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탐구] 미치는 것도 당당하게! LE SSERAFIM
두려움을 모르고, 깨질 줄도 모르며, 용서를 바라지 않는 당당한 르세라핌의 모습 뒤에는 숱한 고민과 불안이 있었다는 것을 지난 앨범 [EASY]를 통해 알 수 있었는데요! 이번 앨범 [CRAZY]에서는 그런 고민과 불안을 모두 던져버리고 “CRAZY”라는 단순한 키워드로 돌아온 르세라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말로만 들었을 때는 미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직 두루뭉술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과연 어떤 모습을 말하는 것일지 함께 알아보러 가실까요?
[음악 탐구] 광기에 물든 천사들! 🧚♀️
타이틀곡 ‘CRAZY’는 하우스를 기반으로 테크노스러운 느낌을 잘 섞어낸 EDM 트랙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곡 전반에서 나타나는 4박자 정박에 찍히는 드럼 리듬과 베이스 리프는 하우스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곡 구조와 드랍 파트의 기계적인 신스 사운드에서는 테크노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었네요. 또한 36초의 Verse에서 등장하는 거친 신시사이저와 808 카우벨 사운드는 Phonk 장르에서 자주 들어볼 수 있는 특징적인 사운드이죠! 흘러가는 베이스 라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곡의 포인트가 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전 앨범들에 비해 보컬의 변화가 크지 않고 그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줄어든 보컬의 비중을 랩과 “Da da da da”와 같은 간단한 가사로 채우는 시도가 오히려 트랙에 잘 묻어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해외 SNS 등을 중심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Phonk를 사용하기도 했고, 최근 거친 전자 음악을 기반으로 한 Charlie XCX가 성공을 거둔 것처럼 르세라핌의 ‘CRAZY’도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앨범을 여는 1번 트랙 ‘Chasing Lightning’은 첫 마디부터 귀를 사로잡는 트랙이었는데요. “우리 강아지가 너무 보고 싶어”라는 가사로 시작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조성하며 “CRAZY”라는 컨셉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더해서 강렬한 테크노 기반의 트랙이라 이어 등장하는 타이틀곡 ‘CRAZY’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습이네요! 이외에도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를 샘플링해 감각적인 힙합 트랙으로 재탄생시킨 ‘Pierrot’, 강렬한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1-800-hot-fun’ 등 다양한 곡들이 포진되어 있었습니다.
[작가 탐구] Megatone, SCORE 그리고 쏘스뮤직의 13
Megatone 작가님과 SCORE 작가님으로 이루어진 2인조 프로듀싱 그룹 13은 쏘스뮤직의 인하우스 프로듀서로서 르세라핌의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계시죠! 2012년 윤하의 [Supersonic]을 함께 프로듀싱하며 인연을 맺으신 두 작가님은 이후 여자친구, 블락비, 종현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곡을 협업하셨습니다. 여자친구의 많은 수록곡을 프로듀싱한 인연 덕분일까요? 이후 쏘스뮤직에서 데뷔한 르세라핌의 프로듀서를 맡게 되시며 인하우스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발라드부터 락, EDM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를 소화하시는 작가님들은 변화무쌍한 르세라핌의 음악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계십니다.
🎧 프로듀서 13의 명곡 돌아보기!
- 박경 - '자격지심 (Feat. 은하 of 여자친구)'
‘CRAZY’에 참여하신 작가님들 중 Leven Kali 작가님의 이름이 눈에 띄었는데요.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하시는 작가님은 NCT U의 ‘일곱 번째 감각’, Red Velvet의 ‘Rookie’, EXO의 ‘Tempo’ 등 많은 SM 아티스트들의 곡에 참여하시거나 Beyonce의 [Renaissance], Skrillex의 [Quest for Fire]의 프로듀싱에 참여하시기도 했습니다.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곡에서는 주로 R&B, Funk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시는데 반해, 작가로서 참여하는 작업물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댄스 음악을 소화하고 계시는 모습이네요!
🎧 Leven Kali의 명곡 돌아보기!
- Red Velvet (레드벨벳) - 'Rookie'
- NCT U - '일곱 번째 감각 (The 7th Sense)'
[콘셉트 탐구] 벼락 맞은 르세라핌? ⚡
이번 앨범 [CRAZY]는 그동안 르세라핌이 보여주었던 많은 콘셉트들 중 가장 컨셉츄얼한 앨범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과연 어떤 모습일지 확인해 보실까요?
😵 트레일러
컴백 전 공개된 [CRAZY]의 트레일러는 심상치 않은 콘셉트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앨범의 1번 트랙 ‘Chasing Lightning’을 배경으로 한국의 일상적인 배경과 멤버들의 범상치 않은 행동들을 보여주며 키워드 “CRAZY”를 잘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기묘하면서도 평화로운 초반부와 혼란스럽고 정신없는 후반부의 대비가 인상적인 트레일러였죠! 신선한 콘셉트에 더불어 자막이나 카메라 구도 등으로 센스 있는 연출을 섞어내 재미 요소가 배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 콘셉트 포토
이번 앨범 [CRAZY]의 콘셉트 포토는 총 세 가지 버전으로 공개되었는데요. 그중 첫 번째 버전인 “THUNDERING CEDAR”는 수록곡 ‘Chasing Lightning’과 이어지는 버전으로 보였습니다. 피뢰침에 흐르는 전기와 마치 번개를 맞은 듯한 부스스한 머리는 마치 멤버들이 번개를 쫓는 “미친 사람”처럼 보이게 하지 않나요? 앨범의 콘셉트에 꼭 맞는 메인 콘셉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째 콘셉트인 “HEATHERS ROCK”에서는 푸른 색감의 도시에 등장하는 르세라핌 멤버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eather”라는 단어는 1988년의 영화 <HEASTHERS>에서 유래한 말로, 흔히 예쁘고 잘난 여자를 통칭하는 대명사 격의 단어라고 하는데요. 즉, 르세라핌 멤버들의 예쁘고 잘난 모습을 보여주는 버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속 멤버들의 패션은 스포티부터 우아하기까지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각 멤버 별로 어떤 점을 뽐내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HEATHERS ROCK” 버전을 감상하는 재미가 될 것 같네요!
마지막 버전인 “ODD FAIRY FLOSS”에서는 판타지와 같은 기묘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원근법을 무시한 듯한 구도와 빵, 선글라스, 가방과 같이 특이한 오브제가 눈에 띄는 콘셉트인데요. 멤버 별로 다양한 구도와 헤어스타일, 소품들을 사용해 기묘하고 신선한 화보를 촬영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흰색의 옷을 통해 요정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며 멤버끼리의 통일성을 갖춘 모습이었네요!
😵 MV
뮤직비디오 역시 인상적이었는데요! 수족관과 목욕탕 같은 신선한 장소를 배경으로 등이나 안테나와 같은 독특한 오브제를 사용한 점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보깅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한 댄스는 음악에 딱 맞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뮤직비디오와 음악 간의 접점이 많다는 재미 포인트도 있었습니다. “갈릴레오”라는 가사가 등장하며 안테나를 들고 있는 동상이 등장하는데요. 안테나는 코셉트 포토 중 “THUNDERING CEDAR” 버전에서 등장한 오브제기도 하죠. 콘텐츠 간의 유기성이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코러스 파트로 넘어가기 전 등장하는 날카로운 사운드를 마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듯한 소리로 묘사한 것 역시 인상 깊었는데요. 이후 바람이 빠진 것처럼 바닥에 널브러진 허윤진의 모습을 잡아주며 재미를 주고 있네요!
음악과 콘셉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르세라핌의 [CRAZY],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개인적으로는 마치 르세라핌이 새로운 막을 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CRAZY]는 앞으로 선보일 르세라핌의 음악들을 더욱 기다리게 하는 앨범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Editing by 동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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