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민의 장단점

'시드니를 떠나며'

2026.11.08 | 조회 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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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yhard

아마 제 인생 마지막 탑승이 될 시드니-인천편 OZ601아시아나 항공기 안에서 소식 전합니다. 아시는 대로, 한 달 후면 아시아나는 유니폼 바꿔 대한항공 날개 달고 운항하게 됩니다. 그동안 정들었어 아시아나, 진짜 너만 바라봤다. 듣보잡 Sky Team(대한항공 소속) 그런 거 말고, 세계 최대 우리의 항공 동맹 그 이름도 아름다운 Star Alliance, 여기에 Gold자격 유지할려고 코로나 때는 백신도 안 맞고 아시아나 미국행 타고 그랬단 말이여.

 

착잡하고 아쉬운 마음이 교차하는 가운데 아시아나 시드니 카운터에서 보딩 패스 받으면서 혹시 앞자리 남는 좌석 있으면 이동 가능할까요~ 하고 죽는 소리 냈더니 직원이 잠깐 동작 그만, 기다리라며 자기 보스한테 몇 마디 하고는 창측 ABC중에 가운데로 드리겠습니다 하네.

 

막상 타보니 이런 좌석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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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감동 흠뻑 선사하는 아시아나 항공 만세! 담 번에 시간되면 금호고속(아시아나의 母기업) 창업주 묘소 찾아뵙고 소주라도 한 잔 따라드리겠습니다 ㅎㅎ.

 

이리하여 지난 3주간의 시드니 체류는 쾌적한 비지니스급 이코노미 좌석에서 마무리하고 있는데요, 오랜만에 방문한 나의 서류상 조국 호주 생활에 관해 여러모로 느낀 바 있어 장단점 정리해 드릴려고 합니다.

 

우선 단점부터.

 

 

 

 

흐흐흐 단점 없지롱~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지요. 국가도 마찬가지, 이 나라도 들추기 시작하면 단점이 왜 없겠어요마는, 한 마디로 정리해 이 나라는 제가 20년 전 여기 시드니에서 회사 다닐 때 내 옆자리 동료가 거의 매일 놀러 오는 기분으로 열 시나 다 되야 출근하여 자리에 가방 내려놓자마자 사람들하고 스포츠 얘기 음식 얘기 날씨 얘기하며 항상 입에 올리는 이 문구로 그 행복도를 말씀 드릴 수 있으니, ‘There is no country like Australia. I think I am so lucky to live in this country.’라 이거지요.

 

그럼 구체적으로 뭐가 장점이길래?

 

제 뉴스레터가 비지니스 기사들에 분석과 인사이트를 입혀 전해 드리는, 나름 고품격 전문 소식지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호주 생활의 장점을 통계와 수치상으로 열거해 드리고 싶은데… 그냥 이곳은 살다보면요, 그렇게 복잡하고 자세하게 파고들 것도 없이, 호주 문화를 표현할 때 줄곧 쓰는 laid-back (그냥 자빠져 있다는 뜻)이 기본 자세라서 장단점 일일이 열거할 것도 없이, 1년중 270일을 another beau~tiful day today에 감사하며 빨리빨리 없이, 과중한 업무 없이, 경제 위기 없이, 입시 지옥 없이, 자연재해 없이, 하여 스트레스 없이, 상당히 따분할 수 있으나 집단과 조직과 경쟁으로부터의 고리를 살짝 끊었더니 가족이 보이고 친구가 더 소중히 보이게 되어, 선량한 개인주의를 거리낌 없이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각도로 본 2026년 시드니의 모습을 사진과 비디오로 몇 장 담았습니다. 함께 보시지요.

 


 

Lidcombe역을 지나는 화물차. 사람 드문 역에 야간 정차 했다하면 다 이런 식으로 됩니다.

 

다음, Strathfield역에서 멋들어지게 하모니카를 부는, maybe Chinese예술가. 감동 받아 비디오로 담아둬야지 하고 한 십여초간 찍었는데 자세히 보니 이 아자씨 어디서 연주곡 구해 무한 루프로 틀어놓고는 하모니카 부는 척 하네, 햐 참 배짱 대단하다 대륙 이민자여.

 

이민자들 중에는 물론 제대로 된 사람들도 많아. 그들 중엔 학업으로, 부동산으로, 요식업을 비롯한 비지니스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에요. 그저께 Burwood역에서 친구들 만나 한 잔 했는데 오마이갓, 여기에 홍콩 스타일 거대 자본 Food Court가 빌딩채 들어왔어요. 금요일 저녁이라 그랬는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어요. 아마 여기가 시드니의 중국계 레스토랑 타운 중엔 가장 힙한 장소일 것이야, for 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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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시내를 돌아 북쪽으로 향하면 거긴 백인들 사는 동네가 점점 많아져요. Home-made pizza가 맛있었던 The Oak Hotel. 이름이 호텔이지만 여기서는 그냥 야외 Bar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어요 (마치 중국의 酒店이 주점아니고 호텔인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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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서쪽으로. 내가 20년 전에 다녔던 Macquarie University근처의 3층짜리 빌라. 여기서는 Unit이라고 부릅니다. 호주 떠날 무렵 투자용으로 하나 사 놨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새삼 다시 느끼게 됩니다. 어디 산속 별장 같은 곳인데 뒤로는 수영장 있고요, 그걸 지나면 산 속 산책로가 이어져 있습니다. 내 기억으로 가끔 집 앞에 토끼가 나와서 잔디 풀 뜯어먹을 때도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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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내로 돌아왔어요. 시드니에 왔으면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를 안 거쳐갈 수 없지. 하버 브릿지는 시드니의 남쪽과 북쪽을 잇는 긴 다리입니다. 예전에 시드니 북쪽, 즉 North Sydney에 있는 회사를 다닌 적이 있었어. 우리집은 남쪽이었고요. 그래서 매일 전철로 이 다리를 건넜는데 퇴근길 다리 밑을 지나는 요트와 페리가 물결의 궤적으로 유유히 그려내던 시드니의 한적하고 평화로우며 여유로운 이른 저녁 스케치가, 그 당시도 그랬지만 20년 지나 지금 와서 다시 또 보니 기대한 대로 사람 마음 진정시키고 고통 걱정 다 잊게 해 주거든. 시간 정지시켜 이 한 폭 그림 속으로 그냥 쏙 빠져 들어가버렸으면 하는 생각 들게 만든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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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숙소로 돌아왔어요. 천재 친구의 아파트, Silverwater라는 곳에 있어요. 여기도 저층의 넓직넓직한 구조입니다. 발코니에서 바라본 시드니의 밤이에요.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저 집, 뭘 저렇게 주렁주렁 반짝이는 걸 달아놨을까요? 이 집은 벌써 크리스마스 모드에요. 할로윈 때부터 요란하게 치장하더니 거기에 산타 방울 달린 트리 몇 개 더 세우고 이 분위기 그대로 몰아몰아 연말까지 가는 겁니다. 몰르지 또. 일단 이 기분으로 1월 중순까지 놀다가, 1월 말에 Australia Day(우리나라 개천절), 3월엔 긴 연휴 부활절로 다시 할리데이 모드 잠시 돌입, 한 두달 쉬고 다시 6월 7월 되면 해외에 사는 형제 자매 친구 친척들이 애들 방학이라고 놀러와서 한 몇주 집안 들썩들썩하고, 또 그 사이사이로 자기들이 응원하는 럭비팀 크리켓팀이 결승 토너먼스 갔다 하면 응원기 달아 만세 부르고, 월드컵이든 올림픽이든 뭐 큰 경기에서 자기 원래 출신국이 게임 하나라도 이겼다 하면 동포들 불러 또 며칠간 잔치하고, 그렇게 흥겨운 마음으로 지내다 보면 또 곧 할로윈 오고 크리스마스 오는거야. 그래서 조금 과장하자면, 여기는 그냥 사시사철 everyday party기분으로, 돈 없어 배운 것 없어 내세울 것 없어도, 살자면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지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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