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후 첫 마감을 보내며

2024.03.20 | 조회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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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야호 마감 끝났습니다. 너무 괴로운 주간이었습니다... 잠을 못자서 머리가 어지러운 상태를 실로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밥도 못먹고 간편식으로만 모든 걸 때우며... 어제는 온종일 아무것도 못 먹다가 집 들어갈 때 너무 배고파서 편의점에서 삼김 하나 사서 걸으면서 먹었는데요. 새삼 되게 고학생처럼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삼김을 먹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유부초밥이나 삼각김밥이나 밥버거 같은 류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오죽하면 지난 주말에도 그 바쁜 가운데 유부초밥 먹고 싶어서 버스타고 멀리 나가서 유부초밥을 포장해 왔습니다. 그렇게라도 바깥 공기 쐰다는 핑계입니다.

아무튼 그러한데 아무래도 어른들이 보기에 건강한 음식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인지 고등학생 때 어머니께서는 제가 하도 밥버거랑 삼각김밥을 좋아하니까 그걸 매번 직접 만들어 주셨습니다. 재료도 제가 좋아하는 걸로만 가득 채워서요. 밖에서 천 원이면 살 수 있는 음식에 그런 정성을 들이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제 삼김을 먹다가 불현듯 엄마 생각에 마음이 몽글해졌습니다. 입맛은 불효녀라서 여전히 전 편의점표 삼김도 맛있긴 하더라고요.

아직 3월의 중반을 지나는 중이지만 제게 올해 3월은 의미가 큽니다. 일단 개강을 했고요. 직장과 학업을 본격적으로 병행한 한 달이었습니다. 특히 학업을 하지 않을 때도 급급했던 마감 주간을 학업과 어떻게 병행할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답은 의외로 간단하게 학업을 병행하지 않으면 됐습니다 ^^; 다른 날에 더 공부를 많이 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그 주간은 그냥 흘러 보냈습니다.

대학원 생활은 어떻냐고 회사에서도 많이들 물어보십니다. 학점은 포기했다는 말에 농담이신줄 알고 웃으시던데 뼈아픈 진심이란 건 저만 아는 비밀이겠죠. 이제 구독자님도 같이 아는 비밀입니다. 하지만 포기했다는 게 재수강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기에, 또 다행히도 아직은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기에 남은 이번 주는 정말 공부뿐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오히려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딱 글쓰기에 지칠 때쯤에 공부할 주기가 돌아오는군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어제, 그러니까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오늘은 정말 생지옥이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기사를 쓰다가 출근하고, 출근하는 길에도 휴대폰으로 기사를 갈무리하고... 오전에 기사 한 건 마감하고 다른 건을 작업하느라 점심은 냉장고에 들어있는 김밥 반줄로 때우고,,, 불쌍히 여긴 선배께서 나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사주셨지만 먹다가도 오후에 잡힌 인터뷰 때문에 휴대폰을 연달아 보며 (감히) 선배들이 눈치를 보게 만들었다가,,, 오후에는 인터뷰 한 건과 촬영을 진행하고, 남은 기사를 마저 마무리하고 지면 나온 것들을 확인하고 무한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다가 디자인팀이 모두 퇴근했기에 오늘은 해산이라는 (감사한) 말을 듣고 퇴근했습니다.

부서를 옮기고 늘 느끼는 건데 일이 많으면 고민할 틈이 없습니다. 살면서 가장 잡생각을 하지 않는 요즘입니다. 하는 고민이래봤자 정말 일에 관한 거나 당장의 학업에 관한 것이지 현실에 발붙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않습니다. 그나마 조잘조잘을 보내고 있기에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라도 갖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아마도 제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또 웬만하면 다시 오지 않았으면 하는 빼곡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것 투성이고 매일이 어렵고 여전한 도전들이 이어집니다. 그럼에도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믿으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절실히 믿으며, 부러 빚을 내면서까지 고생을 사고 있는 오늘을 언젠가 그리워하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그때, 이 편지를 다시 읽으며 그땐그랬지 웃을 날이 오기를..^^ 아무튼 이번 달도 이렇게 끝이 납니다. 오늘은 집 들어가는 길에 유부초밥을 사가려 합니다. 동네에 맛있는 유부초밥 집을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입니다. 

또또 할 말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남은 3월을 보내는 열흘 동안은 우선 배운 것을 모두 꼼꼼히 복습할 거고요. 책도 좀 읽을 겁니다. 목적없는 독서를 하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현대소설을 좀 읽으려고요. 이 두 가지만 해도 행복할 것 같아요. 알람 안 맞추고 잠도 잘 겁니다. 세 가지로 정정하겠습니다. 여러모로... 즐거운 주말이 되길 바랍니다. 이상 화요일에 적어보는 주말 계획입니다.

집에 가는 길에 와다다 쏟아내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산뜻한 아침에 이 글을 마주하는 구독자님이 덩달아 피로해지시지는 않을까 걱정이지만... 이 편지의 깊은 감정은 기쁨이니 부디 이해해주시기를 바라며. 오늘은 정말로! 정말로 상큼한 하루 보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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