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탐구] 옆집 소년들의 이별 별책부록 🔖
보이넥스트도어가 첫 번째 디지털 싱글 ‘오늘만 I LOVE YOU’로 돌아왔습니다! 2023년 5월 데뷔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이어 온 보이넥스트도어는 이번 컴백으로 또 한 번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는데요. 이번 곡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차트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 인기에 힘입어 일본어 버전 싱글 발매도 예정되어 있다고 하죠. 특히, 여섯 멤버가 각기 다른 인격으로 이별 후유증을 표현한 단편 영화 같은 뮤직비디오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설렘 가득한 옆집 소년들의 고백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러 가실까요?
[음악 탐구] J-POP 열풍에 탑승한 보넥도 🎸
‘오늘만 I LOVE YOU’는 현실적인 이별 후유증을 담은 가사와 경쾌한 멜로디가 절묘하게 대조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자랑하는 곡입니다. 발랄한 건반 소리로 시작해 피아노, 기타, 드럼, 신시사이저가 차례로 더해지며 점차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가죠. 특히, 간주에서 선보이는 리드 신스 솔로는 귀를 단번에 사로잡고, 피치 밴드를 사용한 싱코페이션 연주는 엉뚱한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 밀고 당기는 리드 신스 솔로가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는 여섯 인격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면서 곡의 재미를 더해주죠! 또한, “환생”, “벚꽃”, “아이시떼루”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거나 대화하듯 건네는 가사, 빠르게 흘러가는 리듬감, 중독성 있는 코러스가 J-POP 감성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여기에 보이넥스트도어만의 솔직하고 통통 튀는 가사도 이 곡의 중요한 매력 포인트인데요. "I love you 愛してる 사랑해"라는 귀여운 고백이 담긴 Chorus는 설렘을 극대화하며 분위기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어주고, “추억 팔아서 곡이나 쓰는 건 딱 죽기보다 싫은데”, “세탁기는 가득히 밀려버린 빨래를 토해내고”와 같은 현실적이고 재치 있는 가사들은 곡의 재미를 더욱 돋우며, 듣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처럼 보이넥스트도어 특유의 생기 넘치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아낸 ‘오늘만 I LOVE YOU’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이별송과는 확연히 다른 밝고 명랑한 탑라인을 지닌 곡입니다. 밴드 사운드와 경쾌한 신시사이저, 빠른 드럼 비트가 어우러진 선율에 현실감 가득한 가사를 얹어 반전 매력을 선사하죠! 전형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보이넥스트도어의 유쾌함을 잃지 않은 이별송이라 더욱 매력적인 곡이었습니다.
[뮤비 탐구] 보이넥스트도어가 이별을 대하는 자세 💔
보이넥스트도어의 이번 뮤직비디오는 고백 실패 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과정을 다뤘다고 하는데요. ‘MZ 이별송’이라는 이번 콘셉트와 ‘생활 밀착형’이라는 이들의 특징이 뮤직비디오에는 과연 어떻게 녹아있을지 함께 알아볼까요?
뮤직비디오는 겨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설원에서 시작됩니다. 노란 꽃을 든 태산은 누군가에게 다가가는데요. 이내 사람을 착각한 듯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때마침 날아온 눈덩이에 맞아서인지, 고백에 실패한 충격 탓인지 쓰러지는 태산. 정신을 차리자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섯 명의 인물이 그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시작합니다. 빨래를 너는 재현, 소금이 가득 찬 욕조에 멍하니 앉아있는 리우, 풍선을 의자에 묶어두고 환하게 웃는 이한, 방 안에서 비눗방울을 만드는 운학, 기타를 열심히 치는 성호까지. 이들의 행위는 얼핏 보면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익숙한 감정이 떠오르는데요. 마치 실연의 아픔을 달래보려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지 않나요? 이별 후에 사람은 일상에 다시 집중하기도 하고, 때론 멍하니 추억과 슬픔에 잠겨 있기도, 떠나가는 이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기도 합니다. 잊어보고자 무언가에 몰두해 보려는 모습 역시 그중 하나겠지요.
그렇다면 이들이 등장한 이유는 무엇이고, 이러한 행동들을 통해 무엇을 전하고 있는 걸까요? 뮤직비디오의 중간중간에는 이들의 정체에 대한 힌트가 숨겨져 있는데요. 재현이 캠코더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화면 속에는 운학이 비치고 있습니다. 또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인물은 여섯 명인데 한 명의 인물만이 포착되는 모습 역시 의아함을 자아냅니다.
곧바로 이들의 정체에 대한 또 다른 힌트가 주어집니다. 재현이 재채기를 하자 운학의 선풍기가 폭주하며 비눗방울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운학이 비눗방울 액을 쏟자 리우가 바닥에 있는 물에 미끄러져 넘어집니다. 이어 리우가 넘어지자 재현이 사다리에서 떨어지죠.
이 장면들은 각각의 행동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인물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 사람의 다양한 감정이 각각의 감정을 상징하는 여섯 명의 사람, 곧 여섯 개의 인격으로 분리되었음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실연 후에 생기는 복잡한 감정과 감정이 변화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실연의 아픔을 달래 보려던 모든 행동들이 덧없고 허무하게 느껴진 것일까요. 내면의 갈등을 겪고 있는 성호의 눈앞에 ‘SAY IT’이라는 글자가 지나갑니다. ‘말하고 후회하면 좀 괜찮을까’라는 가사를 통해 성호가 또 한 번의 고백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죠.
이어진 장면에서 성호는 노란 꽃을 줍게 되는데요. 꽃을 주운 순간, 성호의 앞에 차가 빠르게 달려옵니다. 이어 화면이 전환되고, 뮤직비디오는 처음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뮤직비디오의 처음과 끝, 두 차례에 걸쳐 등장한 오브제로 다시 첫 장면으로 돌아갈 것임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게 고백하기 이전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태산. ‘다 별거 없는 거잖아’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무언가를 결심한 듯 설원을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맨 처음의 고백 장면과 달리 망설임 없이, 넘어지는 일도 없이 곧장 상대에게 직진합니다. 또 같은 결과가 반복될지, 새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실연 후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한 전개로 풀어낸 뮤직비디오였는데요. 해석의 여지를 남겨둔 결말과 6개의 인격으로 분리된다는 독특한 설정이 극의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연출이었습니다.
[스태프 탐구] 뮤직비디오의 나침반이 되어주는 설계자 🧭
아직 매체화되지 않은 글을 영상으로 옮기기 위한 설계, 바로 ‘콘티’ 작업인데요. K-POP 뮤직비디오 콘티 작업의 중심에 서 있는 분이 바로 박유승 작가님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박유승 작가님은 우연한 계기로 콘티 작업을 시작했고, 그 매력에 빠져 점점 이 직업에 몰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새하얀 도화지 위에 곡이 전하는 메시지와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우리가 푹 빠져 보게 되는 뮤직비디오가 탄생하는 거죠. 특히 박유승 작가님의 콘티는 그 유니크한 그림체로도 유명한데요. 콘티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작품처럼 느껴질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최근에는 MARK의 ‘프락치’, IVE의 ‘REBEL HEART’, ENHYPEN의 ‘No Doubt’ 등 다양한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하며 K-POP 비주얼 콘텐츠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박유승 작가님의 작업은 단순히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K-POP 뮤직비디오의 감각적이고 완성도 높은 연출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박유승 작가 참여작 더 알아보기
데뷔 3년 차에 접어든 보이넥스트도어는 유쾌함 속에 솔직한 감정을 녹여내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차곡차곡 쌓아왔습니다. 2025년 첫 발걸음부터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옆집 소년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높이 날아오를지, 그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싱글이었습니다.
Editing by 믿는도끼, 솜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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