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러분!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쏟아지는 경쟁을 뚫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과연 누구일까요?
요즘 마케팅 씬의 시계는 드디어 막을 올린 북미 월드컵을 향해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메가 이벤트인 만큼, 브랜드들에게는 이보다 더 매력적인 무대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축제를 바라본다고 해서 마케팅 플랜까지 같을 수는 없겠죠. 단순히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일차원적인 응원을 넘어, 축제 이면에 숨겨진 서사와 감동을 브랜드 고유의 문법으로 어떻게 풀어냈는지가 핵심입니다.
그래서 오늘 레터에서는 뻔한 공식을 탈피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월드컵을 장악한 세 브랜드의 케이스를 준비했습니다.
가장 좁은 동네 축구장을 전설의 무대로 뒤바꾼 아디다스, 강력한 규제를 기회로 삼아 가려진 로고를 더 깊게 각인시킨 리바이스, 그리고 브랜드 특유의 유쾌한 상상력으로 축제를 재조립한 레고의 마케팅 전략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오늘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Case 1] 동네 축구장을 전설의 무대로 만든 아디다스의 선택, 'Backyard Legends'
월드컵 시즌, 모든 스포츠 브랜드가 경기장을 향할 때 아디다스는 반대 방향으로 뛰었습니다. 거대한 스타디움 대신 뒷골목 축구장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아무도 보지 않던 동네 경기를 택한 거예요. 'Backyard Legends'. 그 이름처럼, 이 캠페인은 전설이 어디서 시작되는지를 다시 묻습니다.

⚽️ [Brand Profile] 아디다스(Adidas)
스포츠의 시작점부터 정상까지, 70년을 함께해온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1949년 독일에서 아돌프 다슬러가 창업한 이후 줄곧 스포츠 문화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2026 FIFA 월드컵™의 공식 경기구와 14개 참가국 유니폼 공급사로 참여하며,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넓은 축구 마케팅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슬로건 'You Got This(널 믿어)' 아래, 경쟁과 압박보다 자기 확신과 자유로운 플레이를 앞세우는 방향으로 최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전설의 시작은 조명 없는 골목이었다
월드컵 마케팅의 딜레마
월드컵은 스포츠 브랜드에게 가장 강력한 마케팅 무대입니다. 모든 브랜드가 같은 순간을 노리는 만큼, 경쟁도 그만큼 치열한데요. 메시, 벨링엄, 야말. 어느 캠페인을 봐도 비슷한 스타 선수들이 나오고, 거대한 경기장과 웅장한 음악, 영웅 이야기가 되풀이됩니다. 브랜드 메시지가 넘쳐나는 월드컵 시즌, 소비자의 기억에 남으려면 익숙한 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아디다스가 꺼낸 카드는 '작음'이었습니다. 조명도, 관중도, 카메라도 없는 동네 축구장. 거기서 전설이 시작된다고 이야기하기로 한 거죠.
전설은 거기서 시작됐으니까
캠페인의 서사는 단순하고 강합니다.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오랫동안 동네 축구장을 지배해온 가상의 레전드 크루 '클라이브', '루티', '아이작'에 맞설 팀을 꾸리기 위해 선수들을 모읍니다. '이기지 못하면 집에 가야 하는' 경기에서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진 적 없는 팀.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설정을, 아디다스는 블록버스터 규모로 풀어냈습니다.
여기에 지네딘 지단, 데이비드 베컴, 알레산드로 델피에로가 과거 이 팀에 도전했다가 졌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동네 축구장 신화는 더욱 극적으로 커집니다. 현재의 글로벌 스타들과 과거 레전드들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장치죠.
90년대 감성 + CGI = 시간이 뒤섞이는 감각
영상은 90년대 스트리트 패션, 축구 테라스 스타일, 아날로그 감성을 배경으로 깔고, 최신 *CGI와 시각효과를 얹었습니다. 복고적인 무드와 현대적인 영상 기술이 공존하면서 '오래된 축구 기억을 지금의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티모시 샬라메는 인터뷰에서 "어릴 때 뉴욕 피어40에서 베컴의 프리킥, 지단의 발리슛을 따라 하곤 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때의 향수가 영상 안에서 다시금 되살아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¹ CGI(Computer-Generated Imagery)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한 시각효과. 이 캠페인에서는 90년대 레전드(지단, 베컴, 델피에로)를 현재 영상에 자연스럽게 합성하는 데 활용됐습니.

브랜드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
아디다스 글로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VP 플로리안 알트는 이번 캠페인에 대해 "전설은 거대한 경기장이 아니라 자유롭게 뛰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습니다. 'You Got This'라는 슬로건이 월드컵이라는 맥락 안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작동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경쟁과 압박이 아니라, 순수하게 즐기던 그 순간에 진짜 축구가 있다는 메시지.

[Case 2] 로고를 가려도 다 알아봤다? 리바이스의 월드컵 역발상 마케팅
전 세계인의 축제인 FIFA 월드컵. 하지만 월드컵 경기장 안에서는 생각보다 엄격한 규칙이 존재합니다. 바로 FIFA의 '클린 스타디움(Clean Stadium)' 정책인데요. 공식 후원사가 아닌 브랜드의 로고나 상표 노출을 철저하게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이번 2026 FIFA 월드컵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브랜드는 아이러니하게도 '로고를 가려야 했던 '리바이스’였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월드컵 기간 동안 공식 명칭인 'San Francisco Bay Area Stadium'으로 변경되었고, 경기장 외부에 설치된 리바이스 로고 역시 흰색 천으로 가려야 했죠.
하지만 여기서 리바이스는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합니다. 단순히 로고를 숨기는 대신, 브랜드의 상징인 '배트윙(Batwing)' 형태를 그대로 살린 채 흰색 커버를 씌운 것인데요. 브랜드명은 사라졌지만 특유의 실루엣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사람들은 한눈에 "저거 리바이스잖아?"라며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 [Brand Profile] 리바이스 (Levi's)
"150년이 넘는 시간을 입다"
1853년 설립된 리바이스는 세계 최초의 청바지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한 데님 브랜드를 넘어 미국 문화와 패션 역사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죠. 특히 빨간 탭(Red Tab), 배트윙 로고, 데님 소재 자체만으로도 브랜드를 인식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린 순간 더 눈에 띄어버린 로고
재미있는 점은 FIFA가 브랜드 노출을 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그 과정이 더 큰 화제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리바이스는 단순히 로고를 완전히 가리는 대신, 브랜드의 상징인 배트윙(Batwing) 형태를 유지한 채 흰색 커버를 씌우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브랜드명을 노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형태 자체를 남겨 브랜드를 떠올리게 한 셈이죠. 바로 이 지점이 이번 사례가 '역발상 마케팅'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경기장에 설치된 하얀 천 사진은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레딧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이용자들은 "진짜 강한 브랜드는 이름을 가려도 알아본다", "로고가 없어도 리바이스인 걸 알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리바이스 역시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공식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을 가려진 로고 버전으로 변경하고, "아름다운 [검열됨] 스타디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재치 있는 게시물을 업로드하며 온라인 화제성을 더욱 증폭시켰죠.
결국 FIFA의 규제를 따르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했고, 오히려 공식 후원사 못지않은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일부 마케팅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월드컵 최고의 비공식 마케팅"이라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Case 3] 월드컵 트로피를 레고로 만든 순간, 레고가 선택한 것은 '경기장 밖의 축구'

월드컵 시즌이 되면 스포츠 브랜드들은 보통 스타 선수, 명승부, 우승 서사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레고는 익숙한 공식을 조금 다르게 해석하여, 거대한 경기장의 승부보다 팬이 직접 만지고, 조립하고, 소장하는 경험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것입니다.
🤖 [Brand Profile] 레고(LEGO)

놀이의 언어로 세상을 연결하는 글로벌 브랜드
레고는 단순한 완구 브랜드를 넘어 창의성과 상상력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는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철학 아래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팬층까지 아우르며, 놀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경험을 제공해 왔죠.
특히 레고는 영화,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협업하며 전 세계 팬덤과 소통해 왔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문화와 감정을 레고만의 놀이 언어로 재해석하는 것이 레고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은 2026 FIFA 월드컵 캠페인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월드컵 마케팅의 포화 속에서 나온 차별화된 선택
월드컵은 브랜드에게 가장 큰 마케팅 무대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브랜드가 비슷한 메시지를 쏟아내는 경쟁의 장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승리, 국가대표, 스타 선수의 영웅 서사에 집중할 때, 레고는 다른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레고는 “누가 우승하는가”보다 “사람들이 축구를 얼마나 즐겁게 경험하는가”에 주목했습니다. 캠페인 영상에서는 네 명의 축구 스타를 레고 브릭 캐릭터로 재해석해 팬들이 선수와 월드컵, 그리고 축구 문화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레고는 경쟁과 승패 중심의 월드컵을 누구나 가볍게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공간으로 바꾸어냈습니다. 단순히 축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레고만의 방식으로 축구를 ‘놀이’로 재정의한 캠페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를 활용하되, 스타가 목적이 되지 않게 만든 전략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유명 축구 스타를 단순한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데 있지 않습니다. 레고는 메시, 호날두, 음바페, 비니시우스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활용해 팬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 경험 속으로 들어오도록 설계했습니다.
선수들은 캠페인의 주인공이면서도, 동시에 팬들을 레고 월드컵 세계관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팬들은 스타를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레고 브릭으로 재탄생한 선수들과 함께 월드컵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게 됩니다.
결국 레고가 강조한 것은 스타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팬들의 참여와 몰입입니다. 유명 선수의 인지도를 활용해 관심을 끌고, 이후에는 레고만의 놀이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캠페인에 참여하도록 만든 것은 레고만의 해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레고는 온라인 콘텐츠에서 끝나지 않고 캠페인 경험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에 레고 월드컵 팝업존을 마련해 축구 테마 전시와 스타 선수 미니피겨를 선보였고, 할인 쿠폰과 레고랜드 입장권 증정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영상으로 접한 레고 월드컵 세계관을 실제 공간에서 경험하며 브랜드를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로 관심을 모으고 오프라인 체험으로 참여를 이끌어낸 점은 이번 캠페인의 또 다른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편지는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주에는 더욱 정성 가득한 편지를 들고 찾아올게요. 💌
그럼 다음주 수요일 아침 9시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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