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말] 사전의 완성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늘은 다시 찾아온 금요일입니다. 매주 돌아오는 날인데도 금요일만 되면 왜 이리 기분이 좋은지요.

오늘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지난 7월 시작했던 [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말] 사전 쓰기를 완성한 날이라서죠. 가벼운 마음으로 그럼 오늘의 편지는 이제까지의 글들을 한번 정리해서 보내야겠다, 생각하고 하나하나 다시 보는데... 아뿔싸!

이전에 ㅂ로 시작하는 말로 '비온 뒤 맑음'을 쓰려다가 당시 비 피해가 너무 심각해서 다음에 쓰겠다고 넘긴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ㅂ으로 시작하는 말을 쓰지 않았더라고요. 아주 새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오늘 ㅂ으로 시작하는 말을 마지막으로 쓰고, 다음주 월요일에 전체 정리글을 보내기에는 이미 총정리하려는 마음으로 목요일 내내 들떠 있었습니다.

이를 어찌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죠. 그냥 여백의 미로 남겨 놓을까? 모른 척 넘어갈까? 언젠가 비하인드로 다시 찾아오기 위해 일부러 비워둔 거라고 할까? 그냥 오늘 ㅂ으로 쓰고 다음주에 총정리를 하면 될텐데 괜한 아집때문에 이런 저런 핑계들만 늘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스쳤습니다. 살아가면서 꼭 기억해야 할 마지막 말,

[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말] ㅂ : 변명하지 말자

아닌 척 이 말 저 말 덧붙여가며 변명하기 보다는 그냥 깔끔하게 인정하고 좋은 건 좋은 거고 아닌 건 사과하며 책임지는... 태도를 견지하는 게 삶에 필요하지 않을까요.

마침 오늘의 마음과도 참 잘 어울리는 말입니다. 별의 별 말을 갖다 붙이지 말고 그냥 금요일에 맞춰서 완벽하게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주말동안 다시 마음을 말짱하게 가다듬고 월요일부터는 또 새로운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렇게 말하면 구독자님도 아마 '그럴 수도 있지'라고 해주시지 않을까, 소소히 생각해 봅니다😏

구독자님도 아시다시피 그냥 넘어갈 일도 괜한 말도 안 되는 변명들을 듣다 보면 더 화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차라리 혼이 나고, 한 소리를 듣고 끝나는 게 낫습니다. 오히려 변명하지 않고 깔끔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에 마음이 누그러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러더라고요. 화내려고 준비(!)하고 있다가 잘못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면 괜히 머쓱해져서인지 김이 빠져서인지 그냥 그렇구나 하면서 넘어가게 됩니다.

상대의 화를 덜어내기 위한 변명이 화를 더 키울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변명하지 않고 살아갑시다. 습관처럼 말 끝에 '그게 아니라', '그런데', 등등... 꼬치꼬치 토달지 않기로 스스로와 약속하며... 물론 오랜 세월 보호본능으로 굳혀진 터라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다 보면 덜 하게 되긴 하겠죠? 하하

아무튼 구독자님, 그렇게 저만의 단어 사전 만들기 프로젝트 1이 끝났습니다. 1이 끝났다는 말은 2도 있다는 것이죠. 이전에 말했던 것처럼 순우리말 감정 사전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연속적으로 쓰기는 힘들 것 같고 남은 올해 동안 쫌쫌따리 써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올해 사전 두 권을 펴내는 것이 소소한 목표입니다. 과연, 두 번째 사전은 변명없이 잘 만들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 주세요🔥

[살아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말 사전]

ㄱ : 그럴 수도 있지

ㄴ : 너는 꿈이 뭐야?

ㄷ : 다시는 안 그럴게

ㄹ : 라디오를 듣는 기분이야

ㅁ : 마음 먹기에 따라 세상 사는 맛이 달라진다

ㅂ : 변명하지 말자

ㅅ : 세상은 흑과 백이 아닌 회색

ㅇ : 이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ㅈ :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도 없는 것

ㅊ : 칠십대에 전국노래자랑 1등

ㅋ : 코이의 법칙

ㅌ : 태어난 김에 열심히 살아야지

ㅍ : 편안한 하루 되길 바라요

ㅎ : 해도 안 될 수는 있지만 하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