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네 번째ㅣ궁금 #한나

길기만 한 화요일이네요. 하지만 냄새는 어딘가 푸릇푸릇 한 늦봄 밤입니다.

더 이상 춥지 않아서 그런지 저는 퇴근길 마다 자전거를 타고 괜히 먼 길로 삥 돌아오는 호사(?)를 누리기도 해요.

뭐 음악도 듣고 팟캐스트도 듣고

저녁 산책하는 강아지들 구경도 하고 괜히 슈퍼도 들어가보고 하다보면

약간 망한것 같던 하루도 잔잔하게 수습 되는듯한 착각이 듭니다.

구독자님은 보통 집에 오면서 무얼 하시나요? 👀

저는 사실 다른사람들의 귀갓길이 너무 궁금해요.

궁금한게 많아서 이런 레터를 시작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느슨한 이야기 사이사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촘촘히 끼워넣어 보고 싶기도 하고요.

반가워요🌱 저는 홍한나 👀 라고 합니다 🙃

그래서 내 자전거 🚲

저의 출근길을 약 4km, 퇴근길은 약 7km(여기저기 기웃거리느라 더 오래 걸림) 정도 되는데, 이렇게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 지는 8개월 남짓 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 하던 시기 대중교통을 타는것이 겁이 나기 시작하면서 마련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자출족’에 합류하게 된 것이 저에겐 팬데믹 이후로 생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연쇄작용처럼 많은 것들이 바뀌기도 했고요.

치렁한 옷이 체인에 말려들어가서 위험 하다거나, 멋 내기도 어렵고(저는 겨우내 소세지 같은 방풍 바지만 입어서 너무 지겨웠어요), 차도에서도 인도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 그리고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불완전한 제도 같은 감수해야할 것들이 생겼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과 접촉해야 한다는 불안감도 없고, 자전거 타는것 자체로 상쾌해서 그런지 외출을 자주 하게 되니 -> 일조량이 늘어 밤마다 꿀잠 -> 컨디션 매우 상승, 대기오염물질 없이 친환경적이라 뭔가 모를 뿌듯함 등 새롭게 누리는 장점도 늘어났어요.

그나저나 여러분은 팬데믹 이후로 무엇이 바뀌셨나요?👀

저처럼 많은 변화가 있으셨나요?👀

아! 또 저는 집에서 요리를 더 많이 하게 되었어요.

작년 집콕 시절 새로 시도해본 메뉴가 무척 많은데 그 중에 제일 맛있었던것 중 하나는 바로..

홍자 만난 이야기, 첫 당근거래 🥕

'자출족'이 되고싶어 전기자전거를 사기로 마음을 먹고 검색을 하던 중 우연히 당근마켓에서 이 하얀 자전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데다가 처음으로 하는 당근거래라 괜히 긴장 되더라고요.

판매자분과 지하철역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정말 그 날 하루 종일 비가 오는거예요.

아무래도 전기(비 맞으면 안 좋을것 같음) + 자전거(직접 타 봐야함)다보니 비오는 야외에서 만나기가 어려워 판매자분 제안으로 결국 약속 장소를 근처 지하주차장으로 바꾸었는데,

가는 길에 갑자기 덜컥 겁이 나는거예요. 주차장.. 지하.. 이 불안함이 매우 억울하기도 하고(이 상황이 부당해) 그렇다고 거래를 취소하기도 싫고(매너있는 구매자가 되기위해) 머리 속에선 온갖 걱정파티가 열렸었는데..

하지만 정작 판매자분 너무 친절하신 나머지 자전거 시승 도와주시고, 설명서 pdf 보내주시고, 점검받은 사진 인증해주시고, 자전거 제 차에 실어주시고, 심지어 주차권까지 챙겨주시는 모습에 저의 호들갑이 무색해지면서 속으로 무척 죄송해지더군요.

그렇다고 아무 걱정을 하지 않아도 과연 괜찮을까요? 👀

앞으로도? 👀

🚲 ... 그런거 말고 🛫

어쨌건 새로운 이동수단 덕에 저는 이제 이 동네 저 동네 아는 골목도 많이 생기고, 활동반경도 이전보다 훨씬 넓어지고 생각하는 단위 또한 커져서 좋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가 살고있는 도시에 한정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은 자전거로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아주 멀리 가는 여행이 무지 그립습니다.

요즘 어디를 제일 가고 싶으세요? 👀

국내에서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여행 욕구가 찾아올때 어떻게 하시나요? 👀

제가 쓰는 신속하고도 어처구니 없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

'가고싶은 도시 이름 + walk' 를 검색해서 영상을 보는거예요(이왕이면 큰 화면으로).

예를 들면 이렇게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다음엔 어떤 물음표와 괄호가 많은 이야기를 들고 올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 까지 꼭 건강💪🐯💥 하시고

금방 또 만나요!

한나👀

📮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

모호 mohho
기타치고 노래하는 사람. 솔로프로젝트인 ‘모호프로젝트(Mohho Project)’와 일렉트로닉 포크 밴드 ‘호와호(howaho)’로 활동 중이다.

이호 eeeho
인문학을 사랑하는 이과 출신 음악가. 싱어송라이터 ‘이호(eeeho)’, 일렉트로닉 포크 밴드 ‘호와호(howaho)’로 활동 중. 항상 인생의 갈림길에서 그 때의 마음을 좇다보니 현재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트리키네코 trickyneko
싱어 송라이터. 인간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는 듯한 감정의 세계를 소리로 맞바꾼다. 2011년 EP ‘꿈의 통로’, 2015년 1집 ‘모든 계절의 밤’, 2019년 2집 ‘수면 아래’. 마포FM 게릴라디오 DJ로도 활동했다.

홍한나 annaHong
시각예술분야 종사자. 비 가시적인것과 가시적인것 사이에서 고민하며 작업과 생활을 병행한다. 아트랩반 개인전 Circuit Mode(2018), REC Mode(2018), 별관 개인전 General Error(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