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 없었죠. 음악이 좋아서 플리 유튜브를 했다는 거 자체가.

유튜브 광고로 인한 수익은 원저작자에게 돌아가도 돈을 벌 순 있습니다.

2021.04.19 | 조회 56.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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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파는 김루씨

업계 사람들이 얘기하는 음악과 음악 산업

오늘의 뉴스레터를 반드시 읽어야 하는 분 
- 유튜브 음악 플레이리스트는 어떻게 돈을 버는지 궁금하신 분
-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플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신 분
- 혹시 부업으로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해도 될지 고민이신 분

 

안녕하세요, 음악파는 김루씨입니다.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이유에 대해 다룬 지난 글을 읽고, 몇몇 분들께서 '플레이리스트(이하 플리)'에 대한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는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평소에도 음악 들을 때 자주 유튜브 플리를 사용하긴 했지만, 피드백을 받고난 이후에 더 유심히 플리들을 살펴보게 되었는데요.

그러던 중 유튜브 플리들에서, 한 가지 공통적인 문구를 발견했는데, 바로 이것이죠. 

유튜브 광고로 인한 수익은 원저작자에게 돌아갑니다. 

쉽게 얘기하면 유튜브 광고로는 돈을 한 푼도 벌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많은 플리 유튜버들은 채널 소개글을 통해 평소에도 주변에 음악 추천하는 것을 좋아해서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지, 수익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음악을 사랑하시는 분들의 노고 덕분에 좋은 노래를 편하게 들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만, 저처럼 자본주의에 쪄든 사람들은 이제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러면 정말 음악 플리 유튜브로는 돈을 못 버나? 용돈 벌이도 안 돼?"

그래서 오늘은 국내 유명 플리 유튜브인 '때껄룩', '옐로우 믹스테잎', '에센셜'의 케이스를 통해 플리 유튜브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실제 유튜버들과의 인터뷰가 아닌, 유튜브 게시글을 근거로 유추한 내용이기에 실제와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때껄룩 : 구독자가 많아요? 광고를 붙여요!

'때껄룩'은 국내에서 가장 구독자가 많은 플리 유튜브입니다. 현재는 구독자 수가 블라인드 처리가 되어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2020년 8월 초를 기준으로 87만 명을 기록했으니 현재는 100만을 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이 많이 모인다는 것은 곧 광고를 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췄음을 의미합니다. 물론 플리 유튜브 영상 속 광고는 저작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여기서 광고란 광고주가 유튜버에게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형태이겠죠.  

때껄룩이 광고하는 것은 크게 음악과 음악 이 아닌 것으로 나뉩니다(너무 당연한 얘기네요). 

음악을 광고하는 경우엔, 광고를 하려는 곡을 플리 첫 번째로 수록합니다. 아래 영상의 경우 '비밀리에'라는 음악 예능에서 나온 pH-1의 신곡을 플리 1번 곡으로 수록하였고, 관련 영상을 배경으로 노출시키는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떼걸룩 유튜브 페이지 캡쳐(사진 클릭 시 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떼걸룩 유튜브 페이지 캡쳐(사진 클릭 시 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음악이 아닌 것을 광고하는 경우엔 영상이 있으면 음악이 본격적으로 재생되기 전에 영상을 재생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형태로 광고를 진행하게 됩니다. 가장 최근에는 영화 '서복'의 예고편을 먼저 틀고, 거기에 어울릴 만한 노래를 담은 영상을 업로드했네요. 

떼걸룩 유튜브 페이지 캡쳐(사진 클릭 시 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떼걸룩 유튜브 페이지 캡쳐(사진 클릭 시 원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옐믹 : 기업형 광고를 하는 플레이리스트

때껄룩의 광고는 SNS의 인플루언서가 개인적으로 하는 광고같은 느낌을 준다면, 옐로우 믹스테잎(이하 옐믹)은 조금 더 기업 형태의 광고같은 인상을 줍니다. 

옐믹의 광고를 기업형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특정 한 곡에 대한 홍보를 넘어, 플리 전체가 특정 유통사의 곡으로 채워진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한 곡 수준의 홍보보단 훨씬 규모가 큰 프로모션을 진행하려면 상호 신뢰관계가 있어야 가능하겠죠? 이는 아마도 옐믹이 소속된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힘이지 않나 싶습니다. 

덕분에 옐믹은 유니버설, 소니의 음원으로만 구성된 플리를 작업했습니다. 그 밖에 본인의 소속사인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음원도 자주 올라오며, 유통사는 아니지만 기획사 중에는 UDCY라는 인디 레이블의 곡들이 자주 올라오는데, UDCY 곡은 콕 찝어서 광고라는 표기를 안 해서 실제로 계약 관계인지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옐믹 - UMG 음원으로 구성된 플리

이외에도 제품 광고, 이벤트 등 여러 활동을 하지만, 옐믹이 진행한 것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강해진 옐믹의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텀블벅을 통해 굿즈를 판매했던 건입니다(링크)

옐믹 텀블벅 사이트 캡처
옐믹 텀블벅 사이트 캡처

2020년 중반 스티커, 그립톡, 키링, 컵 등으로 구성된 굿즈 패키지를 판매하여 182명이 구매했는데, 당시 옐믹의 구독자 수가 28만명이니까 유료 구매율이 약 0.065% 정도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걸 보니 그럼 과연 어느 정도 구독자가 있어야 저런 굿즈 판매를 기획 해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옐믹 케이스로 역산해보면 100만원이 펀딩 목표액이고, 평균 단가 2만원 정도니까, 최소 인원은 얼추 50명정도... 구매율 0.065%를 나눠주면... 구독자 7만 7천 명이 굿즈를 제작해서 판매할 수 있는 최소 인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음악파는 김루씨의 구독자가 현재 50명이니, 지금보다 1,540배 정도 구독자를 더 모으면 굿즈 판매를 진행해볼만 하겠네요..! 야호!

 

에센셜 : 벅스PD들의 열일 현장

마지막 케이스는 '에센셜'이라는 채널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에센셜은 벅스의 부캐입니다. 벅스의 PD(플레이리스트 에디터)들이 운영하고 있는 이 채널은 앞서 다룬 유튜브와는 다르게 유튜브 자체로는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진 않습니다. 대신 이 채널 자체가 '벅스'라는 서비스를 홍보하는 마케팅 수단이 되죠. 

벅스는 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우리가 이렇게 퀄리티 높은 플레이리스트를 운영하는데, 벅스에 와서 광고 없이, 또 고음질로 음악을 즐기지 않을래?" 라는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래서 보면 모든 영상에 벅스에서 고음질로 들어라, 벅스PD가 만들었다는 내용이 써있죠. 

에센셜 플레이리스트

일단 에센셜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음악 플리의 주요 구성 요소인 이미지, 제목, 분위기 중 특히 이미지에 대한 평가가 좋은데, 덕분에 에센셜은 인테리어에 신경쓰는 사람들의 필수 구독 채널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집 화면 캡처
오늘의 집 화면 캡처

에센셜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당연히 이를 운영하는 벅스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이어지게 됩니다. 에센셜을 통해 벅스에 대한 인지도를 개선하고, 또 그렇게 개선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유료 가입자를 확대하는 게 결국 벅스가 의도하는 것이란 얘기입니다. 

하지만 원래 브랜딩 활동이란 것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고, 또 유튜브에서 에센셜만 즐겨도 충분할 만큼 너무 고퀄리티라서... 실제 유튜브 활동을 통한 구매 전환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벅스의 마케팅팀만이 알고 있겠습니다. 

향후 벅스의 에센셜 운영 방향이 더 궁금해지네요. 

 

그래도 좋은 음악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잠깐 생각해보면,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는 것 자체는 돈이 안 되지만 계정이 유명해져서 제품과 같이 사진을 찍고 #광고를 붙이는 순간 수익이 발생하게 되죠. 유튜브 플리도 이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플리 소수의 유튜버들도 있는 반면,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수익이 전혀 없어도 그저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런 마음 덕분에 저희들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김루씨의 간단 요약

  1. 유튜브 음악 플리는 기본적으로 유튜브의 광고로는 수익 창출을 할 수 없음. 
  2. 따라서 콘텐츠 내에 광고를 삽입하는 방법이 거의 유일한 수익원임. 
  3. 그 외에 브랜드 파워가 강해지면 MD를 제작할 수도 있고, 수익 창출은 아예 포기하고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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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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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o89

    0
    over 3 years 전

    유*브 [음악트는 김루씨] 채널에 가요도 넣어주시면 안되나요~?

    ㄴ 답글 (1)
  • 알랑이

    0
    over 3 years 전

    굿즈 기대할게요 ㅋㅋㅋㅋㅋ

    ㄴ 답글 (2)
  • 김시선

    0
    over 3 years 전

    코지팝 채널의 경우에는 채널 초기에는 이미 유명한 곡과 본인 회사의 곡을 끼워서 업로드 하는식으로 저작권수익을 나눠먹으며 홍보와 수익을 잡고 채널을 키운 다음, 본인 음원들로 가득찬 플리를 올리고 있죠. 멜론과 연동해서 플레이리스트를 멜론유입의 수단으로 올리기도 하고요. 이런 전략도 있답니다ㅎㅎ

    ㄴ 답글 (1)
  • DJgru

    0
    about 3 year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 bb

    0
    about 3 years 전

    김루님 너무 재밌습니다 감사해용 ㅜㅜ 플리 채널들 보면 저작권 이슈로 플리가 차단되는 경우가 있다는데 어떤 경우에 그런건지 궁금합니다! 또한 플리들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오렌지로드)을 허가없이? 등록하는거 같은데 이 부분도 저작권이랑 어떤 연관을 갖는지 궁금해요 ㅎㅎ

    ㄴ 답글 (2)
  • 례은벼리

    0
    about 2 year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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