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알것 같어 니 마음

'언어는 달라도'

2026.07.26 | 조회 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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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yhard

제가 이코노미스트와 닛케이 비지네스, 그리고 요즘들어 자주 보고 있는 싱가폴 중국어 매체인 연합자보(联合早报)를 통해 스크랩한 기사는 상당수가 미국, 중국, 그리고 늙어가는 일본 이야기인데, 이번 주 기사는 어디서 갖다 쓸까 며칠을 망설이다가, 내 머릿속에서 최근 본 어느 유튜브 영상이 떠나질 않아 그 얘기를 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어서, 한 주 사이에 전세계에 많은 일들이 일어나 저의 뉴스레터 소재로 쓸 기사거리는 넘쳐나고 있습니다만 이번 호는 제가 중국어 공부용으로 종종 보는 중국어 선생님들 채널중 하나인 Jun 선생의 최근 영상에 대한 감회를 피력하는 글로 대신하겠으니, 비즈니스 뉴스레터를 기대하셨던 분들께는 용서를!

 

영상제목 - I'm moving back to China. Bye Canada (after 15 years). 제가 한자 설명해 드릴테니 그림보고 따라오세요. HSK5(중학생급) 수준용으로 제작되어 말이 느릿느릿하고 표현이 쉬웠어요. 밑의 사진에 딸린 글은 제가 이 여자 Jun 선생으로 빙의하여 씁니다. 저의 개인적 해설은 파란색으로.

 

자 Let's go! 

 

카나다 = 加拿大[ 짜나다]. 생활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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搬回中国了 [빤회이중궈러] 중국으로 돌아갑니다. 搬 = 운반할 때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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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주제는 

  1. 나는 캐나다를 왜 떠나려하는가
  2. 왜 중국으로 돌아가려고 생각하는가
  3. 최근 중국에서 보냈던 2-3개월간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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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캐나다 왜 떠나려는지, 첫 번째 이유부터 말씀드리지요.

归属感 [구이슈간] 귀속감

(KK해설: 여기서부터 나는 이 여자 비디오에 확 몰입. 내가 호주생활 6년하고 일본 넘어오게 된 이유 중의 커다란 부분이 바로 이거였거든. I don't belong here. 이 여자, 얼굴보면 한 40대 초중반으로 보이지요? 열 여덟살 되어 북경으로 대학 진학해 부모 품 떠난 이후 열심히 공부하고 돈 모아 스스로의 힘으로 캐나다에서 대학원 나오고 비자 받아 정착했답니다. 이민 1세들아 잘 아시겠지만 타국 주재 비자는 아무나 받는게 아닙니다. 전문 기술이나 자격 없고 영어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자국 송환된 사람들, 아니면 불법 체류자로 남은 사람들 얘기, 호주 살 때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혼자 힘으로 새로운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느라 열심히 15년 살았고 이제와 돌이켜보니 나는 이 나라와 안맞았었구나, 깨달은 이 여자의 캐나다 생활에 대한 회고를 저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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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서양세계. 다원주의 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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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은 떼거지 문화에요. 주류문화 主流文化.

 

캐나다 생활 초기에는 좋았어요. 중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자유! 상대에 대한 배려. 다양성에 대한 존중. 내가 결혼을 안 하고 있든, 직업을 못 찾고 있든, 부모 친지들이 뭐라 잔소리 안 하는 이 문화를 사랑했어!

 

그런데 15년 살았더니 중국의 그 잔소리 문화가 그리워지더라고요. 물론 다시 돌아가면 아 또 시작이네 지긋지긋해 하며 넌더리 칠 때가 오겠지만, 이제 내 나이 40도 넘고, 웬만한 소리는 한 귀로 넘어 흘릴 수 있는 도량을 갖게 되었고요, 또 중국도 바뀌었어요. 예전처럼 짓궂게 이래라 저래라 소리 덜 해요. 무엇보다도 중국에 가 있으면 귀속감을 느끼게 돼요. 나는 여기 이 나라 이 사람들과 언어와 전통과 음식과 문화로 연결되어 있구나, 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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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떠나는 두 번째 이유. 물가(物价). 중국의 두 배 세 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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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유. 안전(安全). 중국에서는 여자혼자 밤거리 돌아다닐 수 있고, 길거리에 차 세워놓아도 도둑이 유리창 깨고 노트북 안 훔쳐가요. 캐나다에선 밤에 잘 때 총소리 듣기도 했어요. 

(KK 해설: 시드니 살 때 내 친구 혼다 시빅 차량 앞 유리 깨고 내비게이션 털어간 도둑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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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医疗) 부분도 저의 결심 동기중 큰 부분이에요.

제가 사는 토론토엔 병원 진찰 받으려면 몇 시간 기다려야 해요. 몇 년 전에 주위 분 아들이 밤에 응급실로 실려갔는데 해 뜰 때까지 치료 못 받았어요. 중국에서는, 최소한 북경/상해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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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직업: 工作 [공줘]. 저는 유튜브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니 이걸 그대로 중국에 가서도 할 수 있어요. 아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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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국의 의식구조 변화.

观念变得更开放 [관니엔비엔더끙가이팡] 관념(观念)이 더 개방(开放)적으로 변(变)했어요.

제가 캐나다 떠날 결심을 하면서 최근 중국에 몇 개월 있었어요.

중국은 그 사이 많이 변했다는 걸 단 번에 느낄 수 있었어요. 일이십 년 전의 중국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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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중국은,

你要找稳定工作 안정적인 직업 구해야 한다.

你要过稳定生活 안정적인 생활 기반 마련해야 한다.

你敢去爱结婚 결혼 얼른 해!

你要生孩子 애 낳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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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중국이 이제는 어느 정도, 나 자신이 행복할 것, 이게 제일 중요(最重要)하게 바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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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생각했던 생활을 영위할 것. 그러면 족해! 好好好 = 좋아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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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제가 느낀 중국의 관념 변화를 정의드리자면 변계감(边界感)이라 할 수 있겠어요.

边界感[비엔지에간] 변두리 할 때 边

그래서 서로에게 관심을 두긴 하되, 예전과는 달리 어느 정도 경계를 그어 사생활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려 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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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잘 관찰해보면 중국에서도 페미니즘(女性主义)이 대두하고 있어요. 특히 몇 년전에 전 세계를 휩쓴 Me Too운동의 여파가 중국에서도 작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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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사실 무엇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제가 캐나다를 떠날 결심을 하게 만든 것은 가정(家庭)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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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외동딸(独生女 [dúshēngnǚ])이에요.

 

열 여덟 살에 북경으로 혼자 올라온 이후 줄곧 부모님과 떨어져 지냈어요.

게다가 지금은 이렇게 멀리 떨어져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그동안 부모님과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어요. (没有花更多的时间跟他们在一起)

 

이제 부모님은 일흔이 넘었어요.

캐나다에 사는 동안 가끔 중국으로 부모님 뵈러 갈 때면 두 분 얼굴에 늘어가는 주름이 확연히 보였어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어요.

그 남은 시간을 부모님과 같이 보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 같아요.

 

후회하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떠납니다. Good Bye 토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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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fuck, this woman made me cry.

 

이 영상은 사실 몇 주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뛰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중국말이나 몇 마디 주워듣자는 취지에 틀어놓았던 것인데 처음부터 내용 몰입 되더니 가족 얘기가 나오는 12분 13초부터는 아예 뛰던 거 멈추고 헬스장 한쪽 구석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 온 정신 집중하여 듣게 되더라.

 

12:13부터의 비디오입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7Y5muGJeoUY&t=734s

 

이 여자 본인도 부모님 얘기 꺼내면서 감정이 복받쳤는지 '그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어요'라는 대목에 '아-'하며 회한섞인 탄식이 새어 나오는데, 나 지금까지 중국어 강좌 유튜브 보다가 울긴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이번 뉴스레터 마치며, 요즘 중국 대륙및 전 중화권에서 크게 회자되고 있는 영화 있어 소개합니다. 할머니에게 드리는 편지(给阿嬷的情书)라는 영화에요. 중국 매체, 싱가폴 매체, 심지어 한국의 중국어 강좌에서도 꼭 보시라고 추천하고 있어요. 젊을 때 혼자되신 우리 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의 내용 담긴 편지로 알고 영화 보기 시작했다가 다들 수건으로 물 쥐어짜듯 폭풍 오열한다 합니다. 어떤 반전이 숨겨져 있을까요. 국내 개봉을 기다려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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