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 쯤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나의 어린 시절에 좋은 어른이 있었더라면'.
나 역시도 그랬다. 헌신적인 부모님, 참된 선생님 같은 사람이 내 주위에 있길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적이다. 내 일이 아닌데 내 일처럼 공감하고 고민해주기란 쉽지 않다. 물론 우리 부모님이 헌신적이지 않거나 학창시절 모든 선생들이 속물이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어린 시절의 나는 부모의 희생을 당연히 여겼고, 더 많은 헌신과 지지를 바랐다. 뿐만 아니라, 남들 기준에 '이 정도면 좋은 선생이지' 싶은 사람들 역시 내 눈에는 스승보다는 선생에 가까워보였다.
중학생 때는 학교를 마치면 매일같이 중곡역에서 청담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청담역에서 버스로 갈아타 대치동 학원가에 갔다. 어느 더운 여름날 내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영어 학원 책이 7권쯤 있었지 싶다) 지하철에 탔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그날 체를 했던건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서 있기조차 어려웠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바닥에 철푸덕 앉았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자리를 양보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그게 당연한 건 아니지만. 나는 그때의 설움을 여전히 기억한 채, 책가방을 메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학생 이리 와서 여기 앉아요' 하는 어른으로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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