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리더가 되고 나서는 1on1의 중요성을 잘 못 느꼈던 것 같다. 당장 눈앞의 할 일이 많은데 팀원 한 명씩 일대일로 대화를 하는 시간 자체가 아깝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팀원이 5명이면 4-5시간을 쓰는 거니까.
그러나 팀원과의 1on1이야말로 팀장의 중요한 일이다.
팀장의 성과는 팀의 성과이며, 팀의 성과는
- 팀원들의 성과와
- 그 성과들이 팀 목표와 얼마나 잘 정렬되어 있는지
에 달려있는데, 1on1이 이 두 가지를 만드는데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원온원 목적 1. 조직정렬 - 개인의 시선과 팀의 시선 합치
완벽하게 얼라인 된 것만 같은 성공적인 킥오프를 했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얼라인은 조금씩 틀어진다. 팀의 목표가 조금씩 혹은 완전히 변경되는 경우도 허다하고, 팀원 역시 킥오프에서 확실히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업무를 진행하면서 더 자세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 놓치고 있는 부분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리더가 킥오프를 못해서, 팀원의 이해도가 낮아서라고 너무 빠르게 진단할 필요는 없다. 시장과 고객이 시시각각 바뀌는 만큼 팀도 개인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킥오프보다 중요한 건 오히려 킥오프 이후의 주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런 상황에서 1on1이 빛을 발한다. 주기적인 소통을 통해 팀-팀원 간의 벌어지는 간극을 좁히고 유지해 준다. 리더는 팀원들의 시선이 여전히 팀의 목표에 잘 고정되어 있는지, 대화를 통해 다르게 이해하거나 비어있는 내용을 파악하여 보완해 줄 수 있다. 반대로 팀원 역시 리더를 통해 팀의 목표가 유지되고 있는지 또는 변경이 있는지, 우리가 잘 가고 있는지 또는 내가 잘하고 있는지를 리더를 통해 점검할 수 있다.
반면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이 간극은 방치되고 시간이 갈수록 계속 벌어진다. 처음엔 한 뼘 정도였던 간극이 양팔간격까지 벌어지면 다시 좁히기가 훨씬 어렵다. 그래서 1on1은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아니라 주기도 중요하다. (내가 했던 구체적인 1on1 운영 방식은 따로 글로 적어보려 한다.)
원온원 목적 2. 인정과 피드백 - 심리적 안전감을 통한 팀원의 퍼포먼스 극대화
무소식의 희소식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리더의 매니징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성장을 추구하는 팀원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리더로부터의 피드백을 받고 싶어 한다. 그게 칭찬이든, 인정이든, 개선이든. 아무 메시지도 없으면 팀원은 불안하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못하고 있는 건지 모르는 상황에서 팀원은 어느 한 방향으로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기 어렵다. 동기와 에너지레벨이 점차 줄어든다.
그래서 리더는 주기적으로 팀원의 현재에 대해 크던 작던 메시지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잘하면 잘하고 있다고, 기준에 미달한다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줘야 한다. 팀원의 퍼포먼스를 위해서, 그리고 팀의 성과를 위해서. 그래야 팀원들은 어디에서 멈추고 어디를 향해 더 뛰어들어가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는 갑자기 주기 쉽지 않다. 리더 입장에서는 팀원에 대한 관찰도 필요하고 어느 정도 정리도 필요하다. 섣부른 인정이나 질책은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리더에겐 시간이 필요한 업무다. 팀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갑자기 회의실로 호출되어 팀장의 피드백을 받는다면, 그 내용이 아무리 좋을지언정 팀원은 훈계 내지는 잔소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한 달 동안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회의실로 불러 팀원에게 업무 피드백을 주는 것과, 격주 월요일마다 30분이라도 지난 2주간의 업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업무 피드백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전자는 자칫 '팀장 당신이 뭘 안다고?'와 같은 반응을 자아낼 수도 있다. 반면 후자는 '격주 월요일 11시는 업무 면담 시간'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팀원도 능동적으로 대화 주제를 생각하게끔 만들어준다. '팀장님한테 이거 물어봐야지'와 같은. 1on1이 일방적이고 영혼없는 탑다운이 아니라 바텀업의 양방향 소통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흔히 이야기하는 '심리적 안전감'은 이런 환경 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무소식보다는 기쁜 소식이든 슬픈 소식이든 주기적으로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 주기적인 1on1이 필요한 이유이다.
주기적인 1on1을 통해 인정과 피드백 루프가 형성이 된 팀원은 자신감이 생긴다.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이 팀원의 퍼포먼스는 계속해서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 팀원의 에너지는 주변 동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팀 전체의 분위기도 한층 좋아질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나(팀장)의 피드백보다 주변 동료의 모습에 더 자극을 받아 변화하는 팀원들도 보았기 때문에, 이러한 팀원 성공사례가 만들어진다면, 리더 입장에서는 전체 팀원을 매니징 하기에도 한결 수월해지는 면이 있다.
1on1, 실무도 도맡아 해야 하는 리더의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결국 팀의 성과를 위한다면, 1on1은 팀장이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1on1 운영 방식을 찾아가며 팀장도, 팀원도, 그래서 결국 팀도 성장하는 경험이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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