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커피 끊기에 도전중입니다.
하루 네 잔씩 꼬박꼬박 마시던 커피 대신
카페인 없는 차로 갈아타려 고군분투 중이지요.
사실은 생각만 하고 실천은 차일피일 미뤘는데,
좋은 생각이라며 당장 차를 한 박스 가득 보내온
달씨 때문에 어찌저찌 등떠밀려 시작했습니다.
이놈의 입이 방정이지.

사실은 만만하게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커피란 작은 루틴일 뿐이었거든요.
슬슬 일을 시작해볼까 하면서 커피를 내리고,
향 한 번 맡아준 후 한 모금 홀짝 마시고,
컴퓨터 옆에 그대로 내려놓은 채
모니터를 켜는 게 다였지요.
그걸 차로 대체하는 게
뭐 어렵겠나 싶었습니다... 만.
오늘이 나흘째,
커피 대신 차를 옆에 놔두고 있을 뿐
크게 달라진 건 없는데,
슬슬 금단증상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튿날부터 왠지 머리가 무겁고
졸린 기분이 들더니,
어제부터는 미세한 두통이
조금씩 나타났거든요.
그리고 오늘은 눈 뜨자마자
커피가 무쟈게 땡깁니다.
코끝에서 계속 커피향이 맴도는 느낌.
마셔라~ 나를 마셔라~ 하고 말을 거는 느낌?
이럴 때 딱 한모금만 홀짝 들이키면,
으으... 너무 행복할 것 같은데...
아니, 커피맛도 구분할 줄 모르고,
특별히 커피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대체 왜 이렇게 커피가 땡길까요?
이게 바로 중독의 무서움인가요.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모르는 새에 이미 푹 젖어버렸나봅니다.
어디 커피뿐이겠습니까.
누릴 땐 별 거 아닌 줄 알았는데
막상 끊으려니 어려운 것들이 참 많아요.
퇴근 후 마시는 맥주 한 캔,
출출할 때 배달시키는 야식,
기분전환 하려고 클릭하는 쇼핑,
자기 전에 잠깐만 봐야지 했던 쇼츠 등등.
돌아보면 별 것도 아닌데...
정말 별 것 아닌데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우리 일상에
즐거울 일이 없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별 것 아닌 것에 중독까지 될 정도로
대체할 만한 즐거움이 일상에 없다니...
우리, 정말 고생이 많군요.
한두 번의 일탈이야 괜찮겠지만,
몸에 안 좋은 습관을 계속 가져갈 수는 없으니
뭔가 대체할 즐거움을 찾아야겠습니다.
계피차의 향은 아직 커피만큼
입에 딱 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으니 즐겨봐야지요.
자기 전 맥주와 야식은 고소하고 따뜻한
우유로 대체해보겠습니다.
쇼츠는.. 음.. 그건 그냥 끊어야겠네요.
커피의 금단증상은 1~2주 정도
지속된다고 합니다.
앞으로 며칠은 더 고생한다는 뜻이지요.
그렇지만 저도 모르게
"커피 끊는다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하루 한 잔은 괜찮지 않을까?"라는
속삭임이 들려오네요.
그래서 어쩌면 금단증상이
좀 더 오래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고요.
그래도 일단은 참아볼테니 응원 부탁드려요.
저도 여러분을 응원할 테니까요.

...
어쨌든 열심히 참아보는 중인
임효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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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케이크
흑흑 ㅠㅠ
한쪽편지
아니 왜 우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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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꼬
맞아요. 습관이란 게 그래서 참 무섭죠. 그래도 바꾸려는 마음을 먹은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되었으니 반이상 해내신 거에요~👍 차로 수분 섭취도 하시고 숙면도 취하시고 더 건강해질 날만 남았네요.🥰
한쪽편지
응원 감사합니다! 땅꼬 님 응원을 받았으니 더 열심히 참아봐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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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케이크
케이크는 끊지 말아주세요...ㅠㅠ
한쪽편지
아마 그건 못 끊을 거 같은데요 ㅎㅎㅎ 커피를 끊고, 케이크를 끊어도 '커피와케이크'님을 끊을 수는 없고 말이죠 ^^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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