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나의 종교

'시드니 단상'

2026.10.25 | 조회 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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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fryhard

이번 주에도 시드니에서 소식 전합니다.

 

말씀 드린 대로, 머지않아 시드니로 다시 돌아오리라 작정하여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첫 단계로 3주간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 어디어디 관광, 구루메 맛집 탐방, 여기서 안 사면 절대 후회 반 값 쇼핑 이런 것들은 남 얘기고요, 저는 그저 work from home 회사 일 짬짬이 시간 나는 대로 여기서 돈 벌 일 찾아나서고 있던 차에, 때맞춰 통역 건이 들어와 수요일 목요일 양일간 반나절씩 한국과 호주 정부의 관련 부서 담당자들과 시드니 시내에서 일정 치르고 왔습니다.

 

통역 과정 중 인상 깊은 장면이 있어서 말씀 드리는데요, 집결 장소인 야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한국 측 참가자분들을 기다리던 첫 날 오후, 먼저 도착하신 어느 한 분이 아이스크림 혼자서 사 먹고 있는 어린 여자애를 보며 저한테 이러더군요: '야 영특하다 쟤 호주애같이 안 생겼는데 혼자 아이스크림 사 먹을 만큼 영어도 척척 잘 하네.'

 

그 말씀에 제가 이렇게 답변 드렸습니다. '아 그건 저 애가 영특한게 아니고요, 아마도 영어 못하는 저 애 부모님이 멀리멀리 여기까지 이민와 본인들 인생 희생하여 나온 결과에요.'

 

출장자 아닌 반 현지인의 눈으로 본 시드니는 제가 처음 여기에 발을 디뎠던 2005년과 비교했을때, 아이스크림 소녀들과 그들의 언니 오빠들이 이제 사회의 주축이 되어 세대간 바톤터치를 하고 있는 모습이 확연히 보입니다. 특히 한인사회에서는요.

 

이번 주에 일 있어 오랜만에 한인타운 갔어요, Eastwood라고. 아마 시드니에서는 Strathfield다음으로 큰 한인타운일 거에요. 저도 옛날 호주살 때 거의 한 달이 멀다하고 왔었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당시엔 음식점(특히 한인 운영 어설픈 일식집), 호주 꿀 프로폴리스 파는 귀국 상품점, 미용실, 그리고 발효식품 냄새 강하게 나는 작은 식료품 가게들이 주류였고요, 규모로 보나 운영 시설면으로 보나 다들 고만고만한 구멍가게들이었어요. 교민들 사이에서는 종종 이런 말 들도 돌았지요. '야 내가 만들어도 이보다는 맛있게 만들겠다.'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음식과 팔아도 그만 안 팔아도 그만인 기념품들 팔며 생계를 유지했던 이민자들은 여느 한인사회 부모가 그러듯이 그들의 아들 딸들의 교육에 올인하였고, 20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장성한 아이스크림 소년 소녀들이 훨씬 더 전문적이고 근사한 업종에 종사하여 한인타운을 탈바꿈시키고 있어요. 그 사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한 한국 경제도 여기에 한몫한 것 같고요. 훨씬 깨끗하고 세련된 음식점들과 까페, K-beauty 전문 매장과 뷰티 클리닉들이 여기 Eastwood 한인타운에 새로이 간판을 달았고, 지난 번 샌프란시스코 출장 때 소개드렸던 JAGALCHI 마켓 있지요? 샌프란에 자갈치 있으면 시드니에는 공구몰이 있네요. 거의 e마트급 올 코리안 제품 수퍼마켓입니다. 와 드디어 시드니에도 퀴퀴한 냄새 안나는 한인수퍼가 탄생했어요 ㅎㅎ

첨부 이미지

 

이렇듯 선대가 이루어놓은 터전을 이어받아 개선하고 발전시킨 다음 이민 세대의 마음 가짐은 어떨까요? 바톤을 이어받은 다음 이민 세대는 아마도 나이가 들어가며 그들의 부모가 헌신과 희생으로 만든 정착의 역사를 이해하고 깊이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아주 가까이 지내는 지인 오누이가 있어. 거기 누나는 내가 만든 제 1회 시드니 효녀상 수상 예정자인데 이 분이 어제 오랜만에 만나 자정 넘는 줄 모르고 이어진 저녁 초대 모임에서 Mom is everything, Nothing is more important thant Mom, My religion is Mom이라고 말할 때, 우리 딸 우리 아들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시켜야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한국에서의 직장과 터전 다 접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으로 넘어와 적응 불편한 이민 생활 속앓이 하면서도 오직 너희들 잘 되기만을 바라니 나 맘 아파 나중에는 몸 아파와도 그것은 내색할 것도 아니라며 누르고 누르다 병 앓아 누워계신 어머니임을 알기에 지인의 말씀 중 하나 틀린 것이 없음을 수긍하게 되고요, 이 글 빌어 I wish her a quick recovery, love.

 


 

마지막으로 동영상 하나 올려요. 오늘 날씨 좀 더웠는데 자전거 탈 만 했어요. Wentworth Point에서 Newington으로 돌아오는 공원 길 질주해 보았습니다. 원래는 사람 많은 곳인데 30도 넘어서 다들 집콕하고 있었나봐요. 우리나라 여기저기 잘 만들어 놓은 탄천 공원도 아름답지만 여기는 자연 경관 가능하면 그대로 두고 길만 내 놓은 트레킹 코스라 다른 차원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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