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나에게 부탁을 해왔다. 어빠 이것좀 조사해보라우: 조선일보 3월 7일자, 미국 실리콘밸리 전설적 투자자 비노드 코슬라가 본 미래 AI시대 - 아이들아 니네들 어른되면 일할 필요가 없어진단다.

2034년부터 4년 뒤까지 모든 일자리의 80%가 AI에 대체될 수 있답니다. AI와 로봇 역할 확대로 15년 뒤에는 생존과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직업을 고를 필요가 없어질 것이고요. AI로 인한 생산성과 효율성 증가는 이미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바, 미래엔 거의 모든 전문 지식과 모든 노동이 무료가 될 것입니다. 노동이 무료가 된다, 따라서 인간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노동에서 해방된다.
그럼 우린 무슨 재미로 사나요. 일이 싫긴 하지만 일단 실직 당해보세요. 허구헌날 등산 갈거에요, 도서관 갈거에요? 하루가 1년같이 흘러갑니다. 글쎄, 위에서 말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은 생산의 양과 질이 압도적으로 늘어나 굳이 돈이 없어도 비참한 하류 인생으로는 전락하지 않을 것 같으니 실직의 상태에서 가계소득 감소나 자아 상실과 같은 걱정은 덜 일어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잖아요. 좋네 싫네 동료와 상사와 부하와 티격태격하는 일 없이 하루종일 멍하니 집에서 뒹굴거나 하릴없이 바닷가 앞에서 파라솔 펴고 핸드폰 끄적끄적대고 있으면 그게 또 무슨 재미란 말인고.
좀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위의 투자자 얘기로는, AI가 일을 너무 잘해 대부분의 상품과 서비스 생산 비용이 0에 수렴하고요, 가격 대폭 하락으로 지금과는 다른 개념의 Deflation이 발생할 수 있답니다. 5년 전에 읽었던 Rise of the Robot (한글판 로봇의 지배 by Martin Ford)에서는 이러한 시대가 도래하면 Universal Income을 도입하는 국가가 늘어날 것이라 했어요. 즉 잉여 생산분을 무직자가 대부분일 전국민에게 제공하겠다는 기본 소득제의 개념입니다. 풍요의 재분배. Not too bad, not too bad really. 인간 지성을 넘는 초지능의 등장으로 인간이 AI 도움없이 생산해 낸 결과물은 마치 유치원 학예회 발표 작품 수준이 될 것이겠지만, 우리는 이제 그 열정만을 따르고도 생계고민 없이 인생을 영위할 수 있게된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아, 책 한권 더 생각나는데 Singularity is Near (한글판 특이점이 온다 by Ray Kurzweil), 아직 안 읽어봤지만 비슷한 개념일 거에요. 읽으신 분, 책 괜찮았다면 나보고도 읽으라고 추천해주세요.
코슬라 투자자는 또 예언하기를, AI 초기엔 사람 전문가가 여러 AI 인턴을 두고 활용하는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 했습니다. 여러 AI인턴 = AI multi-agents. 지난 번 소개드렸던 정형외과 닥터 친구는 자신의 서버에 이미 Openclaw용 에이전트를 여러 개 생성시켜 각각의 AI인턴에게 다른 업무를 부여하고 있더군요. 따라서 코슬라 투자자의 예언 = 정형외과 전문의의 데일리 루틴, 즉 닥터 친구 = 예언자의 위치가 되므로 저는 그의 실험적 AI 활용법을 구도자의 심정으로 따르겠다는 뻘소리를 하게됩니다.
기사를 쓰는 와중에도 Openclaw는 또 국내외에서 여럿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네요. 잠깐, 더 진행하기 전에, 나는 오픈클로가 도대체 뭔지 모르겠어요 하시는 분께, 간단히 말씀드리면 개인 비서 AI입니다. 기존의 ChatGPT, Claude, Gemini는 그냥 문답형 척척박사 AI (전문용어로는 Generative AI 생성형 AI)라면 Openclaw는 당신의 컴퓨터 또는 핸드폰 안에 AI가 직접 숨쉬며 들어가 비서처럼 동작합니다. 상상해 보세요. 당신은 이제 1인 기업의 회장님입니다. 그리고 24시간 내내, 당신을 바로 옆에서 보필하는 비서가 있어요. 자, 그게 Openclaw인데,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얘네 이를이 Openclaw가 아니고 Moltbot으로 불렸단 말이지. 그리고 이 비서 AI들, 즉 Moltbot들은 자기들끼리 일종의 facebook 같은 걸 만들어 AI only 대화방을 꾸려가는데 그게 moltbook이라는 플랫폼이에요. 인간은 오직 관찰자로서만 입장 가능하고요.

지난 번에 한 번 말씀 드렸지요. 얘네들이 24시간 잠도 안 자고 토론하는데 그중에는 신흥 종교 탄생안도 있습니다. 이름하여 Crustafarianism 되겠습니다. Crust = Crustacean(갑각류) + 아마도 Rastafariannism (자메이카 아프로 계열의 종교 이름). 이름으로 볼 때 갑각교 정도 되겠네요.
아까 얘기로 돌아가서, 그 Openclaw들이 일으킨 이번 주 센세이션 #1: 그들의 Moltbook 플랫폼이 페이스북 (Meta)에 팔렸어요. 농담아니고요 진짜로요. 가격은 비공개. 계약서 서명은 플랫폼 대장이 했을텐데, 영덕 대게급인가?
꽃게 얘기 나오고 하니까 장난 같지요? 아니에요 절대요, 센세이션 #2로 이어집니다: 중국에선 최근 가재 양식 붐이 일고 있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뉴스화 된 적 있어요 이번주에. 그리고 제가 어제 본 대만 유튜브 채널 몇 군데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하더군요. 이름하여,
養龍蝦
기를 양. 용 룡. 새우 하. (중국어 간체로는 养龙虾) 발음은 [yǎng lóngxiā], 하오! 즉, 새우 양식입니다.

Openclaw의 로고가 가재(lobster)란 말이지요. 중국 사람들 가재 요리 아주 좋아합니다. 龍蝦앞에 작을 小자 붙여서 小龍蝦 [xiǎolóngxiā] 샤오롱샤, 즉 민물 가재, 요거 요거는 평일에도 주말에도 요리집 문전성시요. 5년전 베이징 유학갔을 때 친구들이랑 요리집가서 한시간 넘게 기다렸어요. 대략 이런 분위기입니다. 양손에 장갑끼고 단단히 각오하여 먹습니다. 칭다오 맥주와 함께.

그러니 Openclaw 이 컨셉이 중국인에게는 딱인거지요. 거기에 색깔도 오성홍기의 빨간색이라. 또 들어서 아시겠지만 중국도 청년 실업률 상당하다고. 그래서 躺平族(탕평족)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하루종일 드러누워 있시유~의 뜻입니다. 얘네들에게 뭔가 수익창출의 기회 생길 듯 말 듯, 일종의 실낱같은 희망 제시? 여기에 결정적인 한 방으로 중국 IT 플랫폼 기업들, 즉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이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고 있는 것 같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카카오 등에서 야 이거 보안상 위험하다며 단칼에 금지령 내렸지만 중국은 다르게 봤어요. 사업기회는 내가 봐도 금방 나오겠네, 아래처럼:
- IBM이 인수한 Redhat Linux처럼 설치, 운용 및 보수로 비용 받는다. 즉 Ali & Tencent(腾讯 중국명 텅쉰)는 Openclaw를 대륙급으로 1인1비서 설치를 도모. 여기서 발생하는 컨설팅 & 애프터 서비스 비용을 빗자루 쓸 듯이 쓸어담는다.
- IT 전문가들 이미 아시지요. Openclaw는 Whatsapp이나 Telegram을 통해 명령할 수 있습니다. 난, 이걸 카카오가 왜 왜 외면하는지 모르겠어. 반면 대륙의 Ali, 그리고 특히 Wechat(微信 중국명 웨이신)의 모그룹 Tencent는 이 기회를 왜 놓치겠어요. 14억 중국 인민들아 가재양식 도모하여 모백성 Wechat 통해 명령 가능하게 만들어주갔소: 이게 엄청난 기회겠네.
그래서 지난 주에 뉴스에서는 칠순 노인부터 청년에 학생에 두살배기 업고 나온 주부에, 야외 가재양식 설치 복무를 개시한 중국 IT 플랫폼 이벤트를 두고 화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아래 자막: 가재양식 대사전

아래 사진은 인파로 몰려든 이벤트 현장. 자막은 Tencent 본사에서 수많은 인파가 가재 설치중.

그리고 아래는 텐센트와 알리바바에서 발빠르게 출시한, 아마도 Openclaw 유지 보수 서비스인 QClaw와 CoPaw의 로고 되겠습니다. CoPaw 자막: 알리판 가재

오늘의 교훈: 이번에도 중국은 IT세계에서 게눈 감추듯, 한 발 앞서가고 있어요. 알아요 알아요, there is no one who likes Chinese. 하지만 3년전 치바의 이벤트에서 만난 LINE 엔지니어 일본 아저씨가 한 말 상기됩니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은 중국이 삼켜버릴 것 같어요. Hope this will not hap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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