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인데 꽝이 없는 이유 — 일본 편의점에서 '기다리는 즐거움'을 사는 방법

■ 한국 독자를 위한 전제 설명

편의점에서 즐기는 '꽝 없는 캐릭터 복권', 제일 복권(一番くじ)

일본의 '제일 복권(一番くじ)'은 편의점(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캐릭터 복권 문화입니다.

1회 700엔 내외의 금액으로 '반드시 무언가가 당첨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꽝이 없는 복권으로 불립니다. 포켓몬, 주술회전, 치이카와, 아이돌 관련 등 인기 캐릭터 IP와 협업하며, 심야 판매, 줄서기, 매진 소식이 뉴스가 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합니다.

한국식 비유로는 편의점에서 원하는 캐릭터 굿즈를 뽑기 위해 돈을 내는데, 무조건 굿즈가 나오고 심지어 레어템을 노릴 수 있는 복권 형태의 뽑기 놀이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1kuji HP | 一番くじ こびとづかん

경품 A

 

1｜이번 현상의 구조 — "복권이 아닌 굿즈 수집형 엔터테인먼트"

2025년 일본에서 제일 복권은 단순한 복권의 형태를 넘어, '캐릭터 굿즈 수집형 엔터테인먼트 소비'로 완전히 진화했습니다.
이는 일본 소비자들이 '일상 속 작은 두근거림'을 구매하는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무엇이 일어났는가:
제일 복권은 '꽝'이 없는 구조 덕분에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오락'으로 인식됩니다. 포켓몬, 주술회전 등 인기 캐릭터 IP를 활용하여 20~30대 성인 팬층을 주 타겟으로 삼고 있으며, 이들은 '최후의 1등 상품 노리기', '예상 캐릭터 교환', '복권 개봉 동영상' 등을 SNS에 활발히 공유하며 2차 콘텐츠를 생산합니다.

시장 반응:
출시 첫날 완판, 심야 줄서기 등 과열된 반응을 보이며, 이는 단순히 굿즈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참여하는 즐거움'을 소비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구매가 이루어집니다.

브랜드 관점:
제일 복권은 단순한 판촉을 넘어 캐릭터나 작품의 '세계관을 집으로 가져가는' 체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구매 이후 SNS 파급력을 낳고, '감정 접점을 만드는 로열티 마케팅'으로 기능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Family mart | 一番くじ 星のカービィ ～プププリミックス～

2｜소비 심리 분석 — "가챠 문화 + 컬렉션 심리 + 참가 체험의 교차로"

제일 복권이 일본 소비자, 특히 Z세대 성인 팬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본 특유의 문화적 배경과 복합적인 소비 심리가 절묘하게 결합되었기 때문입니다.

'꽝 없음'의 안심감:
'반드시 무언가가 당첨되는' 구조는 일본인 특유의 '리스크 회피형 오락' 지향에 완벽하게 부합합니다. '떨림은 있지만 실패는 없는' 심리적 안정감이 구매 허들을 낮춥니다.

컬렉션 심리:
다양한 등급의 굿즈와 시크릿 아이템은 수집 욕구를 자극하며, 특정 시리즈를 완성하고 싶은 컬렉션 심리가 반복 구매를 유도합니다. 이는 단순한 복권이 아닌 굿즈 수집 행위로 인식됩니다.

참가 체험:
편의점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직접 복권을 뽑는 행위는 '참가형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온라인 뽑기와는 다른, 오프라인만의 현장감 있는 경험이 소비의 만족도를 높입니다.

'미니 도박 x 치유'의 하이브리드:
20~30대 성인 팬층에게 제일 복권은 '일상 속에서 작은 두근거림을 사는' 행위입니다. 이는 소소한 기대감을 주는 '미니 도박'이자, 좋아하는 캐릭터를 통해 얻는 '치유'의 경험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자기 표현:
SNS를 통해 자신의 뽑기 결과나 컬렉션을 공유하는 것은 '자신의 좋아함'을 확인하고 표현하는 수단이 됩니다. 이는 강한 팬덤 형성으로 이어집니다.

Instagram [一番くじ | 제일 복권] 

⚡️ 여기서부터가 본론

이 현상은 단순한 캐릭터 상품의 인기를 넘어선, 일본 소비 문화의 본질적 변화를 보여줍니다.

핵심은 하나 —

일본 소비자들이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얻는 소소한 기대감과 안심형 참여 경험을 통해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꽝 없음'이라는 심리적 안전망 속에서 '미니 도박'의 스릴과'캐릭터 세계관'에 대한 몰입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형태입니다.

이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 브랜드는 일본 시장에서 왜 단순한 '한정 상품'이 아닌 '참여형 경험'이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갖는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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