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당신에게.
요즘은 '1인출판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 편지를 받아보고 있으시다면 당신도
분명 한 번쯤은 생각해보셨을 거예요.
요즘은 출판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다보니
많은 분들이 뛰어들고 계신데요.
하지만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서
처음 도전하시면 시행착오가 많을 겁니다.
그래도 제가 나름 20년 가까이 출판을 했고,
1인출판을 하면서 베스트셀러도 내봤으니
대충 어떤 과정을 거치면 되는지 적어봤어요.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능하면
시행착오를 줄이실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당연히, 그 구구절절한 과정을
편지 한 통으로 다 적을 순 없지요.
오늘은 전체 과정만 간단히 설명하고
각 단계마다의 구체적 설명은
앞으로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궁금한 점은
언제든 질문해주세요.
성심성의껏 답변해보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출판사등록 및 사업자등록
책도 상품입니다.
돈을 받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시/군/구 담당부서(주로 문화체육팀)에
출판사 등록신고를 하고
'출판사신고확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걸 갖고 세무서에 가서
사업자등록증을 받아야 하지요.
참고로, 출판은 부가세 면세사업입니다.
처음에는 법인사업자보다 개인사업자가
여러모로 편하실 거예요.
ISBN 발급
ISBN(국제표준도서번호)은
책을 도서관이나 서점에 유통할 때
반드시 필요한 고유번호입니다.
책 뒤에 붙은 바코드가 바로 이것이지요.
ISBN은 책마다 발급되기도 하지만
그 전에 출판사별 고유번호를
먼저 발급받아야 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ISBN·ISSN·UCI·납본 시스템'에서
출판사 등록 후 소정의 교육을 이수하면
쉽게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기획 및 집필
출판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많은 노력이 필요한 단계이지요.
바로 '책을 쓰는 과정'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워낙 할 이야기가 많으니
차차 따로 설명할게요.
편집 및 교정교열
원고가 완성되면 디자인에 적합한 형태로
전체적인 텍스트를 다듬어야 합니다.
오탈자와 비문(문법적 오류)을 수정하고,
필요한 이미지 자료나 도표를 만들고,
그밖의 소소한 작업을 진행합니다.
꼼꼼할수록 이후 과정이 편해집니다.
제목 및 카피 확정
책의 제목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체성을 잘 드러내면서도
독자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고,
기억에 남는 키워드가 들어간 제목을
신중히 뽑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와 어울리는 부제와
표지에 들어갈 다양한 카피를 씁니다.
디자인 및 조판
정리된 텍스트와 이미지(완성원고)를 가지고
표지 디자인과 본문 디자인(조판)을 합니다.
주로 외부 디자이너에게 의뢰하는데요.
표지는 독자의 시선과 호감을 얻는 것에,
본문은 독자가 편안하게 읽는 것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합니다.
인쇄 및 제본
완성된 파일을 PDF로 변환하고,
이를 이용해서 실제 인쇄를 진행합니다.
PDF 변환, 종이 발주, 인쇄 및 후가공,
제본 및 포장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
이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겠습니다.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과정이므로
믿을 만한 인쇄업체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유통 및 판매
책을 판매할 곳(서점)과 계약을 맺고,
도서 정보를 등록합니다.
이때 물류대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책의 보관과 배송에 용이합니다.
그리고 서점에서 판매가 이뤄지면
책을 서점에 발송하고, 대금을 수금합니다.
날마다 진행해야 하는 번잡한 작업이고
어느 정도의 회계지식도 필요합니다.
마케팅 및 홍보
출간에 맞춰 책을 홍보해야 합니다.
보도자료 배포, 소셜 미디어 활용, 독자 이벤트 등
책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지만
딱히 정해진 방법은 없습니다.
어쩌면 책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지요.
어떠신가요?
'한번 해볼 만하다' 싶으신가요?
아니면 '나는 못 하겠다' 싶으신가요?
현업 종사자로서 말씀드리면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돈을 잘 버는 일도 아니고요.
그럼에도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은 일,
그게 바로 출판의 요~망한 매력이지요.
참고로, 출판 시장에서 정답은 없습니다.
제 가이드 역시 완벽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당신의 창의성이 더해진다면
아주 멋진 책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럼 다음 편지에서
구체적인 이야기 나눠보자고요.
당신의 멋진 책을 기대하는
임효진 드림.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