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대전 대구 부산…서울만 순우리말인 이유는?

경상도가 경주와 상주, 전라도가 전주와 나주, 충청도가 충주와 청주, 각각 두 도시를 합친 지명이라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강원도와 경기도로 오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강원도는 강릉과 원주라는 기출 변형(?)이지만, 경기도는 애초에 두 도시를 합친 이름이 아니거든요. 추가적으로 전국의 광역시들이 모두 한문 이름을 갖고 있는 데 반해 서울은 순우리말이라고 하지요. 그 이유는 뭘까요? 수도니까 그냥 그런 거라고 보면 되는 걸까요?

오늘은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이 살지만 이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두 곳, 서울과 경기도에 대해 다룹니다.

오늘 지명수배에서는 두 곳의 지명을 다룹니다.

1️⃣ 서울
2️⃣ 경기

1️⃣ 서울: 그냥 수도일 뿐인데…

서울의 옛 이름에 대해서는 구독자님도 잘 알고 계시지요? 서울 지역의 이름은 역사를 거치며 많이 변화했는데요. 백제 때는 위례, 한산으로 불렸고요. 고구려 때는 남평양, 통일신라 때는 한산주, 한주 등으로 불리다가 고려시대 들어 양주, 한양주를 거쳐 조선시대 때 한양, 한성, 경성이라고 불렀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경성크리처'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하는데요. 일제강점기에는 여러 이름을 가졌던 한성을 '경성'이라고 통일해 부르도록 했다고 합니다.

'서울'이라는 단어는 사실 '나라의 수도'를 뜻하는 순우리말 일반명사였습니다. 이 이름은 신라의 수도인 경주를 '서라별', '서야벌'로 불렀던 데서 비롯됐다고 하는데요. 서울의 서는 '솔, 솟' 등과 비슷한 말로 '높다' 혹은 '신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말에서 유래했고요. 울은 '벌, 부리, 울타리' 등에서 변음된 것으로 벌판, 큰 도시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과거에는 신라의 수도였던 '서라벌'도,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도 서울이라고 불렀는데요. 조선의 한양 역시 사람들은 지금처럼 '서울'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수도라는 의미의 일반명사가 실제로 이름이 돼 버린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서울이 '서울'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46년 경성부가 서울특별자유시로 개칭되면서였습니다. 서울이 특별시가 된 건 1949년이라고 하네요!

2️⃣ 경기: 당나라에서 온 지명?

경기도는 경주+기주…? 그럴리가요. '경京'은 수도를 의미하는데, '기畿'의 의미는 뭘까요? 중국 주나라 왕실의 관직제도와 전국시대 각 국의 제도를 기록한 경전인 <주례>는 '기畿'를 왕이 거주하는 성을 중심으로 사방 1000리 이내의 땅으로 규정했습니다. 당나라 들어서는 이 개념이 500리(약 200km) 정도로 정리되는데요. '경기'의 본뜻을 풀어보자면 왕이 사는 성을 둘러싼 200km 정도의 땅이 되겠습니다.

경기라는 말은 당나라가 도읍의 주변 지역을 '경현'과 '기현'으로 나눠 다스렸던 데서 기원합니다. 1018년, 고려 왕 현종이 수도인 개성 외곽 지역을 '경기'라고 칭한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경기'가 쓰였던 사료로 보입니다. 당나라의 제도를 모방한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왕이 있는 수도를 보위하는 지역인 경기는 조선시대까지 지속되는데요.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에서 경기좌도와 경기우도로 나눠졌던 것이 태종 때 다시 '경기도'로 합쳐지고요. 그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따져보면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지명인 셈이네요!

🛤 오늘의 지명 복습

서울: '수도'를 의미하는 일반명사에서 비롯된 지명.
경기: 왕이 사는 성을 둘러싼 200km 정도의 땅을 뜻하는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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