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말] ㄱ : 그럴 수도 있지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지난주 말씀드린 대로 오늘부터는 하나의 주제로 ㄱ부터 ㅎ까지 저만의 사전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사실 제일 하고 싶었던 주제는 순우리말 감정 사전이었는데 이건 쓰기 전 공부가 많이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좀더 준비가 되면 쓰겠습니다.
어떤 주제로 첫 사전을 만들지 고민하다가 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말을 모으고 싶어졌습니다. 실제로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이든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든 무엇이든요. 그 첫 주자는 "그럴 수도 있지"입니다.
자주 생각하지만 '절대'라는 말은 참 위험합니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겪는 변수는 무궁무진하고 예상값을 넘어서는 결과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때, 스스로가 '절대' 혹은 '무조건'과 같이 강한 수식어와 함께 정한 기준에서 벗어난 일이 벌어지면 쉽게 당황하게 됩니다. 차라리 당황에서 그치면 다행이지만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어지고 아예 회피하려고 들기도 합니다. 이같은 상황을 마주한 현실을 모른 척하고 싶고,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그럴 때, 그럴 수도 있지 라는 말은 괴로움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절대 그럴 수 없는 일이 내게 발생하면 이 일을 생각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어떻게 헤쳐갈지 막막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면 꽤나 담담해집니다.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이미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일이기에 내게도 벌어질 수 있다.' 이 생각만으로도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어내게 됩니다. 그럴 수도 있지.
크게 기대했던 일이 무산되고, 간절히 바랐던 꿈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직 그 하나만 바라왔는데 실패했을 때의 절망감은 이루 말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도 있다'는 말은 그 절망의 무게를 좀더 가볍게 만들어줍니다.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것과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이 주는 충격은 다르니까요.
단, '그럴 수도 있지'와 '그럴줄 알았어'는 천지차이라는 것도 꼭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전자는 최선을 다했지만 맞닥뜨린 결과는 예상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저에 두지만 후자는 애초에 실패를 전제하는 것이잖아요.
열심히는 하되 혹여나 실패했을 때에 너무 오래 절망감에 빠져 있지는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럴 수도 있죠, 뭐.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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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ㄱ : 그냥 한 번 해봐! ____ <그럴 수도 있지> 만큼이나 나이가 들면서 좋아지는 '그냥', 긍정적인 의미로 간혹 <그냥>의 힘을 이용합니다. :-) 행복한 한 주 시작하세요!
조잘조잘
나무야님만의 ㄱ-ㅎ 사전도 기대됩니다! 그냥!과 그럴 수도 있지, 모두에서 긍정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 오늘도 웃음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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