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탐구] 온앤오프의 아이덴티티는 희망 😉
‘케이팝 명곡 맛집’ 온앤오프가 정규 2집의 첫 번째 파트 [ONF: MY IDENTITY]로 돌아왔습니다! 전작의 타이틀곡이었던 ‘Bye My Monster’가 케이팝 팬들로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남자판 시간을 달려서’라는 말까지 들릴 정도였는데요. 데뷔 9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초동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면서 끊임없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앨범 제목에서부터 ‘아이텐티티’를 명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앨범은 온앤오프의 진수가 한가득 담겨 있다는 사실✨! ‘꿈을 좆는 여행자’가 된 이들이 움켜쥐려 하는 희망은 무엇이었을지, 온앤오프만의 독창적인 세계관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음악 탐구] 꿈의 여정에서 방황은 필수 🧭
타이틀곡 ‘The Stranger’는 낯선 곳에서 자신만의 꿈을 좇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힘을 전해주자는 메시지를 담은 곡입니다. “이 끝이 어딘지 몰라도 / 갈 데까지 가보자 멀리”라는 가사에서도 나와 있듯, 끝이 보이지 않는 꿈의 여정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훵키한 베이스 라인과 재즈의 스캣을 활용한 구성이 유독 돋보이는데요. Verse의 랩 파트에서는 파열음(‘ㄱ’, ‘ㄷ’, ‘ㅂ’)을 강조하는 멤버들의 딕션이 곡의 매력을 한층 더 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신스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2~3세대 케이팝의 맥시멀한 느낌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데뷔 때부터 꾸준히 온앤오프와의 협업을 진행해 온 황현 프로듀서님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힘을 보탰습니다. 특히 Chorus에서는 음을 길게 끈 채로 음역대를 높여버린다던지, 일렉 기타 연주🎸를 두껍게 쌓아서 더욱더 밀도 있는 소리를 만드는데, Hook과 Verse 사이에 사운드를 한번 비워줌으로써 곡에 다이내믹을 주고 있는 것도 주목 포인트 중 하나!
수록곡 얘기를 또 안 해볼 수가 없겠죠? 두 번째 트랙 ‘Night Tale’은 날카로운 신스 베이스 소리가 특징적인 누 디스코 장르의 곡으로, 절제된 비트 사이로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곡 전체에 긴장감이 맴도는 것이 특징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타이틀곡과는 전혀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인데, 방황하고 있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풀지 못했던 숙제들이 / 하나씩 하나씩 이제서야 답을 찾아”라는 가사를 통해 끝내 방황에서 벗어나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세 번째 트랙 ‘Nothing but a stranger’는 온앤오프의 보컬 라인인 ON 팀(효진, E-TION, 민균)의 곡으로, 이 역시 타이틀곡의 키워드인 ‘Stranger’를 이루어지지 않는 짝사랑과 연결을 짓는데요. “아무리 헤엄쳐봐도 / 너에게 난 / stranger”라니… 마음이 너무 아픈데요😿? 부드러운 패드 사운드에 아련한 가사가 만나 그 감상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반면 네 번째 트랙부터는 앨범의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nti Hero’는 퍼포먼스 유닛 OFF 팀(승준, WYATT, U)의 곡으로, 랩 록과 누 메탈 장르를 교차하면서 어둠에 빠진 화자가 흑화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ON 팀의 곡이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OFF 팀의 곡은 상대와 다른 길을 걷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데요. 이처럼 [ONF: MY IDENTITY]는 같은 상황에 있어도 다르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마음 속 갈등, 상반되는 두 가지 마음의 대비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를 찾자고 말하는 하우스 넘버 ‘Good Place’, 보사노바 리듬 위에 퓨즈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Collab’까지. 첫 번째 파트가 이 정도면, 두 번째 파트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죠…? 일단 저는 못 기다리겠어요… 👀
[프로모션 탐구] ‘The Stranger’, 그는 대체 누구인가? 🔍
정규 2집 Part.1 [ONF: MY IDENTITY]는 4년 만의 정규 앨범인 만큼, 팀의 정체성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독특한 프로모션 방식을 시도했는데요. 한 편의 미스테리물을 보는 듯한 영상미는 물론이고, 영상 속에 재미있는 장치를 하나 마련하면서 세계관에 진심인 케이팝 팬들의 눈길을 이끌었습니다. ‘The Stranger’가 꽁꽁 숨겨놓은 이스터 에그를 하나씩 파헤쳐 볼까요😎?
🗞 인트로 필름
이번 앨범의 인트로 필름은 사실상 MV 속 이야기의 시작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멤버로 추정되는 인물이 ‘The Stranger’와 관련된 사진 조각들을 파일에 붙이는데요. 해당 멤버의 얼굴은 영상에서 등장하지 않고, 멤버의 뒷모습이나 신체의 일부분을 비춰줌으로써 영상 속 인물의 행동에 집중하게끔 했습니다. 또한 ‘Stranger’라는 단어는 ‘여행자’라는 의미와 함께, ‘낯선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요. ‘The Stranger’의 모습을 사람의 형태를 띈 빛나는 무언가로 제시하거나, 여러 매체에서 그가 언급되고 있는 장면들을 빠르게 보여주면서 책상에 앉아 있는 멤버가 ‘The Stranger’를 쫓고 있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검은 화면에 한 줄의 문장이 타이핑이 되는데요. “이 세상의 이방인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라고 말이죠. 커서가 깜빡이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문장은 ‘The Stranger’를 쫓는 멤버가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장면에서는 트위터 계정으로 보이는 한 계정을 멘션하면서 그에게 이러한 질문을 보냅니다. “우리도 당신이 겪고 있는 것과 동일한 이상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마우스로 클릭을 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메시지는 전송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고, 전 세계의 언어들로 ‘The Stranger’에 대한 정보들이 도착함과 동시에, 멤버의 모습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The Stranger’를 찾으러 갔음을 암시하는 장면인 것이죠.
🗞 프로모션용 트위터 계정
인트로 필름이 공개된 당일에 온앤오프 트위터 공식 계정에는 한 가지 트윗이 업로드가 됩니다. 놀랍게도, 영상 속에 등장했던 바로 그 트윗이었는데요. 트윗을 보낸 주인공이 온앤오프의 트위터 공식 계정이었고, 해당 트윗에서 언급이 된 의문의 계정 역시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던 계정이었다니… 놀랍지 않나요…? 😮
영상에서 언급된 계정의 이름은 ‘91awdleH’. 아이디를 거꾸로 뒤집어 보면 ‘91(구원) 헬프 미’가 됩니다. 구원은 전작 ‘Bye My Monster’의 주제였죠. 작년 12월부터 글을 올리기 시작한 일명 ‘구원이’는 좌절을 경험하면서 무기력함을 느끼는데요. 업로드 일자가 올해로 바뀌면서, ‘구원이’는 갑자기 이상한 꿈들을 여러 차례 꾸기 시작합니다. 그 꿈은 온앤오프의 ‘평행우주’ 세계관! 팀의 정체성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목표에 걸맞게, 그동안의 이야기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추가적으로, 수많은 곡들 중에서 전작의 테마를 아이디의 모티프로 가져왔다는 것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인 ‘The Stranger’가 ‘Bye My Monster’와 연결되는 내용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절망감에 빠져 있었던 화자가 희망을 되찾는 일련의 과정을 기존 세계관과 연결짓는 방식으로 소개를 하면서 세계관 자체를 확장시키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뮤비 탐구] 우리가 새긴 궤적이 빛의 지도가 될지도 🕵
인트로 필름에서부터 등장하는 의문의 정체 ‘The Stranger’. MV에서는 온앤오프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The Stranger’를 쫓아가는 여정을 그리는데요. 여행의 끝에서 멤버들은 과연 그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인지, MV 속 이야기로 함께 들어가 봅시다!
📼 MV
어두운 사무실 안에서 ‘The Stranger’에 관한 정보를 찾는 멤버들. 배경을 완전히 밝게 하지 않음으로써 스토리에 긴장감을 더합니다. 이번 MV에서는 빛과 어둠의 대비를 강조하는 장면을 여럿 볼 수가 있는데요. 현실 속 공간은 어둡게, 꿈 속 공간은 밝게 설정하면서 현실과 이상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The Stranger’의 실루엣을 눈이 부실 정도로 밝게 묘사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죠!
‘구원이’의 트위터 피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앨범은 ‘꿈’과 밀접한 연관성을 띄고 있습니다. 온앤오프는 현실에서는 ‘The Stranger’와 관련된 단서들을 모으고, 꿈 속에서는 그들을 찾는 여행을 펼칩니다. 장면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진 속 인물의 형체가 멤버 승준의 모습으로 오버랩되는 연출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The Stranger’의 정체가 멤버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만일까요...?
꿈 속 세상에서 춤을 추는 멤버들의 모습. 하지만 그것도 잠시. 꿈 속 세상에 균열이 생기면서 순식간에 배경은 현실 속 세상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The Stranger’의 정체는 바로 온앤오프였습니다! 꿈을 꾼다는 말은 흔히들 두 가지 의미로 사용이 되는데, 잠을 잘 때 일어나는 현상과 이상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The Stranger’는 후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앨범 전체에서도 ‘Stranger’라는 키워드를 ‘여행자’와 ‘낯선 사람’으로 풀어냈듯, MV 역시 ‘꿈’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다양하게 해석을 하려는 시도가 엿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 MV 속 모티프
앞서 ‘Stranger’를 ‘낯선 사람’으로 풀어내는 접근에 대해 설명드렸는데, 사실 MV에서도 그러한 접근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먼저, 멤버들이 춤을 추는 사무실의 풍경을 한번 봐주시죠! 측면에서 빛이 세게 내리쬐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천장에 설치된 저 조명, 어디선가 본 적 있지 않나요? 바로 팝의 제왕, 마이클 잭슨의 ‘Billie Jean’ MV에서 메인 소품으로 활용된 보도 블록 형 조명과 흡사한데요. 해당 MV에서는 무엇이든 황금으로 만들어주는 마이클과 은밀하게 그를 쫓는 파파라치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초능력을 가진 ‘낯선 사람’을 쫓는다는 점에서 ‘The Stranger’를 쫓는 온앤오프 멤버들과도 연결이 되네요!
멤버들이 기나긴 복도 속을 걸어다니며 ‘The Stranger’의 흔적들을 찾아보고 있는데요. 액자 속에 보여지고 있는 장면들은 하나같이 빛의 광선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밤 하늘에 한 줄기의 빛이 내려오는 클리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빛이 푸른색을 띈다는 점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초기 작품 [미지와의 조우]가 연상됩니다.
지구인과 외계인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영화의 줄거리는 미지의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담고 있는데요. 꿈을 꾸는 과정 속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마주하게 되지만, 그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 온앤오프가 퓨즈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희망’이 아니었을까요?
온앤오프의 정체성을 담기 위해 노력한 이번 앨범 [ONF: MY IDENTITY]. 지금까지 온앤오프가 선보여 왔던 벅찬 감성을 한 단계 진화시켜, ‘나’ 만이 갈 수 있는 길을 뚝심 있게 걸어가자는🚶 이야기를 선물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앞으로 펼칠 ‘온앤오프’ 만의 음악이 더욱 기대가 되는 앨범이었습니다!
Editing by 나는도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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