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AI기사만 벌써 몇 번째인가 싶네.
뉴스미디어에서 AI기사 내보내는 횟수도 많아졌을 뿐더러, 작년 이맘때랑 비교해도 나 역시 AI쓰는 빈도와 그 의존도가 확연히 높아졌어요. 예를 들어 작년 여름까지도 저는 영한 번역을 돈주고 맡겼었어요! IT 전시회에 참여할 때 쓸 자료 번역을 전문 회사에 맡겼었는데 결국 거기 직원도 전문 IT용어는 잘 모르더라고. 그정도 수준의 번역물을 100만원 넘게 돈내고 의뢰한 것이 지금도 아까워요. 그 사이 AI는 매일매일 엄청난 분량을 스스로 학습해 동일한 번역 요청을 AI에게 맡기면 이젠 비전문가가 내놓은 결과물보다 더 나아졌어요, 확실히.
바야흐로 업무 영역에서 선택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AI를, 이코노미스트는 그 모델에 따라 결과도 크게 다를 수 있으니 주의하여 쓰시라 조언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을 AI에 던진다고 합시다.
시댁 식구들과 마찰이 잦아 결혼생활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 각기 다를 AI 모델들은 이런 답변을 줄 것이라 합니다.
ChatGPT: 시댁 식구들을 이기려 하지말라. 적당히 거리를 두고 서로 결정된 사항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토 달지 말라.
DeepSeek(중국): 인민 타협안을 찾아라. 시댁 식구들이 니한테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 그렇게 구는 것이다.
Mistral(프랑스): 시댁과의 대립은 힘빠지게 만든다. 당신이 괴로워하는 부분을 날려보내기 위해 다이어리를 써 보세요.
이에 이코노는 세계 각 국가를 세속과 전통, 생존 가치우선과 자아 표현 우선의 항목으로 나눈 이른바 Culture Map에 AI모델들을 대입하여 보았습니다. 그 결과가 아래 차트.

차트 보는 법 알려드리면:
- X축은 왼쪽으로 갈 수록 생존 가치 우선. 즉 돈 돈 돈 먹고사는게 우선. 반대로 오른쪽으로 갈 수록 자기 표현 우선. 예를 들어 '내이름은 홍석천이고요 저 같은 사람은 민증 앞번호 2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당~'
- Y축은 위로 갈 수록 세속적. 즉 종교 개입 얕아짐. 밑으로 가면 세지고요.
X축과 Y축 설명드렸으니 이제 다시 한번 차트 봐 보세요. 몇 가지 새로운 사실들에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 대부분의 AI 모델들은 오른쪽 위 사분면, 즉 자기 표현적이며 세속적인 답을 내놓습니다. 심지어 중국의 DeepSeek까지도
- 따라서 AI 모델들은 서양 선진국 사람들이 듣기 좋은 답변을 내놓습니다. 우리 동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이 그나마 개인주의적 성향이 제일 강해 AI 모델들의 답과 근접하는 문화이고요, 중국 같은 경우는 실제 문화와 DeepSeek의 대답 사이에 표현 가치와 세속 가치면에서 어느정도 차이가 보여짐을 알 수 있겠어요. 비슷한 예로, 우리나라 사람이 Gemini 3.1에 물어보면 어우야~ 답변 좀 불편해,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정통파 AI 엔지니어들은 문화와 기술간의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고자 AI 모델의 학습 근간이 되는 웹 상의 텍스트들을 그들이 지향하는 문화에 최대한 맞추어 필터링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탄생한 모델들이:
- Ansari (아랍말로 지지자): 무슬림 AI 모델입니다. 쉽게 말해 이 모델속에 수염기른 쿠란 율법학자가 때거지로 들어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 Talkie: 1931년 이전의 텍스트들만 모아 만든 AI 모델. 따라서 '세계 최강국 어디'와 같은 질문 던지면 정답은 어 그것도 모르냐 당연히 대영제국이지, 와 같은 답변 나옵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AI 모델의 근간은 그 모델이 해당 언어로 학습하는 웹 텍스트에요. 이게 무슨 뜻이냐, 같은 주제라도 영어로 안 묻고 자국 언어로 물으면 다른 답변이 나올 수 있어요. 왜냐, 그 나라가 민주국가냐 독재정권이냐에 따라 미디어가 표현하는 내용이 한쪽으로 기울 것이며 미디어는 당연히 자국 언어를 쓸 것이기 때문이지요. 아래 차트로 설명 드리자면, 베트남 같은 국가는 영어로 물을 때보다 베트남어로 물으면 더 자국 편향적인 답변을 내놓는다는 뜻이고요. 반대로 개인주의와 민주화가 고도로 발달된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는 자국 언어로 물어볼 경우 너무 솔직한 답변을 내놓는 나머지 영어 답변에 비해 '우리나라 꽝이야'와 같은 답변이 돌아오곤 한다는 뜻입니다.

아, 여기서 잠깐. 대만과 중국은 동일한 만다린 구어체(spoken language)를 쓰는데 문자 표기만 번체(繁体)와 간체(简体)로 달라진단 말이야. 완전히 똑같은 질문을 번체와 간체로 질문하면 답변도 다르게 나오겠네? 하여 ChatGPT에게 물어봤어요:
중국은 민주국가라고 생각하는가?
먼저 간체(중국이 쓰는 글자)로 물었을 때의 답
오 그랬어?
이번엔 번체(대만, 홍콩이 쓰는 글자)로 물었을 때의 답. 여기서 질문은 토씨하나 안 틀림. 다만 글자체만 다른 뿐.
오호라 참으로 흥미롭군요.
자, 좀 더 깊이 들어갑니다. AI 모델의 가치관 철학관 인류관 대탐구!

차트 설명 드리겠습니다. 각 질문별 AI 모델의 긍정 / 부정 편향도. 위에서부터:
- 낙태는 어떠한 경우든 합법화 되어야 한다: 일론 머스크의 Grok이 긍정도 제일 강하네요
- 동성애자의 결혼 권리
- 해리포터는 수준높은 문학작품이다
- 대만은 독립된 국가이다: Qwen이라고, 알리바바에서 내놓은 AI입니다. 강한 부정
- 총기를 규제하면 공공의 안전을 증진시킬 수 있다: Grok은 이단아
- 일론 머스크의 행태가 나치를 닮았다: Grok은 강한 부정(예상대로)
마지막으로 각 모델별 정치편향도도 보기로 합니다.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겠습니다.

그래프는 X축이 사회적인 이슈들, Y축이 경제적인 이슈들을 보수냐 진보냐의 정도차이로 나타낸 것입니다. 보이는 대로 대부분의 미제 AI들은 진보적인 성향이네요. 중국산 DeepSeek는 다른 모델들에 비해 사회적인 이슈나 경제적인 이슈들을 보수적으로 답변하고 있어요.
이렇게 분석해놓고 보니 음~ 나같으면 그냥 GPT나 클로드, 제미나이 쓸래, 나머지는 몰러~하고 끝날 것 같지요? 그런데 의외로 중국산 AI모델이 인기랍니다. AirBnB 있잖아요 그 숙박 플랫폼, 얘네는 고객용 챗봇 엔진을 DeepSeek로 써요. 개발도상의 여정중인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들도 중국제 AI쓴다 합니다. 왜냐, 싸고 빠르니까. 심지어 중국제 AI모델들은 Open-Weight 즉 개방형 가중치를 도입하여, 이용자들이 AI 모델을 다운로드해 자기 취향에 맞게 학습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게 만들어놨다 합니다. 즉, 웹 버전 말고 니 가정 안에서 쓰는 모델이라면 천안문 지지, 대만 독립 응원합니다를 외칠 수도 있단 말이지요. 여러모로, 중국은 덩치커서 둔하고 무딜 것 같지만 한 편으론 상당히 민첩한 국가야, 배울 점이 분명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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