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mbti 얘기를 또 꺼내는 날이 왔습니다. 저는 제가 대문자 엔프피(ENFP)라고 믿어 의심치 않지만 주변에선 종종 T나 J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곤 하는데요. 다년간 성인으로 살아오면서 문제가 생기면 슬픔은 차치하고 해결부터 하는 법을 익혔다거나 30년치 인생계획을 모두 세워놓는 모습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하지만 그 모든 계획이 어그러져도 상관 없기에(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는 전제하에), 또 일이 해결된 후에(혹은 도중에) 마음으로는 엉엉 울고 있다는 걸 알기에 저는 여전히 F이자 P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절대 오해 받지 않는 한 가지가 있는데요, 바로 N입니다. 자기 전에 하는 상상을 정해놓고 거즌 5~6년간 혼자서 디테일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는 저는 대문자 중의 대문자 N이라고 믿는데요. 오컬트를 좋아하는 것도 온갖 상상(혹은 망상)을 취미처럼 즐기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비과학적인 요소에 흥미를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망상 중에 하나로 저는 고딩 때 편지 쓰는 걸 좋아했는데요. 절교한 친구한테 보낸다거나 나와 동갑인 시절의 부모님께 보낸다거나 등 비교적 현실적인 대상에게 편지 쓰는 것은 기본. 언젠가 태어날 제 자식이나 미래의 남편에게도 편지를 쓰곤 했습니다. 내용이 감동적이면 좋았겠지만 악에 받힌 K 고딩은 내가 지금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너도 지금 그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써놨더라고요. 그 노력의 방향이 꼭 공부가 아니어도 되지만 최소한 무언가를 인내하며 필사적으로 노력해본 경험이 꼭 있기를 바란다며..^^ 당시 살면서 해본 중 가장 고생을 하고 있었기에 언젠가의 자식이나 남편도 열심히 살고 있기를, 그렇게 동고동락하기를 바랐나봅니다.
17~19살 언저리의 흑역사라고만 생각하고 덮어두고 있었는데요. 얼마전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문자 N인 제 친구는 고딩 시절에 전생의 남편에게 편지를 썼다고 하더군요. 상상력 풍부한 사람들의 필수 코스인 걸까요. 일단 2명은 모였으니 한 명만 이런 표본이 더 있으면 이제 일반화할 수 있습니다. 삼인성호라고 하지 않습니까 ^.^ 구독자님, 그런 과거가 있다면 꼭 말씀주세요. N들의 미래/전생의 배우자를 상상하며 편지를 쓴다는 연구를 진행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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