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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

Yun이란 사람에 대해서...(2)

윤은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예민한 사람 같았다.

2026.06.23 | 조회 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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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Yun이란 사람에 대해서..)

 

반지가 오른쪽 검지에 맞는 것은 윤에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살이 찌기 전 검지에 맞던 반지가 다시 맞는다는 건 그때만큼 살이 빠졌다는 것이었으니까.

희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윤은 수에게 마음먹고 연락하지 않는지 좀 되었다. 전화를 하면 당장 나 연락했어요! 라고 알릴 수 있을 터였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윤이 산 티셔츠는 목이 스퀘어넥형으로 파인 형태였지만, 자꾸 흘러내리는 바람에 신경이 쓰였다. 윤의 머릿속이 복잡했다. 네일아트한 손톱이 많이 자랐다. 얼음이 다 녹아 커피가 맛이 없어졌다. 대충 머리를 감았으나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이따끔 네일아트 샵을 바꿔야하나 그런 생각을 했다. 터무늬 없는 생각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만사가 다 짜증이 나 윤의 미간이 구겨졌다.

 

윤은 생각보다 단순한 사람이었다. 그냥 하루에 커피를 3잔 정도 먹으면 기분이 늘 좋았고 더 바랄게 없는 상태가 되었다.

 

오후 12시가 되어서는 수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충동이 생겼다. 마침내 보냈을 땐, 더블클릭한 수신함엔 읽지않음으로 계속 찍혔다.

 

윤은 이따끔 자신의 심리상태를 알고 싶어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그게 도통 무슨 결핍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알 수 없는 답답함에 수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 어차피 전화를 해도 차단을 걸려있음이 분명했지만 이력이 남는다는 요건으로 전화를 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젯밤에 참지 못하고 하나 먹은 질긴 오징거 때문에 1년동안 거슬려왔던 윤의 교정기 철사가 밖으로 튀어나왔다. 계속 거슬려서 짜증스러운 감정이 밀려왔다. 살이 잘 빠지는 것 같다가도 붓는 느낌이 심하게 들면 또다시 짜증이 밀려왔다. 네일아트 선생은 아무리 봐도 손톱을 못하는 것 같단 생각이 또다시 밀려왔고, 그다음으로 든 생각은 제발 손톱 양옆 사이드를 채워주는게 뭐가 그리 어려운가 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윤은 불행중 다행으로 어제와 오늘 몸무게가 같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몸무게가 올라갔다며 짜증을 부린 상대는 다름아닌 그녀의 엄마였다. 엄마라는 존재는 엄마라는 사실빼면 도움이 안되는 존재일정도로 엄마는 밤에 생각없이 행동했다. 밤에 야식을 먹는 소리에 윤이 그소리가 거슬려서 밥을 먹게 만든다던가 그렇게 야식을 먹고도 또 아주이른 아침에 일어나 부엌을 뒤진다던가 하는 일이었다. 윤은 생각없이 이기적으로 구는 일에는 독설을 서슴치 않았다. 근데 그것은 엄마 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냉장고 문을 뒤적이지말라더니 그밤에 본인 혼자 오징어를 뜯고 있는 건 뭘까?

그럼에도 윤은 엄마를 가장 사랑했다.

 

 

배에 쉽게 가스가 찼고, 변기가 생겼다. 윤은 당장 할 수 있는게 없어 괴로웠다. 몸은 쉽게 건조했고 연락되는 사람은 없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영상에서는 늘 똑같은 시절 부분에만 멈춰있어 그부분만 재생목록에서 따로 틀었다. 메일에서는 수의 이름이 아닌 낯선 남자의 이름이 찍혀있었고 손이 미친 듯이 건조해서 뭐라도 발라야할까 싶었다. 글라스 잔에 커피를 타서 마시니까 더 시원함이 느껴졌다. 몇해전 출판사에서 선물 받은 핸드크림을 찾았고 다행히 윤의 취향이었다. 이미 유통기한을 1년정도 넘긴 핸드크림이었지만, 글을 쓸 때 막 바르기 위해 신경쓰진 않았다. 네일아트를 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손톱이 많이 길어져 있었다.

 

핸드크림은 고급 핸드크림이었다. 냄새는 귤향 비슷한 냄새였고 호불호가 갈릴듯한 향기였다. 윤은 좋아했지만, 윤의 핸드크림 향기를 맡는 상대방은 싫어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작업용으로만 쓰기로 생각했다. 묘한 집중력이 생기는 느낌도 들었다. 방금 전까지 잡생각이 들었던 것들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윤은 작가였다. 로맨스 웹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지만 이렇다할 수익이 별로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윤이 배우를 하겠다고 선언했을때에도 모두가 그냥 차라리 작가를 하는 게 낫지 않겠니 라고 말했을정도였다. 윤은 늘 하고 싶은게 많았고, 자신이 생각할 정상궤도에 오르면, 시시해졌다.

 

배우가 정말 되고 싶은 건 아닌 것 같다. 그 세계를 늘 궁금해했던 것은 맞지만, 윤은 좀 더 평범한 삶이 어울리는 사람 같았다. 그치만 윤은 항상 본인이 특별하다고 믿고 싶어하는 쪽이었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평범하게 살아가길 원했다. 그렇게 따졌을 때 윤이 할 수 있는 일은 글쓰기 밖에 없어보였다. 글이 늘 돈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수는 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는게 좋지 않다고 하며 윤의 작가 생활을 무시하고 비하했지만 윤이 배우가 되자고 하자 차라리 작가를 하라고 했다.

윤은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건 소설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이렇게 쓰면 뭐하냐 아무도 알아봐주지도 관심가져주지도 커리어가 되지도 경력이 되지도 않는데...

 

오늘은 일요일이지만, 부르면 나올 수 있는 동네친구 한명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윤이 한가한거겠지만, 집에 있는 것은 생각보다 곤혹이었다.

 

튀어나온 보철이 생각보다 불편했다. 치과에 가면 5년 묶은 교정기의 냄새가 심할 것이었다. 그럼 치위생사들의 비웃음이 요란할 것이었다. 그럼에도 가야했다. 아빠 카드를 빌리기로 했다. 돈이 많이 나올 것이었다.

 

윤은 처음으로 자신의 부스스한 헤어가 좋았다. 윤은 스스로의 장점이 없다고 생각이 들던 중 자신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스타일 영상을 보았다. 러블리한두부상 이었다. 대표적인 배우로는 박보영과 수지가 있었다. 가장 잘어울리는 머리스타일은 부스스한 헤어였고 네츄럴한 파머였다. 화장은 거의 안하는 수준이었고 눈을 크게 하기 위해 직경이 있는 렌즈를 끼거나 블러셔도 하지 않는 걸 추천했다. 부드럽고 편안하고 러블리하고 발랄한 느낌이었다. 숱있는 시스루뱅이 잘어울리며. 이걸 영상에서 설명듣지 않아도 윤은 이미 그런 스타일로 하고 다니고 있었다. 윤은 자신과 잘 어울리는 찰떡 렌즈를 알고 있으며 화장을 연하게 하는 것이 가장 잘어울린다는 사실도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제 윤을 사랑하는 남자는 없는 것 같았다. 수와도 연락이 끊긴지 일주일쯤 되어가고 그는 더 이상 윤과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어보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쳐가고 있는지 오래였다. 무엇보다 수는 윤에게 더 이상 예쁘다고 말하지 않았다.

 

윤이 치과진료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아픔때문이 아니었다. 치과진료를 보면서 의사나 치위생사들에게 쪽팔림과 민망함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소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다독여주었다.

진료는 생각보다 잘 끝났다. 윤이 민망스러울 일은 없었다. 다만 집에 가던 순간에 진짜 민망할 뻔했다. 커피와 디저트를 마시고 남은걸 테이크아웃해서 걸어가던중 바지속에서 액체가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아무리봐도 생리가 터진 것 같았다. 집으로 급히 오니 생리가 터진게 맞았다. 속옷 애벌빨리만 해서 바지랑 속옷을 세탁기에 돌렸다.

 

세탁이 다되는 동안 윤은 뭘해야할지 고민했다. 딱히 마땅하게 해야할게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만만한게 글쓰기 였다. 네일아트된 손톱이 그세 또 자라서 타자치는게 불편해졌지만, 키보드 소리가 좋아서 계속 치고 있었다.

 

윤의 소외감은 심해지고 있었다. 연락오던 이들에게 연락의 속도가 늦어지고 있음을 알았다.

윤은 엄마의 등을 잘밀었다. 줄곧 엄마가 등을 밀어달라고 할때가 있었다. 오늘 등을 밀어주는 조건으로 에어컨을 틀자고 했다. 최신식 삼성 무풍 에어컨은 윤을 쉽게 감동시켰다. 윤의 손톱은 남들보다 빨리 자랐다. 윤은 집안일을 잘했다. 집안일을 한번 할때마다 손톱이 자랐다. 윤은 빨리 자라는 자신의 네일아트 된 손톱이 너무 아까웠다. 윤은 동시에 자신의 시력이 점점 안좋아진다는 것을 알았지만, 따로 시력교정술을 하지 않았다. 렌즈를 낄땐 다소 많이 불편해졌지만 써클렌즈를 포기할 수 없었다. 눈을 찡그려보는 습관이 생겼고 사람들은 기분이 안좋다고 쉽게 판단했다. 렌즈를 끼면 앞이 잘보이지 않아 항상 힘들었다. 눈깔을 교체해준다고 하면 안경을 교체해서 쓴다는 얘기였다. 윤은 작년 이맘때 타동네까지 가서 무빙 한효주 안경을 기어코 맞췄고, 지금도 아주 잘 쓰고 있다. 하지만 도수가 높아서 한효주 같아보이진 않았다.

 

무빙한효주 안경을 써주니, 금세 시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시력하나가 좋아지니 세상이 달라보였다. 안경의 도수가 높지 않았더라면 안경만 써도 예뻤을지 모른다 란 생각이 들었지만.

마누스 AI가 윤이 가진 얼굴의 특성중 얼굴의 면적중에서 눈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은편이라고 알려주었다. 가로의 길이가 평균보다 더 길었으며 가끔 윤은 슬프지도 않은 상황인데 눈이 길어 눈물이 살짝 흐르는 순간이 많았다. 그게 진짜 눈이 길어서구나 라며 이해했다. 자신의 얼굴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 마누스를 깔았고 마누스는 윤에게 생각지도 못한 사실들을 전했다.

그게 사실이라는 생각에 윤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윤은 몇 달전 방송을 하다 상견례 프리패스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분석에서는 강아지상과 첫사랑상이라는 말을 추가적으로 들었다. 일본상 남방계열상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윤은 무가성협찬을 받은 수분크림을 홍보하는 영상을 편집중이다. 가이드라인은 일부러 받지 않았던 것도 윤이 느낀 바를 그대로 리뷰하기 위해서였다. 수분크림은 민감성피부에 적합한 기능성화장품이었다. 윤은 몇만원짜리나 되는 수분크림을 돈주고 써본적이 없었다. 이때가 아님 써볼수가 없어 막 치댔다. 윤은 원채 얼굴에 뭘 바르걸 싫어했고 협찬으로 받은 화장품이 굉장히 많았으나 한번 뜯은걸 지인들을 주긴 미안해서 쳐박혀있는 상태였다. 수분크림은 수면팩으로도 쓸 수 있는 굉장한 아이템이었다. 이걸 어떻게 홍보해야할까..? 미리 제공된 소책자가 있었고 그걸 따라 읽고 자막에 썼으나 더 쉽고 와닿게 알려주고 싶었다. 협찬광고는 맞으나, 정말 여러분들에게 필요한걸 추천해드리고 싶었다. 뭐 그런 느낌이다. 윤은 거짓말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윤은 최대한 직접 써보기로 다짐하며 찬물로 온몸을 씻고 나와 건조한 얼굴에 수분크림을 치댔다. 몇분이 지나자 보들보들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피부가 번쩍번쩍 광이 났다.

윤이 보는 채널에서는 하나만 했으면 장인이 됐을텐데 되지도 않는 자격증 공부만 해서 안되는 사람의 사연이 나왔다. 윤은 반은 뜨금했고 반은 그래도 아직 나는 괜찮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작가 이력이 아직은 모든 것을 뒷받쳐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윤은 똑같은 리뷰어만 되고 싶지 않아서 결국 해당제품 대표님께 가이드를 요청했다.

 

윤이 일어나서 바로 한 일은 몸무게를 재는 일이었다. 어제를 운동을 한 덕분이 체중계는 바로 내려가있었다. 윤은 오래만에 기분이 좋았다. 그이후로 커피를 타서 먹었고 엄마가 천도복숭아를 한 개를 가져왔다. 자라난 네일아트는 이상하게도 마음에 들었다.

 

윤은 드디어 자신의 방에 무풍 벽걸이 에어컨을 틀었다. 무엇보다 무풍이 좋은 것은 전기세가 절약이 된다는 점이었다. 예어컨을 키면 무엇보다 다른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협찬 받은 수분크림 편집을 했고, 커피를 다시 탔으며, 편집을 하다가 또다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생겼고 이건 해결하기 위해 편집 프로그램에 문의를 넣었다. 3일 후에 연락을 준다는 것 같았는데 꽤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은데도 메일 답장이 없다. 윤은 편집프로그램을 연간구독으로 샀기에 이 편집프로그램을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잘만 쓰던 프로그램인데 추가 기능이 생기면서...설마 이것도 상술인가? 찾아보니 역시 이 프로그램에도 프리미엄이 플러스라는 해택이 생겨나버렸다. 윤은 일반프리미엄 연간구독자고 프리미엄 플러스로 구매를 해야지만, 윤이 그토록 답답해했던 부분을 해결할 수 있던 것이었다. 당장 현금이 없던 윤은 굉장히 잔머리가 잘 돌아갔다. 애플 유저라면 어플 구독을 한번쓰고 환불할 수 있는 방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 이는 윤이 그런 억울할뻔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험한 내공이 쌓였기 때문이었다.

5만원 상당하는 어플구독도 일주일이 넘지 않으면 바로 환불받을 수 있다. 윤은 그걸 이용해서 유료구독을 이용하고 다녔다. 어제 급작스럽게 구독했던 5만원 상당의 ai를 환불신청하고 타이밍 좋게 어제 환불신청한 생리어플유료구독의 환불값이 들어와있었다.

갑자기 수가 떠올랐다.

 

 

 

Yun 이란 사람에 대해서 3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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