜리 제 기타(...)로도 훌륭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바빴던 2024년을 지나며
2024년 봄에는 저희 부부가 프랑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약 3주간의 기간동안 파리와, 아내의 친구가 사는 남부의 도시 몽펠리에를 여행했죠. 당연히 여레와 앙투안 부부를 비롯해 프랑스의 지인과 연주자들을 만날 생각에 들떴던 저는... 난생 처음 유럽 대륙을 여행한다는 설렘에 파리에 도착한 첫 날, 첫 택시에 가방을 놓고 내리는 끔찍한 경험을 합니다(다행히 Bolt로 연결된 기사가 전화를 받아주어서 다시 가져다주긴 했지만요...). 그덕에 수다스러운 에어비앤비 호스트와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우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나와준 앙투안이 비를 맞고 서있게 되는 미안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ㅎㅎ
프랑스에서, 그리고 온라인 상에서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자주 확인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레&앙투안 부부는 유럽 투어는 일상이고, 인도나 호주로까지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연주를 다니기도 했는데요. 그러던 와중에 두 사람의 마음에 꿈틀거리던 프로젝트가 있었으니, 바로 듀오 앨범을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2021년, 코로나로 인해 파리 시내가 완전히 봉쇄되었을 때에 써둔 곡으로 <Tangram>이라는 앨범을 발매했던 두 사람이지만, 이 앨범은 밴드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앙상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런데 점점 두 사람만의 레퍼토리와 공연 경험들이 쌓이면서 '아 이제 듀오 앨범을 만들어야 할 때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데요. 앙투안의 기타 솔로 앨범 <Everything Moves>와 더불어 <You and I>라는 앨범이 탄생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여레는 <You and I>를 발매한 이후에 한국에서 콘서트와 워크샵을 갖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연히, 그리고 기꺼이 이들의 에이전시를 자처했죠. 두 사람의 밀도 높은 음악에 어울릴만한 공간을 추천해 대관을 진행했고, 멜론티켓을 통해 예매 대행 계약을 했습니다. 현장 판매분을 위해 이동식 카드리더기도 구매했구요. (사실 모두 처음 해본 일이었는데, 제가 약간 이렇게 남의 일 도와주면서 해보고 싶었던 경험을 얻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ㅎㅎ)
이 공연을 추천하는 이유 🤔
사실 여기서 반전이 있는데요, 두 앨범은 아직 릴리즈 & 프레싱 되지 않은 상태로 이번 한국 공연에서 CD를 구매하실 수 없다는 점입니다(또르르...). 이번 공연에 '앨범 발매 공연'이나 '쇼케이스' 같은 서브타이틀이 붙지 않은 이유이기도 해요. 하지만 두 사람의 밀도 높은 사운드는 오히려 라이브에서 제대로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앙투안의 인터뷰에서도 그러했듯, 두 사람이 자주 쓰는 말은 '집중', '몰입', '고밀도'와 같은 단어들인데요. 순간순간 바뀌어지는 공기와 무의식, 기타의 화성과 하모니카의 멜로디가 듣는이를 멋진 세계로 데려가 줄 것이 분명합니다. 그 사운드를 더욱 잘 살리기 위해 공연장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130석 규모의 작은 홀이지만 훌륭한 설계로 옹골찬 소리를 내주는 JCC 아트센터는 이들의 음악에 잘 어울리는 곳이죠.
저는 두 사람에게 콘서트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를 통해 "서로의 음악적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앙투안은 여레에 대해서 "자신만의 사운드로 개성 강한 보이스를 들려주는"연주자라고 말했고, 여레는 앙투안에 대하여 "화성적으로 너무나 강력한 힘을 가졌다"라고 했죠. 앙투안의 주특기(?)중 하나는 기타를 이용한 대위법 연주인데요. 두개의 멜로디가 서로에게 반응하며 움직이는 방식이죠. 단순히 화성을 바꿔가며 연주하는 것보다 훨씬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들립니다. 여기에 개성 강한 하모니카 연주를 얹으면... 3개의 멜로디가 하모니를 이루며 펼쳐지게 됩니다. 쉽게 보기 힘든 광경임이 분명하죠.
공연은 앙투안의 솔로 곡들로 먼저 시작합니다. 이어서 펼쳐지는 듀오 연주에서는 <You and I>에 수록될 자작곡들을 비롯해 'Our Spanish Love Song', 'Blackbird', 'Be My Love' 와 같은 대중적인 곡들도 들어있죠. 그런데 이들은 스스로의 연주를 '재즈'라고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재즈 튠들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클래시컬한 사운드도 내뿜고, 자유로운 즉흥 연주를 선보이기도 하고, 멜로디 위주로 감상적인 전달을 하기도 하고, 집시스러운 모습도 보여주죠.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만큼 듣는이도 어느 한 틀에 매여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어떻게보면 그야말로 '음악'을 듣는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거죠. 재즈나 클래식같은 특정 장르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분명 마음에 감동을 주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이벤트에 참여하세요 🎁
이래저래 설명이 길었죠 😂 그래서 결론은, 이 공연 티켓을 증정해드리는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이벤트 참여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이 뉴스레터의 내용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을 캡쳐하세요.
2. 간략한 이유와 함께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피드에 게시해주세요.
3. 제 계정 @jazzdocent_ 를 꼭 태그해주세요 !
4. 올리신 스토리와 피드는 제가 모두 캡쳐해두었다가
5. 1월 12일 일요일 밤에 뉴스레터를 통해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이벤트에 당첨되신 분께는 1월 17일 금요일 8시, JCC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앙투안 보이어 & 김여레 <You and I>' 콘서트 초대권을 드립니다. (당첨자 2명, 1인 2매 제공)
P.S.
공연에 오시기 전에 위에 소개한 각자 두분의 인터뷰와, 영상들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유튜브에 검색하면 더 많은 멋진 연주 영상들을 볼 수 있어요. 단순히 연주 활동만 하는게 아니라 이런 아카이빙도 꾸준히 해나가는 두 사람의 성실함이 스노우볼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혹시 구독자님이 기타리스트라면 1월 18일 토요일 오후 1시에 열리는 앙투안 보이어의 마스터클래스도 체크하세요! 그는 이번 신작 <Everything Moves>에서 클래식(나일론), 집시, 아치탑, 어쿠스틱(스틸)에 이르기까지 4종류의 기타를 연주하며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선보였습니다. 이미 국내외 집시 음악 씬에서는 유명세를 얻고 있는데, 집시 뿐 아니라 재즈와 즉흥 연주 등 다양한 종류의 음악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10명 한정으로 진행되며, 현재 이미 50%가 판매된 상태에요!
그리고 저와 이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이것이 끝이 아니랍니다! 다음 소식을 기대해주세요 😀 이벤트도 많이많이 참여해주시길 바라요! 😇
하모니카연주자 김여레 인스타그램
기타리스트 Antoine Boyer 인스타그램
재즈도슨트 김효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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