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당신에게.
가을이 오는지 마는지 기척도 없더니
벌써 사라져가고 있네요.
점점 변덕스러워지는 날씨도 걱정되지만
좋은 계절을 즐기지 못한 것도 아쉽습니다.
싸늘한 가을에 마음 따뜻해지는 글을 읽었어요.
한쪽클럽 멤버 벨로키민 님의 글입니다.
당신에게도 소개하고 싶어서 가져왔어요.
엄마 : 글쎄 앞집 애기엄마가
작년에 아기 가졌을 때 우리집 감을 보고
먹고 싶어 울었대.
나 : 그래? 몇개 달라고 하지..
엄마 : 나도 그랬지. 그런데 작년에 이사와서
모르는 사이에 말하기가 부끄러웠대.
애기 갖고 얼마나 먹고 싶었을텐데
안쓰러웠어. 그래서 얼은 홍시 몇개 주고,
올 가을에 많이 따서 주기로 했다.- 벨로키민 님 블로그
엄마들은 어쩜 그렇게 낯선 이들하고도
대화를 잘 하시고, 금방 친해지시는지.
어릴 땐 그런 엄마가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러지 못하는 제가 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편견 없이 말을 붙이는 인간미.
바라는 것 없이 베푸는 호의.
저는 그렇게 살고 있을까요?
아니, 그렇게 해본 적이 있긴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엄마 또래 어르신들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게다가 저는 시골에 살다 보니
주변에서 어르신들을 자주 뵙게 되잖아요.
일단 말부터 걸고 난 후 당황하는 저에게
불쑥 찐밤 한 봉지를 내미시는 그 모습이,
별것 아닌 대화로 까르르 웃는 모습이,
낯선 이는 경계부터 하고 보는 저와 달리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관찰하시는 모습이
어찌나들 귀여우신지.
어릴 때는 몰랐지요.
낯선 이를 경계하고 거리를 두는 것보다
먼저 다가가고 호의를 베푸는 게
훨씬 더 용감한 일이라는 걸.
그런 게 세상을 조금씩 따뜻하게 만든다는 걸.
사람들은 세상이 흉흉하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저는 믿고 싶습니다.
아마 당신도 좋은 사람이시겠지요?
따뜻한 인간관계를 꿈꾸는
임효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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