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러분!
요즘 브랜드 마케팅을 보면 경쟁사를 대하는 방식이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예전엔 경쟁사의 약점을 파고드는 비교 광고가 있었다면, 이제는 상대 브랜드를 슬쩍 언급하고 받아치며 함께 화제를 만들어가는 분위기인데요. 👀
서로 가볍게 툭 건드리고 재치 있게 되받는 사이 소비자들은 두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같이 떠올리게 됩니다. 광고 한 편으로 얻기 힘든 화제성과 호감도를 양쪽 모두 챙겨가는 거죠. 이제 경쟁이지만 결국 다 같이 웃는 '브랜드 밴터'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브랜드들이 서로를 어떻게 영리하게 활용했는지 네 가지 사례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그럼 오늘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Case 1] 새로가 다른 브랜드 광고를 한다고요? 새로의 벤터 마케팅
경기북부경찰청의 음주운전 예방 광고와 새로, 청년피자와 새로, 한일전기 선풍기와 새로. 이 조합들이 쉽게 상상되시나요? 언뜻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새로는 캐릭터 ‘새로구미’를 앞세워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광고를 선보이며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러한 이색적인 협업은 어떻게 시작됐고, 왜 매번 화제를 모으는 것일지, 새로만의 타브랜드 활용 마케팅 전략을 함께 살펴봅시다!
🥂 [Brand Profile] 새로

세계관으로 차별화를 만든 소주, 새로
롯데칠성음료에서 2022년 발매한 무가당 희석식 소주로, 발매 당시에는 '처음처럼 새로'였으나 현재는 국내 대표 제로슈거 소주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새로'라는 단독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새로는 특히 독보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포인트인데요. 새로구미라는 구미호 캐릭터를 중심으로 세계관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며 트렌디하고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 소주에서는 볼 수 없던 투명한 병 디자인과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과일 플레이버 소주까지 더해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 입니다.
새로구미가 모델이 되어줄게



타 브랜드 협업 OPEN
새로 공식 인스타그램 소개글에 적혀 있는 문구인데요. 새로는 이처럼 새로구미 캐릭터를 활용해 타 브랜드와 협업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기존 캐릭터 마케팅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캐릭터가 다른 브랜드의 광고를 만드는 주체가 된다는 것입니다. 기존 캐릭터 마케팅이 캐릭터를 활용해 자신의 브랜드를 더 기억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었다면, 새로는 한발 더 나아가 새로구미가 다른 브랜드를 직접 광고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케팅으로 새로와 타 브랜드가 동시에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죠.
새로구미를 타브랜드로 알리다


새로는 왜 타 브랜드의 광고를 해주는 마케팅 방식을 선택했을까요? 바로 광고 속에서도 새로만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북부경찰청 광고를 보면, 새로구미를 만난 뒤에는 꼭 대리를 불러야 한다는 설정을 통해 음주운전 예방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새로의 세계관을 함께 녹여냈습니다. 또 청년피자 광고에서는 새로구미가 스스로를 잘생긴 청년이라고 소개하며 캐릭터의 특징을 더욱 각인시키기도 했죠. 즉, 새로의 타 브랜드 협업 광고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광고를 볼수록 새로구미와 새로의 세계관을 더욱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만드는 마케팅인 것입니다.
‘새로’의 캐릭터이기에, 새롭다!

이러한 협업이 더욱 색다르게 느껴지는 건, 새로구미가 이미 새로를 대표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캐릭터 마케팅은 캐릭터를 활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성과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캐릭터의 인기에 따라 리스크도 큰 마케팅 방식입니다.
하지만 새로의 새로구미는 새로를 알리기 위해 구축된 세계관 속 캐릭터라는 점이 기저에 깔려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캐릭터가 다른 브랜드와 협업한다는 사실 자체가 소비자에게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이죠. 이러한 특성 덕분에 협업 브랜드 역시 새로와 함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화제성과 관심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새로는 세계관을 더욱 확장하고, 협업 브랜드는 높은 주목도를 얻는 윈윈하는 구조가 완성된 것입니다.
앞으로 새로구미가 또 어떤 브랜드와 협업할지 기대되는 가운데, 여러분들도 새로가 다음에는 어떤 브랜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지 함께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Case 2] 무신사·지그재그 패션 플랫폼의 유쾌한 디스전

정제된 광고에 소비자들이 시큰둥해진 요즘, 이 분위기를 영리하게 읽어낸 두 거대 패션 플랫폼이 최근 대놓고 디스전을 벌이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무신사와 지그재그! 한쪽이 도발하면 다른 쪽이 한 시간 안에 받아치는 티키타카에 소비자들은 오히려 ‘이런 싸움은 환영’이라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
심지어 양 사가 풀어낸 쿠폰 이름은 '무쉰사'와 '지긁재긁'.
정색하면 큰일 날 수위인데도 어쩐지 미워할 수 없는 이 유쾌한 디스전을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
🫶🏻 [Brand Profile] 무신사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에서 국내 1위 패션 플랫폼까지
무신사의 출발점은 2001년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을 줄여 만든 이름답게 처음엔 스니커즈 마니아들의 정보 공유 장이었는데요. 그 작은 커뮤니티가 자라 지금은 거래액 수조 원대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특히 2020년부터 진행된 '다 무신사랑 해'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1020 남성 스트리트 패션 중심에서 다양한 패션 라이프스타일로 확대해냈습니다.
그리고 올해 무신사는 오프라인 영역까지 확장 페달을 본격적으로 밟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4일 오픈한 메가스토어 성수는 약 2,000평 규모에 1,0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한 단일 매장 기준 국내 최대급 패션·뷰티 복합공간인데요. 동시에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부터 자체 PB 사업까지 키우며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종합 패션 비즈니스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시점에 경쟁 구도가 묘하게 겹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2030 여성을 핵심 타깃으로 쇼핑몰 큐레이션 자리를 다져온 지그재그가 최근 스파오·미쏘 같은 브랜드 입점을 본격화하면서 두 회사의 영역이 슬슬 교차하고 있거든요.
서로가 윈윈하는 무신사와 지그재그의 영리한 이슈 메이킹

옥외 광고 한 장에서 시작된 선전포고
발단은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에서 시작됐습니다. 개장 직후 매장 바로 옆 건물 외벽에 핫핑크빛 지그재그 옥외 광고가 떡 하니 걸렸거든요. **'쇼핑은 직잭으로 배송은 직진으로'**라는 카피와 함께였습니다. 누가 봐도 경쟁사 안마당에 깃발 꽂은 모양새였기에 소비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무신사의 대응이 예상 밖이었어요. 정색하고 항의하는 대신 공식 인스타그램에 위트 한 스푼을 얹어 응수한 겁니다. '지그재그? 그건 돌아가는 사람들 얘기고 무신사는 똑바로 직진한다'며 경쟁사 이름 자체를 비꼬아 버렸거든요. 😏 위트있는 게시물 끝에는 지그재그 공식 계정을 직접 태그해 도발하는 한 마디까지 던지면서 멍석을 깔았습니다! 🤜

지그재그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댓글창에 '이거 때문에 야근합니다. 기다리세요'라는 짧은 응수를 남기더니,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앱 메인 배너에 '숙녀들은 다 지그재그랑 해'를 띄웠어요. 앱 아이콘도 무신사 무진장과 비슷한 컬러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무신사의 시그니처 카피인 '다 무신사랑 해'를 유쾌하게 비틀어서 자신들의 핵심 타깃인 여성 고객층을 정조준한 한 방이었습니다! 🤛
쿠폰코드에서 절정을 찍은 티키타카

이어서 양측은 상대 브랜드 이름을 연상하게 하는 쿠폰 코드를 SNS에 공개했습니다. 지그재그의 무쉰사라는 이름의 10% 중복 할인 쿠폰을 무신사는 지긁재긁 쿠폰으로 받아쳤습니다. 할인율은 한 단계 위인 20%였습니다. 단순한 말장난을 넘어 실제 혜택의 크기로도 응수한 셈이죠. 😁



지그재그는 이후 디스전에 대한 사과문을 올리면서 본문 곳곳에 '쉰' 자를 일부러 끼워 넣어 조롱의 뉘앙스를 담았습니다. 영리했던 건 사과문에 담긴 혜택이었어요. 무신사 최고 등급인 블랙 다이아몬드급의 할인과 적립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거든요. 무신사도 가만히 있지 않고 지그재그 회원이 가입하면 등급을 한 단계 올려주는 이벤트로 답례했고요. 겉으론 치고받는 모양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양쪽 모두 신규 유저를 끌어모으는 구도였던 셈입니다! 🎯 혜택이 함께하자 소비자들도 유쾌하게 싸움 구경에 나설 수 있었던 거죠.
구경꾼들이 판을 키운 끝맺음

이 흐름이 만들어지자 다른 브랜드들도 댓글창에 슬며시 숟가락을 얹기 시작했어요. 당근은 ‘사이즈 안 맞으면 당근하라’며 자사 서비스를 끼워 넣었고, 카카오페이는 ‘싸우지 말고 결제는 카카오페이로’라는 한 마디로 분위기에 합류했죠. 숙녀를 언급한 지그재그 게시물에는 CJ제일제당이 ‘숙녀들이 좋아하는 음식 들고 기다리겠다’며 끼어들었습니다. 패션 브랜드 프렌치 오브는’ 싸움이 아니라 썸 같다며 데이트룩을 준비’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고요. 양쪽 플랫폼 모두에 입점한 SPAO는 ‘어부지리’를 외치며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챙겼습니다.
소비자 반응도 더없이 우호적이었어요. '이런 싸움은 환영', '결국 둘 다 홍보됐다', '무신사만 가봤는데 직잭도 가봐야겠다' 같은 반응이 줄줄이 달렸거든요. 디스 콘텐츠의 내용 그 자체보다 두 브랜드가 주고받는 호흡과 관계의 결을 일종의 콘텐츠로 즐기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유쾌한 한 판 뒤에 깔린 시장 신호

이번 디스전을 한 발 떨어져서 보면 두 플랫폼이 점점 같은 운동장 위에서 뛰기 시작했다는 신호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원래 무신사와 지그재그는 마주칠 일이 거의 없는 사이였어요. 무신사는 1020 남성을 중심에 둔 브랜드 패션 플랫폼으로 자라났고, 지그재그는 동대문 쇼핑몰을 묶어내며 2030 여성을 사로잡은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졌거든요. 고객층도 입점 라인업도 사업 모델도 결이 달랐던 겁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두 플랫폼의 경계선이 빠르게 흐릿해졌습니다. 무신사는 여성 회원 비중을 적극적으로 키워왔고, 2021년에는 여성 큐레이션 플랫폼 29CM까지 품에 안았습니다. 반대로 지그재그는 동대문을 넘어 디자이너 브랜드와 브랜드 패션 입점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니 이번에 입점 브랜드 팝업을 위해 설치한 광고물이 우연히 화제가 되자, 지그재그도 이를 기꺼이 활용하기로 한 겁니다. 우리도 브랜드 패션과 오프라인 시장에서 정면승부하겠다는 일종의 출사표인 셈이죠.
무신사가 이를 무시하지 않고 즉각 받아친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사실 과거의 무신사라면 경쟁사의 도발에 응수하기보단 거리를 두는 쪽을 택했을 거예요.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오히려 도발을 마케팅으로 활용할 만큼 시장 내 입지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동시에 지그재그가 보유한 여성 고객층을 자연스럽게 자사 쪽으로 끌어오려는 계산도 깔려 있었을 테고요.

그렇다면 앞으로 이런 풍경, 자주 볼 수 있을까요? 답은 '아마도 그렇다'에 가깝습니다. 패션 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이블리가 두 회사를 빠르게 좇고 있고, 쿠팡과 네이버까지 패션 카테고리 투자를 늘리는 중이죠. 이런 판에선 오히려 무신사와 지그재그가 강력한 라이벌 구도로 묶이는 게 양쪽 모두에게 이득입니다. 시장을 대표하는 양강 구도가 자리 잡으면 소비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두 브랜드에 쏠리고, 후발주자가 비집고 들어올 틈은 그만큼 좁아지니까요. 두 브랜드의 티키타카가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거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선을 지킨 ‘브랜드 밴터’가 만든 윈윈 구도
겉으로는 경쟁사끼리의 설전처럼 보이지만 이를 마케팅계에선 '브랜드 밴터(Brand Banter)'라고 부릅니다. 밴터(Banter)는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는 행위를 뜻하는데요! 경쟁사를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대신 위트 있게 비틀고 패러디하며 SNS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마케팅 기법입니다. 해외에선 맥도날드와 버거킹, BMW와 벤츠가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사례지만 경쟁사 비방에 보수적인 국내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시도였죠.
하지만 미국 아칸소대·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이 2024년 학술지 '소셜미디어와 사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브랜드 간 SNS 밴터는 온라인 검색량을 최대 426% 늘리고 신제품 출시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출을 54%까지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위트 한 스푼이 실제 매출까지 견인할 수 있다는 얘기! 🙌
이번 사례가 부정적이지 않고 유쾌하게 비친 핵심은 어딘가 친근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보통 거래액 수조 원대 플랫폼의 SNS는 복잡한 결재 라인을 거치며 무난하고 정제된 메시지로 수렴되기 마련인데요. 무신사와 지그재그는 짧은 시간에 응수를 주고받으며 마치 친구끼리 단톡방에서 티키타카하듯 콘텐츠를 풀어냈습니다. 게다가 두 브랜드 모두 디스의 강도를 선을 지키는 위트 안에서 절묘하게 조율했어요. 기능이나 서비스를 직접 깎아내리지 않고 네이밍·카피·컬러 같은 상대의 브랜드 자산만 가져와 비틀었거든요. 결과적으로 화제성을 끌어올리고 양쪽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도 소비자 머릿속에 더 또렷이 새겨지는 효과까지 거둔 사례였습니다!
[Case 3] 경쟁자의 유쾌한 반란,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티격태격’ 밴터 마케팅
최근 2030세대가 정제된 브랜드 메시지보다 위트 있고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의 재미에 반응하면서, 브랜드 간의 유쾌한 디스전인 밴터 마케팅이 기업들의 핵심 전략으로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상대를 비방하기보단, 서로의 빈틈을 영리하게 파고들며 자사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영리하게 반영한 것인데요.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글로벌 버거 시장의 영원한 앙숙답게, 상대의 도발을 자사의 서사로 치환하거나 첨단 기술 및 소셜 미디어 트렌드를 활용해 유쾌한 전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상대의 신제품 출시 현장을 유쾌하게 가로채고, 최고경영자(CEO)의 사소한 실수마저 브랜드의 거대한 무기로 활용해 버린 두 브랜드의 최근 캠페인 사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 [Brand Profile] 맥도날드 & 버거킹

질기게 이어져 온 햄버거계의 앙숙, 온·오프라인에서 맞붙다
수십 년간 이어진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경쟁은 패스트푸드 업계를 넘어 마케팅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구도를 형성해 왔습니다. 과거의 디스전은 단순한 비교 광고판을 세우는 직관적인 형태였다면, 최근 2025~2026년의 밴터 마케팅은 생성형 AI, 옥외 광고(OOH), 숏폼 비디오를 넘나들며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되었는데요. 소비자가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미디어 환경 특성상, 이들의 밴터 마케팅은 하나의 밈 문화로 확산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특히 글로벌 1위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려는 맥도날드의 묵직한 한 방과, 거대한 사이즈와 직화 구이라는 독보적인 정체성으로 틈새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버거킹의 날카로운 반격이 조화를 이루며 매번 역대급 바이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버거킹이 맥도날드를 일방적으로 저격하는 도전자 포지션이었다면, 최근에는 맥도날드 역시 버거킹을 의식해 도발하는 메시지의 마케팅을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햄버거 경쟁으로 시작된 두 브랜드의 티키타카. 이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가 됐습니다.
인공지능이 인정한 왕좌, 그리고 불맛의 틈새 공략
그동안 버거킹의 자잘한 도발에 “우리는 체급이 다르다”며 침묵을 지키던 맥도날드는 생성형 AI가 대세로 자리 잡은 시점을 겨냥해,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ChatGPT의 입을 빌려 우아하고 묵직한 선제 타격을 날렸습니다.

맥도날드는 ChatGPT에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버거가 무엇인지 알려줘” 라는 질문을 던졌고, AI는 세 개의 빵 레이어와 소스, 패티 구성을 설명하며 명확하게 맥도날드의 빅맥을 꼽았습니다. 맥도날드는 이 AI의 답변 텍스트 창을 그대로 대형 빌보드 광고로 제작해 도시 한복판에 내걸었습니다. 역사와 상징성 측면에서 모두가 납득할만한 글로벌 1위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도발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것입니다.
이에 질세라 버거킹은 맥도날드 광고판 바로 옆에 자사의 광고판을 기습적으로 이어 붙이며 맞받아쳤습니다. 버거킹은 ChatGPT에 “그럼 크기와 맛의 측면에서는 어떤 버거가 더 나아?” 라는 유도 질문을 던졌고, 버거킹의 대표 메뉴인 ‘와퍼(Whopper)’가 더 크고 풍부한 맛을 낸다는 답변을 받아내어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맥도날드가 선점한 상징성의 프레임에 대한 도발에 버거킹은 본질적인 크기와 맛으로 응수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냈습니다.
상대의 광고를 가로채는 하이재킹 캠페인
버거킹은 경쟁사의 거대한 마케팅 예산에 무임승차해 자사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하이재킹의 명수입니다. 이 능력이 100% 발휘된 사건이 바로 맥도날드가 신제품 빅아치(Big Arch)를 론칭하며 대대적인 옥외 광고(OOH)를 쏟아내던 현장이었습니다.

맥도날드가 유럽과 북미 전역에 거대 디지털 광고판을 세우자, 버거킹은 대행사 BBH 런던과 함께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맥도날드의 ‘빅아치’ 광고판 바로 앞에 자사의 광고를 담은 디지털 트럭을 주차시킨 것인데요. 기존의 맥도날드의 광고를 교묘하게 가림과 동시에, 맥도날드 신제품의 이름에서 따와 철천지원수라는 뜻의 ARCH NEMESIS와 함께 맥도날드의 유명 마스코트인 ‘로날드 맥도날드’를 저격하며 오직 불맛을 입힌 버거킹의 와퍼만이 그들의 허기를 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노출시켰습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세운 맥도날드의 신제품 광고판을 순간적으로 자사 와퍼의 우수성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 화면으로 전락시킨 버거킹의 밴터 마케팅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CEO의 어색한 한 입이 불러온 숏폼 내러티브 전쟁
2026년 봄에는 브랜드 간의 광고판 싸움을 넘어, 최고경영진(CEO)이 직접 전면에 나선 소셜 미디어 내러티브 전쟁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맥도날드의 신제품인 빅아치 출시에 맞춰 CEO 크리스 켐프친스키가 직접 인스타그램에 시식 영상을 올린 것이 사건의 화근이었습니다.
햄버거 CEO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게 경직된 태도로 버거를 아주 조금 갉아먹듯 베어 물고는, “이것은 아주 훌륭한 제품이군요”라는 지극히 연출된 멘트를 던진 것입니다. 이를 접한 소셜 미디어 시청자들은 이러한 CEO의 모습을 즉각적으로 비판했고, "억지로 숙제하는 것 같다"며 수많은 조롱 밈과 패러디 영상을 양산했습니다.

버거킹은 이 빈틈을 놓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브랜드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버거킹 US의 사장인 톰 커티스 곧바로 카메라 앞에 서서, 와퍼를 양손으로 무지막지하게 움켜쥐고 소스가 입가에 묻을 정도로 크게 베어 무는 폭풍 먹방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맥도날드 경영진의 불통·경직된 이미지와 완벽한 대조를 이루며 진정으로 버거를 즐길 줄 아는 브랜드는 버거킹이라는 스토리를 들고나온 것입니다. 결국 이 단 한 편의 영상은 2026년 상반기 브랜드 몰입도와 호감도 측면에서 버거킹이 완승을 거두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디스전은 무례한 비난이 아닌, 아슬아슬한 선을 타며 상대를 유쾌하게 공격하는 동시에 자사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정교한 마케팅 전략에 가까운데요😮 위트 있는 도발을 섞어 소비자가 댓글 창과 SNS에서 밈 형식으로 소비할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밴터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ase 4] 삼성과 애플, 영원한 앙숙
애플과 삼성, 스마트폰 시장의 영원한 라이벌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죠. 그런데 두 브랜드의 경쟁은 제품 스펙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신제품이 공개될 때마다 광고와 SNS에서는 은근한 '한방'을 주고받으며 전 세계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데요.
아이폰에서 빠진 기능을 삼성이 재치 있게 꼬집고, 반대로 삼성이 몇 년 뒤 같은 기능을 도입하며 애플의 전략을 닮아가는 모습까지. 서로를 향한 유쾌한 견제는 단순한 디스가 아니라 가 되었습니다.
라이벌을 활용해 소비자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낸 그 사례 지금 살펴보겠습니다 !
🍎[Brand Profile] 애플 Apple

Think Different (다르게 생각하라)
애플은 단순한 IT 기업을 넘어 ‘문화와 팬덤’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이어져 온 "인간 중심의 기술과 디자인"을 철학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로 이어지는 '연동성(애플 생태계)'이 가장 큰 무기이며,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든든한 고정 팬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기술적 스펙을 강조하기보다, 그 기술이 인간의 삶과 창의성을 어떻게 바꾸는지 '감성적 서사'로 풀어내는 데 탁월합니다.
🌌[Brand Profile] 삼성전자 Samsung

Do What You Can't (할 수 없는 것을 하라)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글로벌 하드웨어의 최강자'입니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배터리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전 세계 몇 안 되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애플이 완성도와 생태계에 집중할 때, 삼성은 세계 최초로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갤럭시 Z 시리즈)을 대중화하고 대화면 펜(S펜)을 도입하는 등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역할을 해왔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뛰어난 확장성과 실용성이 가장 큰 무기입니다.
애플의 역대급 자책골, ‘Crush!’ 광고 논란
애플은 역대 가장 얇은 '아이패드 프로(M4)'를 출시하며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 편의 광고를 공개하죠. 이름하여 '크러시(Crush!)'


해당 광고의 내용은 거대한 유압 프레스가 내려오며 피아노, 기타, 카메라, 책, 페인트 통 등 인간의 창의성을 상징하는 아날로그 도구들을 무자비하게 으깨버립니다. 그리고 프레스가 다시 올라간 자리엔 얇은 아이패드 한 대만 덩그러니 남죠. "이 모든 무거운 도구가 이 얇은 아이패드 하나에 다 들어간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예술성을 짓밟는 디스토피아 같다", "AI가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는 현재의 공포를 시각화했냐" 며 분노했죠. 결국 애플은 이례적으로 공식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애플 특유의 '인간 중심적 감성'을 완전히 오판한 자책골된 셈이죠.
삼성! 이 완벽한 기회를 놓칠 리 없었죠.
애플의 사과문이 올라온 지 단 일주일 만에 전 세계를 뒤흔든 저격 광고 '언크러시(UnCrush)'를 내놓습니다.


광고는 애플 광고 세트장과 똑같이 구현된, 그을음과 페인트가 가득한 폐허에서 시작됩니다. 한 여성이 잔해 속에서 반쯤 부서진 기타를 소중하게 주워 들죠. 그리고 악보 스탠드 위에 '갤럭시 탭 S9 울트라'를 올린 뒤, 부서진 기타로 연주를 시작합니다. 이때 화면에 흐르는 묵직한 한 줄의 메시지.
"Creativity cannot be crushed." (창의성은 짓밟힐 수 없다)
삼성의 이 도발 광고가 전 세계적인 극찬을 받은 이유는 단순히 '속도가 빨랐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가장 큰 성과는 브랜드 프레임의 대전환을 이뤄냈다는 점입니다. 과거 "Think Different"를 외치며 창의성을 대변하던 애플을 순식간에 '창의성을 파괴하는 독점적 괴물'로 만들고, 오히려 삼성이 '예술가를 지키는 따뜻한 '동반자'라는 타이틀을 완벽하게 뺏어왔습니다.
또한,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에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상생을 보여주었습니다. 애플은 아날로그 도구를 파괴했지만, 삼성은 부서진 기타와 태블릿이 함께 공존하는 따뜻한 연출을 통해 애플의 광고에 상처받았던 대중의 마음을 깊이 위로했다는 것이죠.
서로 치열하게 싸우는 거 같지만, 결국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오늘 저희가 준비한 편지는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주에는 더욱 정성 가득한 편지를 들고 찾아올게요. 💌
그럼 다음주 수요일 아침 9시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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