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쇼츠 같은 숏폼을 잘 보지 않는다. 틱톡은 리서치할 때 말고는 들어가지도 않는다. 숏폼은 짧은 순간에 도파민을 많이 주기에 뇌가 망가지는 것을 예방해서 안보는 똑똑한 선택을 한 건 아니고, 그냥 잘 안본다. 난 유튜브 영상 같은 적당한 길이가 있는 컨텐츠를 매우 선호한다. 물론 아예 안보지는 않는다. 다만 인스타그램 하단의 릴스 버튼을 눌러서 들어간 적은 거의 없다. 내가 릴스로 들어가는 경로가 딱 2가지 있는데
1. 스토리, DM 등 친구가 공유한 릴스를 미리보기로 보다가 뒷 부분이 궁금해서 릴스로 들어가는 경우
2.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기다보면 중간중간에 인스타에서 릴스 4개를 추천해서 보여주는 페이지가 나온다. 여기서 4개 중에 보고 싶은걸 누르는 경우
최근 3~4일 스토리를 넘기다 릴스 추천이 뜨는 2번의 빈도가 매우 늘었다.
1번은 사실 타율이 떨어진다. 친구들이 보낸건 "자기가 재미있어서 공유하고 싶은 릴스"를 보내는거라 나도 그걸 좋아해서 눌러서 볼 확률이 떨어진다.
2번은 다르다.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4개를 띄워준다. 친구보다 알고리즘이 내가 원하는걸 더 잘 안다. 심지어 원래 릴스 탭에선 화면 한번에 1개만 띄워줄 수 있어서 적은 횟수 안에 사용자가 원하는걸 띄워줘야했는데, 스토리를 십자가로 4등분해서 작은 미리보기로 4개를 띄워줘버리면 이론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게 있을 확률도 높다. 인스타그램 입장에선 정말 좋은 기능인 것 같다.
인스타는 사용하지만 릴스 탭을 직접 눌러 릴스를 보는 사람이 아닌 집단의 릴스 시청률을 높이게 하기 위한 가설 중에 하나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정말 잘 먹힌 것 같다.
추가로 더 들었던 생각은, 이미 릴스(숏폼) 자체가 어떻게든 1번 경험하게끔만 하면 리텐션이 유지되는 개쩌는 제품임을 확인했기에 이런 기능들이 나올 수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인스타가 아닌 틱톡이 몇십억명을 모수로 확인해주긴 했다.
데이터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모수에서 개쩌는 제품을 찾아야한다.
1. 우선 전체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보고(시장)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크기이면 시작한다.
2. 100명 정도의 작은 모수에서 그들 중 몇명이 계속 제품을 사용하는지 확인한다.
3. 작은 규모에서의 리텐션이 확인되면 1,000명 중 몇명, 10,000명 중 몇명, 10만명 중 몇명 이렇게 늘려가면서 실제로 확장했을 때도 비슷하거나 받아들여질 정도의 감소만 존재하는지 확인한다.
4. 확장했을 때도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치가 나온다면 합격. 이제 어떻게 하면 빠르고 효율적이게(or 둘 중 1개만)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 된다.
5. 이건 어디까지나 처음 시작했던 1개의 제품 기준에서 이야기다. 이 제품에 다양한 것들을 추가해서 더 성장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Skrr을 완전히 끝낸 후로, 난 이 프로세스대로 새로운 프로덕트를 최대한 혼자서 찾아볼 예정이다. 개발을 할 줄 모르지만 개발 없이 혹은 적은 개발로 3번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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