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당신에게.
얼마 전에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인터뷰에서
AI 시대에는 글쓰기보다 말하기가
더 중요해질 거라는 이야기를 봤잖아요.
오늘은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AI가 진화해도 절대 작가를
대체하지 못할 거라는 기쁜(?) 이야기예요.
다만 글 자체로 AI를 이긴다기보다는
작가 자체의 인생경험이 소중하다는 뜻이지요.
이 인터뷰를 보니까 문득
유시민 작가가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기술은 필요하지만 기술만으로 잘 쓸 수는 없다. 잘 살아야 잘 쓸 수 있다. 살면서 얻는 감정과 생각이 내면에 쌓여 넘쳐흐르면 저절로 글이 된다. 그 감정과 생각이 공감을 얻을 경우 짧은 글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중에서
생각해보니까 저도 아침마다
우리 한쪽클럽 멤버들의 글을 읽을 때
문장이 얼마나 수려한지,
정보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이 분이 어떻게 지내고 있나,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
그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하는
일상의 경험에 더 관심이 갑니다.
AI가 절대로 대체할 수 없는 한 가지,
아니, AI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죠.
그 속에서 느끼는 각자의 감정을
글로 풀어놓는 건, 그래서 너무나
소중하고 애틋하게 느껴지나봅니다.
오직 그 사람만의 인생이고
그 사람만의 감정이니까요.
사실 무서운 말이기도 합니다.
"잘 쓰려면 잘 살아야 한다" 니,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나는 잘 사는 것 같지 않은데
그러면 글쓰기도 못하는 걸까요?
꽤나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어떤 게 '잘 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찾아나가는 과정도 어쩌면
잘 사는 인생 중 하나일지 모르잖아요.
그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서
오늘도 끼적여봅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펼쳐봤을 때
'오~ 나 많이 나아졌네~'라고
스스로 대견해 하기를 기대하면서요.
그런 면에서,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당신은 어쩌면
인생을 좀 더 잘 살고 싶어 하는
좋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잘 살고, 잘 쓰고 싶은
임효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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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꼬
한 사람 한 사람 인생이, 인생 경험이 소중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요. 그걸 글로 녹여내어 독자들과 연결될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이건 록산님이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네요. :-)
한쪽편지
크으... 저보다 더 멋지게 해석을 해주셨어요. 맞습니다. 인생의 경험을 글로 녹여내고, 그걸 다른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글쓰기의 핵심 아닌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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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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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편지
뚜기 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댓글까지 남겨주시니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많은 소통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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