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어 주간 중국 얘기를 해서 오늘은 초점을 다른 곳으로 옮길려 합니다...만 이제 아무리 피해 피해 다녀도 중국을 벗어날 수 없게 되었어요 엉엉. 오늘 주제는 일본 기업들인데요, 얘네들 체력이 예전만 못해요. 왜, 역시나 중국땜에. 무슨 사연인가 들어봅시다.
최근 공교롭게도 일본 미디어와 대만 미디어에서 둘 다 일본 기업의 쇠락을 다룬 리포트와 영상이 올라와 안타까운 마음에 공유합니다. 제가 최근에 주로 접하는 일본 미디어는 아사히 신문 뉴스레터와, 지난 15년 동안 들어 온 오쿠이 노리아키의 뉴스 말잔치 팟캐스트가 있어요. 오쿠이 노리아키(奥井規晶)상은 한 60먹은 경영 컨설턴트로 왕년에 IBM, 보스턴 컨설팅 등을 거쳐 일본 한참 잘 나갈때 자신의 커리어 전성기를 지나온 사람이라 '일본 최고, 중국과 한국은 2류'의 마인드를 뼛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분입니다만 우리나라 언론이 보는 일본에 대한 주관적 시각이 편협된 관점으로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하여, 그리고 사실 무엇보다도 제가 3일에 한 번씩 헬스 가는데 러닝머신 시속 10km/h로 놓고 오쿠이상 팟캐스트 하나 다 들으면 딱 150kcal빠지기에 ㅎㅎ, 이게 무슨 과학적인 근거는 없는데 여기에 헬스장에서 역기랑 바벨 같이 들어 한 시간 운동했더니 중년의 위기를 넘어 10여년간 체중 변화 없는 상태로 유지 가능했기에 이 분 팟캐스트 듣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한국 폄하하는 얘기 나오면 이 또라이 망령질 또하네 기분 들어 도중에 꺼버리고 싶긴 하지만.
자, 그럼 앞서 예고한 대로 망조의 일본 기업, 소개합니다 삼총사~ 우선 파나소닉. 2010년 이후 체력 탈진하여 현재 매출액 $60B (88조 정도). 기업 쇠락 이유는 다음에 구구절절 설명 드리겠습니다만 오늘은 일단 그래프만 보고 넘어갑니다.

다음 저체력자, 자생당(資生堂) = 우리에게는 시세이도로 알려져 있지요. 매출액 $6.8B (대략 10조). 아, 그래도 아직 아모레퍼시픽 보다는 몇 배 큰 기업이군요. 그리고 아모레도 10여년 전 중국발 특수로 잘 나갔었는데 THAAD미사일이 촉발한 한한령(限韓令)의 여파가 워낙 커서 아직도 시름시름 앓고 있네요.

오늘은 일본 얘기를 주로 다루기로 했으니 아모레 분석도 다음 시간에. 자, 마지막으로 힘빠진 일본 기업 남은 거 하나 더. 바로 혼다입니다.

엥, 매출액 아직 괜찮찮아? 네 그렇게는 보입니다만 시가총액(주식수 * 주식가격)으로 보면 전성기때 비교하여 반토막이에요.

이 혼다 기업이 최근에, 아마 국내 뉴스에도 기사가 좀 나온 것 같던데, 지난 십여년간 공들여왔던 전기차 생산을 완전 포기한다고 선언했어요. 해도해도 적자만 나는 거라, 그리고 BYD 얘네들 땜에 도저히 상대를 할 수가 없어서 그만 둔답니다.
이 내용을 놓고 우리나라의 언론은 저와 동일한 입장이에요. 경쟁력 상실한 메이드 인 재팬의 현주소. 창업자 혼다 코노스케상 저승에서 땅치며 통곡한다. 이대로 무너지나 성공 신화 일본 제조업 등등, 이런 제목으로 말이죠.
아까 소개한 오쿠이상은 좀 다르게 봅니다. 괜찮아 괜찮아. 힘든 결정이지만 아직 전기차는 대세 아니고, BYD 얘네 똥차 유럽 같은데서는 겨울에 가다가 밧데리 얼어 서버린다. 역시 기술하면 일본이고요, 그래서 토요타같이 실속있게 하이브릿도(hybrid)로 가는 것이 맞스므니다,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지요.
아래 아사히 신문 발 자료 보시면 혼다 부진 속 성장의 내용을 알겠네요. 자동차는 죽쑤고 있지만 오토바이쪽은 선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까 혼다가 BYD 때문에 망해간다 소리 했잖아요. 그거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오. 우리나라 현기차(Hyundai Kia)는 나름대로 전기차 대응에 선전하고 있는 것 같지만 유럽은 일본 만큼 타격이 큰 것 같아요. 특히 폭스바겐이 최근에 한 번 휘청했었지요.
아래 표는 이코노미스트 발췌, 중국산 자동차의 EU수출량. 코로나 때 유동성 급증으로 한 번 확 튀었네. 그 때 즈음해서 BYD를 위시한 중국산 전기 자동차들도 경쟁력을 갖추어 유럽 시장에 먹히기 시작했고. 여기에 깜짝 놀란 유럽이 중국 정부에 지원 받은 전기차들 세금 왕창 매기기 시작했는데 SAIC 35%, 지리(Geely) 19%, BYD 18%의 순으로 관세를 매겼다 하고요. 그래서 전기차 수출은 약간 주춤했는데 머리 좋은 중국애들이 아 가만 가만, 그럼 하이브리드로 팔면 관세 없겠구나 하여 전기차 잠시 접고 이번엔 하이브리드로 공략. 아래 그래프의 빨간색이 그 결과로 나타나는 수출량 급증입니다.

아래 표는 유럽내 중국산 차 점유율. 하이브리드 전략이 먹혀 2년사이 단번에 대여섯배 성장했습니다. 이에 유럽은 또, 아 그럼 지금까지는 순 전기차에만 세금을 매겼으니 이제부터는 하이브리드에도 관세 매겨야겠다 생각하겠지요. 여기에 발빠른 중국애들은 내 그럴 줄 알았지, 하며 이젠 아예 유럽내에서 자동차 생산에 들어갑니다. Xpeng은 오스트리아에, BYD는 헝가리에, 그리고 Chery는 바르셀로나에서 원래 있던 일제 닛산 공상 걷어내고 공장 돌리기 시작한 상황.

이리하여 중국 기업의 약진은 오늘도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요, 요즘 내 인터넷 브라우저에 CHAGEE(차-지) 한국 진출 그랜드 오픈 광고가 슬슬 뜨기 시작하던데 이젠 중국 소비재와 프렌차이즈의 공략이 시작되고 있으니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겠어요. 근데 CHAGEE가 어떤 브랜드냐고요? 중국판 공차(GONG CHA, 인기 차 브랜드 & 프렌차이즈)에요. 특히 밀크티가 유명하고요. 나도 재작년 상해에 있을 때 자주 마셨댔지. 야 이 찻집 조만간 우리나라 들어오겠구마 예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남에 Flagship Store 지난 주에 오픈했네요. 관련기사는 여기 클릭.

자, 오늘도 남은 시간 재미나는 외래어 탐구 코너입니다. 지난 주까지 연달아 중국어 했으니 이번 주엔 일본어로. 일본어야 우리말이랑 어순 같고 단어도 비슷하고, 해서 제가 평가하기엔 일본말을 전세계에서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민족이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봅니다. 일본에 오래 살고 있는 어느 러시아인도 동의했어. 2000년부터 4년간 서울대학교에서 유학한 후 재일교포인 아내와 함께 일본에 정착했는데 자기가 느끼기에 일본어는 한국어의 먼 지역 방언같다고. 이 얘기가 맞는지 틀리는지, 일본어 모르시는 분들께 몇가지 놀랄만 한 양국 언어 유사성을 예로 알려드리면:
- ~이잖아: 일본어로 ~じゃない (~쟈나이) 예) 학생이잖아: 学生じゃない (가쿠세쟈나이)
- ~했단다: 일본어로 ~ったんだ (~ㅅ단다) 예) 이혼했단다: 離婚したんだ (리콘싯단다)
- ~했대: 일본어로 ~って(~ㅅ대) 예) 연습했대: 練習したって (렌슈시닷대)
- 말씀하시다 / 계시다: 일본어로 おっしゃる (옷샤루) / いらっしゃる (이랏샤루) 예)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おっしゃる通りです (옷샤루토오리데스)
- ~했구나: 일본어로 ~ったな (~ㅅ다나) 예) 좋았구나: よかったな (요캇다나)
위의 예는 문법상 어미의 유사성이고요, 단어는 뭐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단 음식 관련 단어 두 개만 빼고요.
- 곱창 = 일본어로 호르몬(ホルモン)이라 함. 이유는 나도 정말 몰러.
- 젓갈은 또 일본어로 창자(チャンジャ)라 함.
처음엔 우웩~ 기분드는데 십 몇년 살면 이제 호르몬에 창자시켜서 밥 잘 비벼먹어요 ㅎㅎ 자 그럼 오늘은 이만 사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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