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0억원 스타트업을 만들고 매각한 뒤,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사업가가 있습니다. 그 이후, 다시 스타트업(Meetup)을 만들고, wework에 매각을 했죠. 그 다음에 다시 일반 노동자(아마존 물류 직원)가 되어 삶을 드라마틱하게 자주 바꾸는 사람이에요.
스콧 하이퍼만(Scott Heiferman)을 소개합니다. 최근 my first million 팟캐스트를 들으며 그의 독특한 행보를 들을 수 있었어요. 그 속에 담긴 인사이트를 자세히 소개해보고 싶어요.
90년대 인터넷 사업에 눈을 뜬 후, 200억원에 회사를 매각
스콧은 1990년대 중반 인터넷 붐이 일어났을 때, 직장인이었어요. 1994년 즈음 대학을 갓 졸업하고 소니(Sony 미국 법인)에 입사한 새내기였죠.
그때 그는 상사들에게 "인터넷이 대세가 될 거예요"라고 주장했죠. 사람들은 "그래, 애야. 네 말대로 되겠지."라는 식으로 반응했어요. 그러려니 한거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웹사이트를 만들어야 해요"라고 주장했고, 결국 소니닷컴이라는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게 됐어요. 소니의 인터넷 사업 전신을 만든 셈입니다.
하지만 조직의 지원을 더 받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웹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보자 하며, 소니를 떠나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가 만든 첫 번째 회사는 '아이트래픽(i-traffic)'이라는 온라인 광고 에이전시였어요.
당시만 해도 인터넷에는 광고할 곳이 거의 없었는데도, 스콧은 "사람들이 곧 인터넷에 광고하고 싶어 할 거야. 그러면 웹사이트들도 수익 모델이 생기겠지."라고 생각했죠.
스콧의 예측은 적중했어요. 1995년 사이에 시작한 에이전시는, 얼마 지나지 않아 1,500만 달러(약 200억 원)에 Agency.com에게 인수되었습니다. 닷컴 버블이 있기 전이었어요. 그때 스콧의 나이는 20대 중반이었습니다.
부자가 된 후의 행보 = 맥도날드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기
스콧은 회사를 매각 후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는 걸으며 생각하던 중, 무심코 맥도날드 가게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입사를 지원해요. 뉴욕 브로드웨이 5번가에 있는 정말 바쁜 맥도날드였죠.
매니저가 "팀워크에 익숙하세요?"라고 물었을 때, 스콧은 "네, 익숙합니다"라고 대답했어요.
매니저가 이력서를 보고 "아이트래픽의 파트타임 회장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건 뭐죠?"라고 물었을 때, 스콧은 그냥 "인터넷 관련 일이에요"라고 대답했어요.
매니저는 "알겠습니다"라고 하고는 바로 바지 사이즈를 물어봤대요. 매니저는 인터넷 관련 회사에서 일하는 알바생으로 착각한거죠.
이후 스콧은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는데, 그 이야기가 정말 재밌습니다. 스콧의 블로그에서 발췌한 몇 가지 인상 깊은 내용을 소개해드릴게요.
평직원으로 일하며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의 간절함을 깨닫다
"아무도 나에게 감사하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열심히 일했고, 돈은 얼마 안 받았죠. 심지어 식사 시간에 맥도날드 음식을 먹었는데, 그 돈도 제 월급에서 깎였어요. 정말 힘들었죠.
계산대는 복잡했고, 손님들은 음식을 빨리 받기를 원했어요. 줄은 점점 길어졌고, 맥플러리는 정확하게 만들어야 했죠. 열심히 노력했고, 그럭저럭 잘 해냈어요. 저는 평생 리더와 매니저로 일해왔어요. 힘든 일도 많이 해봤죠.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주로 보스로 일했어요.
Fast Company 잡지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열심히 읽었고, 리더나 매니저가 직원들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수없이 읽었죠.
하지만 저는 늘 '감사를 표현하는 건 그리 필요하지 않아. 좋지도 않고. 사람들은 일을 잘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충분해. 내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거야. 내가 고마워한다는 걸 알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첫날부터 누군가 '고마워요' 또는 '잘하고 있어요'라고 말해주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그걸로 충분했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어요.
매니지먼트 경험이나 매니지먼트에 대해 읽는 것만으로는 이런 교훈을 배울 수 없어요. 인정받지 못하는 직원이 되어봐야 이걸 진정으로 느낄 수 있죠.”
적은 돈을 벌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시간당 5.75달러를 벌었어요. 주 40시간, 연 52주 일한다고 치면 연봉이 11,960달러예요. 세금 떼기 전이죠. 어떤 사람들은 제가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걸 비하한다고 생각했어요. 돈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거기서 일한다고 놀리는 거죠.
‘크레인스’라는 비즈니스 잡지에서 저를 촬영하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열심히 사진을 찍고 갔는데, 정작 기사는 ‘닷컴 버블으로 몰락한 CEO’라는 기사가 떴더라고요. 실제로는 전혀 아니었는데도요.
제가 원해서 일을 한 맥도날드에서, 오히려 저는 이렇게 적은 돈을 받으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엄청나게 커졌어요.
신문에서 연봉 11,960달러 받는 사람들에 대한 통계를 보는 것과, 실제로 튀김기 앞에서 6시간 동안 서서 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옷에서 튀김 냄새가 나는데 그날 번 돈이 고작 30달러라는 걸 깨닫는 건 완전히 다른 거예요. 정말 눈이 딱 열리는 경험이었죠.”
911테러 사건 직후, 이웃과 ‘처음으로 대화하다.’
맥도날드에서의 경험 후, 스콧은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그는 30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요. 이 과정에 그는 충격적 사건을 접합니다. 9.11 테러였죠. 스콧은 당시 뉴욕에 살고 있었는데, 트윈 타워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이었어요. 그는 비행기가 건물에 충돌하는 걸 직접 목격했어요.
그 날, 스콧은 자신의 아파트 건물 옥상이나 밖에 있었어요.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자신의 이웃들을 만났대요. 그는 그곳에 꽤 오래 살았는데도 아무도 몰랐던 거예요. 이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모두가 밖으로 나왔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죠.
스콧은 이 경험을 통해 다른 면에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나는 정말 혼자 사는 삶을 살고 있구나. 그냥 인터넷만 하면서..."
9/11 사건 일주일 후, 스콧은 '볼링 얼론'(Bowling Alone)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이 책은 그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죠. 나중에 그는 이 책을 모든 Meetup 직원들에게 나눠줬을 정도예요.
'볼링 얼론'은 통계에 관한 책이에요. 이 책의 주장은 다음과 같아요.
- 우리는 점점 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덜 하고 있다.
- 낯선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수록, 낯선 사람들을 신뢰하는 정도도 줄어든다.
- 그러면 또 그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줄어든다.
- 위 악순환은 반복된다.
고립된 사람들을 서로 ‘대화하고, 이어지도록 만들자’, Meetup의 탄생
이런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스콧은 자신의 30개 아이디어 중 1개를 실현하기로 했어요. 다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실제 생활에서 만나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였죠. 물론 모바일 시대인 지금은 굉장히 흔한 아이디어였지만, 창업 시기였던 당시에는 꽤 신선한 형태였어요.
스콧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과 더 많이 교류하게 만들어서, 그들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만들고 싶어했어요. 개인의 열정을 따랐죠.
하지만 그는 Meetup의 비즈니스 모델을 단순히 광고로 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서비스 전면 유료화를 결정했어요. 모임장, 참가자 모두에게 서비스 이용료를 받기로 한 거죠. 파격적 결정이었습니다.
당시 모든 IT사업은 광고 수익 혹은 소프트웨어 단품 판매 정도가 전부였거든요. 당시의 이 결정으로 Meetup의 트래픽은 95%나 줄어들었어요.
"이게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고 믿었어요." 그는 Meetup을 조직하는 사람들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그들이 실제로 가장 큰 가치를 얻는 사람들이라고 봤기 때문이죠. 또한 이렇게 하면 서비스의 질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meetup 온보딩을 새 직원 입사 시 매번 동행
meetup에 입사하는 직원은 모두 스콧과 함께 밴을 타고 동행하여, 하루밤동안 5-6개의 밋업을 함께한다고 해요. 해리포터 밋업, 당뇨병 밋업, 취미 밋업 등 모든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보고 사용자의 목소리를 캐치하는 거죠.
실제로, 이후 meetup은 연간 15%씩 성장했고 결국 수익성 있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가 되었죠. 회사는 오랫동안 성장을 이어갔고, 결국 WeWork에 1억 5천만에서 2억 달러 사이의 금액으로 팔렸어요. 스콧은 이 과정에서 Exit을 했습니다.
스콧 하이퍼만, 다시 아마존 물류 센터 직원이 되어 노동자로 돌아가다
스콧을 알고 있던 한 사람이 링크드인 스크린샷을 공유하면서, 그는 다시 화제가 되었어요. 그냥 조용히 LinkedIn 프로필을 업데이트했고, 거기에 '아마존 물류 센터 직원'이라고 적혀 있었죠.
스콧은 나중에 팟캐스트에 출연해서 이 결정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의 설명은 이래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너무 괴리감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다시 그들의 삶을 느껴보고 싶었죠.” 맥도날드에서 일했던 때와 비슷한 이유였죠. 스콧은 계속해서 자신을 현실과 연결시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성공한 사업가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잊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에서 독특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배운 점을 공유합니다.
사다리 위로 향하는 인생만이 좋은 것일까
스콧의 행보를 보며, 우리는 ‘커리어를 우상향 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압박감에서 더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고 여겼어요. 저도 대기업을 퇴사한 직후, 내 앞으로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 타이틀을 버리는 것이 정말 온당한 일일까 고민한 적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일 뿐, 내 인생의 길은 그 타이틀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더 확신하게 되었어요.
진짜 연결됨은 서로 노력하고, 땀흘려 일하는 데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스콧이 만든 meetup이라는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스콧이 ‘진심으로 타인과 연결되는 사회’와 ‘다른 사람과 계속 연대하고 싶은 마음’ 덕택이 아닐까 싶었어요.
1인 창업이 대세인 시점에서, 우리는 점점 더 타인과 고립되어가는 사회에 사는지 몰라요. 스콧은 노동현장에서, 사람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웃고, 이야기 나누는 인생을 살고 싶었나봐요. 소탈한 소통, 따뜻함을 그리워 한 거죠.
스콧을 보며, ‘팀워크’와 ‘소통’이 있는 삶도 정말 좋은 인생이겠다 싶은 감정이 들었어요. 물론, 재정적 문제가 크게 해결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생각도 어떤지 궁금합니다. :)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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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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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팅스팸
소재선정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재밌었습니다. 다음주도 기대하곘습니다.
조쉬의 뉴스레터 (7.97K)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힘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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