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레터에서 원온원 미팅은 팀의 성공을 위해 팀장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원온원 미팅을 위해선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 이번글에서는 내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학습한 나름의 원온원 운영 기준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1. 관찰로부터 시작하기
구글에 원온원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콘텐츠가 '원온원 질문리스트'이다. 유용한 질문들이 많지만 평소 팀원 관찰을 통한 팀장 나름의 진단 내용이 없다면 대화는 큰 의미 없이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 Q. 요즘 회사 생활 어때요? A. 좋아요.
- Q. 제가 도와줄 게 있나요? A.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원온원은 '팀원 관찰'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관찰을 토대로 팀원이 팀의 목표를 잘 이해하고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지, 팀의 핵심가치를 잘 실현하며 일을 하고 있는지 판단한다. 판단 내용을 기반으로 원온원에서 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역할 확장을 염두에 둔 질문들로 구성해 볼 수 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팀의 기준을 제시하고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과제 중심의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팀빌딩 초기엔 관찰 내용이 구체적일수록 팀장-팀원 신뢰 형성에 효과적이었다. 사실 누군가 나의 성장을 위해 시간을 써서 관찰해 주고, 잘하고 있는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이야기해주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팀장 입장에서도 이러한 피드백을 당연하지 않고 고맙게 받아들이며, 다음 원온원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팀원을 보면 나 역시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보이는 팀원들은 예외 없이 핵심 인재들로 성장했다.
아무리 원온원 질문덱이 화려해도 팀원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끼면 듣지 않는다. 팀원과 진정한 소통을 위해선 팀원 스스로 '내 이야기'라고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관찰이 필수다.
원온원을 통해 팀의 성장이라는 미래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찰을 통해 팀의 현재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2. 샌드위치 피드백 지양하기
빵 사이에 고기를 끼워 넣는 샌드위치처럼, 긍정적인 피드백 사이에 지적이나 쓴소리를 섞어 상처를 최소화하는 피드백 기법을 샌드위치 피드백이라고 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샌드위치 피드백은 아쉬운 결과를 가져왔던 경우가 많았다. 확실한 칭찬도 아니고 명확한 개선 요청도 아닌 모호한 말은 어떠한 변화도 만들기 어려웠다.

샌드위치 피드백의 가장 큰 문제는 서로가 완전히 다르게 대화 내용을 기억하여 나중에 수습하기 더 어려운데 있다. 모호하면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게 사람인지라, 팀장은 '좋은 분위기에서 상처 안 주고 개선 피드백을 전달했어'라고 생각하는 반면, 팀원은 '몇 가지 이야기는 하셨지만 전체적으로 괜찮다고 했어, 혼내는 분위기도 아니었고'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연봉평가, 승진 등의 중요한 이벤트에서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 "지난번에 잘하고 있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 "지난번에 제가 부족하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는데요."
팀원이 상처를 받을까 봐, 쓴소리만 하는 게 마음에 걸려서 등의 이유로 샌드위치 피드백을 하는 리더들도 있다. 사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위와 같은 상황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샌드위치 피드백은 내가 주기도 받기도 싫은 피드백이 되었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애매한 칭찬은 팀원을 오히려 기만한다고 생각한다.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칭찬을 앞뒤로 세우지 말고 정확하게 하나의 개선 요청 메시지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논리로 칭찬을 할 때도 "이런 건 좀 부족하지만..."과 같은 사족을 붙이지 않고 강점 영역은 확실하게 인정해 주는 게 동기부여나 팀원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었다.
팀원을 존중하고 신뢰한다면 원온원 미팅에서 오히려 솔직하고 명확하게 피드백을 해야 한다. 당장 쓴소리하는 게 마음에 걸려서 에둘러 표현하는 건 장기적인 신뢰를 쌓기 어렵다. 다 티가 나기 때문이다. 신뢰하는 팀원과 일하고 싶다면 먼저 신뢰를 줄 수 있는 팀장이 되어야 한다.
3. 즉답해야 한다는 강박 버리기
팀장은 만능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1on1때 팀원이 고민이나 문제를 이야기하면 바로 '그건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요.' 내지는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와 같은 말들을 큰 고민 없이 이야기하곤 했다.
당시에는 바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팀원의 걱정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나온 이야기였다. 한편으로는 '잘 모르겠어요'라고 이야기하는 게 부끄러워서도 있었다. 팀장이 모른다고 하면 팀원은 더 혼란에 빠지겠지? 팀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겠지?와 같은 걱정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런 마음들로 인해 원온원에서는 항상 팀원이 질문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답변을 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들이 생겨났다.
시간이 흘러 여러 사람과 상황을 겪은 후에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러한 즉답 강박은 성공적인 원온원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정말 모르겠는 건 모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다만 모른다가 끝이 아니라, 고민해서 다음 원온원 때 이어서 이야기 나눠볼까요?와 같이 흘려보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이번 원온원 때 약속한 내용은 기록으로 남기고 반드시 다음 원온원 때 다룬다. 답도 중요하지만, 답보다는 리더가 팀원의 고민을 대하는 자세가 더 중요했다. 팀원은 당장의 정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리더는 나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 '나의 고민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사람' 이라는 인식이 점차 생긴다. 이 신뢰감 형성은 앞으로의 팀 매니징, 원온원을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일등공신이었다.
팀장이 모든 걸 알 수도 잘할 수도 없다. 오히려 모르는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배우려는 태도가 팀원에게도, 그리고 팀장인 나 자신의 성장에도 훨씬 도움이 되었다.
ps. <스타트업 리더노트> 뉴스레터에서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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