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탐구] 무조건 직진하는 소녀들이 고백하는 법 🛴💨
여전히 음원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아일릿의 데뷔곡 ‘Magnetic’, 다들 기억하시나요? 아일릿이 7개월 만에 첫 컴백으로 돌아왔습니다. 미니 1집 [SUPER REAL ME]에 이어, 이번 앨범에는 ‘너’에게 직진하는 ‘나’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똑같이 ‘나’에게 초점을 두면서도 ‘진짜 나’의 이야기에서 ‘나와 너’의 이야기로 발전된 아일릿의 [I’LL LIKE YOU], ‘너를 좋아할 것’이라는 말속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지 함께 알아볼까요? 🧚
[아티스트 탐구]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소녀들 💚
아일릿은 JTBC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R U Next?’(알유넥스트)를 통해 결성된 그룹입니다. 한국인 멤버인 윤아, 민주, 원희와 일본인 멤버 모카, 이로하 총 5인조로 이루어진 다국적 걸그룹이죠. 이들은 지난 3월, 르세라핌과 뉴진스에 이어 세 번째로 론칭되는 하이브의 신인 걸그룹이자 엔하이픈의 소속사인 빌리프랩의 첫 번째 걸그룹으로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의 주목을 받으며 가요계에 등장했습니다.
아일릿이라는 그룹명은 자주적이고 진취적인 의지(I Will)와 특별한 무언가(It)의 결합인데요. 두 단어 사이에 어떤 단어라도 들어갈 수 있듯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 될지 기대되는’ 잠재력을 지닌 그룹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전작 [SUPER REAL ME]로는 좋아하는 것에 과몰입하는 소녀들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그려냈는데요. 그 속에서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생각과 일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요즘 10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Magnetic’은 특히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놀라운 성과들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의 메인 차트인 송 차트 ‘핫 100’과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동시 진입한 데다가 이 기록이 K팝 그룹 데뷔곡 최초, 최단기간 ‘핫 100’ 진입 K팝 그룹 등 큰 의미가 있었다는 것인데요. K팝 역사에서도 한 획을 그으며 ‘슈퍼 루키’의 면모를 보여주었죠. 국내에서도 여러 음원사이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단번에 차세대 음원 강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음악 탐구] 모르면 몰라도 알 사람은 다 아는 띵곡 🎧
타이틀 ‘Cherish (My Love)’는 속도감 있는 드럼과 기타 리프를 기반으로 멤버들의 청아한 음색이 더욱 돋보이는 댄스 팝 트랙입니다. 후킹한 코러스가 인상적인 이지리스닝 곡이지만, 송폼 구간이 빌드업 없이 빠르게 전환되는 타이트한 구조로 생동감을 더해주었습니다. 이번 곡에선 카라의 ‘Honey’, 브라운아이드걸스의 ‘My Style’ 등 유독 2세대 걸그룹의 음악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아련한 감성의 코드 진행과 멜로디, 특유의 ‘뽕짝’스러운 드럼 리듬과 같은 공통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작 ‘Magnetic’과 다른 감성의 음악으로 스펙트럼을 넓히면서도 ‘Ch ch ch ch cherish my love’ 파트 같은 비슷한 코러스를 삽입해 연속되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네 맘은 두 번째 내 각오가 첫 번째’ ‘무조건 직진할래’ 등 엉뚱하고 당찬 매력의 가사가 특징인 곡입니다.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수록곡들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알 사람은 다 아는’이라는 뜻이 담긴 신조어인 3번 트랙 ‘IYKYK (If You Know You Know)’는 보컬 찹 루프와 몽글몽글한 신스사운드가 독특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곡입니다. 구간 별로 템포에 변화를 주는 적절한 완급조절로 지루할 틈 없는 전개를 보여주었어요. 가벼운 2-Step 개러지 리듬 위 ‘IYKYK’를 반복하는 캐치한 코러스가 묘하게 어우러져 특히 중독성 있는 곡이죠. 숨길수록 커져가는 사랑을 뾰루지에 비유한 4번 트랙 ‘Pimple’은 잔잔한 기타 선율과 서정적이고 달콤한 보컬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미디엄 팝 장르의 곡입니다. 마지막으로 5번 트랙 ‘Tick-Tack’은 레트로 8비트 게임에서 들어볼 수 있는 칩튠(Chiptune) 사운드의 신디사이저와 효과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트렌디하고 키치한 분위기를 조성한 팝 트랙입니다. ‘Tick tack ti-tack tick tack-ta-tick tack’ 가사로 이루어진 스캣이 마치 시계 시침 소리를 듣는 것 같지 않나요? 시시각각 변하는 시끄러운 속마음을 정신없이 들어오는 신스와 스캣으로 표현한 곡입니다.
[콘셉트 탐구] 반드시 좋아하게 되는 마법 🍀
아일릿의 이번 앨범은 자신의 마음을 믿고 '너'에게 직진하는 '나'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하는데요. 어떤 콘셉트와 스토리로 이를 풀어냈을지 알아볼까요?
🦷 콘셉트 포토
아일릿은 앨범의 콘셉트를 다양하게 표현한 세 가지 버전의 콘셉트 포토를 공개했습니다. 각 버전은 엉뚱하고 당찬 다섯 소녀들의 매력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WITH’ 버전에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자유롭게 뛰어노는 천진난만한 소녀들의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톤의 보정과 파스텔 색감이 돋보이는 포토입니다. 킥보드를 타고 숲속 이곳저곳을 누비거나, 자신들만의 비밀 아지트를 만들고 노는 소녀들의 모습이 향수를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개성대로 레이어드한 옷들과 주렁주렁 달려있는 다채로운 컬러의 악세서리까지, 키치한 패션에서 소녀들의 자유분방한 성격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TO’ 버전은 파스텔 톤의 분홍 컬러가 특징인 포토입니다. 스쿨 룩 착장의 분홍 넥타이, 분홍색 지하철, 분홍 하트 풍선들까지 모든 게 분홍색으로 가득하죠. 흐릿하고 희뿌연 색감으로 몽환적인 느낌을, 지하철 창문 속 가상 세계 같은 풍경으로 어딘가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했습니다. 함께 공개된 콘셉트 필름에서는 교복을 입고 셀프 포토 부스에서 네 컷 사진을 찍는 멤버들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학교가 끝난 뒤 다 같이 네 컷 사진을 찍는 친근한 10대의 모습을 담아내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BETWEEN' 버전에선 다른 포토들과 상반된 다크한 무드가 돋보입니다. 차가운 표정과 블랙 톤의 드레스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시크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해당 버전은 알 수 없는 네 마음과 다 드러나는 내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심리를 표현한 포토로, 하트 모양 메이크업으로 소녀의 고민을 형상화했다고 하는데요. 블랙 컬러임에도 하트 모양과 리본과 같은 귀여운 아이템이 더해져 사랑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 MV
이번 ‘Cherish’ 뮤직비디오는 사랑니가 난 원희가 ‘사랑니 클럽’에 초대되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사랑니는 좋아하는 상대를 향한 마음을 의미합니다.
민주가 은밀하게 건네준 껌의 포장지는 사랑니 클럽의 초대장이었는데요. ‘사랑니 클럽’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친구들과 비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특별한 우정을 만들고자 했던 어린 시절의 환상이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윤아가 발표하고 있는 사랑니 클럽의 규칙에는 매주 수요일 사랑니에 대해 발표할 것, 사랑니를 잘 관리할 것 등의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Cherish’ 뮤직비디오는 전체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연출이 돋보이는데요. 종이로 사랑니를 펀칭하는 장면을 통해 사랑니가 하트 모양, 곧 좋아하는 사람을 향한 마음을 의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의자와 커튼, 분홍 벽과 바닥으로 입안 모양을 표현한 장면, 바닥에 누워 매복 사랑니를 표현한 장면까지. 본 적 없는 독특한 감성을 담고 있는 뮤직비디오 같습니다.
사랑니를 땅에 묻고 소중히 간직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통해 ‘소중히 여기다’라는 뜻을 가진 제목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좋아하는 상대가 아닌 ‘자신의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별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꽃과 해가 진 듯한 시간대의 배경이 어딘가 서늘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하지만 사랑니는 결국 뽑아야 하는데요. 사랑니를 들고 이리저리 도망 다니던 이로하는 치과 괴물을 마주쳐 사랑니를 뽑게 됩니다. 사랑니를 뽑을 시기가 다가오자 멤버들은 묻어두었던 사랑니를 꺼내고, 용감하게 뽑아버리고, 빙빙 돌려 하늘로 던지고, 총에 장전해 쏴버립니다. 이 장면들은 전부 멤버들이 사랑니를 뽑는 행위를 다양하게 표현한 것이죠.
원희는 그렇게 뽑은 사랑니로 반지를 만들었는데요. 누군가에게 반지와 함께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분홍색으로 가득 찬 색감과 몽환적이고 서늘한 분위기가 아일릿과 정말 잘 어울리는, 아일릿스러운 뮤직비디오 같습니다.
Editing by 솜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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