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에도 풀고 있을 음악 산업의 문제 2가지

이 문제를 풀어내면 역사에 한 줄은 완전 보장

2022.09.19 | 조회 1.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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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파는 김루씨

업계 사람들이 얘기하는 음악과 음악 산업

안녕하세요, 음악파는 김루씨의 김루입니다.

다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셨나요? 저도 오랜만에 푹 쉬면서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고 나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지난번에 예고해 드렸던 것처럼 오늘은 음악 산업에서 항상 이슈가 되는, 다들 해결하기 위해 달려드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하는데요. 이 문제들에 대해 가장 멋진 해결책을 들고 오는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하더라고요.

저와 여름씨가 하나씩 골라보았습니다. 같이 보시죠.

 

김루씨 Pick : 공짜로 음악을 들려주기

제가 찾은 이 산업의 숙제는 바로 ‘유저들에게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기’입니다. MSG를 조금 치자면 저는 음악 산업의 왕좌는 결국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는 자가 차지한다고도 생각해요.

콘텐츠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즐기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기업들은 항상 시장에 큰 임팩트를 주었습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간에요.

몇 가지만 예시로 들어볼까요?

MP3를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었던 냅스터는 음악 산업을 디지털로 전환한 주인공이었습니다. 물론 이로 인해서 음악 산업에 길고 긴 암흑기를 가져왔고 냅스터의 MP3 다운로드 서비스는 법의 심판을 받아 종료되었지만요.

출처 : Visual Capitalist
출처 : Visual Capitalist

또 글로벌 스트리밍 1위인 스포티파이의 유저의 상당수는 광고 기반의 무료 플랜을 사용하고 있죠. 스포티파이의 광고 기판 상품은 ‘Freemium’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데요, 22년 2분기 기준 스포티파이 유저 60%는 이 상품을 이용하고 있죠.

출처 : Spotify IR Deck
출처 : Spotify IR Deck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는데요. 바로 돈입니다.

한때 6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던 비운의 무료 음원 서비스 ‘비트’가 서비스를 종료한 이유도 저작권료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말이죠, 돈 문제만 해결한다면 업계를 장악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되 돈은 벌어야 한다. 정말 아이러니한 조합이지만, 이것이 바로 왕관의 무게이겠죠? 👑👑👑

최근의 플레이어들이 이 돈 문제를 해결한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요. 간단하게 요약해볼게요.

첫 번째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과 돈을 내는 사람을 분리하는 방법인데요,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바로 광고입니다. 엔드유저는 일반 대중이지만, 이에 대한 비용은 광고주들이 지불하는 것이죠. 앞에서 이야기했던 스포티파이와 비트의 광고 기반 스트리밍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광고 모델만으로는 큰돈을 벌기는 조금 어렵긴 합니다. 스포티파이의 매출 차트를 볼까요?

출처 : Spotify IR Deck
출처 : Spotify IR Deck

유저수는 광고 모델이 훨씬 많지만 매출은 거의 14% 수준이에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 기업들은 광고를 듬뿍듬뿍 첨부해서 광고매출을 올리거나 유료 플랜 전환을 유도하는데요. 최근 유튜브가 영상 하나에 광고 5개를 붙인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하는 것이죠.

이용하는 사람과 돈 내는 사람을 분리하는 두 번째 방법은 멤버십 혜택입니다. 이 경우에 돈을 내는 사람은 멤버십을 제공하는 기업이에요. 국내에서는 통신사가 그걸 제일 잘해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면 음악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하게 해준다거나 멤버십 할인을 주는 경우죠.

SKT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플로를 ‘완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어요. 게다가 T멤버십 할인도 30%를 제공하고 있고요. 플로가 SKT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유저를 확보했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이야기겠죠?

출처 : Tworld
출처 : Tworld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마지막 방법은 바로 번들링으로 음악 서비스를 묶어 버리기입니다. 보통 핵심 서비스를 유료로 사용하면 부가 서비스들을 공짜로 사용하게 해준다는 식입니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의 관계가 그렇죠.

다들 아시다시피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면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유튜브 프리미엄의 유저들이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인데요.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는 유저 수가 멜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수치이고요.

출처 : 와이즈앱
출처 : 와이즈앱

다시 정리하자면 무료로 음악을 제공하면서 돈은 다른 곳에서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만 한다면 이 시장은 여러분의 것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등장했던 BM으로는 광고, 멤버십, 번들링 등이 있었고요.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신가요? 그러면 한 번 도전해보시죠!

 

참고자료

  • Visualizing 40 Years of Music Industry Sales : 링크
  • Spotify 2Q22 Financial Summary : 링크
  • 무료 음원 서비스 ‘비트’ 종료, 왜? : 링크
  • 멜론 649만명 vs. 유튜브뮤직 586만명...유튜브 급성장에 '멜론 천하' 균열 : 링크

 

 

여름씨 Pick : 대중들은 함께 하는 재미를 원한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대중들은 음악을 만드는 과정도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김루씨가 드렸었죠. 그럼 대중들은 무얼 좋아하길래?

대중들은 1) 가끔은 능동적이고, 2) (음악인이 아니라) 우리끼리 재밌는 것을 3) 친구가 권하면 즐긴다는 것이 제 가설입니다. 진지하기보단 친구들과 나누는 소소한 재미가 핵심 같아요.

왜냐면.. 여름씨의 중고등학교 시절과 요즘의 덕질문화를 비교하다 보면 (주변의 K-POP 애호가들을 관찰한 결과) 재밌는 공통점들이 있습니다.

첫째, 비공식 굿즈를 만들어 배포하는 일.

90년대 비공식 굿즈를 책받침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제 또래들은 필통이나 배지 만드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자료화면1, 자료화면2. 손재주 좋은 친구들은 각 잘잡고 사진 배치 센스 있게 잘 하는 걸로 부러움을 샀어요. 공식 굿즈가 잘 나오는 요즘에도 인형, 부채를 비롯해서 무드등까지 종류가 많습니다. 저는 이것이 내가 만든 것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나누는 마음이 크다고 봤습니다.

둘째, 비공식 이벤트.

제가 살던 지역에서는 아티스트 생일, 데뷔일, 앨범 발매일 등에 학교 근처 전봇대와 학내에 예쁜 A4용지에 다양한 멘트로 주접을 떠는 벽보를 붙였습니다. 공연장에서 아티스트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디언스가 그저 우리 학교 안 친구들인데 말이죠. 요즘은 이 이벤트와 굿즈가 생일 카페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러블리즈 류수정 생일카페. 서울경제의 사진을 빌려다 올립니다. 출처 :https://www.sedaily.com/NewsView/22U6WWRVKW
러블리즈 류수정 생일카페. 서울경제의 사진을 빌려다 올립니다. 출처 :https://www.sedaily.com/NewsView/22U6WWRVKW

그리고 인생 네 컷 프레임 으로 추억을 남기는 것도 모두 친구들과 하게 되죠. 이걸 캐치해서, 오프라인 매장이나 팝업스토어에서 활용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케이타운포유의 갓세븐 팝업)

셋째, 느낀 점 나누기.

친구들과 함께하는 덕질의 가장 쉬운 형태는 역시 수다 떨기죠. 앨범 발매일에 같이 모여서 앨범 뜯고 나눠주던 무형의 놀이가, 요즘은 앨범 언박싱 영상으로 있더군요. 댓글 창도 꽤 재밌습니다.

언박싱 영상들도 조회 수가 상당합니다. 이 문화를 방탄소년단 공식 계정에서도 콘텐츠로 만들어냈네요.
언박싱 영상들도 조회 수가 상당합니다. 이 문화를 방탄소년단 공식 계정에서도 콘텐츠로 만들어냈네요.

10년 전만 해도 우리가 아티스트를 만나는 창구가 주로 음악방송과 예능이었기 때문에, 방송 다음 날에 모여서 나누는 대화가 중요했다면, 요즘은 채널도 다양하고, 온라인상으로도 잡담이 된다는 점이 굉장히 달라졌죠. 대학 문화가 많이 바뀌었지만, 축제에서 떼창을 하는 것도 불변의 재미 같습니다. 잘 보면, 스포츠 중계 또한 그렇습니다. 실시간 라이브 채팅이 재미를 배로 만들어준다는 의견도 있고요.

결국 소비자의 즐거움은 ‘(너도) 그거 봤어? (나처럼) 재밌었어?’가 아닐까요? 개인적으로는 프로듀스101, 미스터트롯 등의 성공으로 다양한 연령대와 사람들에게 이 방식이 더 퍼진 것 같습니다. 아이돌에 평생 관심없던 사람들도 문자투표 독려하고, 공연장에 평생 가지 않던 가족들 티케팅도 효도 차원에서 챙기고요. 결국 혼자보단 함께하는 덕질을 이끌어내는 콘텐츠, 서비스 등이 음악산업에서 줄곧 신경 써야할 부분인데.. 지금까지의 승자는 유튜브인 것 같아요? 여러분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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