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8 상주에서 수집한 #너드의 도전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로컬 브랜드 큐레이터 현입니다.💡

선선한 요즘 가을 날씨에는 맛있는 안주와 막걸리의 조합이 당기곤 하는데요. 오늘 소개할 브랜드는 매일 먹는 막걸리가 지겨우신 분이시라면 특히 주목해 보세요! 바로 경북 상주의 막걸리 브랜드, #너드브루어리입니다. 서울토박이로 나고자란 소년이 어떻게 그곳에서 막걸리를 만드는 사장님이 되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브랜드 탄생 배경

너드브루어리의 이승철 대표는 어쩌면 막걸리를 만들 운명이었나 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그의 꿈은 ‘술 만드는 사람’이었죠. 으레 몇몇 고등학생들이 그렇듯 어른들이 주는 술을 한 잔씩 받아 마시는데 그게 참 맛있고 좋았다고 해요. 또 어느 날은 몇만 원을 호가하는 비싼 양주를 한 입 마시고는 술을 값싸게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렇게 술을 만들기 위해 그는 대학도 화학과에 갑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양조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조금 다른 분야의 화학이니까요.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학생 신분으로 양조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죠. 그러던 중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한국양조증류아카데미를 통해 양조에 입문하게 됩니다. 함께 배우는 수강생들의 대부분의 40~50대였지만 승철 씨는 그곳에서 직접 곡물 발효, 증류 이론, 양조 실습 등을 익히며 꿈에 한 발짝 다가간 기분이었다고 해요.

그러나 신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을 바꾸겠다는 승철 씨의 각오가 다소 큰 탓이었을까요. 졸업을 마치고 지원한 국내 주류회사는 탈락의 연속이었습니다. 술을 직접 만드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에 직접 양조를 하지는 않으려 했지만, 결국 그의 인생은 술과는 떨어질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2021년 서울 영등포구에서 나고 자란 그는 농촌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경북 상주로 와 직접 양조 일에 뛰어듭니다. 상주는 곶감, 샤인머스캣 등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하는 지역으로 이 재료들을 활용해 특색 있는 전통 막걸리를 만들면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2022년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상주주조’를 설립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1985년까지 있었던 상주의 대표 양조장을 잇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법인 명칭인 ‘상주주조’의 브랜드명은 바로 ‘너드 브루어리’인데요. 너드는 영어로 괴짜 같은 범생이를 가리키는 말이죠. 막걸리라는 한 우물을 파면서 하고 싶은 일에 열중하고 남들이 보여주지 않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결과는 어땠냐고요? 너드브루어리에서 만드는 모든 막걸리를 상주 지역 농산물로만 생산하는 노력 끝에, 2023년 대한민국 주류 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릅니다.

대표상품

너디브루어리의 대표상품은 제품 전체 판매량의 80%를 차지하며 대한민국주류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너디호프’인데요. 너디호프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너디(nerdy)’와 바질의 꽃말인 ‘희망(hope)’를 합친 말입니다. 전통 누룩 대신 개량 누룩과 효모로 술을 빚고 여기에 생바질을 넣었습니다.

사실 바질을 찾기까지는 계피, 카카오 등의 수많은 실험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요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셰프들이 바질을 쓰는 모습을 보고 그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해요. 바질의 풋내가 막걸리 특유의 꿉꿉한 맛을 잡아줘 파스타, 뇨끼 등 서양 음식에 곁들일 막걸리로도 제격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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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드브루어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로컬렉션이 수집한 세 가지 브랜딩 수.ZIP 포인트

이번 너드브루어리의 수집포인트들은 마케팅의 기본 개념들을 다시금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는데요. 차근차근 하나씩 만나볼까요?

1) 경쟁자를 무엇으로 설정할 것인가

너드브루어리는 스스로를 전통주가 아니라고 합니다. 상주의 쌀과 허브 등의 농산물 즉 우리 것을 사용해 우리 술을 빚는 지역 특산주가 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바로 이들의 경쟁자는 전통주 시장이 아니라 와인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님은 “막걸리들과 경쟁하고 싶지 않아요. 와인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막걸리라는 탈을 쓰고 와인 시장을 빼앗아 오려고요”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너디호프는 와인 보틀숍에서도 인기 제품으로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고객은 대부분 30대 여성이고요.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전통주 시장을 넘어 더 큰 주류시장으로의 확장을 만들어준 셈이죠.

2) 우리가 깨야 할 인식은 무엇인가

’바질 막걸리라니, 새로운 시도가 우연히 운이 좋았군’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계실까요. 너디브루어리의 다양한 라인업을 만나보신다면 그 생각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너디브루어리의 막걸리들은 와인 시장을 뺏어오겠다는 철저한 전략 아래 타깃의 다양한 TPO를 명확히 노려 출시되고 있습니다.

먼저 ‘나다움’을 지지하는 너디 시리즈의 첫 번째 프로젝트 ‘너디펀치’는 상큼발랄한 파티 막걸리입니다. 그리고 이는 막걸리는 안주와 함께 즐겨야 한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안주 없이 즐길 수 있는 풍부하고 조화로운 과실 향으로 만들어졌는데요. 파티주나 식후주로 친구들과 즐기는 파티에 제격이라고 해요. 또한 유튜브에서 너디펀치와 함께 즐기기 좋은 플레이리스트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프로젝트 ‘너디킥’은 세상을 향한 강력한 산미 한 방입니다. 신선한 자극이 필요한 이 시대의 너드들에게 바치는 각성주라고 해요. 이 신선한 산미로 입맛을 돋우는 너디킥은 특히 매운 음식과 잘 어울린답니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앞서 소개해드린 너디호프였습니다. 또 작년 5월, 너디 시리즈의 네 번째 프로젝트 ‘너디블랑’이 펀딩 플랫폼을 통해 출시되었는데요. 비린 맛을 잡아주는 향신료 타임과 향긋함의 대명사 로즈마리가 만나, 생선에 어울리는 막걸리로 기획되었습니다. 이 역시 생선 요리하면 화이트와인 페어링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인식을 깨보기 위한 도전적인 제품이었다고 해요.

이처럼 기존의 막걸리에 국한되지 않는 너디한 도전들은 너디브루어리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3) 소비자는 어디에 있는가

모든 마케팅의 기본 중의 기본, 전제 중의 전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너드브루어리가 보여준 그들만의 정의는 바로 ‘답은 현장 안에 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디브루어리가 지난 2년간 택한 마케팅 방법은 전국의 술 박람회를 죄다 찾아다닌 것이었습니다. 가장 확실한 마케팅 방법은 소비자를 직접 만나 맛을 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박람회 한 번에 200병, 많게는 500병의 막걸리를 싣고 다니며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며 소비자를 만났습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죠. 이러한 그의 노력 덕분에 2024 서울 바앤스피릿쇼, 대한민국 막걸리 엑스포 등서 모두 완판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너드브루어리’의 따끈따끈한 최신 소식

최근 너드브루어리에서 출시된 신제품의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스파클링 와인처럼 톡 쏘는 탄산과 향긋한 바질의 만나 탄생한 ‘너드바질스파클링’인데요. 평소 탁주를 싫어하셨던 분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만든 기존 탁주와는 전혀 다른 제품이라고 합니다. 다가오는 연말 모임에서 센스있는 선물이 될거에요:)

지금까지 나만의 막걸리를 찾아 떠나는 도전이 즐거워지는 브랜드 '너드브루어리'이었습니다.

오늘 큐레이션한 로컬 브랜드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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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늘 세상을 다각도로 탐구하는 큐레이터 현💡이었습니다.

로컬렉션은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다음 로컬 브랜드 큐레이션도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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