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격언을 듣고 읽었길래 공유해야겠습니다.
먼저 Tim Ferriss블로그에서 (https://tim.blog/2026/06/12/has-ai-already-killed-nonfiction/):
아는 사람 알지요? 그의 명저 4 Hour Workweek, 번역본으로는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고, 한 15년전에 나온 책인데 전세계적으로 한 몇 년을 베스트셀러 몇위에서 왔다갔다 했어요. 물론 나도 애독자의 한 사람이었고 감명 깊게 받았지요(아래 그림 클릭하면 서점 링크로 이동). 책 내용 말도 안돼, 우리 업무환경이랑 안 맞아라고 반론할 수 있지만 그가 제시한 업무 방식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2007년 책 발행후 지금에 이르러 세계 어디를 가든 상당부분 일반화되고 있지요.
그런데 최근 블로그에서 저자는 이제 책 장사 망했다고 탄식하고 있어요.
아래 표는 그가 내놓은 책들의 매년 판매량 증감표입니다. 보이는 대로, 2022년 기준 매년 판매량 감소하다가 2025년부터는 거의 반절 이상으로 줄어들고 있어요.

가장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판매량 감소 원인이 뭘까요?
네 맞아요:
그가 내놓은 책들은 서점가의 분류 항목으로보면 Non-Fiction이 되겠어요. 즉 비소설류. 그 중에서도 Self-help 그러니까 우리말로는 자기계발서. 내가 한국 출장가서 광화문 교보문고 들를 일 있으면 꼭 멈춰서 훑어보고 갔던 코너에요. 어떻게 하면 출세할 수 있을까? 누구누구는 하루에 다섯시간만 자면서도 전혀 피곤하지 않다던데 숙면은 어떻게 취하누? 나이 40되어도 50되어도 호흡만 잘 하면 허리 30인치로 고정시키는 방법이 있대. 아냐 아냐 호흡도 중요하지만 뇌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가게 하려면 이런이런 영양분을 두루두루 섭취해야 한대~ 뭐 이런 책 한 권씩 다 꽂혀있잖아, 여러분들 거실 책꽃이에.
이제 사람들은 책을 통해 자기 계발 안 한답니다. 언제 그 지루한 몇백 페이지 책을 다 읽어요, 유튜브 보면 머릿속에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데.
아니, 요즘엔 유튜브도 길어. 그냥 제민이한테 물어보면 바로 답 알려줘. '배꼽 밑 손가락 두 개정도 아래에 단전이라고 있는데 거기를 의식하면서 들숨~ 날숨~ 하루에 20분씩 하면 즉시 체중감량 효과가 기대됩니다. 참고로 호흡 이외에도 기체조, 태극권, 티벳 승려 공중부양술 등에도 관심 있으실테니 자세히 정리해 드릴까요?' (제민이 = Gemini)
서적 판매량 도표보며 나 이제 밥줄 끊겼네, 암울한 징조야 Canary in the coal mine인가봐 (탄광 속의 카나리아새. 광부들이 탄광 속에 카나리아새를 들여보내 혹시 가스 새나 안 새나 징후를 살펴본다 해서), 이러고 있다가, Tim Ferriss는 사실 이번 블로그에서 전하고 싶었던 진짜 메세지를 얘기합니다. 자신의 책을 통해 삶을 바꾼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책을 순서대로 차근 차근 읽어가며 그 길고 지루한 여정을 그대로 따라했기 때문이라고.
우리 다들 비슷한 경험 하지 않았어요? 필요한 내용 관해서 유튜브 영상보면 햐~ 맞네 맞어 내가 찾던게 바로 이거야, 무릎이 탁 쳐지는데, 그걸 진짜로 실행에 옮겼던 케이스는 몇이나 될런지 몰라요. 보고는 금방 잊어버려. 아니면 그 다음달 동일한 주제로 유튜브 영상 찾아보니 이번엔 더 기가막힌 내용이 있어. 와~ 이거네 이거야, 무릎 치고는, 그 다음날 또 더나은 영상만 찾고 있지.
AI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정곡을 찌르는 해답 나왔어. 자 이제 실행단계로 고고~ 하기전에 잠깐, 제민이말고 GPT는 어떤 답을 주려나, 같은 질문 던져봅니다. 그럼 또 박사님급 대답 나오지. 얘가 내 마음을 제대로 꿰뚫고 있구만! 이제 진짜 실행~ 할려는데 왜 왜 클로드는 안 검색하냐고 서운해할 것 같아서 여기도 체크. 그러다가 잠깐, 삼전 닉스 주식 정점 언제 찍을거 같어? 이런 질문 던지면서 나는 이미 삼천포를 향해 짐싸고는 기나긴 AI와의 LLM(Large Language Model)여정을 떠나게 되는 것이지요.
Tim Ferriss 블로그의 맺음말은 이렇습니다: '이제 만인을 위한 자기계발서 시대는 끝났어. 하지만 전세계 딱 10000명, 내가 펴낼 책의 지리멸렬한 전개를 기꺼이 따라올 사람들을 위해 나는 다음 책 준비합니다.'
사실 팀 페리스 블로그의 내용보다 이번 주 더 깊은 울림을 줬던 격언이 있었으니, 미국 NPR(National Public Radio)방송사 (우리나라로 치면 EBS같은 성격)의 Guy Raz라고 간판 진행자가 있는데 그 분이 10년 넘게 유명인사들을 인터뷰해 올리는 팟캐스트 쇼가 있어요, How I Build This라고(아래 그림 클릭하면 팟캐스트로 이동). 거기에 젠슨황이 나왔단 말이지.
젠슨황이 출출한데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러 우리나라 오기 한 달 전 진행된 인터뷰입니다. 한 시간 조금 넘는 분량이에요. 영어 인터뷰긴 하지만 한 서너번 들으면 웬만한 사람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에요. 지하철 출퇴근시, 고객 만나느라 차량으로 이동시, 아니면 저녁 시간되어서 밥지어야 할 때, 또는 헬스장에서 런닝머신 길게 달려야 할 때, 같이 들으세요.
주의: 끝까지 들으세요. 도중에 중단하지 마세요.
왜냐. 그의 성장과정, 창업,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험난한 여정들, AI에 대한 긍정적인 철학관, 이런 것들이 팟캐스트 전반과 중반에 걸쳐 얘기되지만 마지막 10분은 무슨 고백성사처럼 젠슨황 목소리 톤이 확 낮아지더라. 여기서부터 핵심이 시작되는거 같더라고. 한국와서 헹님 한잔~ 이 분위기랑 전혀 딴판이야. Guy Raz 이 베테랑 진행자도 인터뷰 대상의 마음을 참 잘 읽고 분위기를 바로 맞추는 것 같어.
Guy Raz가 이렇게 질문 던집니다: '이렇게 큰 기업을 일궈낸 지금의 젠슨황씨야, 그래도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잖아요. 청년시절로 다시 돌아가 패기를 불태워보고 싶은 생각 없나요?'
Jensen: '노 노 노 돌았나요 내가 그 고생을 왜 다시하나요. 사실 기업가들 중에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집념을 불사르겠다는 분들 인터뷰 들은적 있는데 이거 다 거짓말이라 생각합니다. 나 정말 힘든 시기 많았다고요. 하나 말씀드리지. 나는요, 지나간 시간을 잊기 위해 매일 매일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요 (Everyday I spend much time to forget the past).'
이 글 읽는 지인들아, 여러분들도 잊고 싶은 시간들 잊었잖아, 나한테 고통스러웠다고 말했어서 나도 잘 알고 있어요. 남들과 달랐던 가정환경, 불우한 청소년 시절,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복잡한 가족관계, 사업 실패, 투자 실패, 이민 실패, 실직, 이혼, 부모님과 친인척의 질환과 별세, 자녀들과의 소통 단절, 상대적 박탈감과 고립감, 그리고 이번 주 나에게 일어났던 일도 이 범주에 포함시키자면 내가 아주 가깝다고 느꼈던 동료로부터의 공개적 비난에 이르기까지.
다시 젠슨황으로 돌아가, 지금은 전세계 최고의 기업인이 되었지만 Nvidia초기, 개발 난황과 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매출이 수직 낙하하여 직원들은 떠나고 주주들은 소리지르고 투자자들은 돈달라 협박하는 상황에서, 오늘 하루도 달려야 하니 어제까지 일어났던 불편한 과거사는 있는힘 다해 잊자, 최대한 집중하여 앞만 보고 가자, 하여 이렇게 멈추지 않고 전진하여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내가 그렇게 힘들어했던 고난의 그 시간은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직원들의 힘으로 이제 찰나의 가벼움이 되어 쉽게 날려보낼 수 있게 되어있더라, 그는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젠슨황 본인이 팟캐스트에서 속삭이듯이 들려주는 이 귀중한 음성을 혼자만 향유하기 아까워서, 이번 주에는 이코노 기사고 뭐고 그냥 접기로 했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 See you next week t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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