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16 전라에서 수집한 #사투리의 매력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로컬 브랜드 큐레이터 영입니다.🟢

다채로운 로컬 본연의 색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중심에는 ‘사투리’가 존재하죠. 지역의 정서가 녹아있는 우리말이지만, 점점 사용률이 줄어들면서 소멸 위기에 놓여 있어요.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사투리를 지키기 위해 힘을 다하는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바로 전라도의 사투리 문구 브랜드, 역서사소 입니다.  

브랜드 탄생 배경

역서사소는 2015년에 탄생한 브랜드입니다. 학교 선후배 사이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던 김효미, 김진아 대표는 2013년 전라도 광주에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그룹 ‘비비샤인’ 런칭 후 평소와 같이 고객의 의뢰를 받아 작업을 해오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7명의 디자이너가 모여 회의를 통해 ‘광주, 전라도 문화를 녹인 브랜드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라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로컬을 담아내는 브랜드인 만큼, 전통문화, 공예, 문화 예술 등의 영역 중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수단으로 전라도말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러다 TV나 영화에서 비춰지는 전라도 사투리는 다소 거칠고 드세 보이는 탓에, ‘무식한 아래 지방 사람들의 말’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이는 김진아 대표가 늘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지역에서만 벗어나면 말을 아끼곤 했던 경험에서 착안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자 전라도 사투리 이면에 담긴 정감과 따뜻함을 표현하고, 알고 보면 부드럽고 재미있는 말이 많다는 걸 알려줌으로써 전라도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결심합니다.

브랜드 스토리

역서사소는 ‘역서=여기서, 사소=사세요’로 ‘여기서 사세요’라는 전라도 말이에요. 또 다른 의미로는, 해 반짝 뜰 역(晹), 서로 서(胥), 일(힘쓰다) 사(事), 웃을 소(笑)라는 한자를 사용해서 ‘해 반짝 뜰 날 우리 함께 모여 웃자’라는 의미가 존재합니다.

사투리를 지키고 보존해야 할 우리의 언어문화라는 것에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말에 집중할 수 있는 텍스트 위주의 디자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요. 문구를 통해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널리 알림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셈이죠.

브랜드 대표 상품

사투리 달력

사투리 달력은 심플하지만 매달 우리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전라도 사투리와 절묘하게 매치시켜 공감을 이끌고 있습니다.

해당 월의 사투리를 처음 봤을 땐, ‘이게 무슨 뜻일까?’하는 호기심을 갖게 되고 달력 하단에 삽입되어 있는 설명을 보고 웃음을 짓게 되는 것, 바로 역서사소 사투리 달력만의 특색이자 매력입니다.

사투리 고백엽서

사투리 고백엽서는 사투리로 표현한 고백 멘트가 담긴 엽서인데요. 쑥스럽고 간지러울 수 있는 고백 문구를 대신 정겹고 재밌는 사투리로 재해석한 엽서로 마음을 표현해 보는 건 어떤가요?🤭

사투리 고백엽서는 전라도 사투리뿐만 아니라 제주도, 경상도 사투리 버전으로도 출시되었어요.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사라져가는 경상도, 제주도 사투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기억하도록 한 것이죠.

역서사소의 더 다양한 이야기와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과 공식 홈페이지,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오프라인 매장

✨공식 인스타그램

✨공식 홈페이지

로컬렉션이 수집한 세 가지 브랜딩 수.ZIP 포인트

1) 사투리를 보존하다

역서사소는 ‘지역의 언어’라는 무형의 문화자산을 모티브로 삼은 만큼, 디자인의 화려함보다는 ‘말’을 잘 담아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컬러와 텍스트에만 집중한 디자인을 통해 활자 하나하나가가 돋보이게 하여 말의 속뜻을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한 것이죠. 

이를 위해 단순한 단어를 이용한 문구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장 형식으로 사투리를 구사합니다. 눈으로 봤을 때도 어휘가 귀에 들리는 듯 익숙한 표현으로 말이죠. 그러나 사투리를 문자화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해요. 어렸을 때부터 자주 듣고 사용해 익숙했던 말이 알고 보면 일본어의 잔재였던 경험을 계기로 사전, 온라인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한 신중한 검수 과정이 필수이기 때문이죠.

이처럼 역서사소는 언어를 넘어 ‘문화’를 디자인하는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사투리를 하나의 언어문화로 여기고, 다양한 콘텐츠에 녹여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게 함으로써 사라져가는 우리의 언어를 지키고자 한 것이죠. 더불어 따뜻함과 감동의 울림이 있는 우리의 말 사투리로 서로를 이해하며 자연스레 지역감정까지 누그러 뜨릴 수 있도록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2) 사투리를 만나다

역서사소는 2016년 4월, 1913 송정역 시장에 오프라인 매장을 시작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역과 사람을 잇고 있습니다. 먹을거리 위주의 송정역 시장에 전라도말을 활용한 문구 제품을 파는 것 자체가 곧 브랜드의 특색이 되었고, 이는 일종의 ‘독특한 기념품’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이후 더 다양한 사람들에게 역서사소를 알리고자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부스, 서울역 전시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지역에 도움이 되자는 목표로 지역의 창작자들과 함께 전시를 하고 있는 브랜드 ‘무인양품’과 손잡고 특별한 전시까지 진행했는데요. 전시 공간은 역서사소만의 감성과 재치 있는 전라도 사투리가 함께 어우러져 더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처럼 그저 촌스럽다고만 여겨졌던 사투리가 상품화되어 인테리어 용품, 선물, 편지 등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자들의 일상에 녹아들고 있어요.

3) 사투리를 전파하다.

역서사소의 대표 마스코트, 투리투리 프렌즈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속담에 착안해, 우리의 말을 친근하게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로 개발한 캐릭터입니다. 우리의 말(마리앙), 이야기를 하는 입(리비), 전달하는 새(피피)와 쥐(마우) 그리고 이를 듣는 귀(이이), 이렇게 총 5마리의 캐릭터 세계관으로 구축되어 있어요.

보통 캐릭터는 동물이나 사람을 표현하기 마련인데요. 투리투리 프렌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 우리의 사투리를 내뱉고, 귀 기울이고, 전하고 알린다는 의미를 각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담아 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투리투리 프렌즈는 역서사소의 홍보대사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어요. 역서사소의 이벤트와 소식을 알려주면서 키링, 메모지, 소주잔 등 다양한 아이템들에도 등장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역서사소의 기존 제품들이 모던하고 심플한 감성이었다면, 투리투리 프렌즈는 좀 더 친근하고 유쾌하게 우리말을 전파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나의 브랜드 세계관을 구축해 조금 더 생동감 있게 브랜드의 이야기와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죠.

👀투리투리 프렌즈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로컬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구독자님께 알려드리는 NEW 소식

동서 식품이 전분 군산에 새로운 형태의 브랜드 체험 공간 ‘맥심골목(Maxim Street)’을 11월 17일까지 운영한다고 해요.

전북 군산시 월명동 달빛마을 일대 ‘골목’을 메인 콘셉트로 잡아 월명동 로컬 상점 5곳을 포함해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고 하니, 군산 여행 시 참고하세요😊

지금까지 우리말 사투리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브랜드 '역서사소'였습니다.

오늘 큐레이션한 로컬 브랜드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의견을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contact의 정보를 통해 남겨주세요!

지금까지 둥근 세상을 꿈꾸는 큐레이터 영🟢이었습니다.

로컬렉션은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다음 로컬 브랜드 큐레이션도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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