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0 부산에서 수집한 #수집의 미학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로컬 브랜드 큐레이터 영입니다.🟢

여름휴가 시즌에는 시원한 바다가 있는 도시로 훌쩍 떠나 여유를 즐기곤 하는데요. 저는 이번 마지막 여름휴가로 부산에 다녀왔답니다🌊 부산은 바다뿐만이 아니라 힙하고 트렌디한 편집숍이 즐비해 즐길 거리가 많은 도시기도 하죠. 오늘 소개해 드릴 로컬 브랜드는 바로 부산을 대표하는 1세대 셀렉트 숍, 발란사입니다.  

브랜드 탄생 배경

레코드 숍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던 한 소년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버지가 주신 우표, 카세트테이프, CD, 장난감 등 좋아하는 것을 수집했습니다. 이후 패션과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빠지게 된 그는 2005년부터 스케이트보드 매장으로 시작한 카시나에서 세일즈 업무를 맡게 됩니다. 카시나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나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2008년 부산의 홍대, 경성대에 작은 셀렉숍 ‘발란사’를 오픈했습니다. 수집 경력만 30년인 그가 취향에 맞게 모아온 소품들과 수입 빈티지 의류들로 가득 채운 공간으로 말이죠. 

그렇게 숍을 운영하다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빈티지 특성상, 재입고가 불가능했고 마니아틱한 취향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이 걱정이었던 것이죠. 그때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크루 360사운즈 멤버 메이크원이 만든 ‘서울’ 티셔츠를 보고 ‘부산’ 티셔츠를 만들고자 결심합니다. 그렇게 메이크원에게 협업을 제안하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뉴욕이 아닌, 부산을 티셔츠에 새긴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물음표를 던졌으나 이 티셔츠가 곧 발란사만의 정체성이 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발란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2008년 부산 경성대에서 시작한 발란사는 현재 부산 전포와 서울 홍대에 자리잡아 꾸준히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상품

부산 티셔츠가 발란사만의 정체성이라면, ‘Sound Shop Balansa’로고 티셔츠는 바로 지금의 발란사를 만든 전신이자 대표 상품입니다. 사실 이 티셔츠는 판매품이 아니었는데요. 앞서 언급한 ‘부산’ 티셔츠가 패션 신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 내의 팝업스토어 입점 제안까지 받게 됩니다.

팝업을 위해 스태프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유니폼 용도로 제작된 이 티셔츠를 본 고객들의 관심과 문의가 끊이지 않았고, 여기서 김지훈 대표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합니다. 바로 실행에 옮겨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해 힙합 뮤지션이 즐겨 입고 일본의 유명 편집숍의 러브콜을 받게 된 발란사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회를 곧바로 실행으로 옮기는 것, 그것이 곧 발란사가 가장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원동력인 셈이죠.

🟢발란사 인스타그램

로컬렉션이 수집한 세 가지 브랜딩 수.ZIP 포인트

1) 희미한 정체성은 곧 독보적인 아이덴티티

발란사의 첫 시작은 김지훈 대표의 수집품과 의류를 중심으로 수입해서 파는 셀렉숍의 느낌이 강했다고 해요. 그리고 지금, 발란사는 의류와 음반, 치약, 시계 등을 파는 ‘동네 상점’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단지 디렉터의 취향대로 모은 수집품으로 꾸민 공간에 그때그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물건을 즉시 가게에 들여놔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에 발란사의 또 다른 라인 ‘사운드샵 발란사’로 음악에 대한 애정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요. 발란사의 시초를 함께한 360 사운즈와 함께 만든 믹스테이프를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하고,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레이블 Jazzy Sport와의 콜라보를 통해 CD와 카세트테이프를 한정 판매하는 등의 행보를 통해 레코드숍 운영이라는 어릴 적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는 셈이죠.

셀렉트숍이자 사운드숍이자 디렉터의 꿈인 ‘발란사’는 쉽게 정의하기 어려운 브랜드입니다. 발란사는 어떤 브랜드로 정의되기보다는, 그냥 ‘발란사’라고 불리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기존의 브랜드 정의에 대한 틀을 깨고, 발란사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게 됩니다.

2) 기존 부산 로컬 브랜드를 뛰어넘는 반란

발란사 김지훈 대표는 부산하면 해운대, 광안대교, 바다만 떠올리는 것에 큰 아쉬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부산의 로컬 브랜드라면 당연히 ‘바다’를 담아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던 것이죠. 그래서 오히려 바다와 관계가 없는 품목을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부산’ 이라는 로컬 색깔을 그대로 드러낸 티셔츠가 그 시초였던 것이죠.

이 티셔츠를 시작으로, 발란사는 부산의 대표 스트릿 브랜드이자 서브컬처 신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한 사회의 지배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서브컬처의 의미는 곧 발란사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된 것이죠. 이는 발란사가 이야기하고 있는 패션, 음악,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 국내외 고객들이 기꺼이 부산을 방문하게 하는 발란사만의 매력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부산 토박이 브랜드 발란사는 ‘바다’라는 전형적인 지형이 아닌 ‘놀 거리’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해 ‘자기 것이지만 다른 것’을 공유하는 로컬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셈이죠.

3) 장르를 넘나드는 콜라보

‘얼룩 반(斑)’과 ‘어우러질 란(爛)’을 합해 한글로 ‘여러 빛깔이 모여 아름다운 무늬를 이루어낸다’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의 이름처럼 발란사의 협업에는 산업의 경계가 없습니다. 패션 브랜드는 물론 게임, 골프웨어, 가구, F&B 브랜드, 보안업계 등 장르를 불문하고 협업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F&B 브랜드로는 부산의 스타트업인 테이스티키친과 손을 잡고 돼지국밥 라면을 만들기도, 침대 브랜드 시몬스와는 발란사 정체성을 녹인 턴테이블과 LP스퀘어 백 등 한정판 아이템을 선보이는 등 파격적인 콜라보를 통해 계속해서 도전을 해나가고 있어요.

국내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다양한 서브컬처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컨드 랩, 전통 레코드 스토어 디스크 유니온 등과의 협업을 통해서 일본의 매력적인 서브컬처까지 국내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부산 스토어 방문 고객의 80%가 일본인인 점과, 국내 제1의 무역항이라는 지리적 이점까지 활용한 전략인 것이죠.

앞으로 또 어떤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이들만의 메시지를 전달할지 기대하게 만드는 것도 고객들이 발란사를 계속 찾게 만드는 힘인 것 같네요.

🔍발란사와 협업한 브랜드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발란사’의 따끈따끈한 최신 소식

9월 6일, 현대백화점 부산점을 리뉴얼해 선보이는 체험형 복합몰 ‘커넥트 현대’에 발란사가 입점한다고 합니다. 패션, 음악, 아트, 지역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는 새로운 공간에서 발란사를 만나보세요!

지금까지 감도 높은 취향이 모여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발란사'였습니다.  

오늘 큐레이션한 로컬 브랜드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의견을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contact의 정보를 통해 남겨주세요!

지금까지 늘 세상을 다각도로 탐구하는 큐레이터 영🟢이었습니다.

로컬렉션은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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