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알 #50] 가이드 북: OO 회사 그 이상이 되는 법

(에디터 캐롤✒️) 안녕, 응답이들! 2주 동안 잘 지냈어? 가을비가 내린 후 일교차가 심해졌는데, 다들 따뜻하게 챙겨 입고 감기 조심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응답이들은 요즘 어떤 책을 즐겨봐? 캐롤은 요즘 브랜딩에 관심이 많은데, 최근 눈에 띄는 책이 있더라고. 바로 디자이너 출신의 모나미 마케터가 쓴 ‘모나미 153 브랜딩’이라는 책이었어. 찾아보니까 모나미가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장수 브랜드이고, 또 알아주는 마케팅 맛집인 거 있지? 오늘 준비한 브알은 두 문구 브랜드가 어떻게 그냥 볼펜 회사에서 벗어났는지에 관한 이야기야.

✅ ABOUT 모나미

모나미는 1960년 크레파스와 물감 등 회화 문구류를 제조, 판매하던 광신 화학 공업사에서 시작되었어. 1962년 국제박람회에 참석한 창업주 송삼석 회장은 우연히 일본 문구업체 직원이 사용하던 볼펜을 보고, 당시 연필이나 잉크를 찍어 쓰던 만년필 등 열악한 국내 필기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했대. 잉크가 묻는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휴대가 가능한 볼펜🖊️은 송 회장의 눈에는 획기적이었던 거지.

이후 잉크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많은 시행착오 끝에 1963년 5월 1일 국산 유성잉크 볼펜인 ‘모나미 153’을 탄생시켰어. 우리에게 익숙한 그 모나미 볼펜 맞아. 출시 이후 해당 제품이 큰 인기를 끌자 74년 불어로 ‘나의 친구(Mon Ami)’라는 뜻의 모나미로 상호를 변경한 후, 제품 개발과 원가 절감 등의 노력에 매진한 모나미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구 브랜드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 모나미의 LINE-UP

모나미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시그니처 상품 ‘모나미 153’.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볼펜인 모나미 153은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안된 육각 형태의 간결한 디자인과 뛰어난 가성비(현재도 300원에 판매중)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어. 모나미는 볼펜 이외에도 형광펜, 마커 등 다양한 종류의 펜과 다이어리, 메모지 등 문구/사무 용품을 판매 중이야. 

✅ 국민 문구 브랜드로 자리 잡은 모나미의 마케팅 전략

📌 제품의 다양한 베리에이션 : 고급화, 그리고 트렌드에 발맞춘 에디션

사실 창립 이후 모나미에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야. 2000년대 들어 모든 산업이 디지털화됨에 따라 국내 문구 브랜드 수는 물론이고, 매출도 급감할 정도로 문구 및 필기류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거든. 살아남기 위해 모나미는 ‘펜은 기록을 넘어 악세사리이자 수집의 대상’이라고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어💡

그렇게 프리미엄화 전략을 택한 모나미는 50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황동재질의 ‘모나미153 리미티드 1.0’을 출시했는데, 어떻게 되었을까? 결과는 대성공! 2만 원대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몰에서 2시간 만에 완판되었어. 중고가가 30만 원을 훌쩍 넘었을 정도였대. 이후 모나미는 프랑시스코 교황 방한을 기념한 ‘153 피셔맨’, 광복절 기념 한정판인 ‘FX 153’ 등을 출시하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탈바꿈을 성공했어.

뿐만 아니라 모나미는 트렌드나 특정 이슈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의 에디션을 한정된 수량으로 선보이고 있어. 대표적으로 ‘모나미 153 파스텔 펄’. 해당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품절대란을 일으켰어. 당시 캐롤도 색감이 너무 이뻐서 사고 싶었는데 구매에 실패했던 슬픈 경험이 있거든🥹 이외에도 소비자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을 담은 ‘FX 153 탑골세트’, 한글날 기념 기획세트 ‘153 예다움’ 등 때마다 다양한 에디션 시리즈를 찾아볼 수 있어.

📌 콜라보 마케팅 : 모나미가 OOO을?

다들 모나미룩(흰 상의와 검은 하의를 착용해 일명 모나미 볼펜처럼 보이는 패션)은 들어 봤지? 그런데 모나미룩이 실제 옷으로 출시되었대. 지난 6월과 9월 세계적 디자이너인 이상봉과의 협업하여 평범함 속 본질에 집중한다면 평범함이 곧 특별함이 된다는 ‘슈퍼 노멀’을 기반으로 ‘모나미 패션 랩’ 프로젝트를 진행한 거야. 미니멀한 디자인에 편안한 착용감을 특징으로 워크자켓, 맨투맨, 가디건 등을 선보였는데, 일상생활에서 입고 다니기에 괜찮아 보이더라😊

사실 모나미는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들과 협업을 진행해왔어. 반스와 협업한 ‘153 헤리티지’ 풋웨어 컬렉션, 엘라고와 협업한 애플펜슬 케이스 등 너무 많아서 언급이 힘들 정도야. 최근에는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브라운과 함께 대표 제품인 면도기와 볼펜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선보였어. 이렇게 모나미가 다양한 콜라보 마케팅을 진행하는 건 고객들이 보다 즐겁고 또 다채롭게 모나미를 경험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 모나미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모나미 스토어’

소비자가 브랜드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모나미는 본사가 있는 용산 수지와 종로구 인사동, 성수동 총 3곳에 오프라인 ‘모나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어. 스토어에서는 기존 잉크들을 조합해 새로운 잉크를 만들 수 있는 ‘잉크랩’, 내가 원하는 펜이나 노트를 만들 수 있는 ‘DIY 존’ 등을 경험해볼 수 있대. 이외에도 모나미 제품을 활용한 켈리그라피나 드로잉 클래스 등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중이라니까 관심 있는 응답이들은 한 번쯤 방문해 봐.   

🩵캐롤의 생각정리🩵

오늘 캐롤이 소개한 브랜드 ‘모나미’ 이야기는 어땠어? 캐롤은 그동안 모나미 에디션을 몇 번 구매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 콘텐츠 작성이 즐거웠어. 모나미가 의도한대로(?) 에디션의 취지가 마음에 들거나 디자인이 예뻐서 구매했었거든😊 결국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모나미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어. 이어서 쥬닝의 이야기까지 재밌게 봐주길 바라며, 우린 2주 후에 만나!

(에디터 쥬닝🥰) 안녕 응답이들🤚🏻 캐롤의 모나미 이야기 잘 봤어? 어렸을 때부터 많이 쓰던 볼펜인데 최근에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걸 보니 새롭고 재밌더라. 앞에 캐롤이 언급한 것처럼 모나미가 Mon Ami라는 프랑스어로 된 브랜드잖아. 혹시 응답이들 또 다른 볼펜 브랜드인 ‘BIC’ 어느 나라 회산지 알아? 바로 프랑스 회사야. 미국 회사로 아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만큼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지. BIC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교과서적인 마케팅을 통해 성공한 회사 중 하나야. 그럼 바로 시작해볼게😉

✅ ABOUT BIC(빅)

BIC 볼펜이 뭐지? 하다가 이 로고 보고 아~ 이 볼펜? 한 응답이들 많지? BIC은 1945년 프랑스의 마르셀 빅(Marcel Bich)이 세계 최초로 볼펜 발명 특허를 보유한 헝가리 출신의 라슬로 비로(Laszlo Biro)의 특허를 사들여 설립한 회사야. “글쓰기를 민주화하고 사람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부여하겠다”라는 자유의 나라 프랑스🥐다운 비전으로 시작됐다고 해.

또, BIC은 1951년에 벨기에로의 진출을 시작으로 1954년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페인 등에 자회사들을 설립했을 정도로 글로벌 진출을 일찍 해서 성공한 회사 중 하나야.

이 볼펜 한 번쯤 다들 봤지? 이게 바로 ‘Bic Cristal’이라는 볼펜인데, BIC은 이 볼펜을 1950년부터 엄청난 헐값으로 팔기 시작했어. 이어서 세계 5대륙에 걸쳐 천억 개 이상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게 돼. 이 볼펜은 2001년부터 미국 뉴욕 현대 미술관 MoMA에 영구작품으로 전시되고 있대. 1,000원도 안 되는 볼펜인데 박물관에 전시되다니, 그만큼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거지.

쥬닝도 이 뉴스레터를 작성하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인데, 아쉽게도 BIC은 2021년 8월경 한국에서의 사업은 철수하기로 했대. 아시아 대륙에서는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타 경쟁사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BIC은 특히 유럽과 북미대륙에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어.

✅ BIC 제품 Line-Up

BIC의 제품은 크게 라이터(Lighters), 문구(Writing, Body mark & Coloring), 면도기(Shaving)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볼 수 있어.

처음에는 볼펜으로 시작한 회사지만 점차 라이터, 면도기로 사업 확장을 했고 모두 성공해서 라이터 브랜드로는 아시아 제외 시장 점유율 55%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또, BIC 볼펜은 그 특유의 부드러움과 저렴하지만 오래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나 유럽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브랜드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해. BIC의 볼펜이 다른 볼펜과 큰 차이가 있는 점이 바로 뚜껑이 있고, 그 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이야. 근데 그 이유가 바로 볼펜 뚜껑을 삼켰을 경우 질식하는 것을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해. 이런 세심함이 얼마나 볼펜에 진심인지를 볼 수 있지.

✅ BIC의 성공전략: 마케팅의 교과서, BIC

BIC이 어떻게 전 세계를 사로잡았는지를 보면 마케팅 교과서가 BIC을 참고했겠다 싶은 정도로 정석이더라. 하나씩 소개해볼게😊

📌 사업 다각화 전략

BIC은 볼펜 사업 성공 이후에도 다양한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시도했어. 그 과정 속 실패도 겪었지만 라이터와 면도기라는 2가지 제품군에서 엄청난 성과를 냈지.

BIC은 1973년에 일회용 라이터를 출시했어. 이후 1974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29만 개가 팔렸고 1975년부터는 거의 2배로 팔리면서 일회용 라이터 생산의 선두 주자가 됐지. 이 라이터는 아직까지도 품질이 좋고 값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고장도 안 나고 불도 잘 붙는 가성비 TOP 라이터로 손꼽힌다고 해.

또, 전 세계 라이터의 2/3 이상이 ISO 9994를 준수하지 않고 90% 이상이 어린이 안전 기준을 따르지 않는 반면, BIC의 라이터는 이 모든 사항을 준수하고 심지어 다른 안전 기준들까지 모두 충족하고 있대. 볼펜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저렴한 제품을 만들더라도 사소한 것까지 모두 신경 써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든 거야.

BIC은 면도기 시장에서도 유명한데, 현재 미국에서는 Panasonic, Philip, Gillette에 이어 4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BIC은 1975년 출시 당시 시장 점유율 1위이던 Gillette의 면도기와 비교해서 절반 가격으로 같은 품질이라는 대규모의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해.

이렇게 BIC의 볼펜, 라이터, 면도기 세 가지 제품의 공통점을 보면 “쓸데없는 부분을 줄여 낭비를 최소화한 제품을 제공한다”는 기업 철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이러한 사업다각화 전략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어.

2018년 BIC는 스웨덴 문신 아티스트 미리암 룸피니(Miryam Lumpini)와의 콜라보로 "BodyMark"라는 비 영구 문신 마커 라인을 출시했어. 이 BodyMark 라인은 또 북미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해.

📌차별화 마케팅

BIC이 미국 시장 진출을 하려던 1950년에, 미국에서는 이미 저렴하고 품질이 낮은 펜으로 시장이 포화 되어 있어서 유럽 시장보다 진출하기가 꽤 까다로웠대. 그래서 BIC은 1960년대 초에 “First Time, Every Time”이라는 슬로건으로 공격적인 TV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어.

29센트짜리 BIC 펜이 몇 배나 더 비싼 펜만큼 성능이 좋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광고에서는 BIC 펜이 드릴에 뚫고, 총에 맞고, 폭발을 일으켰는데도 그대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어. 이후 1967년에 BIC은 연간 펜 생산량이 거의 5억 개가 넘는 미국 최대의 펜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했지. 어려운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격적이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하고 성공한 거야👏🏻

📌 블루오션 공략

앞에서 BIC이 일회용 면도기로 Gillette의 뒤를 잇는다고 했잖아.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가 바로 처음에 BIC이 블루오션을 공략했기 때문이야. 미리 소비자의 니즈를 미리 파악하고 업계 최초로 ‘여성을 위한 면도기’를 출시한 거지.

당시에 Gillette 사에도 이미 일회용 면도기 라인이 있었는데, 주로 10대와 여성이 사용한다는 점을 간과해서 엄청난 수요에 대비하지 못했대. 이후 BIC이 여성용 회용 면도기를 출시했고, 소위 말해 ‘대박’이 난 거야.

🥰쥬닝의 생각정리🥰

오늘은 볼펜회사에서 시작해서 라이터와 면도기, 세 가지 카테고리 모두 성공한 글로벌 기업, BIC에 대해서 이야기 해봤는데 어땠어? 캐롤이 소개한 모나미는 트렌디한 다양한 시도로, BIC은 사업 다각화 전략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했어. 방향성이 아주 다른 회사 같지만, 그냥 ‘볼펜회사’에서 벗어나려 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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